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짜리 도록을 사면 평일 초대권을 준다는걸 알고 당장 구입한 오르세 미술관전.
지난달부터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지만 시간이 안맞거나 혹은 게으름에 밀려 유효기간을 열흘 남겨놓은 오늘, 모든일을 뒷전에 제쳐놓고 다녀왔다.
집앞에서 4호선을 타고 사당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교대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야하는 슬쩍 귀찮은 길..
지하철을 타자마자부터 늘 그랬던것처럼 책을 펼쳐들었다. 몇 쪽 읽어내려가는데 실실 밀려오는 잠을 못이겨 책을 덮고 (마음만은)꼿꼿하게 앉아 졸다 그만 사당을 넘겨 총신대를 넘겨 동작에서 내렸다 -_-;;
우짰든둥.. 남부터미널에 내려서 모자도 양산도 없이 직사광선 고대로 받아가며(그늘로 걸었지만 그래도 덥더라..;;) 예술의 전당에 도착해서 건물안에 들어서니 지상낙원이 따로없었다.
표를 내고 들어서서 바로 눈에 띄는 그림을 보려니 도대체 뭔 그림인지... (도록은 왜 먼저 샀냤말이다!! 샀으면 보고 가야 할것 아니냐 말이다!! 본다본다 말만 했지 한 장이라도 봤냐 말이다!!) 하는수 없이 다시 나와서 음성안내기계를 대여(3천원이나.. @.@)해서 밀레의 만종부터 시작해서 두 바퀴를 돌고 나왔다.
안내 여직원들에게 후레시 없이 사진 찍으면 안되겠냐 물었더니 당근 안된단다 -_-;; (알긴 알지만 그래도 미련이 남아서 물었더니 고이 접으시란다)
관람을 마치고 로비로 나와 기념품 파는 곳을 둘러보니 엽서 한 장이 천원.. 허걱.. 세트가 천원인줄 알았더니 한 장에 천원이란다..
난 집에 도록이 있으니까 언제든지 볼수있어.. 나름 위로를 하고 돌아서 나오면서 다녀갔다는 물증을 남기기 위해 세워놓은 플랭카드(라 부르나..??)를 한 장 찍어왔다.

정말 시원한 건물에서 나오기 싫은걸 억지로 나와서 다시 지하철을 타러 걸어오는 길에 본 이쁜 폭포가 딸린 육교


(울 동네에도 저런 육교 있었으면 좋겠다..)
오르세 미술관전은 맨날 말로만 듣던 밀레도 만났도 모네도 만났고 고갱도 고흐도 만났다. 정말 발을 떼기가 싫은 그림도 있었고 도대체 내 상식으론 이해가 안되는 그림도 있었다.
솔직히 음성안내를 들으면 그림에 대한 고정관념이랄까 선입견이랄까 하여간 내가 느끼고 싶은 감정을 느끼기 보다 알려주는 대로만 그림을 보게되는것 같이 안들으려 했는데 생각했던대로 되질 않았다.
정말 좋은 구경 했다. 지하철에서 광고중인 빛의 화가 모네전을 흘낏거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