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100일 영어 필사 (사철제본, 원어민 음원 무료 제공)
손지은 지음, Karen Liang 감수 / 더블:엔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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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이야기를 영어로 따라 쓰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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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100일 영어 필사 (사철제본, 원어민 음원 무료 제공)
손지은 지음, Karen Liang 감수 / 더블:엔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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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필사의 열풍이 세긴 센가보다. 트렌드를 별로 쫓아다니지 않는 나조차도 그 열풍에 휩싸여 날아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예전보다 삶이 조금 여유로와져서 더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일하느라 정신없이 쫓아다니다 보면 필사고 뭐고 피곤해져서 쳐다도 보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시간이 조금 있다보니 남는 시간에 차분히 따라 쓰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은 소녀적인 감성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런 필사책이다.

키다리아저씨, 소공녀, 작은 아씨들, 비밀의 화원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빨간 머리 앤까지 총 다섯 권의 이야기들을 편집했다. 다섯 권 모두 익히 알려져 있는 이야기들이고 누구라도 다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어서 접근하기가 쉽다. 영문으로 읽었을 때 부담이 훨씬 덜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미 빨간 머리 앤은 요약본으로 써 본 적이 있어서 다른 네 편의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고아원을 떠나서 자신의 방을 가지게 된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편지의 내용이 담긴 이야기가 제일 처음에 나온다. 편지 속에 가득한 기쁨이 그대로 느껴진다. 한글로 읽었을 때도 좋지만 영어로 따라 쓰는 재미를 무시하지 못한다. 이 책의 장점은 하루치 분량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다. 시간이 없다고 해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런 압박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어서 더 좋다. 하루치를 다 쓰고 그대로 덮어도 좋고 여유가 있다면 그대로 다음 날의 이야기를 써볼 수도 있겠다. 실제로 나는 처음에 이틀치를 다 썼다.

가장 중심되는 한 구절을 제목처럼 제일 위에 따로 주어져 있어서 핵심 문장을 파악하기 쉽고 큐알코드가 있어서 다 쓴 후 또는 쓰기 전 본문 내용을 들어볼 수도 있어서 쓰고 듣고 읽고를 다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만약 이 책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100일이 끝난 후에는 매일 한 문장씩 한줄 필사를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제목처럼 나온 부분의 영어 문장을 따로 편집해 둔 것이다. 필사가 끝난 후에도 다시 한번 되짚어 상기할 수 있어서 이 부분을 보는 순간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었다.

사철제본으로 180도로 좍 펼쳐지는 책은 필사를 하기에 가장 적합환 조건을 만들어 준다. 유화그림을 보는 듯한 표지는 매일매일 이 책을 잡고 싶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데 일조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들을 영어로 읽을 수 있고 쓸 수 있는 100일의 시간. 나는 그보다 더 일찍 필사책을 끝낼 것 같긴 하다. 지금 이 시점에도 이 책의 이야기들을 쓰고 싶어 손이 근질거리므로 말이다.



#영어필사 #키다리아저씨 #소공녀 #작은아씨들 #비밀의화원 #빨간머리앤 #하루10분100일영어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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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역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
이누준 지음, 이은혜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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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구름 없이 맑은 날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면 노을 열차가 온다.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어쩌면 그리 비슷한 정서를 담고 있는지 두번 다시 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사람을 만나게 해 준다는 그런 조건을 가진 소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런 조건에 혹한다. 그것은 그리운 사람을,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사람이 있기에 더 간절한 지도 모르겠다. 그때와 지금은 그 대상은 달라졌지만. 보고싶다보고싶다보고싶다. 목놓아 울어도 그리움에 몸부림 쳐봐도 사진이나 볼 수 있을뿐 이 세상에서는 만날 수 없다. 그런 존재를 단 한번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일년 삼백육십오일을 그 역에서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인사 없이 훌쩍 떠나버린 친구, 사랑했지만 막을 수 없었던 연인, 친구들에게 숨기고 싶었던 부재하는 아빠, 떠나는 것을 막고 싶었던 아내, 가슴 속 깊이 묻은 아들 등 저마다 기다리는 사람은 다르지만 한 가지 그들을 보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동일하다. 누군가의 소개로 카페에서 이 역을 알려주서 온 사람도 있고 어딘선가 듣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이 곳을 찾은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여기에서 만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보고싶다는 말을 하고 싶다. 들어 줄 사람 없는 메아리가 되겠지. 살아 있을 때 실컷 할 걸 그랬다. 떠나기 전에 많이 많이 봐둘 걸 그랬다. 뭐 그리 바쁘다고 종종거렸는지 뭐 그리 중요하다고 승질을 부렸는지 뭐 그리 힘들다고 짜증을 냈는지 다 부질없다. 그 대상이 사라진 지금은 말이다. 떠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 이야기 속의 아내처럼 병이 발견되었으니까. 항암은 한 사이클만 하고 말았으니까. 누군들 이 세상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들과 오래 함께 살고 싶지 않겠냐마는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우리 모두는 하잘 것 없는 인간인데 말이다.

