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지기님들 페퍼를 보다가 울 신랑도 그랬던 적이 있었지..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안쓰럽고 나를 보고 있는듯 했다.
울 신랑도 한참 일에 푹 빠져 있던 때가 있었다..
아니 스스로 빠진게 아니라 부대에서 일에, 술에, 근무에, 훈련에 미쳐버리게 했었다.
그래서 밤 한시 두시에 들어오는 날이면 빠른것이고
새벽 세시가 다 되어 왔다가 두세시간 눈 붙이고 여섯시가 되면
다시 군복을 입고 나가곤 했었다..술냄새 풍기면서..
난 그때 그랬다..
이해가 안 되고 도대체 이부대는 왜 이렇게 모였다 하면 술만먹고
훈련이 끝났다 하면 술판인가 이해가 안 간 적이 한두번이 아니고 상관들이 꼴도 보기 싫었었다..
그러길 몇개월 하다 보니 숨이 막히고 죽을 것 같았다..아이들은 꼬물 꼬물 어리지..
이야기속에서나 나올듯한 그런 산골짜기에서 살자니 낯설기도 하지..
그땐 정말 그랬다..그런곳이 처음이고 이런 곳에서도 내가 살수 있었네??!!...였었다..
이젠 산전 수전 다 겪었지만..
그땐 강원도 골짜기에서 살자니 더 숨이 막히고 미쳐 버릴 것 같아서 마시지 못하던
술을 한 모금 마시고 후들 후들 떨리는 다리를 이기지도 못하며 잠이 들곤 했었다..
그땔 생각하면 참 순진그 자체였었나봐..히히..지금은 술 한모금해도 끄떡도 안 하는데..ㅎㅎ
그러길 한 삼년 했었나??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우리는 그 지긋지긋한(때론 너무나 행복했던) 곳에서 빠져 나왔다..
그런후 거울을 보니 나의 인상은 바뀌었고,,얼굴엔 주름투성이지 않는가..
어머 이게 누구야..내가 뭐한거야.!!
그러면서 아이들 아빠도 점점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더 행복해 했고
나도 그 지겨웠던 시절을 잊어가기 시작했다
세월은 나를 그렇게 변하게 했다..
그리고 일에 또는 친구들에 반해있던 가장도 한때일뿐이란걸 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