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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는 아프다 ㅣ 푸른도서관 13
이용포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3월
평점 :
아주 어릴적에 엄마 따라 어느 동네에 갔는데
그 동네에 멋진 고목나무 두 그루가 멋지게 마을입구를 지켜 주고 있었던 게
지금 생각해도 얼마나 멋졌던지...
우뚝 서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그 고목들이 어린 내가 봐도 너무나 멋지고 좋았었다..
그리고 그렇게 큰 나무가 있던 그 동네가 너무 부러웠었다..
마을앞 고목나무는 아이들의 쉼터이기도 하고
어른들의 말 벗을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수다스런 우리 어머니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기도 하는 그런 곳이다..
이 책에도 그렇다..가난한 마을 사람들의 등불이다..
밤길을 밝혀 주는 등대이기도 하다.
순호 엄마의 지친 밤길을 지켜주고, 순호의 새벽 신문배달을 배웅해주기도 하고 맞아 주기도 하는..
어느날 갑자기 떠나버린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 단비의 기다림이기도 하다.
그리고 재채기 인형의 보금자리가 되어 주기도 하는곳..
등대지기의 삶의 무게를 내려 놓고 쉴 수 있게도 하는곳..
노름에 빠져 전세방까지 날려버리는 순호 아버지의 넋두리 속에 가족을
사랑하는 맘을 엿볼수도 있는 곳이기도 한곳..
느티는 그 곳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모든 이들의 아픔도. 기쁨도.. 다 들어 주며
욕쟁이 할머니의 삶을 보고 죽음을 보지만..정작 자신은 아파도 아프단 말을 못한다..
그래서 속이 곪고 아프다..
마을 사람들의 삶이 너무나 애처로워서 속이 다 썩어가는 것은 아닐까??
우리들의 부모처럼..자신의 아픔을 얘기하지 않고 자식들의 모든 아픔을 쓰다듬어 주는 느티는
우리들의 부모를 닮았다..
늘 그 자리에 고목처럼 버티고 서서 자식이 잘 되길 바라고 또 바라는 부모처럼..
정말 느티는 아프다..
이제 돈만 밝혔던 주인집 아저씨가 이웃의 소중함도 알고 정말 소중한게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변하므로 인해 더욱더 순호내 가족이
더 사랑하며 지낼수 있게 되었으니..느티도 즐겁고 행복한 소리만 듣게 되겠지??
주인집 아저씨의 말처럼 순호는 아주 멋지고 훌륭하게 잘 커서
느티를 어루만지며 느티에게 고맙다고 말할거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순호의 앞날을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