첫 이야기부터 눈물이 맴돈다. 나는 아직 떠난 친구가 없는데도 그러하다. 친구가 많은 편이 아니라서 주위에 있는 친구들은 모두 소중하다. 사실 오래 전 친구중 한 명은 벌써 오래전 하늘나라로 이사를 갔지만 학창시절 동네에서 교회에서 몇번 인사나 할뿐 아주 친한 친구는 아니어서 그녀가 떠났다는 소식도 나중에나 건너건너 알게 되었다. 내 사랑하는 친구들을 보내고 싶지 않다. 이 나이가 되어도 그런데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그보다 훨씬 더 어린 나이다. 그래서 그들의 우정이 조금은 안타깝다. 그래도 마지막으로라도 만날 수 있었으니 되었다 싶다. 그 우정은 그들의 평생에 기억될 테니 말이다. 작가의 책은 처음이다. 뻔한 힐링소설이라 치부하면 또 그렇게 보이기도 하겠지만 이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참 곱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겠지. 이 뻔한 이야기를 나는 또 읽어보고 싶어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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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피싱
조진연 지음 / 북오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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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말하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상세하고 자세하며 자세히 기술되어 있는 내용들이고 어찌 말하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세부적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어딘가의 누군가는 이대로만 사기를 쳐도 살아남겠는데 라는 걱정이 앞서는 이야기다. 너무 완벽을 기하며 잘 나가다 보니 이 결말이 어떻게 나려고 이러는가 싶기도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 생각과는 달리 작가가 이미 미리 설정해 둔 설정대로 약간의 반전을 주어 틀어 휘몰아쳐서 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이야기다.

영화 <보이스>와 <시민 덕희>를 봤다면 비슷한 유형의 이야기라 같은 맥락에서 보아도 좋을 듯 하다. 보이스 피싱 업계에서 시나리오를 쓰며 잘 나가던 이선경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자 아예 그곳을 나와 자신만의 새로운 회사인 하나리서치를 만든다. 이전에 일하던 곳보다 훨씬 더 소규모인 업체지만 그만큼 확실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작성한 매뉴얼 대로만 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고 돈을 뜯어내는 것은 아주 자명한 이치였으므로 말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다른 사람의 돈이 아닌 자신이 일을 하던 정수식품의 돈을 가져오는 것이 더 큰 목표였다.

영화에서보면 중국 같은 곳에서 거대한 공장을 차려놓고 일인당 전화기를 한 대씩 붙들고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전화해 사기 치는 장면들이 등장을 한다. 요즘의 추세로 본다면 중국이 아니라 캄보디아로 옮겨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예전처럼 무작위가 아니라 이미 털린 개인정보 등을 활용해서 자신들의 매뉴얼에 딱 맞는 호구들을 대상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더 세부적인 접근과 사기로 인해서 호구가 되어 버린 피해자들은 정신을 못 차리고 거액의 돈을 그들에게 바치게 되는 것이다.

