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울 시흥이라는 곳의 병원에 입원해 계신 할머니집사님 병문안을 목사님 내외를 모시고 권사님과 네명이서 다녀왔다.가는 길에 목사님께서 경기도 시흥이라는 곳인줄 알고 길을 잘못 들어 우리는 한참을 헤매고 아침 아홉시에 출발한 차가 오후 한시반이 넘어서야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지방의 한적한 곳에서만 살다가 한번씩 도시로 올라가면 늘 헷갈리는건 교통길이다.

가는내내 권사님도 사모님도 산을 바라보며 감탄하고 나도 이루 말할수 없이 이쁜 산에 넋을 잃고 바라보곤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의 여유를 찾을수 있다는건 참 좋은 것같다.

어렵게 (운전하신 목사님만 힘드셨고 우린 구경하느라 힘든줄도 몰랐음 ) 도착한 병원에는 몇분의 환자분들이 계셨지만 생각보다 건강하신 할머니 집사님을 뵙고 나니 천만 다행이었다. 그리고 병실을 지키시는 사위님의 각별한 보호를 받고 계신듯 해서 맘이 편안했었다. 아무리 잘 살펴주시는 분이 있다지만 빠른 회복으로 얼른 퇴원 하시길 바라고 또바란다.

너무나 반가워 하시는 할머니 집사님을 위해 기도를 해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목사님의 아버님이 계신 곳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늙으신 몸이신대도 우리가 들린다는 소리에 그 늦은 시간까지 점심도 안 드시고 기다리고 계셨다. 혼자서 얼마나 외로우실까..생각하니 ..또 친정엄마 아버지 생각이 났다.

뭐 하나라도 더 꺼내 먹이시고 싶으셔서 이것도 저것도 권하시는 모습은 부모들의 마음 그것이었다. 이렇게 누구라도 찾아주면 말벗이 되고 그리 아니하면 혼자서 그 외로운 낮시간을 보내셔야 한다는게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함께 사시는 분들은 낮에 모두 나가시고 밤이 되어야 오시니까..

산에는 너무나 고운 꽃들이 만발했고 새싹이 올라와서 얼마나 이쁘고 아름다운지 눈이 부시게도 좋은 날이었다. 피곤이 아직 풀리지 않은 탓에 목은 여전히 따끔거리고 온 몸은 욱신거리지만 그래도 이렇게 함께 나들이를 하게 되니 쳐진 몸을 추스리기에 더 쉽지 않나 싶다.  돌아와서는 둘째녀석이랑 미용실에서  만나 난 앞머리를 조금 다듬고 둘째녀석은 컷트를 하고 집에 와서 씻고 또 쓰러지듯 잠들어 아침까지 눈도 못 떠보고 잠만 잤다.

자는 도중에도 아이들의 소곤거림과 큰아이가 중간고사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둘째녀석 숙제를 봐주는 모습에 안심이되었다. 그래, 너희도  그렇게 서로 의지하고 서로 도우며 커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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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7-04-24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에 고운 꽃이 만발하더라도 배꽃님만큼 아름답진 않을 겁니다...^^

Mephistopheles 2007-04-2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밖에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집안에서도 아름다운 광경을...
뿌듯하셨겠습니다..^^

물만두 2007-04-24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역시 그리 커야 좋죠^^

소나무집 2007-04-24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장례 치르고 힘들었을 텐데 서울까지 다녀오셨군요.

건우와 연우 2007-04-24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안녕하셨지요?
배꽃님이나 아이들이나 그렇게 자분자분 소근소근...
봄같은 가족들이예요.^^

홍수맘 2007-04-24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힘든 상황이신데도 다른 분을 위해 다녀오시다니 대단하세요. 지금의 피곤도 몸과 정신이 님께 쉬라는 뜻이 아닐까 싶어요....

치유 2007-04-25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아..너무 황홀한 댓글입니다..
메피님/요즘 둘러보면 정말 아름다운 풍경들이 보여요..꽃들도 너무나 화사하구요..
물만두님/그래도 또 토닥거리죠..
소나무집님/그래도 다녀오고 나니 좋더라구요..
건우와 연우님/오랫만이네요..정말 반가워요..잘 지내셨지요?/
홍수맘님/네..그럴까요..푹 쉴께요..
섬사이님/님도 복 많이 많이 받으실겁니다..
 

