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빵이, 그리고 장미가 필요해요.
우리 엄마는 청소노동자예요! -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은 엄마의 파업 이야기 희망을 만드는 법 9
다이애나 콘 글, 프란시스코 델가도 그림, 마음물꼬 옮김 / 고래이야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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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노리개, 슬기로운 해법

이상은 내가 제작 두레에 참여한 영화들이다. 그리고 어제 또 다른 작품의 제작 두레에 참여했다. 제목은 "귀향"이다.

최근 무슨 똥배짱으로 버티는지 이해할 수 없는 국무총리 지명자 때문에 더더욱 마음앓이를 하고 계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을 영화이다. 정부가 나서서 더 보듬고 책임을 져야 할 분들이지만 늘상 이분들을 챙겨주는 것은 연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었다. 


몇 달 전에는 근무하는 곳 인근 대학의 청소 노동자들이 파업을 한 적이 있다. 대학은 올해부터 임금인상을 약속하겠노라고, 지난 해 협상을 했지만, 막상 해가 바뀌니 입을 씻어버렸다. 전문대라 4년제 대학보다 학교 운영금이 부족하다나 뭐라나. 학교에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4년제 대학의 청소 노동의 강도와 2년제 대학의 노동 강도가 다르다던가? 무슨 변명이 이따위인지... 청소 노동자들의 파업은 일단락 되었지만 지금은 또 다른 플래카드가 붙어서 새로운 투쟁과 거기에 대한 연대를 분명히 고지하고 있었다. 이들의 긴 싸움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리고 여기, 바다 건너 먼 나라에서도 비슷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멕시코에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온 카를리토스네 가족. 이민 노동자인 엄마는 밤에 고층건물을 청소하고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신다. 엄마는 출근 전에 잠자리에 든 아들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넨다. 


"잘 자렴, 카를리토스. 천사가 너와 함께 있을 거야."


천사의 도시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잘 어울리는 굿나잇 인사다. 

고된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가족들과 아침식사를 한다.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카를리토스가 함께 모이는 시간이다. 

그리고 엄마는 아들이 스쿨버스에 오르는 것을 보고 나서야 돌아와 지친 몸을 침대에 기댄다. 야간 근무가 더 피곤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들을 배웅하고 나서야 잠자리에 드는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엄마는 로봇도 아니고 초인도 아니다. 평일에는 일을 하고, 주말에는 밀린 집안 일을 해야 하니 아이와 함께 보낼 시간이 늘 부족하다. 아픈 할머니의 약값도 보통 벅찬 게 아니다. 엄마가 이렇게 고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은 임금이 터무니없이 낮기 때문이다 .하루에 1억을 제하는 황제노역을 하는 이들은 결코 상상할 수 없는 노동과 급여!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일을 하지만, 겨우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의 임금만 받고 있으니 생활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소중한 일자리이니 버티는 게 능사일까. 아니라고, 카를리토스의 엄마는 생각했다. 그녀와 같은 청소노동자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파업을 결정했다. 



노동자들은 똘똘 뭉쳤다. 신문에서도 이들의 행보를 알려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행진을 지켜보았고 관심을 가졌다. 

카를리토스의 같은 반 학급에는 또 다른 조합원들의 아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부모님들도 이 파업에 참여하였다. 선생님은 이 파업의 의미와 중요성을 설명해 주셨다. 선생님의 할아버지도 미국에 이민 와서 서러움을 당했던 세대였다. '공감'을 해주시는 선생님이 계시다는 건 아이들에게 또 얼마나 큰 힘이 될 것인가. 


파업이니 데모니 빨갱이들의 선동이라며, 너희 부모님들은 그런 일을 하시지 않지? 라고 물어보는 교사가 있는 어느 나라의 서러운 풍경이 떠오른다. 



엄마의 인터뷰 장면은 TV에까지 나왔다. 카를리토스는 엄마를 돕고 싶었다. 아이들은 똘똘 뭉쳐서 팻말을 만들었다. 


"나는 엄마를 사랑해요! 우리 엄마는 청소노동자예요!"


이 부분이 정말 뭉클했다. 아이의 대가 없고 계산 없는 순수한 연대가 벅찼고, 엄마가 청소노동자라는 것을 당당히 밝히는 모습이 부러웠다. 우리 나라라면 어땠을까? 우리 엄마는 청소노동자예요, 나는 청소 노동자입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사회 분위기이다. 이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내 마음도 어두워졌다. 이는 "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나는 장애인입니다."와 얼마나 닮아 있는가. 우리 사회의 어둡고 습한 모습이 한꺼번에 노출된 기분이다.


투쟁은 계속 이어졌다. 연대의 손길은 주의 경계를 넘었고, 파업 노동자들은 이 시간을 축제의 장으로 바꿔버렸다. 그야말로 장관이 연출된 것이다. 3주일에 걸쳐 이어진 파업은 마침내 노동자들의 승리로 끝이 났다. 임금도 올라갔고 더 좋은 노동조건을 쟁취했다. 오랜만에 이루는 달콤한 잠은 천사들과 함께 하는 또 다른 축제의 초대가 되었다. 로스앤젤레스가 진짜 천사의 도시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엄마는 보다 여유로워졌고, 그 시간은 카를리토스와 함께 하는 소중한 추억의 그릇이 되었다. 그리고 또 다른 노동자들의 파업에 연대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받았던 그 따스한 동지애를 이제 갚아줄 때가 된 것이다. 카를리토스 역시 그 자리에 함께 하기로 했다. 어려서부터 아름다운 연대의 기억을 가진 이 아이의 미래가 기대된다. 아이는 더 당당하게, 더 단단하게 자랄 것이다. 



