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올빼미 한마리가 기세등등하게 산다.
낮동안은 자고 밤만 되면 올빼미가 되어서 먹을것 다 찾아먹고 냉장고 문을 스무번은 더 열었다 닫았다 한다.
그리고 책을 한꺼번에 열권정도를 탐독한다. (로쟈님처럼 멋진 지식인으로 그러면 얼마나 좋아..암것도 모르는 녀석이 그러는게 내가 미치겠다는 것이지.)
이책보다 이거 궁금하면 저책 빼들고 보고
저거 보다 이거 궁금하면 이책 빼들고 찾고..
그러다가 애미가 알라딘좀 할라고 앉으면 책 찾아볼게 있다고 비켜 주면 안될까요?? 정중하게 말하다가 엄마가 한번 빽 소리치고 나면 기 팍 죽어선 꼼짝 않고 책만 판다.
한참을 꼼지락 거리며 책만 파는가 싶어 쳐다보면 침대에 大자로 누워 음악에 심취해 있다.
저놈의 엠피쓰리 귀에 꼽지 말라고 해도.. 또 저러네라며 뭐라하면 히죽 거리고 나와서 피아노 악보 잔뜩 찾아서 복사해두고 (낮동안에 깨어있으면 피아노 두드리려고..어제 친 악보는 담날 안친다.웃기는 빼미다.) 그래도 엄마가 암말 안하는가 싶으면 외국 드라마 찾아서 다운 받아 본다.
그리고 라면도 끓여먹고 과자도 찾아서 혼자 잘도 밤을 즐긴다.
우리집에는 키만 쑥 쑥 크고 있는 올빼미 한마리를 방학 내내 키우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잠도 많이 자고 먹기도 잘 먹는 이 올빼미란 녀석은 살도 안찐다..지 에미는 하루 두끼만 먹어도 포동 포동 볼만 한데 말이다.
우리집엔 올빼미 한마리가 이밤도 당당하게 설치고 다니면서 기타를 치고 싶단다..낮에 잠깐 누나한테 배운 솜씨가 근질거려서 그것도 왼손으로다가..웃기는 올빼미 한마리..
올빼미를 날려보낼 날이 아직도 당당 멀었다.. 저올빼미를 어쩌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