4월 19일 목요일

오전에는 각자 분담하여 낼 지낼 제물 준비할 팀은 시장을 보러 가고 또 한팀은 아버지 장롱과 방을 엄마 사용하시기 편하도록 정리했다.그리고 또 한팀은 아버지 묘 잔듸를 살폈다.

딸들이 많으니 정말 좋다.서로 위로가 되고 무슨 일을 해도 척 척 잘도 해결해 낸다.

오전에는 그렇게 바쁘게 각자 맡은 일들을 하고 점심에는 형부들이 우루루 한차 가득 완도로 가서 회를 떠왔다.그래서 회로 점심을 거하게 먹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윷놀이를 팀별로 나누어 하고 상금도 받았다. 여덟팀이다 보니 결승전까지도 오래 걸렸다..

그런후에는 낼 삼우제를 지낼 준비를 했다.

바로 위언니랑 동생과 나는 산적이랑 전을 맡았는데 한번도 제물 준비를 안해본 나는 정말 엉성하다 싶었다.

내가 그걸 깨닫는 순간 언니가 그런다.. 너랑은 못해먹겠다고...에고..치사해라..그래도 끈덕지게 옆에 붙어서 밀가루 묻히고 꼬지에 꽂고 다했다..ㅋㅋ

 아참, 넷째 언니랑 다섯째 언니는 밤새 배가 아파 힘들어 했다..

 

4월 20일 금요일

삼우제를 지내는 아침이다.

우리집 식구들만 지내는줄 알았는데 엄청난 사람들이 밀려온다. 모두들 동생 친구들이다.

사람 좋아하는 울 아버지에게 모두들 아들같은 동생 친구들이다.,

모두들 고맙고 감사하다..

삼우제를 무사히 잘 마치고 식사를 끝낸 손님들은 가기도 하고 남기도 하였지만 우리들은 흰옷을 벗고 치웠다. 뒷정리를 어지간히 끝내고 커피한잔을 마시고 누웠는데 허리가 아프고 이러다 퍼지지 싶어 일어나 앉았다, 퍼지면 감당못할것 같았기에 아이들 아빠에게 원주가자고 하니 그러자고 한다.

수박 한쪽씩을 먹고 나오니 네째 언니네도 간단다...엄마가 네째언니네 배웅하는데 난 얼른 차에 타버렸다.,,.엄마를 마주 보면 울것 같으니까..그런데 차에 타니 참았던 뜨거운 눈물이 줄줄이다..

울 엄마 말도 못하고 목이 메이시나 보다...늘 건강하게 지내시길..

 돌아서면 아버지가 배웅하며 서 계실것만 같았다..

장인어른 보내드린다고 애쓰신 울 형부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과 조금만 편찮으시다고 해도 달려갔던 형부들과 언니 동생.그리고 내게는 하나밖에 없는 울 제부박서방..모두 모두 정말 고맙고 고마운 맘뿐이다...바쁜 일 모두 미뤄두시고 연락받자 마자 달려들 오신 이천여명의 문상객들에게도 고맙고 감사하고..

그리고 우리 남동생,,바라만 봐도 든든하셨을 것이고 힘이셨을것이다..동생내외에게 무거운 어깨의 짐이었을것인데 한번도 힘든단 소리 안하고 그렇게 묵묵하게 지켜준 이쁜올케..정말 애썼네..고마워 정말 고마워..고생 많았어..

가족들 모두를 만나서 아버지 천국 가시는 길을 배웅하고 온 지금도 난 믿어지지 않고 우리집의 즐거운 한 행사에 참여하고 온 느낌이다...참으로 꿈결같은 오일이었다..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에는 죽은듯이 누워만 있었다.그리고 일욜날 낮에 교회가서 예배드리고 점심을 먹고왔더니 조금이나마 힘이 난다.