책의 말미에 루이스 로드리게스의 이 책의 배경이 된 2000년 로스앤젤레스에서 8천 명의 청소노동자가 펼친 파업과, 그 파업에 참가했던 돌로레스에 대한 글이 나온다. 이어서 "그래 우린 할 수 있어!"라는 그의 시가 실렸다. yes, we can!이라고 나도 함께 외치고 싶다. 이 땅에서 노동자의 땀이 제대로 대접받을 날이 언젠가 올 거라고, 교사도 노동자라는 게 당연히 인정될 그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그러니 우리에겐 연대만이 최선이고, 최고의 지름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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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6-21 0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동이 정당한 대가를 받는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겠지요~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나라이기도 하고!!
어머니들은 박봉에 궂은 일 하시며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키워 세상에 쓸모 있는 사람을 내놓건만...
박성우 시집 <거미>에 청소하는 어머니 모습에 뭉클, 눈물났던 기억이...

마노아 2014-06-22 00:29   좋아요 0 | URL
노동자라는 이름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 때가 되어야 대한민국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릴 것 같아요.
경제 규모에 비해서 의식 수준이 따라가지 못하는 게 참 많아요.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 성숙한 그 나라를 포기하지 말아야지요.
박성우 시인의 시집도 찾아봐야겠어요. 읽고 싶어졌어요.^^
 

  

제 2154 호/2014-06-18

 
어둠 이기는 빛, 과하면 공해가 된다

빛과 어둠의 두 가지 중에서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당신의 선택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빛은 언제나 생명, 희망, 청결, 치유, 기쁨을 상징한다. 이와 반대로 어둠은 죽음, 절망, 고난, 상처, 슬픔을 나타낸다. 빛과 어둠 중에서 고르라면 보통은 빛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 조금의 빛도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을 꼭꼭 가리고 그것도 모자라 눈가리개까지 한 채 캄캄한 방안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빛공해’ 또는 ‘광공해’를 피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법률적으로는 인공조명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해 과도한 빛이 생기거나 정해진 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이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는 상태를 빛공해로 규정한다.

전기 장치와 조명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이 만들어내는 빛의 세기도 함께 증가했다. 수십 년 전에는 촛불에 의지해 어두운 밤을 보냈지만 지금은 촛불 수백 수천 개에 해당하는 강렬한 빛을 아무렇지도 않게 켜고 산다. 촛불 하나 정도의 밝기를 1칸델라(cd, 광도의 SI단위)로 정하면 컴퓨터용 모니터는 400칸델라가 넘는다.

가정용 대형 LED TV의 밝기는 그보다 10배 밝은 4천 칸델라 수준이다. 거실에 다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의 많은 촛불을 켠 수준의 밝은 화면을 매일 밤 바라보며 살고 있는 셈이다. 옥외 광고판은 더하다. 도심 곳곳에서는 8천 칸델라가 넘는 초대형 화면이 현란한 영상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유혹한다. 자동차의 앞길을 밝히는 헤드라이트는 최소 기준이 1만5천 칸델라에 최대는 11만 2천5백 칸델라나 된다.

수만 년에 달하는 기나긴 역사를 지나며 인간의 신체는 낮과 밤이라는 고정된 주기에 적응해왔다.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지면 저녁을 차려먹고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가 해가 떠서 창밖이 훤해지면 잠에서 깨어 하루를 시작하는 패턴이다. 캄캄해야 할 야간에 너무 밝은 빛을 쬐게 되면 고유한 신체 리듬이 깨져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시끄러운 소리가 반복되면 소음 공해, 불쾌한 냄새가 지속되면 악취 공해라 부르는 것처럼 너무 밝은 빛으로 인해 생활에 방해를 받는다면 빛 공해라 부를 만하다.

빛공해는 크게 다섯 가지의 피해를 준다. 우선 ‘하늘 밝아짐’ 현상을 꼽을 수 있다. 빛이 밝으면 밤하늘의 별을 보는 데도 문제가 있다. 도심의 불빛으로 인해 밤하늘의 어둠이 영향을 받는 현상을 ‘광해’라 하는데 광해가 심해져 밤하늘이 밝아지면 별은 자취를 감춘다. 어린 시절에는 쉽게 보던 은하수를 더 이상 관측할 수 없는 것은 대기 오염의 영향도 있지만 빛공해도 큰 몫을 차지한다.

둘째는 ‘눈부심’ 현상이다. 빛이 너무 밝으면 순간적으로 시각이 마비되기 때문에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 약한 빛에는 불쾌한 기분이 드는 정도지만 빛의 세기가 강해질수록 사물을 분별하기 어려워지고 일시적으로 눈이 멀기도 한다.

셋째는 ‘빛 뭉침’ 현상을 꼽을 수 있다. 조명이나 광고물이 밀집돼 강한 빛을 내면 시선을 분산시키고, 판단력을 저하시켜 사고 위험을 높인다. 한데 뭉쳐 있는 조명 기구들 중 불필요한 것들은 소등하거나 제거하는 것이 좋다.

넷째는 ‘빛 침투’ 현상이다. 애초 의도한 범위를 벗어나 빛이 넓게 퍼지면 동물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주택 거주자의 취침을 방해한다. 잘못된 가로등 방향으로 인해 집안으로 밝은 빛이 들어오는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호숫가에 밤새도록 가로등을 켜놓으면 물 속 동물성 플랑크톤이 성장하지 못해 녹조류가 급증하고 수질이 악화된다. 논밭 주위에 밝은 전등을 켜놓으면 작물의 성장이 크게 저하된다.

