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정성 ; 내 통장에 10억쯤 들어있고 형아 통장에 10억쯤 들어있고...

무스탕 ; .............

정성 ; 엄마 통장에 100조쯤 들어있고 아빠 통장에 100조쯤 들어있고...

무스탕 ; 그렇게 돈이 많으면 뭐하지?

정성 ; 엄마 맘대로 써. 좋은 옷도 사고 좋은 차도 사고 가정부도 키우고(?)

 

 

언제쯤 돈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게 설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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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3-27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혹시 님께서 아이들을 가정부로 맘껏 부려먹고 계신 거 아닙니까?

무스탕 2008-03-27 13:43   좋아요 0 | URL
이 녀석을 가정부로 부려먹을 정도가 되면 저도 걱정않고 꽃구경 다니겠습니다.
결론은 자기 사고싶은걸 사겠다는 심보에요 ^^

다락방 2008-03-27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너무 좋잖아욧. 엄마 맘대로 써. 가정부도 키우고. 완전 감동이예요. ㅠㅠ

무스탕 2008-03-27 13:45   좋아요 0 | URL
그것도 셋이나 두래요. 푸하핫-
만약 제가 가정부를 셋씩이나 거느릴(?) 팔자가 되면 다락방님한테 맨날맨날 놀러갈꺼니까 각오하세욧-! ^^a

L.SHIN 2008-03-27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그래도 말이죠, '부모보다 자식의 돈이 더 적어야 한다' 라는 명제가 왜 저는
기특해 보이죠? (웃음) 어쨌든 부모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깔려 있는거 같습니다.^^

무스탕 2008-03-27 16:27   좋아요 0 | URL
정말 엄마를 먼저 생각해서 저한테 100조 주고 저는 10억을 갖겠다는건지는 모르겠어요 ^^
하여간 빈 말이라도 많이 준다니 기분은 좋더라구요. ㅋㅋㅋ

L.SHIN 2008-03-27 21:53   좋아요 0 | URL
그게 너무 많아서 부담스러우면 저한테 일부 나눠줘도 되요. ㅡ_ㅡ (훗)

무스탕 2008-03-28 08:29   좋아요 0 | URL
드리기만 하겠습니까? 제 통장에 저 정도 돈이 있으면 지금 이미지로 갖고계신 호랑이 한 마리 앵겨 드리죠 ^^

L.SHIN 2008-03-28 15:56   좋아요 0 | URL
꺄아아악-!!!!!!!! 호랭이 원츄☆ 강추★ (>_<)

미설 2008-03-27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가정부 키우는거, 그거 제 꿈인데요^^

무스탕 2008-03-28 08:30   좋아요 0 | URL
미설님. 사실 저도 그렇사와요~ ㅎㅎㅎ

보석 2008-03-28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는 항상 예쁜 말만 하네요. ^^ 저도 가정부 키우고파요..ㅎㅎ

무스탕 2008-03-28 14:14   좋아요 0 | URL
우리 꿈은 이리도 소박(?)한데 말이에요.. ^^a
 

저녁에 영어테이프 들은 숙제를 확인해 달라는 정성이..

 

무스탕 ; 정말 다 들었어?

정성 ; 왜 못 믿어? 내가 여기 있잖아!

 

 

도대체 이건 사랑 고백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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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3-27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아요. 예뻐하지 않을수가 없잖아욧 >.<

무스탕 2008-03-27 13:42   좋아요 0 | URL
결국 사인은 해 줬는데 들었는지는 아직도 미확인비행물체(가 아니구나.. ^^)에요 :)

L.SHIN 2008-03-27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핫
솔직히 말하면 정성군의 대사에서는 아무 생각 없다가 무스님의 마지막 문구에 '앗!'
하고 깨달았다죠. 이 유머의 뜻을 (웃음)

무스탕 2008-03-27 16:29   좋아요 0 | URL
이 녀석이 수시로 날리는 러브래터는 어쩔땐 지겹기도;; 해요.
문득 맨 입으로 쪽~ 하고 소리를 날리는걸 제가 대꾸 안해주고 있으면 불러요.
'엄마, 못들었어?' 하고요 -_-
정성이가 이 끝에서 쪽~ 하면 저도 저 끝에 서서도 쪽~ 해줘야해요..

L.SHIN 2008-03-27 21:52   좋아요 0 | URL
엄머나~ 너무 러브모드인 모자지간인데요.(웃음)
나도 맨날 밤비랑 뽀뽀하지만서도.