그리고 장인어른 보내드리며 자기도 맘아프고 힘들며 고생했을텐데 집에와서 세탁기 몇번씩 다 돌리고 빨래 몇번이나 개켜 두고 시장까지 다 봐다 준 울 착한 신랑 고맙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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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23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그래도 아버님께서 딸들의 배웅을 받으며 편안하게 천국으로 가셨으니 큰 슬픔 속에서도 위로받으실 일입니다. 힘든 가운데서도 올케, 조카, 형부, 동생 친구들까지 고맙고 든든한 분들이 많이 함께하셨군요. 이번주는 몸도 마음도 푹 쉬십시요..

홍수맘 2007-04-23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보다는 이런 큰 일을 겪을 때 '그래서, 가족이구나. 그래서 친족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버님은 벌써 하늘나라에서 자리잡을시고 배꽃님과 가족들을 지켜주실 거예요. 기운내세요.

마노아 2007-04-23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국문 두드리신 아버지께서 지금은 더 편안히 계실 테지요. 가족들이 서로를 위로하며 보듬어주는 모습에 슬며시 미소도 지었을 테지요. 아버지께서 정말 복받으신 분이에요. 배꽃님 생각과 마음이 많았던 한 주일 보내셨어요. 기운 내시고, 더 멋지고 따뜻한 삶을 살아가셔요.

2007-04-23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7-04-25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치님/네..모두들 위로가운데 힘을 합치니 든든했더랍니다.
섬사이님/네..모두들 아버진 정말 복많은 분이시라 그러시더라구요..
홍수맘님/가족들의 힘은 참 크더라구요..감사합니다.
마노아님/네,,마노아님.감사합니다.
23;26속삭이신님/이렇게 위로의 글을 남겨주시고 감사합니다.고마워요..
 

4월 18일 수요일

장례식장에서 마을로 출발을했다...진한 슬픔이란게 이런거구나 싶다..아버지를 모시고 가는데 우리는 앉아서 가는데 아버지는 누워 가신다.보고는 계시는지...늘 오가시던 길을 갑니다..아버지가 우리들을 배웅하시면서 내려다 보시던 우리집 마당이 보이는데.. ..보이시나요??날마다 딸들을 기다리시며 얼마나 외로우셨을까..특히 딸을 모두 출가시킨후 명절에는 더 외로우셨을 내 아버지..아들 하나 없었으면 어쩔뻔 했던지요...아버지 정말 잘하셨어요..느지막하게 든든한 아들 두신것...

마을 회관 입구에서 노제를 드리고 이곳에서 부터는 동생친구들이 꽃상여에 아버지를 태우고 긴 행렬을 이끌며 산소로 향하는 발걸음은 왜 그리 무겁던지..이 길을 아버지는 몇번이나 걷고 걸으셨을까...다시는 이길을 못 지나실거라 생각하니...사위들을  한번씩 아버지 꽃상여 앞에 돌아가며  태우는 의식이 끝나갈 무렵 맑았던 하늘은 흐려지며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더니 다시 말짱해졌다..큰이모는 아버지 눈물이라 그러셨다..아버지 눈물..그래 그런것도 같았다..

아버지를 안장하고 나니 또 한차례 빗방울이 떨어졌다..그러고는 언제그랬냐는듯 멀쩡한 하늘...

일해주시는 분들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해 주시는지 묘도 아버지가 좋아히실 만큼 이쁘고 크게 잘 자리잡았다. 하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아버지 집이 생긴것이다..아버지는 평소에 모든 호사 다 누리시고 정말 복 있는 분이셨다,..언제나 매너좋으시고..멋진 분..그곳에서도 그렇게 누리고 사시길.. 

집에들어와서 장롱속 아버지 유품들을 정리했다.동생은 또 아버지 옷을 보며 울고 우리도 눈시울이 붉어지는걸 참았다...이리 좋은 옷들을 왜 못 입으시고 ...엄마는 모두 태우라고 하셨지만 팔순 잔치때 입으셨던 한복은 그냥 두라고 하신다..그래서 아버지 한복 한벌 옷장에 걸어두고 모두 꺼냈다..그리고 살피는데 아버지 곳곳마다 엄마 용돈 많이도 두셨네.. 많은 아버지 유품들을 정리하고 언니랑 동생과 제부와 함께 태웠다.훨훨 잘도 탄다..

