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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요 선생님 - 남호섭 동시집
남호섭 지음, 이윤엽 그림 / 창비 / 2007년 1월
평점 :
이렇게 밝은 마음으로 자연과 아이들을 바라보며 살수 있는 시인의 마음밭이 무엇보다도 너무나 부러웠다고나 할까?/시집을 읽으며 이렇게 동화한편 한편을 보는듯 즐거웠던 적이 얼마나 있었던가..정말 살아서 움직이는 시집을 만났다.
기숙사란 시를 읽을땐 기숙"사에서 왔다는 청란이의 조심스럽게 물어오신 할머니에 대한 배려가 듬뿍 담긴 멋드러진 대답에 배꼽을 잡고 웃다가 샘많고 호기심 많은 둘째 녀석에게 책 뺏겼었다..
그리고 첫시 만우절을 통해 지난 만우절에 큰아이가 심각한 얼굴로 돌아와 자기반 선생님께서 전근가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우절 이라고 꾸몄던 모든 악동 짓들을 하나도 못해 보고 시무룩한 하루를 보내고 왔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물론 다음날 이 순진한 여학생들 그게 선생님들이 꾸며낸 음모였었다는걸 알고 안도하며 얼마나 억울해들 했던지..아이들보다 더 앞선 선생님들의 만우절 행사가 있었을줄이야...그런데 이 시에서도 선생님들의 개구진 모습이 너무 생동감 넘치게 표현되어 하하 웃게 한다.
그리고 언제나 푸르름과 이렇게 좋은날 을 소망하며 꿈꾸는 내게 안개의 달리기는 투명하게 물들어가는 봄빛초록의 산을 보며주었다. 간디학교에서의 삶이 충분히 행복하고 아이들을 하나하나 가족같이 사랑하는 시인의 마음에서 대화를 통해 얻어낸 것임이기에 더 친근하게 다가온것인지도 모를일이다.
하늘의 별빛들이 내려다보는 굼뱅이 속에 날개 숨긴 인간천사들..한손으로 자전거를 잡고 한손에 낚시대를 잡고 유유히 사라지는 명우..잘하려다 실수도 하는 아이.그리고 바쁠것 하나 없는 시골버스기사가 차 세워두고 물좋은집 물 받아오는 장면.. 도둑할매의 나눔..한방울의 물이라도 논에 들이기 위한 농부님의 운동장으로의 가로지른 바쁜 발걸음...외할아버지 병수발로 미안해 하는 엄마..그러나 정작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눈물조차도 흘리지 못하는 엄마..하나하나 우리들이 삶의 모습이 아닌가..그래 ..그래도 산수유 곱게 피어나고 있었다...
아이들도 부모도 모두 함께 공감하며 특별하고 즐겁게 볼수 있는 멋진 시집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다 읽고 나자 시집을 읽었다기 보다 아름다운 동화를 본듯한 착각은 뭘까?? 한장 한장 넘기며 시속에 들어가서 그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다 보면 목판화의 묵직함에도 여러번 반할 것이다.
시속에 담긴 학생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살아있는 시를 쓸수 있는 시인과 함께한 아이들은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에 아이들이 더 밝아 보인다..이 멋진 시인이자 선생님은 때론 시속에 선생님이란 직업을 살리고..아이들의 웃음속에 시인을 살리면서 이렇게 경쾌하고 통쾌한 멋진 시를 쓰면서 오늘도 내일도 넉넉하고 고마운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자연을 사랑하고 이웃과 아이들을 사랑하며 삶을 꾸며 나가신다는게 참으로 멋지고 부러울 뿐이다..이런 종류의 시집이 더 많이 나온다면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받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