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꽃 - 개정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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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나라에서도 가장 약한 존재들이 머나먼 이국땅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은 비통스런 이야기. 그러나 낭만적인 드라마를 기대했던 독자를 무참히 주저앉히고 살벌한 현실만이 남아버렸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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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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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몽실몽실 말랑말랑 예쁘게 진행되지만 나는 좀처럼 몰입도 안 되고 공감도 안 된 이야기. 영화는 좀 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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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6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16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11-17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가 영화보고서 엊그제 저한테 그러던데요. 영화 별로던데 책은 좀 나을까? 라고 ㅋㅋㅋㅋㅋ

마노아 2014-11-17 10:17   좋아요 0 | URL
이런, 어쩜 좋나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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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파도
유준재 글.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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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을에서 태어난 파란 말. 사람들은 상서로움의 징조로 여겼고, 이 신비로운 갈기를 가진 말은 군주에게 바쳐졌다. 이때부터 군마로서 길러진 파란 말은 거침 없이 전장을 누볐다. 그 거침 없음에 파란 말은 '파란 파도'라는 별명으로 불리었다. 파란 파도가 지나간 곳은 군주의 새땅이 되었고, 그 땅의 사람들은 가족을 잃고 땅을 잃게 되었다. 이제 사람들에게 파란 파도는 행운의 상징이 아니라 저주의 표식이 되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 다름 없던 전장터에서 자신과 똑같은 눈을 한 소년병사를 맞닥뜨리고 만다. 맹목적으로 전쟁터만 누빈, 이기는 것만이 최우선이 된, 뒤를 돌아보지 않는 그 거침 없는 눈빛이 무서웠다. 파란 파도는 자신도 모르게 멈추고 말았고, 그 순간에 화살을 맞고 다리를 크게 들어올렸다. 그 바람에 말에서 떨어진 군주, 게다가 전투에서도 지고 말았다. 군주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고 파란 파도는 이제 목숨을 잃을 처지가 되었다. 지금껏 파란 파도가 자신에게 가져다 준 승리 따위는 기억에도 없다. 한번의 실수로 가차 없이 목숨을 앗아간다. 군주로서는 그게 당연한 일인 것이다. 


파란 파도를 지금껏 돌보아온 노병은 차마 파란 파도가 죽도록 둘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성밖으로 몰래 도망치지만 추격해 오는 병사들의 화살에 온 몸이 찢기고 만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푸른 강물. 강물을 건너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아기 엄마를 본다. 이제껏 전쟁을 지휘하는 군주만 태웠던 파란 파도가, 처음으로 진짜 자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작은 사람을 태웠다. 가난한 이들이었고 도움이 절실한 사람이었다. 마침내 강물을 건너고, 영원 속으로 사라진 파란 파도. 이제껏 저주의 이름으로 각인되었던 그의 이름이 다시 평화의 상징이 되고 마는 순간이었다. 


의도적으로 색을 많이 쓰지 않고 상징적으로 파랑색과 검은색, 흰색 정도만 다루었다. 거친 붓질에서 도도하게 달리던 파란파도의 힘찬 모습과, 군주의 꽉 찬 욕심, 그리고 사람들의 절망까지도 함께 읽힌다. 글과 그림의 분위기가 잘 맞는다. '마이볼'로 감동을 주었던 유준재 작가의 신작이다. 서점에서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소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파란 파도'라는 이름도 참으로 마음에 든다. 사람을 죽이는 칼이 농사 짓는 쟁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처럼 보게 되는 상서로운 말이다.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어서 아련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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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11-16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이볼의 유준재 글과 그림이라니 관심이 가네요.
내용도 주제도 썩 괜찮아보여요~

마노아 2014-11-16 16:58   좋아요 0 | URL
책 세권을 연달아 읽었는데 이 책이 가장 좋았어요. 작가 소개에서 `마이볼` 보고서 더 반가웠지요.^^

서니데이 2014-11-16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가 파란 말의 해니까 올해와 잘 어울리는 책이 될 수도 있겠네요. ^^

마노아 2014-11-16 23:32   좋아요 0 | URL
아, 올해가 청마였나요? 제 띠이긴 했는데 색깔까진 기억이 안 났어욤.^^
듣고 보니 정말 맞춤한 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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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 - 지구촌 평화 그림책 내인생의책 그림책 53
오진희 글, 김재홍 그림 / 내인생의책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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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형체도 없는 아주 작은 먼지 하나, 세상에서 가장 힘센 무엇이 되어서 훌륭한 일을 해내고 싶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몰라도 반드시 되고 싶었다. 먼지는 도전했다. 주변에서 일러주는 충고를 잘 듣지 않았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그건 힘센 것이 아니었으니까. 오랜 시간을 거쳐 먼지는 힘센 강철 무기가 되었다. 그러니 힘은 세지만 훌륭한 일을 해내지는 못했다. 사람들은 강철 무기를 미워했다. 힘센 것이 되는 것에만 집중했던 먼지는 혼란에 싸였다.


뒤늦게 바람을 떠올려 보았다. 바람은 가장 의미있는 것은 이쪽의 생각을 저쪽으로 전달해 주는 것. 그렇게 서로가 닿도록, 소통하도록 전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그런 일을 의미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그렇지만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강철 무기가 되어보았던 먼지는 이제 그 값어치를 알게 되었다. 


