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 김재진
별에서 소리가 난다.산 냄새 나는 숲 속에서 또는마음 젓는 물가에서 까만 밤을 맞이할 때하늘에 별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자작 나무의 하얀 키가 하늘 향해 자라는 밤가슴 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겨울은 더 깊어 호수가 얼고한숨짓는 소리,가만히 누군가 달래는 소리,쩌엉쪙 호수가 갈라지는 소리,바람 소리,견디기 힘든 마음 세워 밤하늘 보면쨍그랑 소리 내며 세월이 간다.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1) 김재진
문이 닫히고 차가 떠나고
먼지 속에 남겨진 채 지나온 길 생각하며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얼마나 더 가야 험한 세상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고
건너갈 수 있을까.
아득한 대지 위로 풀들이 돋고
산 아래 먼길이 꿈길인 듯 떠오를 때
텅 비어 홀가분한 주머니에 손 찌른 채
얼마나 더 걸어야 산 하나를 넘을까.
이름만 불러도 눈시울 젖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얼마나 더 가야 네 따뜻한
가슴에 가 안길까.
마음이 마음을 만져 웃음 짓게 하는
눈길이 눈길을 만져 화사하게 하는
얼마나 더 가야 그런 세상
만날 수가 있을까.
운명과 자유.
연말에 본교 행사로 교수님댁 근처까지 가서 교수님 얼굴도 못 뵙고 왔는데
후배를 통해 싸인까지 직접 하셔서 보내 주셨다.
감사한 마음에 얼른 받아들고 받자 마자 시간나면 빨리 읽어봐야지 했던
마음과는 달리 뭐가 바쁘다고 이리저리 미루다 이제야 펼치는데
첫 머리말부터 맘에 착 와 닿는다.
교수님같은 분이 헛 발길질이라도 자꾸 해야 한다고 하시니
글쓰기는 포기 안해도 될 듯하여 다행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