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 황금시대의 살인 - 눈의 저택과 여섯 개의 트릭
가모사키 단로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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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즈키는 예티를 찾으러 간다고 했다. 혼자 가면 될 걸 됀히 가스미는 끌여들였다. 가스미를 꾀는 건 쉬웠다. 유키시로 바쿠야의 저택인 설백관에 숙소를 잡았다고 하자 자석에 철이 스르륵 붙듯 따라왔다. 십여년 전 추리작가인 그는 사람들을 불러 놓고 인형에 칼이 꽂힌 밀실을 만들었다. 내노라하는 전문가들이 그 트릭깨기에 도전했으나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고 여전히 밀실로 남았다. 그것이 인형의 죽음이어서 다행이었달까. 그 상태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방이 그곳에는 여전히 존재하고 가스미는 그 방이 궁금하니 어쩌겠는가 따라가야지.

그렇게 손님들이 하나둘 모인 설백관 즉 눈의 저택에서 이런 설정이라면 당연하게도 살인사건이 발생을 한다. 누구나 다 알다시피 밀실이다. 총 열두 명이 묵기로 되어 있던 곳에는 두 명이 사고로 오지 못했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사람이 죽은 채로 발견된다. 이 방의 문에는 트럼프가 붙어 있었고 문이 잠겨 있어 부수고 들어가보니 전문가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그 방하고 똑같이 생긴 사건이 일어났다. 이른바 모방범의 짓이라고 해야 할까. 들어오는 다리는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다시피 끊어진 상태. 전화는 안 터지고 유선전화는 끊겼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범인은 어디? 이 안에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 생각되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현장과는 다르게 그런 의심에 대한 부분은 이 이야기 속에서는 조금 덜 느껴지는 분위기다. 밀실 트릭은 예상가능하게도 풀리지 않고 그이후로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또 다른 또다른 또다른 밀실사건들. 공통점이라고는 트럼프 카드가 있다는 것이랄까. 하지만 그 카드도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번호순 대로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 카드가 주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처음에 등장한 가스미가 주로 이끌어 가는 줄 알았더니 그보다는 오히려 미쓰무라 시쓰리가 더 당차게 나선다. 가스미는 그저 조수격이랄까. 알고보니 제일 처음에 나왔던 그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 시쓰리였고 가스미는 친구였지만 어느 순간 멀어져 버린 그친구를 여기서 다시 만나서 반갑기도 하지만 그녀와 연관성 있는 그 사건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싶어한다. 결국 그 사건은 재현의 형태로 다시 한번 저질러지게 되고 그 사건을 풀 수 있는 것은 아니 풀어야 하는 것은 가스미의 몫으로 남겨진다.

색다른 밀실 살인사건의 형태가 계속 등장을 하고 그 트릭을 풀어가는 것도 많은 사람이 도전을 하면서 바뀌는 형태가 되고 지루함이 들어오기에는 물 샐틈 하나 없이 꽉 닫힌 이야기 형태가 전개된다. 밀실 사건의 범인이 무죄로 풀려나면서 밀실살인이 성행을 하고 그 트릭을 깨는 사람도 그 트릭을 만들어 내는 사람도 존재한다는 밀실 황금시대. 실제로 이런 시대가 도래하지는 않겠지만 사람의 범죄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지며 밀실 사건의 총집합체라 여겨지는 이야기라고 보아도 좋겠다. 해설에서 작가가 좋아하는 작품을 꼽아두었는데 가위남, 미스터리 아레나, 시인장의 살인, 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 등 내가 좋아하고 즐겨 읽었던 작품들이 나와서 반가왔으며 월광게임이나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등은 조마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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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저택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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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보는 미미여사.언제나 기대 가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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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서 온 남자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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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물을 처음 읽었을 때만 하더라도 우와 하면서 이런 설정은 정말 획기적이다 라는 놀라움을 가졌더랬다. 이게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픽션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기에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되는 그런 설정이었다. 누구라도 사람들은 한가지 길밖에 선택할 수 없고 다른 길에 대한 호기심은 가지기 마련이며 때로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면서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을 가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때의 선택을 다시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이야기 속에서는 짧은 기간이나 먼 기간 상관없이 작가의 마음대로 등장인물들은 시간 여행을 한다.

시간여행을 하는 설정은 정말 다양하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공통점은 가지기 마련인데 그것은 어떤 물건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가만히 현실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뿅 하고 사라질 일은 잘 없지 않은가? 아무리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은 시간여행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서사가 있어야지 아무런 맥락없이 그냥은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타임머신 같은 그런 기계가 만들어졌겠지.