언뜻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이 떠올랐다. 아주 작고 미약한 존재, 무엇에도 쓸모 없을 것 같던 그 강아지똥이 해낸 기적같은 변화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먼지 하나다. 본인이 작디 작았기 때문에 더 큰 무언가, 더 쓸모 있는 누군가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하드웨어적으로 힘센 강철 무기는 세상을 평화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을 더 폐허로 만드는 데에 적합한 존재였다. 


38도선을 넘어 북으로 행군한 날을 기념하여 국군의 날을 삼는 나라에서 평화란 소원하다. 기피해야 할 전쟁을 기념하는 곳으로 명명한 나라에서 평화는 멀기만 하다. 도무지 실효라고는 없고 분쟁만 일으키는 삐라 따위는 뿌리지 않도록 해야, 평화를 얘기할 입장이 되지 않을까. 혹시 먼지 친구가 착각한 것처럼 강철 무기만 갖추면 훌륭한 일을 해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전작권도 없는 나라에서? 


평화를 이야기하는 많은 책들이 있다. 우리가 다같이 추구해야 마땅하고 간절히 소원해야 하고, 또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이 평화가, 관념속에 가라앉지 않고 우리 가슴 속에 남아 있기를 원한다. 이 책도, 이 시리즈들도 그 작은 출발점이었으면 한다. 평생을 그런 가르침 속에서 살다 가신 권정생 선생님이 다시금 떠오른다. 선생님의 빈자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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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6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16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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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쪽에서 세계 작가 그림책 8
로랑스 퓌지에 글, 이자벨 카리에 그림, 김주열 옮김 / 다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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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담장 아래 다다른 꼬마 여자 아이. 친구들을 기다리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심심한 여자 아이는 홀로 공을 차며 놀기 시작했는데, 실수로 담장 너머로 공을 넘기고 만다. 담장은 너무 높고, 공을 찾아올 수는 없고, 꼬마아이는 막막하다. 그런데 반대편 담장에는 꼬마 남자 아이가 있었다. 불시에 넘어온 공 하나. 이를 어쩐다? 꼬마는 있는 힘껏 공을 던졌다. 반대편에 있던 꼬마 여자 아이가 돌아온 공을 보며 반가워한다. 둘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서로 말이 통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무언가 마음을 전하고 싶다. 너 누구니? 혹은 공 돌려줘서 고마워 같은,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그래서 공에다가 그림을 그렸다. 자기 얼굴을. 이제서야 공을 던진 사람이 꼬마 여자아이라는 걸, 꼬마 남자아이라는 걸 알아챌 수 있다. 그렇게 그 둘은 서로 얼굴도 보지 못한 사이이면서 친구가 되어 갔다. 그리고 마침내 담장이 무너져 내렸을 때 서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너무 높아서, 너무 가팔라서 결코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담장도 무너졌다. 25년 전, 그러니까 1989년 11월 9일에 무너져내린 베를린 장벽이 떠올랐다. 어찌 보면 말 실수에서 비롯된 한마디가 굳건하게 버티던 장벽을 무너뜨렸다. 물론, 그렇게 되까까지 동쪽을 향해 내내 러브콜을 날리던 서독 정부의 정책이 있었고 노력이 있었다. 그렇게 하나가 되더니 분단의 아픔을 이겨내고 유럽 연합을 이끄는 강국으로 우뚝 서버린 독일이 되었다.


불과 어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90년대 이전에나 하던 식의 반공교육을 하는 것을 보고서 식겁했다. 상대방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무찔러야 할 적'으로 인식한 채 어린 학생들에게 나쁜 인식을 심어주면서, 대체 어떤 통일을 이야기하고 어떤 소통을 말할 수 있을까.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평화가 아닌 전쟁을 원한다는 것인가? 


담장 너머의 사람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서로 소통했다. 서로 마음을 전달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 않는다. 반세기 전처럼 뿔달린 괴물이 살고 있는 게 아님을 충분히 아는데도 서로 소통하지 않는다. 정치적 목적과 얻어낼 수단으로밖에는 상대를 여기지 않는다. 서로가 인권을 무시하고 사람을 있는 그대로의 가치로 여기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향해 손가락질 한다. 쬐끄만한 땅덩어리 안에서, 자원 하나 가진 것도 없는 나라에서 대체 뭘 믿고 무대포로 위태로운 절벽을 향해 가는 것일까? 


그렇게 소통이라고는 모르는, 평화라고는 눈꼽만큼도 생각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 책속의 꼬마들을 좀 배우라고 권하고 싶다. 아주 작은 출발에서부터 달라질 수 있다고, 제발 그 가식적인 얼굴로 평화를 외치지 말고, 진정성 있는 평화를 도모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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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6 11: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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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4-11-16 16:59   좋아요 0 | URL
이렇게 지속적으로 반공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생각에 소름 끼쳤어요.
확신에 가득찬 저 육사 생도가 군부대에 가서는 또 군 장병들을 교육시키겠죠.
끔찍한 뫼비우스의 띠예요. 끝나지를 않아요. 후아...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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