다섯째는 ‘과도한 빛으로 인한 부작용’이다. 필요 이상의 조명을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수밖에 없으며 인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칸델라의 빛이 1m 밖에 도달할 때의 조도를 1룩스(lx, 조명이 밝은 정도를 말하는 조명도의 단위)로 정했을 때, 취침 환경의 조도가 5룩스만 넘어도 잠을 제대로 못 자게 돼, 이튿날 인지기능이 눈에 띄게 달라질 정도로 뇌에 문제가 생긴다. 신체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빛공해에 노출되면 결막충혈, 안구 건조, 눈 피로감, 눈 통증, 자극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밤새 불을 켜둔 방에서 자는 아이 중 절반 이상은 16세 이전에 근시가 된다.

빛공해는 암도 일으킨다. 이스라엘의 조사에 따르면 빛공해가 심한 지역에 사는 여성은 유방암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73%나 높다. 과도한 빛이 몸속 호르몬 중 암 발생을 막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막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야간 조명이 강한 지역을 조사했더니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빛공해의 심각성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1910년대 미국의 천문학자 지디언 리글러(Gideon Riegler)다. 당시 일반인들은 빛공해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시절이다. 천문학자들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산골이나 바닷가에서 관측을 하기 때문에 빛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빛공해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바뀌어 과도한 빛 사용을 법적으로 제한하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후다.

국제조명위원회(CIE)는 4가지 종류의 환경 구역에 따라 빛의 세기를 달리할 것을 권장한다. 제1종은 국립공원과 같은 자연환경 보전 지역으로 건축물과 광고물의 평균 휘도(輝度, 광원의 단위 면적당 밝기의 정도)가 0칸델라로 제한된다. 제2종은 농림 지역과 녹지 지역으로 평균 휘도가 건축물은 1m²당 5칸델라, 광고물은 50칸델라를 넘지 못한다. 제3종은 주거지역으로 건축물 15칸델라, 광고물 400칸델라를 넘어선 안 된다. 제4종은 야간 활동이 활발한 상업지역이지만 건축물은 50칸델라, 광고물은 800칸델라, 대형 광고물도 1천500칸델라 이하를 권장한다.

우리나라도 2013년 2월에서야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을 시행했다. 하지만 도심 지역의 건축물 조명 중 70% 이상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전광판은 87%가 규정을 위반할 정도로 조명 사용이 과도한 상황이다. 빛공해를 호소하는 민원도 2005년 28건에서 2011년 535건으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게다가 요즘 들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새로운 종류의 빛공해가 등장했다. 손에 들고 다니며 잠들기 직전 침대 맡에서까지 들여다보는 스마트폰이 주범이다. 스마트폰의 화면은 가장 어둡게 조정해도 80칸델라 수준이며 최대 밝기에 놓으면 500칸델라를 훌쩍 넘는다. 손바닥만한 화면에서 컴퓨터 모니터보다 밝은 빛이 나오기 때문에 빛공해로 인한 부작용도 그만큼 강력하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 아이들은 수면 장애와 학습 부진에 시달리기도 한다. 어른들도 빛공해에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침대에서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가 불면증에 걸린 사람들의 하소연이 병원마다 줄을 잇는다. 게다가 잠자리에 든 이후 아주 잠깐 스마트폰의 빛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숙면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다. 침실의 불을 끈 이후에는 아주 작은 불빛도 접할 수 없도록 두터운 커튼을 치고 모든 전자 제품의 전원을 끄는 것이 좋다.

늦은 밤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생활로 인해 종달새 족에서 올빼미 족으로 바뀐 사람들은 어떻게 제자리로 돌아와야 할까. 2013년 8월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연구진은 생체시계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비결을 공개했다. 인공적인 불빛이 전혀 없는 산속으로 캠핑을 떠나 태양빛과 모닥불에만 의지해 일주일 동안 지내는 것이다. 실제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예외 없이 비슷한 시간에 잠이 들었고 일출 시간에 맞춰 자동적으로 눈이 떠졌다.

간단한 방법이지만 바쁜 현대인들로서는 실행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빛공해 방지 종합계획’에 따라 2013년도 빛공해 기준 초과율 27%가 오는 2018년도까지 절반인 13%로 줄어들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불필요한 조명을 끄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는 방법만으로도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난다니 오늘밤부터 실천에 옮겨보자.

글 : 임동욱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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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8 1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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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9 10: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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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 안전교육, 주방에도 필요하다!

앞치마에 머릿수건을 두른 채 한 손에는 국자, 다른 한 손에는 뒤집개를 들고는 완벽하게 새댁 코스튬 플레이를 한 태연. 짜잔! 하고 주방에 나타난다.

“엄마 아빠, 나 완전 사랑스러운 새댁 같죠? 이런 현모양처 스타일을 어떤 남자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홍홍홍.”

“태연아, 주방은 위험한 곳이야. 장난치지 말고 숙제나 해.”

“어머, 왜 이러실까. 저 오늘 학교 실과 시간에 달걀말이도 한 아이라고요! 이제 장금이도 울고 갈 요리 퍼레이드를 보여드릴 테니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그래, 대체 무슨 요리를 할 건지 들어나 보자.”

“음…, 일단 오징어 튀김을 하고, 압력솥에 갈비찜을 하겠어요. 인터넷으로 레시피도 다 뽑아놨으니 지도 편달은 정중히 거절할게욧!”

