어디선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의 엔딩 OST를 듣고 삘이 빡 꽂혀서 막 쑤시고 다니다 하울OST 가 왕창 올라와 있는 개인 홈피를 찾았다.
그래서 지금 따로 창 열어서 듣고 있는 중..
사실 난 <하울.. > 애니를 안봤다. 하도 유명한 작품이다 보니 슬쩍슬쩍 내용을 아는거지 본적이 없다.
이상하게 지성이나 정성이도 <하울..>을 보여달라는 말을 안하고 DVD 대여점에서 빌려오지도 않는다. 빌려오면 핑계김에 나도 같이 볼텐데..
내 또래가 미야자키 하야오 할배의 작품을 처음 접한게 대부분은 <미래소년 코난> 일거라 생각한다.
어려서 지금보다 훨 많은 애니를, 아니 그때는 애니라는 전문용어도 없었지.. 만화영화라고 불렀다. 티비에서 만화영화를 해주는것을 봤을때 코난은 정말 재미있었다. <캔디>랑은 뭔가 다른 맛이 나는 영화였다.
저 괴력의 코난도 즐거웠었고 그의 친구 포비도 정말 신선한 캐릭터였다. 내 친구중 하나가 머리가 좀 부스스한 편이었는데 그애의 별명이 포비였다.
야생의 맛이 물씬 풍기면서도 그렇다고 거부감이 없이 포옥~ 안겨오는 말 그대로 애같은 느낌의 포비도 코난 못지않은 인기였다. 포비는 거친것 같지만 의리도 깊었고 남도 배려할줄 아는 그런 애였다.
위에 적은 내 친구도 결코 포비라는 별명을 싫어하지 않았던걸로 봐서 혐오의 대상이 아닌 사랑의 대상이 분명하다.
어느 박사였더라.. 이름이 생각안나지만 어느 박사의 손녀 라나. 라나를 잡아서 박사할아버지를 마음대로 조종하려는 나쁜 무리들로부터 도망다니다 코난과 만났다고 기억이 나는데 자신은 없다.
처음 <미래소년 코난>을 봤을땐 뭔가 이상했다. 분명 제목이 <미래소년>인데 왜 배경이나 복장이나 여러가지가 절대 미래같지 않으면서도 나오는 소품들이나 시설들이 미래 같은건지.. 그 이상한 조합들..
그래도 애였으니(이것을 절대 무기로 내세운다. 내가 어리숙했다거나 둔한 아이였다는 말은 절대로 안한다) 그저 재미로 봤다. 봐서 재미있으면 장땡인 것이다!
코난이 비행기 위를 마구 뛰어다니는 장면이나 (그것도 마구 난사되는 총알을 피해가며..) 발가락으로 떨어지는 몸을 지탱하는 장면등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이제 다시 코난을 본다면 어려서 느낀 만큼의 재미를 느끼진 못할거 같다. 그야말로 흘러간 추억이 된듯 싶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이다. 언니의 고등학교 친구중 한 명이 애니메이션을 그리는 언니가 있었다. 이 언니가 대학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애니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그러니까 종이에 밑그림을 그리는 일을 했던 것이다. 지금같이 컴 작업이 아닌 순수하게 100% 손으로 그려서 도색해서 일일이 촬영해서 만화영화 만들던 시절..
이 언니가 어려서부터 만화를 참 잘그렸더니 결국 그 쪽의 일을 하더라. 그래서 내가 본 덕(?)이란건 아직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들여오지 못한 일본 애니들의 불법 복사판 얻어보기 이다.
불법 복사였고 지금보다 화질이랑 기술이 엄청 떨어지던 때라서 화면은 안좋았고 더군다나 해석도 안된 원어로 보면서 그림만 즐긴것이다 -_-
그때 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나 <천공의 성 라퓨타> 는 정말 충격이었다. 저런 만화영화가 있구나.. @ㅁ@ <이웃집 토토로>도 즐거워하면서 본 작품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건 당연한 일이다.




아직 미야자키 할배의 작품은 본 것보다 안 본것이 대부분이다. 할배의 작품들을 좋아하며 보고싶어 하지만 왜 그렇게 기회가 안 닿는건지..
하여간 언제고 꼭 다 볼것이다. 내가 할배의 작품들을 모두 볼때까지, 할배!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서 계속해서 좋은 작품들 그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