이제는 어느 정도 식상해버린 설정일지라도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같은 연필이라 하더라도 아이가 그린 그림과 전문가가 그린 그림이 달라지듯이 말이다. 전건우라는 작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이 타임슬립이라는 고리타분한 설정을 아주 적절하게 잘 써먹었다. 그의 선택은 먼 과거가 아닌 바로 어제라는 시점이었다. 거기에 시한부 인생이라는 부수적인 설정까지 더하고 조폭과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첨가제를 약간 더 첨가해서 사람들이 외면할 수 없는 아주 시간을 순삭해버리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 이야기가 재미없다면 그것은 반칙일 수도 있다.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앞뒤로 다 두루루 박았기에 다들 자신이 괜찮은지 보고 나와보는 그런 아수라장이었다. 하지만 진혁의 앞차는 상황이 달랐다. 그는 내리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아예 차를 빼서 도망가려는 액션을 취했다. 음주인가 약물인가 의심해보려는 찰나 운전석이 열리더니 누군가 튀어나와 도망을 간다. 그를 쫓아가는 진혁. 그가 그런 행동을 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는 앞차의 열린 트링크를 보았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이 책의 앞표지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 그렇게 이상한 운전자를 쫓던 진혁은 그를 따라 한 장소를 통과한 후 달라진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시한부에 조폭에 지고지순한 사랑에 아주 그냥 언젠가 본듯한 90년대적 설정이란 설정은 다 때려 넣었다 싶으면서도 또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살아있어서 이것이 전건우식 타임슬립인가 하는 기대를 가져보게 된다. 솔직히 이야기가 재미나면 혹시 속편이 나오려나 하면서 기대하게 된다. 이 역시도 마찬가지다. 진혁을 도와주는 유 팀장. 그녀의 존재가 이번 책에서는 많이 부각되지 않았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봐도 좋을까. 참고로 전건우 작가의 [살롱 드 홈즈]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이제 드디어 방송을 한다. 특별출연도 많고 개성 뚜렷한 사인방의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원작소설이 조금은 더 팔렸으면 하고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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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집
정보라 지음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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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정확히 집어주는 문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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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집
정보라 지음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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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실 정보라 작가의 책을 도서관에서 몇번이고 지나쳤다. 그 앞에서 몇번이고 망설였다. 읽을까말까를 굉장히 고민했다. 아마도 수상작이라는 것때문에 오히려 더 망설이게 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니었다면 오히려 더 먼저 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닐 수도 있지만.

애매한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꿈인듯 현실인듯 경계가 나누지 않는 그러한 이야기를 선호하지 않는다. 꿈속인듯 아련하게 보이는 표지가 나를 한걸음 밀어내긴 했지만 그래도 그 뒤로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또 한 걸음 나를 끌어당기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이걸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건 이것이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것이었다.

'알'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여자가 시체에 물을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미 시체가 존재하고 그녀는 거기에 물은 준다. 그리고 시체는 자란다. 혼자 가만히 생각해본다. 시체가 오래되어서 거기에서 곰팡이 같은 것이 자라는 것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인가 하고 말이다. 작고 하얀 버섯 같은 것이 그런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렇게 혼자서 상상을 하고 있을 무렵 '병원 가는 날'이라는 제목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무정형이라는 존재가 등장을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나타난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다 특이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격인 이 존재만 해도 이름이 무정형이다. 성이 무 씨이고 이름이 정형인지 성이 무정이고 이름이 형인지 그건 알 수 없다. 이 존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하는 것도 모르겠다. 단지 이 존재는 그 자체로 존재하고 아이들의 집에서 한번씩 일을 한다. 그리고 집을 돌아다니면서 이 집이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지에 대해서 검사를 하는 일을 한다.

그나마 이 이름은 양호한 편이다. 무정형의 친구는 정사각형이고 자식은 가루다. 물론 삼각형도 존재하고 표나 관 같은 한자어의 이름도 등장을 한다. 처음에는 이런 방식이 낯설었다. 영어 이름이던 일본어 이름이던 딱 정해진 이름이 있어야지 어떻게 이런 이름을 사용할 수가 있지 하면서 의구심도 들었다. 내게 있어 이 작가의 책이 처음이라 더 그랬을 수도 있겠다. 다른 책을 읽어보고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어떠한지를 본다면 이 책의 이름들이 더 잘 이해될 지도 모르겠다.

공공임대주택에서 아동 학대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은 결국 살인사건이 되어 버리고 만다. 그 아이가 바로 색종이다. 색종이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곳이 아이들의 집이다 보니 이곳의 양육교사들도 그 사건으로 인해서 충격을 받는다. 또한 이와는 별개로 입양인 표와 관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가족이 있었음에도 해외로 입양이 된 케이스였다. 무슨 이유로 그들은 자신의 부모와 함께 살지 못하게 된 것일까.

작가의 말에서도 보여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유명한 아이 수출국이다. 인구수가 줄고 있는데 왜 아이들은 외국으로 나가는 것일까. 왜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저 아이들을 키우지 못하고 밖으로 보내는 것일까. 이 책처럼 아이들의 집이라는 곳이 만들어지고 정부와 온 나라와 정책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게 해준다면 그런 해외입양은 조금은 줄어들게 될까. 모를 일이다. 작가는 그런 것이 의문을 품고 이런 글을 쓰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한국의 아이들은 어디서 자라고 있는 것일까.


#장편소설 #미스터리 #스릴러 #평행우주 #아이들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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