“태연아, 요리에 대한 열정은 좋은데 말이다. 요리는 상당히 위험한 작업이야. 튀김은 특히나 더 그렇지. 튀김 기름은 물보다 온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같은 화상이라도 정도가 매우 심하고, 산발적으로 여러 군데 화상을 입는 경우도 많아요. 만약 화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약을 바르기 전에, 무조건 흐르는 찬물에 15분 이상 대고 화기를 빼줘야 해. 안 그러면 화기가 계속 피부 속으로 파고들어 더 깊은 상처가 되거든.”

“에이, 그건 뭘 모르시는 말씀인데요. 할머니가 그러시는데 데인 상처에는 된장이 최고래요. 또 벌 쏘인 데도 된장, 긁힌 데도 된장. 암튼 된장만 한 게 없다고요. 그러고 보면 할머니는 역시 원조 된장녀였던 거예요. 그쵸?”

“안 돼!! 그것만은 할머니 말씀을 따르면 절대 안 돼요. 된장, 소주, 감자 같은 걸 화상 부위에 바르면 오히려 세균 감염이 될 수 있단 말이야. 화상을 입었을 때는 일단 화기를 뺀 다음, 젖은 수건으로 환부를 감싼 뒤 병원에 가야 한단다. 만약 옷을 입은 채 화상을 당했다면 절대 옷은 벗으면 안 돼. 피부가 떨어져 나갈 수도 있거든. 또 화기를 빨리 빼겠다고 얼음을 대는 것도 절대 안 돼요.”

“아, 뭐가 그렇게 절대 다 안 돼요! 알겠어요. 그럼 오징어 튀김은 포기. 압력솥에 갈비찜을 하는 건 괜찮죠? 압력솥에 해야 고기가 폭 익어서 보들보들 맛나다고 인터넷에 나와 있거든요.”

“그것도 안 돼.”

“또 왜요!!”

“압력솥이 왜 위험한지, 우선 압력솥의 원리부터 알아보자. 압력솥의 원조인 ‘압력찜통’은 프랑스의 발명가 드니 파팽(1647~1712)이 발명했단다. 파팽은 물보다 부피가 1300배 이상 팽창하면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수증기에 주목했고, 금속 용기를 밀폐한 압력 찜통을 만들었지. ‘스팀 다이제스터’라고 불린 이 찜통은 질긴 고기를 부드럽게 익혀주는 것으로 명성이 높았어. 증기기관도 이 찜통을 응용해 시작된 거란다.”

“증기 기관이 압력 찜통에서 출발한 거라고요? 와, 대단! 압력솥이 새롭게 보여요. 근데 압력솥을 이용하면 왜 요리가 잘 돼요?”

“평상시 대기압(1기압)에서 음식은 섭씨 100도에 익기 시작하지만, 압력을 두 배로 높여주면 섭씨 120도에 익기 때문에 훨씬 빨리 요리가 된단다. 실제로 압력솥을 이용하면 조리시간이 1/3로 줄어들지. 고기도 속까지 푹 익어 부드러워지고. 반대로 산에 가면 기압이 낮아지니까 섭씨 100도 이하에서 물이 끓고 음식도 잘 익지 않아요.”

“그렇게 좋은 압력솥으로 보들보들 갈비찜을 한다는데, 왜 말리시는 거예요?”

“어린이가 다루기에는 압력솥이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야. 압력솥 위를 보면 딸랑딸랑 추가 달려있는 게 보이지? 아까 얘기한대로 수증기는 물보다 1300배나 팽창하는 무시무시한 힘을 갖고 있어. 그래서 압력이 지나치다 싶으면 요 추가 살짝살짝 수증기를 빼서 압력을 조절해준단다. 그런데 찹쌀처럼 점성이 강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조리할 때는 이 추가 막혀 압력조절이 잘 안 될 가능성이 있어요. 그럼 솥이 뻥 터져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겠지? 실제로 2013년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압력솥 안전사고 137건 중 20건이 폭발사고이고, 점성이 강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조리할 때 폭발할 위험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단다. 심지어 압력솥은 폭탄으로도 쓰여요.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 같은 분쟁 지역은 물론이고, 2013년 미국 보스톤 마라톤 테러 사건에서도 압력솥이 무기로 쓰였단다. 그 만큼 위험하다는 거야.”

“어머, 저 떨고 있어요? 그럼 압력솥을 세상에서 없애야 하는 걸까요?”

“아니 그 좋은 걸 왜 안 써? 압력솥으로 한 밥이 얼마나 맛있는데. 다만 압력솥 추는 항상 깨끗하게 청소를 해야 하고, 밥 이외의 음식을 할 때는 훨씬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단다. 그런데 그렇게 주의를 기울이기에는 네가 너무 어려서 안 된다는 거야. 이제 알겠니?”

“흠…, 알겠어요. 그럼 전자레인지를 이용할게요.”

“그것도 정~말 조심해야 해.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웨이브(극초단파) 즉 아주 짧은 분자들을 일 초에 수백만 번 부딪히게 해서 그 마찰열로 조리를 하는 건데, 이 극초단파는 금속을 통과할 수 없어. 그래서 자칫 금속 용기에 음식을 담아 조리하게 되면 전자기파 간섭이 일어나서 스파크가 일거나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단다.

“음…, 아빠가 저의 안전을 그토록 염려하신다니, 어쩔 수 없군요. 그렇다면 다른 요리! 우유와 시리얼 대령이오!”

“음…, 이게 요리인가….”

