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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젯밤에 그를 만났다.
그랬다..내게 요즘은 너무나도 이라부와 같은 정신과 의사가 꼭..절실하게 필요했었는데 필요하다 보니 정말로 옆에 있다는것 조차도 잊고 지내다가 정신을 좀 차리고 나니 그가 보였다..그래서 난 어젯밤 그를 만나러 이라부 종합병원에 들렀다.
특유의 익살스러움에 맘이 놓이고 마유미의 짧은 스커트에 눈길을 외면하면서도 그 자유로움이 잠시 너무나 부러웠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저렇게 자유롭고 자기멋대로..아니지..이라부와 쿵짝을 맞추어서 직장생활을 잘 하고 있는것인가??
바늘 엄청나게 큰 주사는 이들앞에 앉으면 당연히 맞아야 하는 관문이지만 난 엄살을 엄청나게 떨며 이리 저리 피해 주사를 완전!!완전히 거부하면서 그들을 만났다.
그런데 난 이라부의 우람한 팔에 눌려 있었고, 마유미 특유의 향기에 취해 어느새 큰 주사바늘은 내 팔을 찌르고 있는 모습을 보며..난 한마디 비명조차도 못내고 말았다..이라부의 그 큰 덩치에 너무나 놀라서....그저 바보처럼 웃을수 밖에....
이라부는 어느 누가 와도 아주 즐거운 장난감 놀이를 하듯 즐거워 하며 그들의 속마음을 긁어 주고 있다.
몇마디의 대화 같지 않는 대화로도 그들 마음의 병을 알아내고 치료방법을 알아내고 있다.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려니 너무나 벅찬 삶이라도 그걸 내려놓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고 홀가분한 자유를 느낄수 있도록 치료하는 과정은 정말 의사맞나??생각하게 하지만 그의 치료에 중독되어 가고 있는 그들을 보고 또 치료함을 받아가는 장면은 정말 유쾌,통쾌하다.
또 인상깊었던 것은 생전장례식을 치르며 모든 걸 내려놓은 동시에 또 다른 젊음의 활기를 얻게 되는 장면 참 좋았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이라부의 무례함에 휘말리고 마유미의 주사 수당을 올려주게 되는 이라부 종합병원..
어젯밤 난 그의 병원을 오가며 내 발걸음은 가벼워 졌고 호탕하게 웃으며 하늘도 쳐다보는 여유를 다시 찾았다.
어느날 또다시 그를 만날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