모든 범죄는 다 나쁘다. 폭력이나 살인이나 강간이나 모두 다 나쁘다. 어느 것 하나 선처를 바라는 행위가 있을리 없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사기는 더욱 나쁘다. 이것은 비단 사람을 죽이는 것뿐 아니라 그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죽이는 범죄이며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모든 것을 죽이는 행위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믿음을 이용해서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로 인해서 재산을 훔쳐가는 사기범들은 싸그리 다 잡혀가거나 자연적인 멸종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다. 누군가는 안 당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안다. 얼마나 촘촘한 매뉴얼로 피해자들의 약한 부분을 콕콕 찌르는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그런 범죄다. 형량의 자비란 없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본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이 소설 속의 이야기 그대로 누군가 갚아주었으면 좋겠다 하고 바라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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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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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저러해서 그러저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니 범인은 누구입니다. 이렇게 딱 끝내면 참 좋으련만 앞에 다 이야기 해 놓고 이해도 다 했는데 그래서 저렇게 된 거구나 하고 알아차릴 무렵에 반격을 하면 어쩌란 말이냐. 이런 식으로 반복되는 추리는 조금 별로라 하는 편이다. 누군가는 그런 기법을 좋아할 지 몰라도 말이다. 영화도 타임 슬립은 괜찮지만 같은 날이 반복된다거나 하는 식의 설정은 영 별로라 한다. 지루하다고를 외치며 말이다.

시라이 도모유키의 책을 처음 읽은 건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라는 다소 긴 서술형의 제목이었다. 워낙 제목이 인상적이었고 표지도 끌렸기에 더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후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라는 역시나 서술형의 제목을 들고 나왔을 때 아 이 작가는 이런 식으로 작품을 쓰는가 보다 하고 담아 두었더랬다. 내용의 흥미로움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다소 엽기적인 행각을 그려내는데 천재인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런 작가였다.

그런 작가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 바뀐 것은 [명탐정의 제물]부터였다. 앞에서 말한 내용도 그 책의 표현 방식이었다. 내가 알던 작가의 이야기와 너무 달라서 아 이런 식이면 곤란한데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었다. 그런 행보는 다음 책인 [명참정의 창자]에서는 괜찮았지만 [엘리펀트 헤드]에서는 극점을 찍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아니아니 이대로는 아니되오. 내가 당신에게서 멀어지게 하지 마오.

이 책은 앞서의 이야기들과 다르게 단편집이다. 더해서 앞의 책들보다도 이전에 나온 첫 소설집이다. 그렇다면 다소 미진한 구석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오히려 멀어질 뻔한 내 마음을 돌려 놓게 한 수작들이 가득하다. 짧으면 짧은대로 길면 긴 대로 그 나름의 이야기들의 틀을 다르게 가져가고 있어서 색다른 맛을 느끼는데 아주 그만이다. 아동 연속 살인사건을 다룬 <최초의 사건>, 인간이 아닌 새로운 존재들을 그려낸 <큰 손의 악마>와 <모틸리언의 손목>, 돈은 없지만 여자를 안고 싶은 남자에게 주어진 죽은 여자 이야기를 그린, 아니 거기서부터 시작된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 마지막으로 이형의 존재들이 모여 쇼를 벌이고 하나의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범인 찾기가 그려지는 <천사와 괴물>에 이르기까지 어디선가 본 듯한 하지만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늘 반복하지만 단편집을 그냥 별로라 막연히 별로라 하는데 이 정도 퀄리티를 가진 이야기라면 그리고 어딘가 모자람 없이 닫아주는 결말이 존재한다면 단편 또한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할 것 같다. 작가만의 특색인지 모르겠지만 결론을 다 내리고 아니아니 이것은 다시 거슬러 가야하오를 외치는 것은 마지막 이야기인 천사와 괴물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이야기 역시도 그러한 방식을 추구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에 진범이 누구인지를 확정해주고 그것을 확실히 알려줌으로써 어디 한 곳 빈틈 없이 꽉 닫아준 결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싫어싫어하면서 읽는 것이 이야미쓰였던가 이 작가 또한 이 분야에 탁월하다고 개인적으로 인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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