손님들도 가시고 정말 가까운 분들만 남았다..모두들 이른 저녁 식사를 준비해 드리고 우리는 언니들과 큰형부랑 막례 제부랑 엄마랑 이모모시고 찜질방에 갔다. 남은 팀은 집에서 손님 접대하기로 하고..대흥사 관광지라서인지 찜질방은 너무나 근사하다. 모두들 지치고 피곤한 몸을 대충 씻고 찜질방에서 제부와 형부를 만나 음료와 계란을 먹고 황토방에서 잠이 들었다..춥기도 하고 으스스 하기도 해서 뜨거운 곳을 번갈아 가며 자야 했다.

긴 피로가 풀리는 시간이었다,..난 새벽 네시까지 푹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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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04-2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님을 잃는다는 것, 아무리 연세가 많은 부모라 해도 마음이 무척 허전할 듯하네요.

치유 2007-04-25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섬사이님..님에게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는것 아시죠?
소나무집님/그렇더라구요..노환으로 돌아가실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허전할줄이야..
 

4월 17일 화요일.

장례식장의 빈소 옆에 이렇게 잘수 있는곳이 있다는걸 첨 알기도 했지만 이렇게 가족들이 잠시 한숨 잘수도 있고 씻을 곳이 있다는것은 참 좋은 것 같다. 일어나자 마자 엄마를 보니 다행스럽게도 주무시고 계신다.예전의 울 엄마 같으면 안달이실텐데..맘이 차분하고 편해 보여 보는 우리가 더 편안해 지다가도 뭉클 하기도 하고 그런다. 친척들이 우르르 몰려올때마다 그들은 우리들을 위로한다지만 우리들은 정작 담담하다.아버지가 천국으로 가셨다는 확실한 믿음이 있기에..

아침에 입관을 한다고 가족들 모두가 아버지를 뵈러 안치실에 내려갔다.어젯밤에 옷 입히실때는 형부들이 처제들은 안 보는게 좋을것 같으니 그냥 있으라고 해서 있었지만 아침에 뵌 아버지의 모습은 그렇게 편안하고 고와 보일수가 없었다..그냥 편안하게 주무시고 계시다는 생각밖에는 안든다..하지만 늘 입고 계시던 옷이 아니고 그 좁디 좁은 상자 안에 누워 계시다는게 눈으로 보면서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면서도 믿어지지 않는 현실이었다..꿈길이길..꿈길이길....몽롱한 시간이었다..아버지 편히 가세요..편히 가세요..이제 다시는 아버지 얼굴을 뵐수가 없다는게 이제 현실로 다가온다.사실 그 때는 정말 꿈꾸고 있는 것 같았었는데;;

안치실에서 올라온 우리들은 팔년전쯤인가 해 두었던 하얀 한복을 모두 꺼내 입었다.이걸 해 두면 아버지나 엄마가 오래 사신다고 해서 해 두며 오래 오래도록 이걸 꺼내보지 않아도 되길 바랬건만 이 아침 이걸 꺼내 입게 되다니..그래도 미리 준비해 두니 아버지가 그리 좋아하시던 당신 딸들만의 표시가 확실히 되었다. 아버지는 딸들이 모두 같은 옷을 입는것도 좋아하셨고 언제나 당신 곁에서 하하호호 웃으며 떠드는걸 너무나 좋아하셨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즐거워도 했고 슬퍼도 했다. 빈소에서 내려다본 화단에는 철쭉이 너무나 곱게 피어웃고 있고 화사한 꽃들 만발한 봄날이다...이렇게 좋은 날이다..이렇게 좋은날....언니들 말대로 아버지는 멋쟁이 신사다..춥지도 덥지도 않고 이렇게 꽃만발한 좋은 봄날에 그렇게 소풍을 끝내시다니..

큰조카와 조카 며느리가 내려왔다.,너무나 이뻐한 큰조카다..여지껏 참았던 눈물을 엄마는 큰 조카녀석을 안고 운다..외할아버지가 이녀석을 얼마나 이뻐하셨었는데..하며...조카들까지 오니 정말 든든하고 믿음직스럽다. 네째 언니아들 군대간 지수도 군복을 입고 나타났다..그래서 든든한 아버지의 손자 녀석들이 세명이나 빈소를 지킬수 있게 되었다.잠시라도 비우지 않고 빈소를 지키는 남동생 혼자 무거운 짐 다 짊어지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동생만 쳐다보면 안스럽고 눈물이 나온다.

