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더니 서둘러 나갈수 있었다.
삼일전부터 오전에 볼수 있는 "밀양" 표가 늘 매진이라는 걸 알고
오늘은 두번째 시간대로 사서 혼자라도 꼭 보고 오리란 결심까지 하고
눈이 부시도록 흰 브라우스에 청바지를 입고 엷은 화장을 하고 대문을 나서는데
정말 날씨한번 끝내주게 좋다.
롯데시네마에 도착하여 표를 받고 보니 삼사십분 정도의 시간여유가 생겨 뭘할까 하다가 점심을 먹었다.
낙지 수제비 하나를 시키니 비빔밥도 적당하게 나오고 수제비도 푸짐하게 나왔다.
비빔밥을 고추장 듬뿍 넣어 쓱슥 비벼 다 먹고 수제비 절반을 먹고 나니 배도 부르고 포만감에
행복하기까지 하다.
영화를 보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좌석을 차지하고 앉아있어 놀라웠다.
아들을 잃고 맘아파하는 전도연 옆에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눈길 한번 주길 바라는 송강호..
전도연 때문에 울다 송강호의 한마디 한마디에 폭소를 날려야 했다.
종교적으로는 미완성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냥 영화로만은 뭐라고 해야 할지..맘이 많이 많이 아픈 영화다.
난 개인적으로 이렇게 맘 아픈 영화는 싫다.
칸 영화제로 먼저 유명해졌기에 더이상의 평은 아무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싶다.
밀양을 보는 두시간 동안 영화에 몰입할수 있었으면 그거로 족하다..내게는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영화관을 나오는데 하얀 브라우스때문에 나의 눈은 부셨고 바람은 산들거리고 하늘은 너무나
푸르고 높고 깨끗하기까지 했다.
정말 온 몸을 햇살에 말리고 바람에 말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인의 집에 들러
다과를 즐기며 긴 수다를 떨고 집으로 돌아오니
나를 반겨주는 엽서한통이 우편함에서 고개빼고 날 기다리고 있었다.
우편함에서 발견한 작은 엽서의 힘은 참 크고도 크다. 사람을 너무나 행복하게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