“정말 이러실 거예요? 흥!!! 어린이 대장금의 꿈은 접겠어요. 대신, 철저한 안전 의식을 가진 아빠가 싹 다 만들어주세요! 그게 영 어려우시다면 배달의 민족답게, 통 크게! 배달 음식 무한 주문권을 주세요. 그 정도 조건이라면 뭐 위험한 요리에 도전하지 않는 정도의 성의는 보여드립죠. 헤헤.”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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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300 : 제국의 부활(노암 머로, 2014)


영화 300을 재밌게 보았었다. 너무 잔인했던 게 좀 걸렸지만, 그전까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액션이었다. 그러나 그후 잭 스나이더의 작품은 그닥 흥미가 없어졌지만, 여하튼 2007년도의 300은 무척 강렬했었다. 그때의 여흥을 이어서 보게 된 300 : 제국의 부활. 특이하게도 앞의 이야기에 이어진 이야기도 아니고 앞의 이야기가 이번 이야기의 중간에 끼어들어간다. 그러니까 시간 순서로 보자면 말이다. 1편 만큼의 강렬한 재미는 없었지만, 에바 그린의 압도적인 미모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것! 아니, 수술을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어쩜 그렇게 가슴이 쳐지지도 않고 예쁠 수가 있지? 중력을 거부한 듯한 예쁜 가슴 라인에 홀딱 반했다는 후문!









★☆


18. 노예 12년(스티브 맥퀸, 2013)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쥔 노예 12년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노예제로 인한 억울한 죽음과 희생은 어마어마할 테고, 이 영화에서 기록한 것은 아주 짧은 단면에 부과할 것이다. 실제 모델인 솔로몬 노섭은 극적으로 노예생활에서 벗어난 뒤 전국을 돌며 이 참상을 고발하는 강연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몇 해 뒤 실종되었다고. 글쎄... 그게 실종일까, 아님 살해된 채 시신을 못 찾은 것일까?


이 영화를 제작한 게 브래드 피트이고, 그 브래트 피트가 솔로몬 노섭이 자유민으로 돌아가는 데에 극적인 역할을 하는 구세주 배역이라는 것은 영화를 보고나서야 알았다. 오, 제일 좋은 역을 맡았는 걸! 아카데미에선 작품상 수상자는 제작자가 받는다고... 정말 좋은 건 다 본인이 했구나.ㅎㅎㅎ


감독인 스티브 맥퀸에게 처음 작품을 맡기려고 했을 때 그는 '셰임'을 찍고 있었다. 브래드 피트는 흑인 감독인 그가 꼭 이 작품을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셰임 촬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고......


주인공보다 조연이 더 눈에 들어왔다. 마이클 패스벤더와 베네딕트 컴버비치가 각각 솔로몬 노섭의 새주인이 되었는데,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고 연민도 갖고 있지만 그 이상은 해낼 수 없었던 베네딕트와 짐승의 심성을 갖고 있는 마이클이 아주 대조적으로 보였다. 작품을 본 직후에는 할 말이 더 많았었지만, 워낙 오래 지나서 이제는 다 까먹어 버렸음.ㅡ.ㅡ;;;










★☆


19. 인사이드 르윈(에단 코엔, 조엘 코엔, 2013)


인사이드 르윈을 무척 보고 싶어했는데 제목을 착각하고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를 보러 갔다가 내리 졸고 왔던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ㅎㅎㅎ


아, 이 영화 좋았다. 음악영화가 신기한 것이, 아니 이 배우들은 어떻게 노래까지 잘 하지? 악기도 연주하고? 

뭘해도 도통 풀리지 않고 꼬여만 가는 르윈의 길고 험한 하루하루들이 무척 공감이 갔다. 그가 친구들에게, 특히 여친에게 몹쓸 인사로 낙인 찍힌 것도 공감이 갔고, 교수님 댁에서 노래 시킨 것에 대해 불쾌해 하는 프로로서의 자존심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중간중간 고양이 때문에 소박하게 웃어가는 지점들도 좋았다. 


쏘우 시니컬한 연기를 보인 여주인공이 캐리 멀리건이란 걸 자막 보고 알았다. 오우 이런! 이 배우는 머리카락 색깔에 따라 분위기가 확 바뀌는 걸! '셰임'에서도 노래를 잘했는데, 역시나 노래 실력이 빼어나다. 아, 다들 다재다능하셔!!


처음과 끝이 맞물리는 순환 구조가 독특했고, 지나치게 대칭을 강조한 건물의 구조도 편집의 구성처럼 데칼코마니스러웠다. 뭔가 편집증적인 강박이 느껴지는데, 그 모든 뾰족함을 부드럽게 흘려보내게 만드는 노래의 편안함이 있었다. 좋은 영화였다.


 



 








20. 우아한 거짓말(이한, 2014)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를 영화로 만들었던 감독이 다시 동 작가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그때의 의리로 주연은 아니지만 남자 배역을 맡을 수 있겠냐는 감독의 요청에 유아인은 기꺼이 오대오 가르마 역할을 맡았다. 여기서는 완전 이웃집 아줌마와 옆집 총각 역이었던 두 배우가 얼마 뒤 밀회에선 연인으로까지 나와서 완전 신기!


왕따 문제와 청소년 자살 문제를 다루었기 때문에 워낙에 슬픈 소재였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작품이었다. 원작도 읽었고 마음의 준비도 했건만, 그래도 마지막에는 눈물이 터지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개봉 첫날 보았는데 옆에 앉은 남자도 훌쩍훌쩍 울길래 휴지라도 쥐어주고 싶었지만 민망해할까 봐 그냥 참았다. 


마지막에 나를 울린 그 엔딩은 원작에도 그대로 있는 장면인데 영상으로 옮겼을 때 더 극대화되는 장면이었다. 의자가 넘어지기 전에, 그 줄에 매달리기 전에 부디 식구들이 도착하기를, 그래서 안도의 한숨 쉬기를, 이미 다 끝난 것이고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임에도 얼마나 간절히 바라게 되던가. 


