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틈만 나면 잠을 잤다.
세상살이도 잊고 싶고 사는것도 버겁고..교회가서 기도하는것 조차도 힘겨웠었다.
그래서 어디를 급히 가야하거나 어디 참석해야 하는 시간 외에는 거의 잠만 잤다.
그러니 틈만 생기면 침대에 엎어져서 자고 또 자고 늘어져 자고
일어나서 먹고 자고 하루종일도 자고 그랬다.
그리고 아이들이 오면 챙겨 주고 학원보내놓고 또 자고...또 자고....
라면과 빵을 잔뜩 먹어치우고 얼굴이 퉁퉁붓도록 자는 날도 있었다.
그러나 자도 자도 나의 목마름은 해결되지 않고 피곤함과 무기력함은 더하는것만 같았다.
그러는 틈에도 집안 일은 해야 했고 하루 하루 닥치는 대로 옷장을 정리하고 이불장을 치우고..
하루는 화장실하나를 하루종일도 닦고 소독하고 또 닦고 닦아가며 윤을 내곤 했다.
그러다가 자야겠다고 생각하곤 침대로 푹 들어가 모든것 나 몰라라 하고 죽은척 자며
누군가 초인종을 눌러도 모른척 전화를 해도 아무도 없소!를 되뇌이며 이불속에서 꼼짝도 안하고
있는날도 있었다.
그러는가 하면 한밤중에 크림 맛사지 하고 그 다음에 오이맛사지 하고 또 황토팩하고..
순서가 맞든 안맞듯 상관없었다..
그저 그러고 싶었다..우울증이라고 해도 좋았고..미쳤다고 해도 좋았다..
그저 그러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느닷없이 소나기가 한차례 지나간 후의 말끔함처럼 기분이 좋다.
이제 책도 보며 내 삶에 또 애착을 느끼리라...그리고 나를 사랑하며 또 사랑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