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이 책을 접할땐 맘이 답답해 졌다.
가슴이 먹먹함도 저리는 것도 아닌..병실에 갖혀서 새우잠을 겨우 들락 말락할때면 간호사들 왔다 가는 하는 소리에 또 잠이 깨고 하던 내 지난날이 떠올라서 얼마나 답답하던지..그저 꽉막힌 병실에 함께 있는듯한 압박감에 몇줄을 읽다 말았었다.
아니 못 읽었다고 해야 더 옳을 것이다. 병원이야기가 숨막히게 첫줄부터 나온게 아닌데도 말이다. 그 숨막히던 순간들이 다시 내게 다가올까 겁이 났던 것인지도 모른다..아니 간접적으로나 그 경험을 다시 한다는게 숨막히게 답답하였기에...하지만 담날 다시 나는 교진님의 엄마에 대한 사랑고백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담대한 맘으로 듣고 있었다..
이분은 내가 그렇게 벅차하던 순간순간들을 얼마나 지혜롭고 따뜻한 맘으로 엄마를 보살피시는지.병원에서도 포기하고 퇴원을 시키셨건만 아들의 지극정성으로 칠년동안 욕창하나 없이 침대에 누워 소풍중이시다. 그리고 교진님은 계획이 있어 요양원으로 엄마를 입원 시키시는데 내 맘이 다 홀가분해졌다.

엄마..손수건 서너장을 옆에 두고 읽어야 할 소설이었다.
순박하기만 한 엄마가 서울 상경후 지하철을 타는 아빠로부터 멀어져 버린후 모든게 엉망이 되어버릴줄 알았는데도 세미나 여행을 가고 아이를 키우고 골프를 치러 가고 하는 자식들.. 엄마의 흔적들과 함께 잃어버린 엄마의 자유를 찾고 있는것 같다. 자식들에겐 무조건적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부엌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을 것이고 당신의 손길만 닿으면 모든게 풍성했던 그 손길을 어느순간 넋놓고 바라보기만 하고 싶었을 엄마..
자식은 엄마를 잃고서야 엄마의 존재를 깨닫는다. 늘 옆에 있다고 외면하기 쉽상인 엄마. 우리형제자매들의 껍대기..
퉁퉁붓고 곪아 뼈가 보이는 그 아린 발에 파란 슬리퍼를 신고 그렇게 아무런 미련도 생각도 없이 이리 저리 떠도는 여행을 하고 싶으셨던지.
그사람을 통해 외로움을 털어냈던 엄마...펑펑울면서 눈도 못떼고 읽으며 물한잔 마시러 냉장고 문을 열면서도 눈은 책에 꽂혀 있었으니 얼마나 흡입력이 세던지.. 한번 읽기 시작하니 손에 내려놓을 수 도 없었던 책이었다. 다섯시간을 꼼짝 않고 눈도 안떼고 다 읽고 나니 눈은 퉁퉁붓고 머리까지 묵직했던 책이다..아..왜 이리 눈물나는 책을 내가 들고 있었다냐..!! 아..다시는 이렇게 눈물 많이 흐르게 하는 책 안 읽어야지 했는데 또 읽고 말었구나....
시공주니어에서 시리즈로 나왔다는 소리에 얼른 샀다.
앤의 어린시절오년과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쌍둥이를 키우는 이야기. 그리고, 또 대학에 다니며 길버트와의 화해와 사랑까지..양장본으로 세권인데 너무 근사한 책이다..이틀밤만에 다 읽어버리고 아쉬워 했다.
첫권 빨간머리앤은 만화속작은 앤이 불쑥 불숙 튀어나왔다면 에이번리의 앤과 레드먼드의 앤은 책속으로 푸욱 빠져들어 맘껏 앤과 그 주위의 풍경을 그릴수 있었다.
다음이야기도 궁금하다.
참으로 잔잔한 이야기다. 열살짜리 꼬마의 눈으로 바라본 동물들과의 교감.그리고 삼촌과 숙모와의 조용하면서도 잔잔한 미소번지게 하는 대화들속에서 참 아프면서도 평화롭다는 생각을 했다.
숙모의 아이를 읽고 속으로 삭히는 그 찌릿한 맘짠함과 함께 어린 아이의 여름 피서휴가..그러나 열살짜리가 감당하기엔 벅찬것이 아닌가 싶지만 너무나 담대하고 근사하게 즐거운 맘으로 해결해내는 농장일.. 그리고 그곳에서 보내는 서울 촌뜨기의 일상들이 순하디 순한 말같고 맑디 맑은 푸른 하늘같은 잔잔함이 읽는 내내 가슴 평안하게 했다.
추억을 만들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우주인 이소연..화제였었다,
그런데 책으로도 있었다.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에서 지구 귀환까지의 생생한 이야기가 실려있었다. 긴장과 흥미 그리고 이해와 배려가 너무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도전하는 그 맘과 열정이 활기넘친다.
아름답고도 멋진 영광~!
만약 내 딸아이가 타임머신을 타고 내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내 행동들을 살피고 돌아온다면 뭐라고 할까?/지금하고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라 크게 놀랄것이고 엄마도 어린 시절엔 새침떼기에 개구쟁이짓도 서슴치 않았음을 알면 깜짝 놀라겠지?
패트리샤가 엄마의 고향에서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를 찾고 엄마의 아픔을 이해하려 한다. 무엇보다도 가족은 서로 이해하려 하면 쉽고 편안해 진다는것을 배운다. 켈리나 사촌들이 맘문을 열고 이해해줄땐 내 맘이 훈훈해 졌다.
패트리샤는 더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찬바람이 불고 춥다고만 생각했지 얼음이 언다고 생각안했는데 분리수거장옆 수도꼭지가 얼어붙어버렸다. 춥긴 엄청 춥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