누가 봐도 나쁜 말들, 누구라도 알아차릴 거짓말들은 드러나기 쉽기 때문에 덜 속게 되지만, 겉으로 보기에 우아한 거짓말들, 사실은 뾰족한 가시를 숨기고 있는 부드럽게 포장된 말들은 사람을 얼마나 다치게 하는가. 거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사람은 그 상처에, 그 아픔에 목숨을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당신의 말은, 안전한가요?


 


둘이 자매라고 해도 될 만큼 닮았다. 배두나까지 나오면 더 닮아 보일 듯!


 

 


 

김유정 양이 악역을 맡았는데, 역시 발군의 연기! 잘 어울렸다. 다양한 역을 맡는 게 중요하지. 하지원도 뜨기 전엔 악역 많이 맡았다는 거..ㅎㅎㅎ










21. 노아(대런 아로노프, 2014)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감독을 맡았고,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을 하니, 성경의 노아를 소재로 한 영화인데도 관심이 많이 갔다. 기대했던 CG는 생각보다 그냥 그랬다. 오히려 그런 볼거리보다 노아의 선택과 갈등에서 비롯된 철학적인 물음이 더 흥미로웠다.


므두셀라가 노아가 살아있던 시절까지 생존했다는 걸 몰랐다. 969세까지 살았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데, 그의 아들과 손자 나이와 노아가 방주를 만들던 시간을 계산해 보니 방주 만들던 그 해에 죽은 게 맞았다. 오, 신기한 걸!









★☆


22.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웨스앤더슨, 2014)


작년에 문라이즈킹덤을 무척 인상 깊게 보았다. 이 영화에 대한 호평도 계속 들려오던 찰나여서 무척 기대를 갖고 극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날 무척 피곤했던 나는 꾸벅꾸벅 졸았다는 것...;;;;; 결국 이 영화는 며칠 뒤에 한번 더 보고 왔다. 재밌는 건, 다시 보고 나니 내가 놓친 장면이 별로 없다는 거였다. 다만 비몽사몽이어서 혼란스러워 했다는 것!


이 작품은 정말 엄청 독특한 영화다. 출연 배우들만 모아도 올스타전을 기꺼이 치를 정도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또 얼마나 재미지던가. 액자에 액자에 액자로 파고드는 구성과, 그걸 다시 깨고 밖으로 나오고 나오고 나와서 처음 시작 부분에서 끝을 맺는 것에서도 감독의 치밀한 구성과 편집증적 광기가 보이는 듯했다. 


문라이즈 킹덤 때도 그랬는데, 출연 배우들에게 무표정한 얼굴로 연기할 것을 혹시 지시했던 것일까? 구스다브와 마담D는 표정이 있었지만 그밖의 캐릭터들은 모두 무표정한 얼굴들이었다. 표정을 지우고도 연기를 해내는 게 무척 신기신기! 문라이즈 킹덤에서도 조숙한 두 배우자 역할을 한 꼬마 신랑과 신부는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아, 독특해 독특해!!


무척 진지한 인상의 랄프 파인즈가 이렇게 웃기는 배역도 잘 소화해내는구나 싶어서 다시 한번 즐거웠다. 틸다 스윈튼은 출연 분량이 너무 짧아서 깜놀!


 

 


포스터에 이름 올라간 면면만 보고도 후들후들!


 


분홍 상자에 파란 리본이 호텔 컬러하고도 통한다. 서로 무표정하지만 뜨겁게 사랑하는 연인 사이~


이 영화는 비록 나의 졸음 때문에 두번을 보았지만, 맨정신으로 두 번 보아도 충분히 재밌었을 그런 영화였다. 웨스 앤더슨의 차기작을 미리 예약해 둔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독보적인 감독이다.










 


23. 만신(박찬경, 2013)


우리 동네 지역 도서관이 오개월 여의 리모델링을 끝내고 재개장했다. 기왕이면 재오픈한 그 달에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그 첫 영화가 만신 되겠다. 여전히 독립영화 전용관을 유지해 주어서 눈물나게 고맙다. 페인트 냄새 따위 모두 용서해 주겠어!!


 

 


만신 김금화의 인생을 세 배우가 나이대를 달리해서 연기했고, 그 사이사이 김금화 씨 본인의 인터뷰와 예전 자료 화면들이 섞여 있었다. 배우들이 모두 제 역할을 잘 해낸 것 같았는데, 미안하게도... 류현경 씨 출연 분량에서 졸았다. 미안! 이날도 피곤했어...;;;;;;


굿을 하고 있는 문소리 씨 앞에 목사였나 전도사였나... 심방 와서 예배 드려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하자 황당해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이토록 황당하고 무례한 요구거 거부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아니 감히!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이다. 이런 스탠스가 한국 개신교의 자세이지 싶다. 뭐, 멀리 갈 것도 없다. 일상에서 자주 맞닥뜨린다.ㅡ.ㅡ;;;;



 








이승환 11집 발매 기념 쇼페이스 + 이승환옹 특별 회고전


3월엔 나의 싸아랑, 나의 영웅 이승환 옹이 귀환하셨다. 앨범은 3월 26일에 나왔고, 쇼케이스는 금요일인 28일에 예정되어 있었다. 사실 29일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예매가 되어 있어서 이승환 공연을 28일에 보아야 했다. 처음 뮤지컬을 일요일 거로 보고 싶었는데, 지인이 멀리서 와서 토요일로 옮겼고, 그 바람에 이승환 쇼케이스를 금요일로 고른 것이다. 그리고 이건 큰 실수였다. 정말, 죽도록 졸다가 왔다. 내가, 무려 이승환 공연에서, 그것도 천일동안 듣다가 고개가 뒤로 꺾였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


