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가 중간고사 마지막 날이라고 학교에서 일찍 왔다.
그래서 오랜만에 소라랑 저녁을 함께 먹고 놀다가 학원을 가는데 데려다 주어야 겠기에 나도 주섬 주섬 옷을 챙겨 입고 따라나섰다.
학원차를 타려면 학교 앞에서 타야 하기때문에 학교를 지나 가야 한다. 다른 날과 같이 학교에 가면 교실마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을줄로 알았던것은 나의 당연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가로등불만 켜져 있다..너무나 조용한 교실과 학교 교정이다..
그래서 소라에게 삼학년 선배들도 오늘은 일찍 끝났니? 하고 물으니 그렇단다..
순간 오싹한 느낌이든다. 학교 하면 왠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기도 했지만 늘 무서운 전설이 흐르던 곳이기도 했으니까...갑자기 소라정문 앞에 데려다 주고 혼자 돌아서 이 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무서웠다..그래서 둘째녀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랑 소라가 학원가는 시간이 엇비슷하니 집에 왔겠다 싶어 전화를 해서 엄마 데리러 오라고 하니 샤워 하려고 옷 벗었단다..에고....ㅜ,ㅜ
등줄기에 식은땀이 쪼르륵 난다. 머리도 쭈뼛거린다. 왜 갑자기 이리 무섭단 생각이 든다니...
소라에게 말도 못하고 정문 앞에 가니 학원차가 온다..차에 오르는걸 보자 마자 난 돌아서서 오는데 교정 벚꽃길이 예전과는 다르게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이 학교가 이렇게 조용했던가..늘상 삼학년들이 불을 켜고 교실을 지켰었고 학생들이 오가는 길이었는데 너무나 조용하다.
올려다보는 교실마다 컴컴하고 누군가 날 내려다 보고있는 것 만 같다. 더 쳐다보고 있으면 정말 누군가 날 내려다 볼것만 같아 얼른 고개를 숙이고 걸음을 재촉하는데 걸음도 서툴다..지금 내가 힘들어서 이럴거야..하면서도 겁이 난다..
아..그런데 정말 다행이다..아무도 없던 학교에 선생님들이 계셨던지 큰소리로 이야기를 하신다..세분이서...
휴~~~!숨을 몰아쉬며 그분들 목소리를 들으며 교정을 빠져나오니 우리아파트다...똑같은 가로등불인데 왜 우리아파트 가로등불이 더 밝아 보이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