낮에는 정말 정신없이 손님들이 몰려와서 슬퍼할 틈도 없었다.여기 저기서 밀려오는 손님들로 북적거렸고 일해 주시는 분들도 정신없이 바쁘셨다.그리고 멀리서 와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뭐라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 몰랐다. 모두들 호상이라고  또 여자 형제간들이 많어서 정말 좋아보인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또 들었다.

손님들이 밀려올때마다 각자의 손님들을 책임지고 배웅까지 해드리며 분담해야 했다. 각자의 시댁에서며 각자의 교회며 회사에서 밀려오는 손님들은 정말 우리 형부들이나 언니들의 신임을 짐작할만하니 든든하고 정말 좋아보인다,.

새벽 두시가 되니 손님이 조금 줄어들었다.

난 동생과 조카들 옆에서 빈소를 밤새 지켰다. 동생 친구랑 이야기도 많이 하고 동생의 맘을 잘 헤아려 주는 많은 친구들이 그저 고맙고 형제하나 없이 혼자서 외로웠을 동생을 생각하니 더 잘해 주어야겠단 생각뿐이었다. 그저 바라만 봐도 든든한 동생이다..하는 일마다 아버지가 잘 살펴 주실것이라고 생각하며 더 동생을 응원하는 누나가 되어주어야지 생각했다.사람들을  좋아하고 골고루 인정도 많이 베푸신 내 아버지처럼 동생도 그렇게 살고 있는것 같다.

날이 밝도록 아버지의  빈소를 지키면서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게 믿어지지 않고 그저 또 하나의 가족 행사를 치루며 가족들이 모두 모여 담화를 나누며 즐거워 하고 있는 기분이다.

집에만 들어서면 아버지는 계실것이고 또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실 것이다..그래 그렇겠지..하다가 또 아침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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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3 0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7-04-23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1;26속삭이신님/
제 기억에서 가물가물해지기 전에 대충이라도 써놓고 싶어 이렇게 두서 없이 써 놓았으니 이해해 주세요...감사합니다.

소나무집 2007-04-24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쓸 여유가 있으셨네요.

치유 2007-04-25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이렇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저리답니다.그럴때마다 기도 할수 있는 힘이 있다는것 감사할 일이지요..
소나무집님/덤덤하게나마 이렇게 써놔야 할것 같았답니다..친정이라서 인지 정말 아버지 보내드리는 일을 너무 편안하게 치렀거든요..그래서 피곤이 금새 풀렸었답니다..
 

4월 16일 월요일

이른 아침이라기 보다 월욜 이라서 아이들 아빠 일찍 보내야 하는 부담감도 있고 일욜밤 일찍 잠든 탓에 새벽 두시에 일어나 더 이상 잠들지 못하고  알라딘만 서성거리고 다녔었다. 쌓인 적립금으로 어떤 책을 사볼까 하고..

새벽 다섯시 반에 아이들 아빠 출근하고 아이들 깨워 준비시켜 학교에 보내려 밥먹이고 있는데 소라가 핸폰울리는 소리에 켜서 그런다..

"외할아버지가 위독하신가봐요.." 그 때가 아침 7시 42분었다.

지현이가 보낸 핸폰 문자는 의사선생님이 오늘밤 넘기시기 힘드시겠다고 하셨다는 내용이었다.

믿어지지 않고 뜨거운 눈물만 흘러 나온다. 다시 동생에게 전화해서 확인하니 아침 회진의사선생님 말씀이 그런단다..그러면서 자기도 서둘러 내려가려는 중이란다.

아이들 아빠에게 연락을 하니 저녁에 찾아뵙자고 한다..소라 아빠도 저번처럼 다시 회복하실줄 알았던가 보다.. 난 저녁넘기시기 힘드시다는데 저녁은 무슨 저녁이냐고 투정을 부린다음 혼자 준비를 하고 있는데 불안한 마음은 어쩔수가 없다.

어제 사온 화초들을 옮기며 기도가 절로 나온다.. 내 주여,,뜻대로 하시옵소서..