공연이 지루했냐고? 그럴 리가! 만의 하나 나의 애정이 식는다 하더라도 그의 공연이 지루해질 염려는 없다. 문제는 내가 너무 피곤했다는 것이다. 3월이다. 원래 학교는 3월이 일년 중 가장 바쁘다. 게다가 생활교육부라 교문지도 때문에 새벽같이 출근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러니 평일 공연은 도저히 무리였지만, 이날 외에는 시간이 없어서 무리해서 갔고, 그 바람에 엄청 졸았다는 기막힌 이야기. 아아, 정말 슬펐다. 내가 내님 공연에서 졸고 오다니.. 영화처럼 다시 볼 수도 없건만...ㅜ.ㅜ


 

 


새 앨범은 아주 좋았다. 정국이 하도 어수선하고, 선거도 불안하고, 언론은 믿을 수가 없어서 내 귀에는 늘 팟캐스트 대안언론만 울려오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만큼 많이 앨범을 듣지 못했고, 그래서 여직 가사도 다 못 외웠지만, 그래도 내님 목소리는 지친 귀에 휴식이고, 사막같이 메말라진 마음에 오아시스였다. 반가워요, 공장장님!









승환옹의 공연의 피곤함을 다 씻지 못한 채 보게 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전날의 곤함 때문에 또 졸까 봐 무척 염려했지만, 몰입도가 아주 좋았고, 만족도도 무척 컸다. 일찌감치 올해의 뮤지컬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아직 막이 오르지 못한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다시 한번 기대를 해보는데, 기대에 못 미친다면 올해는 그냥 프랑켄슈타인이 갑인 걸로!


http://blog.aladin.co.kr/manoa/6958867


 


의도하고 찍은 것은 아닌데 주인공 세 명의 얼굴이 모두 기둥에 있다. 가운데가 박은태였으면 더 좋았을 것을...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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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6-15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이 고단하면 문화생활을 즐길 여유도 없고 충실하지 못해 만족도가 떨어질수도 있죠.
이승환 공연에서 머리가 꺾였다니.... 안타까워요.ㅠ
영화는 노예12년과 우아한 거짓말~ 봤어요.

2014-06-15 0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6-15 2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6-18 0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6-18 0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4-06-19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월분을 이제 올리시다니 많이 피곤한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전 5월 연휴에야 겨우 봤어요.

마노아 2014-06-19 10:09   좋아요 0 | URL
BRINY님도 만만치 않군요.^^ㅎㅎㅎ 바쁜 학기초가 지나서 이제 학기말을 앞두고 있네요.
그나저나 4월, 5월, 그리고 곧 6월분을 써야 하는데 이것 정리하는 짬을 내는 게 왜 이리 힘든지요..;;;;
 

 

 


너무 오래 지났지만, 정리하지 않으면 분명 섭섭해질 것이므로 회고하는 느낌으로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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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첫번 째 공연은 뮤지컬 위키드였다. 해외에선 꽤 인기가 있지만 국내에선 덜 유명하다고 했던 위키드.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에서 오즈의 마법사가 아주 사랑받는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 이 작품은 원작을 살짝 비튼 패러디라고 하니 더 낯설 터. 일찌감치 옥주현 캐스팅으로 예매해두고 이날을 기다렸다. 그런데 정작 공연장에 도착해 보니 이날의 주인공은 박혜나였다. 읭? 어찌된 거지? 지난 해 가을에 갈라쇼에서 박혜나 곡이 별로였던 걸 기억해서 일부러 피해간 거였는데 이 무슨 재앙인가! 관객에게 연락도 없이 출연 스케줄이 바꼈나 알아보니 아니었다. 그냥, 내가 예매를 잘못한 거였다. 하아..ㅜ.ㅜ


나의 우려대로, 박혜나 공연은 별로였다. 수년 전 아이다 시절의 옥주현을 보듯이 시종일관 강강강으로 노래를 불러서 피곤할 지경이었다. 진정, 슬프구나.ㅠ.ㅠ 남주는 이지훈이었는데, 딱히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은 보통의 노래였다. 그닥 매력은 없었다. 멀리 샤롯데까지 갔는데 이리 허무한 결말이라니... 나의 2014년 삽잘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2014년에 간 첫번째 강연회는 '고문서, 조선의 역사를 말하다'였다. 2주에 걸쳐서 홍대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진행했는데 무척 재밌었고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따로 이때의 강연만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생각만 하고 오개월 여가 흘렀다는 사실을 방금 깨닫고 경악했다. 반성 반성!!



 






2014년의 첫번째 소극장 공연은 '아이러브유 비코즈'였다. 야곱과 함께 했던 공연이었다. 왜 그리 피곤했던지 중간에 잠깐 졸긴 했는데 엔딩의 노래와 가사가 좋아서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가 아니라, 그래서 사랑한다는 메시지는 얼마나 뜨거웠던가. 


2014년의 첫번째 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이었다. 당시에 고려시대 향로 전시회가 진행 중이었다.


 

 


향은 부처님의 사자다

그러므로 향을 태워 온세상 모두를 청하라


 


전시관 앞의 3D TV에서 연기가 올라가는 모습이 아주 입체적으로 묘사되었다.


 

 

 


세가지 향이 있었는데 하나가 너무 강렬해서 나머지 둘은 제대로 맡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의 '유향'이 혹시 동방박세 세사람 중 하나가 가져온 그 유향일까? 


전시회는 좋았다. 배가 고팠고 레스토랑에서의 굴욕이 새삼 떠올라 울화가 치밀지만, 하여튼 고려시대 향로 자체는 좋았다는 것!










