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아이를..아니 너희들을 아기때로 다시 돌릴수만 있다면 종일 밖으로만 돌게할 것이다.
뭐든지 내가 해줘야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않을것이다.
다 스스로 하게 둘것이고 종일 놀이터에서 모래범벅이 되도록 둘것이다.
햇살에 얼굴이 까무잡잡해지도록 둘것이다.
목욕물에 아이스크림을 풀던지 야쿠르트를 흘려서 그 물을 다시 먹더라도 난 냅 둘것이다.
변기물에 칫솔을 휘휘 저어 양치질을 해도..아..그건 아니다..ㅋㅋ
장농에서 이불로 미끄럼틀을 만들어도 질릴때까지 그냥 하게 내버려 둘것이고
침대에서 콩콩이를 땀범벅이 되도록 뛰어도 지치면 그만 두겠지 하며
행여나 떨여져서 머리다치지나 않을까 지켜보며 안절 부절 하지 않고
난 우아하게 커피를 마실것이다.
아장 아장 걸어가서 싱크대 속을 다 뒤집어 놓고
싸구려 프라스틱 통들을 머리에 뒤집어 쓰고 놀아도 난 놀라지 않을 것이다.
김치냄새가 난들 어떠랴..네가 그렇게 즐거우면 된 것이지..하고 함께 놀아줄 것이다.
친구들을 우루루 몰고 와서 씻지도 않은 시꺼먼 손으로 음료수를 쪼르르 나누어 먹어도..
당장 큰 병에 걸릴것 처럼 놀라지도 않을 것이고
손 씻고 먹으라고 잔소리 하지 않을 것이다.
거실에서 조금은 요란하게 뛰어다녀도 밑에 층에 피해주니까 뛰지 말거라며
맨날 훈계하지 않을 것이다. 넓은 운동장에 데리고 가서 마음껏 뛰놀도록 해줄것이다.
오고가는 길에 강아지 풀이나 이쁜 꽃들을 느긋하게 볼수 있게 기다려 줄 것이다.
잠자리채도 더 많이 가지고 놀게 해주고 매미채도 더 많이 가지고 놀게 해 줄것이다.
난 왜 그때 그렇게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했던게 더 많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