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부의 서재 - 어느 외주 교정자의 독서일기
임호부 지음 / 산과글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삶과 독서가 어우러진 깊이 있는 글이었다. 나를 드러내려 애쓰지 않아도 절로 존재감이 느껴졌다. 독서일기 아닌 순수 에세이도 보고 싶고, 무엇보다 `소설`을 만났으면 한다. 애독자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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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3-31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준비됐어요~~~

마노아 2014-03-31 09:20   좋아요 0 | URL
준비됐나요~~ 준비됐어요~~~ 요 어감으로 읽게 되네요.^^ㅎㅎㅎ
 

이모부의 서재에서 언급된 책들


5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도쿠가와 시대의 철학사상- 일본사상총서 2
미나모토 료엔 지음, 박규태 외 옮김 / 예문서원 / 2000년 5월
8,500원 → 8,070원(6%할인) / 마일리지 25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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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케 이야기 1
오찬욱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1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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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겐지 이야기 1
무라사키 시키부 지음, 세투우치 자쿠초.김난주 옮김, 김유천 감수 / 한길사 / 2007년 1월
15,500원 → 13,950원(10%할인) / 마일리지 7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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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 조선 후기 지식 패러다임의 변화와 문화 변동
정민 지음 / 휴머니스트 / 2007년 2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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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부의 서재 - 어느 외주 교정자의 독서일기
임호부 지음 / 산과글 / 2013년 9월
절판


이런 구조에서는 골목 끝 고루거각에 사는 부자 나리가 같은 골목 안에서 굶주리는 이웃에 자선을 베풀지 않을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도덕적 의무감이라기보다는 일상적 관계가 만들어내는 연대의식이었다. (서울은 깊다, 57쪽)
-28쪽

어디 골목뿐이겠는가. 마당도 그랬다. 마당을 중심으로 대청마루 딸린 안방에는 주인이 살고 나머지 방들에는 세입자들이 살며 일상적인 관계를 형성했다. 주인집에 잔치가 있을 때는 일손을 돕는 대신 잔치음식을 얻어먹을 수 있었고, 급전이 필요할 때는 주인집이 세입자들의 은행 노릇을 했다. 주인집의 티브이와 전화는 거의 공용이다시피 했음은 물론이다(그 대가로 주인집 아이에게 늘 져줘야 했지만). 빈자들과 함께 산다는 것 자체가 부자들에게는 베푸는 삶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는 바로 그 골목과 마당에서 자랐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제 그런 골목과 마당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아파트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부자들은 부자들끼리 모여 살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들 사이에도 주공이니 임대니 하며 차별의식을 조장한다고 하니, 옛날 부자들이 권위의식과 함께 책임의식 또한 부여받았던 것에 비해 요즘 부자들에게는 풍요로울 부(富)자를 붙여주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부자와 빈자가 모여 살 때보다 따로따로 군락을 이루며 살 때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돼 보인다는 것도 아이러니다. (2009.8.2.)-29쪽

어머니 간병 때문에 병원에 있을 때, 같은 병실에서 구순의 노모를 간병하던 일흔 가까이 되어 보이는 아들이 이렇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나이 아흔이나 돼서 병원에 누워 남의 손에 의탁하고 있으려니까 사는 게 참 치사하다. 그치, 엄마?" 치사하다는 말의 의미를 나는 그때 알았다. 마흔이든 아흔이든 삶은 단지 육체적 견딤만으로는 의미를 얻지 못한다. 말이 그 견딤을 정당화해줘야 한다. 이를테면 "아들을 봐서라도 좀 더 사셔야 할 텐데......"가 될 수도 있고, "아흔이면 이제 돌아가시는 게 당신을 위해서나 가족들을 위해서나 좋을 텐데......"가 될 수도 있다. 산다는 것은 육체가 버텨주는 것만으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말이 그리고 그 의미가 버텨주어야 한다. 따라서 "넌 도대체 사는 의미가 뭐야?"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은 참으로 치사한 일이나. 아니 때로, 사는 것 자체가 참으로 치사한 일이다. (2009.8.13.)
-32쪽