아무래도 아버지 옆에서 병간호 하고 있는 언니랑 통화를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숨이 막힐 것 같다..

언니는 그런다..아직 연락 못 받았느냐고...아빠 돌아가셨어..하며 흐느끼는데 가슴이 무너진다는게 이런거구나 싶다..

4월 16일 아침 8시 22분에 천국으로 향하신 내 아버지..뭐가 그리도 급하셨답니까..회진하는 의사가 가족들에게 연락하라고 한지 삼사십분 도 안된 시간에 그리도 급하게 가시다니요..

임종을 지킨 두 언니랑 엄마 ..그 와중에 엄마는 편안하게 주무시더란다..세상에..평소에는 엄마를 그리도 힘겹게 하시더니만 가실땐 그리 인사 한마디 없이 아무런 미련도 후회도 없이 가셨다니..언니의 기도에 아멘으로 화답하시고 정신도 멀쩡하셨다는데 가실때도 그렇게 편안하게 가셨다고 하니 임종을 못뵌 우리들은 그저 감사할 뿐이다.

두 언니는 아버지께 언제나  각별하시더니 임종을 지킨걸 보면 효녀들인것은 확실하다.그 많은 딸들중에 한명도 마지막 가시는길 배웅을 못해 드렸더라면 얼마나 한이 되었을텐데..두 언니가 지켜 드렸다니 천만 다행한 일이다.

그렇게 아버지는 이주일정도의 짧디 짧은 신호만을 알린채 천국문을 향해 가셔버렸다.지금도 믿어지지 않지만 가셨다.

위독하셨다가도 다시 회복하시길 두번이나 그러셨기에 곧 회복하실줄 알았다지만 서둘러 천국문 향해 가시는 발걸음을 붙잡고 또 붙잡아도 아무런 미련도 후회도 아쉬움도 없이 아주 편안하게 그렇게 가셨다.

차마 더 붙잡지 못한 우리들은 그저 아쉽고 또 아쉬운 맘뿐이다.

서둘러 가족들이 모두 모인시간은 저녁시간이었다..소라 아빠도 서울에서 다시 내려와  원주에서 만나내려가는데 부들 부들 떨리고 추웠다..

휴게소 한군대를 들러 라면이라도 먹고 가자는데 춥기만 하고 입이 벌려지지 않았다.

해남까지 가는 시간은 다섯시간이 걸렸다. 다른날은 보통 일곱시간을 걸려 가는길었기에 엄청나게 빠른시간에 도착하였건만 참으로 길게만 느껴진 시간이었다...언니들에게 아버지 가시던 길 이야기를 들으며 참으로 감사한 맘과 홀로 남겨진 엄마를 보니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그리고 조금있으니 큰언니네가 오고 둘째언니네가 왔다 조카들과 조카며느리도 함께 왔다. 정말 이쁘고 고마운 조카들이다.

우리집 하나밖에 없는 내 남동생 ..그리고 아버지의 하나뿐인 며느리..그리 이뻐하시더니 어찌 두고 가셨는지...손님들이 몰려오고 정신이 없이 저녁을 넘겼다.

그 와중에도 잠이 오다니..한숨 자고 일어나니 목이 너무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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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4-23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일이 있었군요. 마음이 많이 아프실텐데 이럴때 뭐라고 위로의 말을 드려야 할지.... 그저 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치유 2007-04-23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제 기억에서 가물가물해지기 전에 대충이라도 써놓고 싶어 이렇게 두서 없이 써 놓았으니 이해해 주세요..감사합니다.

홍수맘 2007-04-23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배꽃님 소식이 없어 저희도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저 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비로그인 2007-04-23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깊은 위로 먼저 전해 드릴게요. 저도 아버지한테 잘해드려야 되는데...
아무리 잘해도 나중엔 또아쉬워하겠지만요.

소나무집 2007-04-2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 아프네요. 어떻게 위로의 말을 드려야 할지...

치유 2007-04-25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감사합니다. 네..전 멀쩡하답니다.
홍수맘님/네..감사합니다.
체셔고양이 2님/그러게요..아쉬움과 미련이 남겠지요..
소나무집님/괜찮아요..고마워요..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