무스탕 2008-03-28 08:32   좋아요 0 | URL
밤비는 주인님 사랑에 젖어 사는 행복한 강아지에요 ^^

보석 2008-03-28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런 멘트는 다 어디서 배운 거래요?^^ 넘 귀엽습니다.

무스탕 2008-03-28 14:15   좋아요 0 | URL
암만해도 만화를 너무 많이 본 영향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만화를 좋아하니 그저 네 양껏 보거라~ 풀어놓고 살거든요..
아직 어리니 용서가 되고 수용이 됩니다 ^^
 

 내가 태어나서 처음 본 야오이 만화가 이 책 '뉴욕뉴욕'이다. 그 전엔 야오이라는 부류의 책이 있다는 것은 알았는데 선뜻 손이 안 나갔었다가 이 책의 유명세에 그저 무턱대고 구입을 해서 봤다.

 결론은... 끝 부분에 가서는 엉엉 울면서 봤다는... ;;;

 뉴욕에서 경찰로  밥벌어먹고 사는 케인은 게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커밍아웃하지도 못하고 멀쩡한 청년인듯 살아간다.

 답답한 일상에 쫒길때 찾아가는 곳이 게이바. 어느날 케인은 게이바에서 '옷을 입고 걷고 있는 이상형' 멜을 만난다.

 가게로 들어오는 멜을 봤을때 제일 처음 떠오른 말 '지저스, 이건 운명이다.'

 스쳐가는 '1회용'이 아닌 연인을 원하는 멜과 아직은 대놓고 게이라는 사실을 밝힐수 없는 케인은 소소하게 부딪히며 살지만 어느날 멜이 인질사건에 연루되면서 케인은 자신이 멜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고 가족에게 연인으로서의 멜을 소개시키기로 결심한다.

 평범하게 결혼해서 평범한 가정을 꾸밀 아들을 생각했던 케인의 가족이 겪는 혼란과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잘 그려져 있다.

 케인의 부모에게 연인으로 인정받고 조촐한 결혼식도 올리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둘에게 멜의 납치사건은 이 책이 야오이 책이 맞나 싶게 전개되어 있다.

 뉴욕을 떠나 케인의 부모님 곁으로 거처를 옮긴 케인과 멜의 생활에서 빠진 한 부분을 채워줄 소중한 하나, 아이.

둘은 이쁜 딸을 한 명 입양해 키우고, 그 딸은 성장해 갈수록 자랑스런 대디와 파파(?)를 결코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되려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당당하게 살아간다.

라가와 마리모 하면 일단 떠오르는 작품이 '아기와 나' , '저스트 고고'  일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게 앙증맞은 아기를 그려내던 작가가 야오이라니.. 할텐데 솔직히 나는 '아기와 나'를 심드렁 하게 읽었고 '저스트 고고'는 아직도 읽지 않았으며 이 책 '뉴욕뉴욕'을 그녀(가 맞겠지?)의 대표작으로 보고 있다.

이 후로 몇몇 야오이 작품을 읽었으나 이 책처럼 심금을 울리는;;; 책은 만날수가 없었다. 요시나가 후미의 야오이 작품 몇 권을 갖고 있긴 하지만 후미의 작품과 마리모의 작품은 맛이 절대 틀리다.

나는 재미있게, 나름 감명깊게 읽은 책이라 친구에게 후배에게 빌려줬더니 내 주변인들은 모두 나와 상반된 반응을 보인지라 더 이상 타인에게 권하진 않고 있다.

이 책을 본 후에 '동성애'라는 것을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봤고 만약 내 아이가 이런 성적 취향을 갖는다면 어쩔것인가 생각해 봤지만 아직 결론을 얻은것은 없다. 나도 발등에 불 떨어져 봐야 그 후에 어쩔것인지 알것같다. (케인 엄마의 맘을 알것 같다고나 할까..)

현실과 만화를 헷갈려 할때가 종종 있는 나는 가끔 멜과 케인이 하늘나라에서도 심심찮게 투닥거리며 다투곤 하다(케인이 이쁜 금발의 남자 영혼을 넋놓고 바라본다거나 해서.. ^^) 이내 손잡고 산책을 다닐거야.. 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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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3-26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아기와 나]가 심드렁하다기 보다는 몇장 보다 말았어요. 아기 눈동자가 사람 눈동자 같지가 않더라구요. 그런데 주변에선 다들 그 만화에 열광해요. orz

저는 오히려 이 만화책이 보고 싶어지는데요. 조만간 봐야겠어요. 쌓인책이 많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야오이물이란....어떤걸까요? 본 적 없으면 앞으로도 보지 말라고 친구가 제게 얘기하긴 했습니다만. 흣.

