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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 바다에서 차를 마시다
한승원 외 지음 / 예문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차는 누덕 누덕 걸친 옷(허위)으로 마시지 않고 맨살(실체) 으로 마셔야 차를 더욱 향기롭게 마실 수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재미있는 일화 하나가 있습니다. 한 부자가 향기로운 차를 대접하려고 사람들을 초청했는데 초청되어 온 사람들 가운데 옷이 누추한 사람이 있어 그를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는 돌아가 깨끗하고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타나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주인이 대접한 여러가지 향기로운 차들을 입으로 마시지 않고 모두 자기의 옷에 부어버렸습니다." 117page
차는 어떤 차를 마시는가 보다 누구와 마시는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끔 차 한잔을 끓여 들고 우아하게 마시기 보다는 발코니에서 서로의 얼굴을 먼저 봐달라고
아우성 치는 듯한 화초들을 들여다 보며 그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며 미소를 머금어 보내기도 하며 차를
마시곤 하였다.
그러면서...이상하게 녹차를 마실때에는 그게 잘 안되고 혹여나 찻잔을 들고 거실이라도 거닐며 마시게
될때는 우리차는 이렇게 마시는게 아니지?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며 나는 맘이 참 편안해 졌다.
다도를 배울때 우아하게 한복을 차려입고 배웠다.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서 다도를 배우는 날에는 한복을 싸들고 간다.
그런데 한복까지 우아하게 차려입어야 한다면 우리전통차를 쉽게 마시겠는가??
치를 마실때에는 마음편하게 나를 들여다 보며 마음 편하게 마시리라.
예전보다는 더욱 더 자주 우리 차를 마시리라..
열한분의 문장가들이 엮어 놓은 차에세이를 보며 차 한잔을 마주 놓고 마음 주고 받으며
마시고픈 사람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때까지 친구가 그리워서 몇잔의 차를 마시곤 했다.
가끔 우아하게 찻상을 내면 둘째가 좋아한다.
오늘밤에는 가족 모두 차 한잔 마셔야겠다.
우아하지만 격식 따지지 않고 편안하게...그렇게 차향을 음미해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