이 무렵의 야곱은 뮤지컬 잡지의 교정을 봐주고 있었다. 그 덕분에 원고료 대신 받은 공연 티켓으로 함께 공연을 많이 갔다. 그렇게 가게 된 것이 뮤지컬 카르멘. 지난해 연말에 보고서 아주 실망했던 공연인 탓에, 아무 기대 없이 가서 보았고, 그 덕분에 평점은 건졌다. 다행히도 당시 내가 봤던 캐스팅과 전혀 겹치지 않았다. 이러기도 쉽지 않지!


카르멘 역할은 차지연보다 바다가 훨씬 잘 어울렸다. 호세 역할은 류정한도 신성록도 모두 안 어울렸다. 특히 이 무렵에 '별에서 온 그대'가 방영 중이어서 신성록을 보는 내내 소시오패스가 연상되어서 몰입이 참 힘들었다는 것. 카르멘은 배우의 문제라기보다 작품 자체를 너무 못 만들었다. 관객들이 외국 작품을 소재로 한 것을 선호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졸작으로 부랴부랴 만들어낸 것인지... 하여간 카르멘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왔음에도 영 아니었음!










맨 오브 라만차는 알라딘 B님의 갑작스런 사정으로 대신 가게 되었는데, 아아 명불허전 조승우의 열창에 완전 감동 받고 돌아왔다. 전 부치느라 도졌던 감기 따위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감기 바이러스를 해치워주는 명품 보컬과 명품 연기의 협연이었다. 이러니 표구하기가 별따기지!!


 

 


내 생각에 알돈자 캐릭터는 김선영과 그닥 어울린다고 여기지 않지만, 노래가 나빴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산초 역에 이훈진은 완전 맞춤이었다. 귀여워라~









뮤지컬 해품달도 나의 야곱과 함께 보았다. 그 잡지 교정 아직도 보는지... 오래오래 해주셨으면...ㅎㅎㅎ

해를 품은 달은 소설을 무척 재밌게 보았지만 드라마가 워낙 날림이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김수현이 나왔음에도 완전 망쳤으므로, 뮤지컬도 크게 기대가 없었다. 그래서일까. 이 작품은 아주 재밌었다. 역시 모든 감상의 최대 방해물은 '기대치'라는 것!!!


1막에 너무 내용을 조금만 담아서 2막에서 다다다 달리느라 무척 고생한 티가 났다. 편집을 좀 더 손보면 훨씬 좋아질 것 같다.


 


전동석은 일이년 사이에 완전 주연급으로 확 성장했다. 아직 연기와 노래는 좀 더 무르익어야 할 것 같지만, 일단 비쥬얼은 최강이라는 것. 키가 187이던가..ㅎㅎㅎ


정재은 씨가 연기를 참 잘했다. 연기도 노래도 모두 안정적이었고 연우 그 자체로 보였다. 아, 한가인과 비교됨...


 

 


 

무대 구성도 좋았다. 한지와 조각보의 느낌이 있었고, 전통을 보여주되 옛스러운 느낌과 고풍스런 품격과 그러면서도 고루하지 않게 예쁜 무대였다. 토월극장이 워낙 무대가 깊어서 이런 시대극을 꾸미기가 좋은 구성을 가졌다. 다만 남배우들의 의상이 너무 통으로 내려와서 부해 보이는 게 살짝 엔지였다. 허리띠만 예쁘게 묶어주었으면 더 살았을 것을!









위저드 머털은 알라딘에서 램프 응모하고 당첨된 것이다. 머털도사를 뮤지컬로 바꾼 거였는데, 뮤지컬이기보다는 액션 연극이라고 해야 할까. 도술 부리는 머털이와 요괴들의 움직임을 스턴트맨급의 액션으로 표현한 것이다. 원작 만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특히 어린이 친구들이 보면 아주 좋을 재밌는 공연이었다. 요소요소 소품과 캐릭터, 분장이 모두 좋았다. 그렇지만 나는 원작 만화가 더 좋다. 추억의 작품이지!









박노해 사진전은 이미 리뷰에서 소개했으니 패쓰. 문화생활 정리가 늦어졌던 게 바로 그 리뷰가 늦어졌기 때문이었다는 것...;;;;


http://blog.aladin.co.kr/manoa/7001579

http://blog.aladin.co.kr/manoa/7001477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거의 십여 년 만에 다시 보았다. 역시 야곱과 함께였다. 오래 전에 내가 본 것과 내용이 다소 수정되어 있었다. 영화는 보지 못했기 때문에 차이점은 모르겠고, 수정된 버전이 내게는 더 좋게 느껴졌다. 여전히 오래 사랑받는 이유가 여실히 보이는 재밌는 뮤지컬이었다.


오! 방금 알았는데 원작을 쓴 사람이 '오! 당신이 잠든 사이'도 썼구나. 이 작품도 재밌다고 소문났던데 아직 보지는 못했다. 볼 기회를 만들어야지.






 


헝가리 왕실의 보물 전이 보고 싶었던 것은 순전히 뮤지컬 엘리자벳 때문이었다. 익숙해진 엘리자벳 황후의 초상화를 볼 수 있었는데, 그밖의 것들은 아주 썩 내 눈을 홀리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 사진은 마음에 들었는데, 오래 되어서 뭘 찍어온 건지 기억이 나지 않음...;;;;;










아아, 밤이 깊었다. 이제 그만 정리해야겠다. 2014년 1월과 2월에 영화를 제외한 나의 문화생활은 이러했다. 단지 그뿐이다.


 


펼친 부분 접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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