무스탕 2008-03-26 13:34   좋아요 0 | URL
아기 눈동자는 만화적 시각에서 이해해 주세요 ^^;;

아마 새책으론 구입이 힘드실거구요, 대여점에 있으면 빌려서 보세요.
저는 좋았는데 제 주변엔 좋았다는 사람보다 싫었다는 사람이 훨 많아서 기가 꺽여서 더 권하지 못하고 있다지요.. ;;;

보석 2008-03-26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반적인 가벼운 야오이만화를 기대하고 이 책을 보면 너무 무거워서 부담스럽고, 라가와 마리모의 <아기와 나> 같은 말랑말랑한 책을 기대하고 봤다간 느닷없는 동성애에 놀라게 되는 거죠. 그 묘한 간극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은 명작으로 꼽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외면당하는 책입니다.^^; 꽤 오래 전에 봤는데 사실적인 인질극과 동성애에 대한 현실적인 시각이 인상적이었어요.

요시나가 후미는 좋았다 안 좋았다 하는데 <아이의 체온> 혹시 보셨어요? 단편집인데 전 꽤 좋았어요.

무스탕 2008-03-27 10:24   좋아요 0 | URL
처음 접한 야오이가 '뉴욕뉴욕'이었을땐 몰랐는데 나중에 야오이를 더 접하다 보니 도대체 마리모는 무슨 배짱으로 저런 그림체로 야이를 그렸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
야오이에 나오는 남정네들 꽃미남에 쭉빵이들이 많아서요..

보석님 말씀대로 요시나가 후미의 작품은 좋은건 참 좋고 별로인것도 종종 있지요.. '아이의 체온'도 갖고 있습니다. 저도 좋게 본 책이에요 :)
요시나가 후미의 에지간한 작품 모두 갖고 있지요. 호호~

도넛공주 2008-03-26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감동적인 만화였답니다.그리고 다락방님,'아기와 나'는 13권만 보시면 돼요.엄마아빠의 연애 이야기편이랍니다.

무스탕 2008-03-27 10:25   좋아요 0 | URL
그런류의 만화가 그런류의 감동을 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니까요?!

아기와 나.. 보긴 봤는데 하도 재미없게 봐서 어디서 무슨 내용이 나오는지도 몰라요.. -_-;;

다락방 2008-03-27 14:22   좋아요 0 | URL
엄마아빠의 연애 이야기 편, 이라니. 하하하하

마노아 2008-03-27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울면서 봤어요.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걷어주었지요. 마리모 라가와 역시 대가답다 했어요. 저도 이 책 소장하고 있어요^^

무스탕 2008-03-28 08:33   좋아요 0 | URL
그죠? 이렇게 통하는 분들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훌륭한 책이에요!! :)
 

 
2008-03-22   [구매자40자평] 알라딘 중고 상품 포장팩(책2권까지 ...   +10   0   10

 

으하하핫-

잊지않고 눌러주는 땡스투여!!

혹시 적립이 될까 싶어 포장팩 5장 구입하면서 땡스투를 눌러줬더니 정말 10원이 쌓였다.

혼자 얼마나 웃었던지... 으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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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03-2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타잔의 팬티 가격이네요.

다락방 2008-03-25 17:47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하

타잔의 팬티 가격이래요~~ 하하하하

무스탕 2008-03-25 18:18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 타잔의 팬티를 판다면 꼭 저 적립금으로 살거에요!! ^^*

조선인 2008-03-26 08:25   좋아요 0 | URL
타, 타잔의 팬티!!!

무스탕 2008-03-26 08:54   좋아요 0 | URL
타잔의 팬티 가격이 정말 소박하죠: :)

다락방 2008-03-25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저도 이거 살건데요, 땡스투 눌러야겠어요. 2개 사면 4원 붙으려나요? ㅋ

무스탕 2008-03-25 18:20   좋아요 0 | URL
혹시 10원 미만 절사해버릴까봐 소심하게 5개 산거에요.
10원은 붙여주려나.. 싶어서요 ^^;;

보석 2008-03-25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봉투 샀는데..^^

무스탕 2008-03-26 08:48   좋아요 0 | URL
땡스투 안누르셨죠? 그래서 적립금 못받으셨죠? ^^

네꼬 2008-03-25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귀여운 10원. 그걸 눈여겨보는 무스탕님이 더 귀엽! 아하하핫.