거리엔 가로등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사거리를 지나는 차량들이 느릿느릿 움직였다. 건물도 느긋하게 서 있는 것만 같았다. 어쩐지 내가 외국의 소도시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일요일이었다.
담배를 천천히 피웠다. 담배를 급하게 피우는 것이 죄가 될 것만 같은 도시의 저녁이었다. 다시 돌아가기 위해 역사로 들어서는데, 전철이 이곳을 출발하면 나를 곧장 낯선 도시로 데려갈 것만 같았다. 월요일이라는 이름의 도시. 역사 중간에 가만히 서 있었다. 시계를 보고 역사 바깥의 광장을 보고 다시 시계를 보았다. 역사를 나가 횡단보도를 건넜다. 건너편 대각선 방향에 환하게 불을 밝힌 중국집이 보였다. 손님은 나뿐이었다. 나는 짬뽕을 시켜 천천히 먹었다. 아직은, 일요일이었다. (2012.1.16.)-245쪽

부사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의 삶이 징검다리를 건널 때처럼 허방과 마주할 때마다 부사는 마치 누군가가 던져준 징검돌처럼 우리의 바닥을 든든히 받쳐준다. 힘차게, 안전하게 혹은 짜릿하게. 그중에서도 삶의 허방을 채워주는 정도에 머물지 않고 삶 그 자체를 규정해줄 만큼 중요한 부사도 있다. 그 자체로 징검다리인 부사. 접속부사다. 그리고, 그래서,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런데도 불구하고).
모든 이야기는 접속부사로 이어진다. 드러내든 감추든 ‘그리고, 그래서, 그런데’ 같은 접속부사 없이는 어떤 이야기도 이어질 수 없다. 하지만 삶은 이야기와 달라서 ‘그리고, 그래서, 그런데’ 만으로는 안전하게 다음 돌로 건너갈 수 없다. 삶이 필요로 하는 접속부사는 ‘그런데’가 아니라 ‘그런데도 불구하고’이다. 누구나 ‘불구하고’의 힘으로 사는 것이지, ‘그런데’가 안내하는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은 아니니까. 반명 이야기는 ‘불구하고’를 거부한다. 아니, ‘불구하고’를 포용할 수 없다. 누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한단 말이며, 어떤 이야기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어질 수 있단 말인가. -247쪽

오직 삶만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어질 뿐이다. 이야기와 삶의 이 괴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문학은 그저 삶의 이야기에 불과해진다. 이른바 ‘핍진성’에 매몰되어 척박한 리얼리즘에 머물고 마는 것.
이야기와 삶은 다르다. 둘 사이에는 ‘그런데’와 ‘그런데도 불구하고’가 드러내는 것만큼의 차이가 있다. ‘그런데’로 이어지는 이야기에는 희망이 없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로 이어지는 삶에는 희망이 있다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야기는 그저 헤겔이 말한 ‘악무한’처럼 끊임없이 이어질 뿐이지만, 삶은 그런 식으로 이어질 수 없다. -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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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인간
이석원 지음 / 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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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난감한 소설이다. 빠르게 읽히지만 무언가 내 안에 남길만한 게 없다. 딱히 재밌지도 않았고, 나름 반전이라고 심어놓은 것들이 놀랍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도 좀 떠오르고, 순애보적인 인물이 나오지만 그 사랑에 공감도 가지 않고,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방세옥이라는 필명을 용휘라는 인물은 그래도 개성이 있다. 그가 사랑을 하는 방식이나 글을 쓰는 방법 등은 누군가의 공감을 사기 어렵지만 그것은 개인의 문제이니 왈가왈부할 수 없다. 그런데 이야기의 화자를 담당한 용우라는 인물은 참으로 무색 무취 무매력이었다. 그의 실연이 그를 아프게 했지만, 독자는 그가 별로 아파보이질 않아서 그의 상처에 공감할 수가 없었다. 옥상에 올라가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된 집에서 오는 미스테리함은 긴장감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고 시들시들해졌다. 


"자네는 인생이 별로 달콤하지 않은가봐. 빵을 그렇게 많이 먹는 걸 보니."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면 여기 아서 삼십 분 남짓 있는 동안에 타르트를 세 개나 먹었으니 결코 적은 양이 아니긴 했다.