무스탕 2008-03-26 08:49   좋아요 0 | URL
일부러 작정하고 5장 샀는데 적립금으로 쌓였나 꼭 확인해 봤지요 :)

웽스북스 2008-03-25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저 40자평 썼는데 벌써 30원이나 붙었더라고요 ㅋㅋㅋ
무스탕님도 얼른 받아서 써보시고 40자평 남기셔서 우리 콩한쪽도 나눠먹어요 ㅋㅋㅋ

무스탕 2008-03-26 08:50   좋아요 0 | URL
정말 구매단계부터 적립금 확인 단계까지 재미있었어요. ㅋㅋㅋ
콩 안 나눠 먹을거에요. 웬디양님께 몰아줄거에요. ㅋㅋㅋ

치유 2008-03-27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하하하~~~~~~~~!무스탕님의 귀여운 10원에 크게 웃었네요..바람불면 후~!날아거버릴것 같은 10원...탱스투를 누르면 ㅋㅋ내것~!
오늘도 기분좋은 시작입니다.

무스탕 2008-03-27 10:26   좋아요 0 | URL
정말 깜찍하죠? ^0^
10원씩 차곡차곡 모아서 책살꼬야요-!! ㅋㅋㅋ
 

 제목도 유치하고 내용도 유치할수 있는 책, 선생님과 열애중♡

 그런데 정작 나는 이 책에 너무도 흠뻑 빠져서 나이도 잊고 주제도 잊고 내가 고1짜리 여학생인냥 사랑에 빠져 지냈다.

 새로운 동네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한 토모는 입학식날 담임선생님 발표에 경악을 한다. 담임선생님은 어려서 친형제처럼 자라온 아키라 오빠. 아키라 오빠의 진학이나 토모네의 이사등등으로 헤어지게 되어 몇 년만에 만난 아키라나 토모는 많이도 변해 있었다.

 몇년만에 만난 토모가 이제 여성의 냄새(?)가 폴폴나서 남에게 주기 아까워진 아키라는 토모랑 비밀 연애를 시작하기로 합의를 보고 어른스럽게;; 선생님과 제자의 연애를 시작한다.

 둘만의 연애가 잘 진행되면 물론 이야기는 재미가 없어지니까 제 3자가 등장해야지.. 그래서 등장한 제 3자가 바로 <- 요 초록머리선배 유지.

 꽤 반항아적으로 나오긴 하지만 식물에 대한 사랑만큼은 누구도 따라올수 없을 정도의 애정을 보여준다. 회원이라곤 토모와 자신 밖에 없는 원예부에 쏟는 정성이 연애하는 심정 + 모습이랄까..

 가랑비에 옷 젖듯 자기도 모르게 토모가 좋아진 유지는 아키라 선생님과 토모의 관계를 알고 나름 힘들어도 하고 고민도 하지만 둘의 관계를 축하해 주고 격려해 주는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자.. 이렇게 뻔하고도 유치하고도 별것 없는 이야기가 왜 난 그렇게 좋을까..? 얼마나 좋았으면 책까지 사서 소장하고 있을까..? 어쩌면 이 책은 영원히 보상받을길 없는 내 이쁜 고교시절의 대리만족 같은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3년동안 좋아했던 선생님이 계셨다. 나보다 무려 13살이나 많은 선생님이셨는데 키도 그렇게 크지도 않고 잘생기지도 않고 다정하다거나 특별히 나를 아껴주시지도 않았던 선생님이셨다.

그런데, 그렇게 선생님을 좋아하는 시기의 여학생들은 대부분 누구에게 들킬까 조심조심하는것에 비해 난 전교가 다 알도록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소문을 내고 다녔고 또 그만큼 티를 내고 다녔다.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포장할때나 수업시간에 사용되는 분필 포장을 똑같은 포장지를 이용해서 선생님이 보시면 한 눈에 같은 학생의 소행이라는것을 알아챌수 있도록 용의주도(?)하게 움직였고 수업이 없던 고 3 시절에는 1주일에 한 번씩 편지를 보내는 엽기적인, 요즘으로 따지면 스토커적인 행동도 서슴없이 해냈다. 어쩌면 선생님.. 날 무서워 하고 계셨을지도 모르겠다 -_-;;;

그렇지만 여기까지.. 졸업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게 흐지부지가 되어버렸고 그렇게 시간은 잘도 흘러만 갔다. 그런데 졸업하고 1년정도후에 학교엘 갈 일이 있었는데 그때 마주친 선생님.. 먼저 손내밀어 악수를 청하시더라. 있을때 잘 해줄 것이지.. 내가 어디 취업이 되어 다니고 있다는 것까지 알고 계신걸 보니(담임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동안 내 편지를 잘도 받아보고 계셨단 말씀이신데 한 번도 내색을 안하고 여린 가슴에 그렇게 상처를 주시다니.. ㅠ.ㅠ

하여간 내 첫사랑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고 나도 연애를 해서 결혼을 하고 지성정성도 낳고 어느날.. 인터넷을 접하게 되면서 모교 찾는 사이트에서 (친구 찾는 사이트던가..?) 울 학교를 찾아보니 동문회를 하는데 다른학교로 가신 그 선생님이 나오실거란다.

신랑한테 이야기 하니 나가보란다. 아.. 나가보고 싶었던 맘이 아주 없었던건 아닌데 환상이 깨질까봐 못나갔다. 학교에 다닐때도 선생님은 슬쩍 대머리 초기증세를 보이셨는데 지금쯤 훌러덩이 되어 버리셨음 어쩌나.. 그땐 그래도 젊다는 이유로 팽팽하고 이쁘셨는데 나이 40이 훌쩍 넘어서 삯기;; 시작하셨으면 어쩌나..

그냥 옛 기억을 그대로 갖고 살기로 했다. 추억을 너무 현실로 끌어내려 해도 때론 괴로울수 있는 법..

그래서일까 하여간 난 이 책이 참 이쁘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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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3-25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선생님을 좋아했었어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 국어선생님이셨지요. 원래 관심도 없었는데(못생기고 말랐거든요), 제 이름을 알고 계시더라구요.

그때부터 맹렬히 좋아했었어요. 언젠가 볼펜을 선물로 드렸는데, 그걸 다른반에 가서 자랑하셔가지고, 다른반 아이들이 도대체 누구냐, 며 우리반에 찾아오기도 했더랬지요. 맞아 죽을까봐 저라고는 못했구요.

그래서인지 저는 졸업하고 나서도 그 선생님을 계속 영원히 좋아할거라고 생각했어요. 누가 뭐래도 이 사랑은 변하지 않아, 라고 말예요.

그런데 웬걸, 잊혀지는 것도 순식간이고 나중엔 아이고, 그 선생님을 대체 왜 좋아했담, 했달까요. 하하하하.


무스탕님의 이 글을 읽으니 제 학창시절도 떠오르는 군요. :)

무스탕 2008-03-25 18:25   좋아요 0 | URL
전 사회선생님이셨어요. 하여간 모르는 애들이 없을정도로 소문이 났었어요.. ;;;
오죽하면 다른 학교에서도 알더라구요. 시상에나.. @_@

재미있었던 기억 하나는..
축제때 가훈 전시회를 하려고 가훈을 적어내라고 했지요.
우리집에 특별한 가훈이 없었는데 적어내라니 하는수 없이 이 선생님의 좌우명인 '언행일치'를 적어냈지요 ^///^
그랬더니 제가 뽑힌거에요 (이 선생님이 담당자셨어요. 푸하핫-)
전교에 '언행일치'가 가훈인 집이 우리집 하나뿐이겠어요? 선생님께서 제 이름이랑 반이랑 모두 아니까 뽑아주신게 아닐까 싶었지요. ㅎㅎㅎ

순오기 2008-03-25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저도 고등학교때 좋아했던 선생님이 있었죠. 케네디를 닮았고 장교출신이라 여고생들의 로망이었죠. 선생님 윗집에 사는 제일 친했던 친구 덕분에 배구선수 출신이었던 사모님과도 알고 지낼만큼 3년간 줄창... 몇년 전, 모교의 교장이 되어 골든벨에 나온 걸 보고 언니가 전화했더군요. 내가 좋아했다는 거 다 아니까.^^ 그래서 다음날 선생님과 통화했죠. 선생님도 내가 좋아했던 걸 아시니까, 이름만 듣고도 "너, 눈 쪼그만 순오기" ^^그후에도 전화는 몇번 했는데, "인천오면 전화해라, 맛있는 거 사줄게" 이러셔도 뻔질나게 다니면서도 만나지는 못한다죠.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ㅠㅠ

무스탕 2008-03-26 08:53   좋아요 0 | URL
와~ 선생님 멋지세요!! 그런데 유부남이셨군요 ^^;;
이젠 같이 늙어가는거 맞아요.. 이제 만나면 환상이 깨질것 같아 다신 못만날것 같아요. 우연히 만나더라도 제가 좀 더 늙은 다음에 만나졌으면 좋겠어요 ^^

순오기 2008-03-27 00:17   좋아요 0 | URL
ㅋㅋ 같이 늙어가니 환상이 깨지더라도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선생님은 늙은 것도 멋질 것 같은데... 내가 나서기가 자신 없는거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