"저요? 지금 제가 별로 달콤한 상태가 아닌 건 맞는데 행복한 사람들도 빵은 먹잖아요." -41쪽


용휘와 용우의 반응에 모두 공감이 갔다. 요거 하나 건질만한 문장이었다는 걸 고백한다. 작가의 전작을 읽어보지 못했으니 필력을 알 수 없지만 이 책 하나만 가지고 본다면 너무 엉성하고 미숙해 보였다. 미안하다. 원래 이런 악평은 좀처럼 하지 않는데 이걸 계속 읽어야 하나 고민까지 했다. 뭔가 있음직해 보이는 제목 '실내인간'의 의미도 알고 나니 시들해졌다. 표지만은 예뻤다고 인정한다. 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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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집사 18
야나 토보소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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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년에 두권 나오는 흑집사를, 반년 기다려서 드디어 보게 되었다. 아 기다림은 길고 페이지는 짧기만 하구나!

이번에도 어김 없이 표지 그림부터 확인했다. 겉껍질을 벗겨 내면 패러디 표지가 나오는 것이 흑집사를 읽는 또 다른 재미니까.

이번 그림은 이누야사나 백귀야행의 패러디인 건가? 그 둘의 조합인가? 아무튼! 여전히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다.



옅은 청록색? 형광빛 초록색? 하여간, 블랙과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색상들이 매번 등장한다. 이것도 속표지 보는 재미 중의 하나!


목차 옆 자리는 장의사가 차지했다. 부담스럽게 다리를 길게 그리지 않아서 편안하다. 애니메이션은 확실히 과하게 다리가 길게 나왔는데 야나 토보소의 그림체는 안정적이다. 약간 삐뚜름한 목차도 반전 매력이 있다. '그 집사'로 시작해 두 글자로 소제목을 표현하는데 타무라 유미가 색깔로 소제목을 표현하는 것처럼 개성 있다.



명문 기숙학교에서 벌어진 실종 사건의 마무리가 지어졌다. 데릭 아덴에 얽힌 이야기는 다소 짐작 가능한 범주에서 진행되어서 크게 재밌지는 않았다. 다만, '전통'과 '이름'에 얽매여서 잔디 하나도 맘껏 밟지 못하고 더 소중한 것을 지키지 못하고 자신을 내어놓은 중생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여기 팬텀하이브 가의 고용인들처럼 양떼들과 함께 맘껏 밟는 잔디를 좀 즐겨봤으면......



새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의 막간을 이용해서 우리의 집사님은 능력과 센스를 발휘해서 집사된 자의 소임을 다했다. 팬텀 하이브 사의 새 향수는 그대로 매진! 이 집사, 진정 능력있는 걸!


새 이야기가 시작됐다. 그 배경이 독일이라는 게 마음에 든다.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고 있다. 


자세히 나오지 않았지만 장의사는 또 다른 의미에서 시엘을 지켜주는 자가 아닐까 싶다. 악마 세바스찬이 계약 관계에 의해서 그를 모시는 것처럼. 혹시 장의사는 시엘의 아버지와 어떤 계약이 되어 있지 않을까? 사신은 악마처럼 계약은 하지 않나? 아무튼 까도까도 또 매력덩어리인 장의사가 회를 거듭할수록 더 멋있어지고 있다. 세바스찬, 분발하세요! 이러다가 인기 순위 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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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4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4-03-24 23:01   좋아요 0 | URL
생각난 김에 이미지도 바꿨어요. 대놓고 승환바라기 하고 있어요.^^ㅎㅎㅎ

BRINY 2014-03-25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원물 특집 끝나서 이제 안살까 했더니....사야겠네요.

마노아 2014-03-26 10:43   좋아요 0 | URL
중세 느낌이 물씬 나는 인물들이 등장했어요. 또 다시 궁금증이 생기네요.^^ㅎㅎㅎ

후애(厚愛) 2014-03-27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지가 마음에 드는데요.ㅎㅎ
흑집사가 벌써 18권이군요..
역시 시리즈가 적을 때 구매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마노아 2014-03-27 21:43   좋아요 0 | URL
그림 보는 재미와 내용의 즐거움까지 큰 책이에요. 앞으로 다시 반년 기다릴 생각하니 까마득해요. ^^ㅎㅎㅎ

2014-03-27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27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진 2014-03-29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하... 하아
흑집사 흑집사 봐야하는데!!
어째선지 일년 동안 흑집사를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일주일 전인가 문득 떠올랐어요.
어느새 두 권이 출간되어 있더라구요. 하 기쁨이 솟구치네요.

마노아 2014-03-30 15:04   좋아요 0 | URL
한번에 두권을 보는 기쁨과 맞닥뜨리게 되었군요. 하하핫! 축하합니다.
저는 올곧이 반년을 기다려야 하거든요.;;;;;
흑집사 넘흐 좋아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