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키가미 10 - 환상의 나라, 완결
마세 모토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전체주의 국가라든가, 국가의 폭력적 국민 통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곧잘 해주던 게 이키가미였다. 오랜만에 얘기하자니 기억이 가물가물한 부분이 있어서 찾아보다가 뜻밖의 사실을 알았다. 이 작품이 이미 완결이 났다는 것이다! 세상에, 그걸 내가 왜 몰랐지? 페이퍼를 뒤져보다가 알아차렸다. 10권이 나왔을 무렵 그걸 이미 읽은 9권으로 착각했고, 그래서 구입했다고 여긴 것이다. 그후 나올 때가 됐는데 왜 소식이 없나... 하고 궁금해 했던 것이다. 하핫, 이미 일년 반 전에 완결이 난 것을...;;;;;



마지막 이키가미가 배달되었다. '국가번영 유지법'이라는 이름으로 1,000명당 1명 꼴로 국민을 죽여온 무서운 정부!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납득도 하지 못한 채 하루도 채 남지 않은 수명을 부여안고 작별 인사도 제대로 남기지 못한 채 많은 사람들이 죽어 왔다. 그리고 그 정부는 그렇게 잘난 척을 하고서도 연방의 공격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제 국가는 국민들더러 '자발적으로' 군에 자원해 달라고 요청을 가장한 명령을 하고 있다. 국가의 이 뻔뻔한 폭력성은 언제까지 진행될 것인가! 


한 엄마가 있다. 아이는 선천적으로 아프게 태어났다. 많이 사랑해 주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고 싶었지만 공무원인 엄마는 바빴다. 아이의 생일 날도 야근으로 퇴근이 늦어졌다. 꼬장 부리는 상사의 억지 명령 때문이었다. 그날 딸은 세상을 등졌다.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해주지 못했다. 당연히 작별 인사도 없다. 엄마의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래오래 남아 두고두고 괴롭힌다. 그래서 지금 작별 인사도 없이 하루 밖에 남지 않은 시간을 다른 곳에 사용하려는 사람에게 제발 엄마에게 인사하고 가라고 붙잡고 있다.



여자의 말은 옳다. 그녀가 이미 충분히 후회해 본 사람이기 때문에 말리고 싶은 진정성이 보인다. 그런데 남자의 말도 옳다. 여자의 자책감과 죄책감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편해지기 위한, 나를 위한 참회와 사과가 아니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극단적인 사건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전쟁이라는 일촉즉발의 상황, 그리고 국가번영법의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의 움직임. 그러나 이토록 무서운 사회에서 사람들이 모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홍구 교수님 강연에서 들었는데, 유신 시절에 집회에 500명 모이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오늘날 작정하면 10만 명 이상 모이는 시절과 비교할 수 없는 숫자다. 그럴 수밖에! 그 시절의 폭력과 오늘날의 물리적 폭력을 비교하는 건 무의미하다. 차원이 다르니까. 


이 나라의 국민들은 국번법으로 한번 유린 당하고, 전쟁 지원자 모집에서 또 한 번 이용되었다. 군말 없이, 혹은 감지덕지하며 누군가의 군사공급처로 만족하며 살아간다. 혹은 내가 떨어지지 않은 구멍에 감사하며 지내게 된다. 그렇게 철저하게 이용되고 가차없이 버려진다. 그 시스템을, 그 커넥션을 이해하고 깨부수려고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건 그야말로 죽은 인생이다.



작품의 마무리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흡사 '침묵의 함대'를 보았을 때 느꼈던 충격이다. 그러니까 가장 군국주의 전통을 갖고 있고, 지금도 호시탐탐 그런 시절로 돌아갈 꼼수를 부리는 나라에서 가장 '평화'를 얘기하고 공존을 꿈꾸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말이다. 오히려 그들이기에 더 설득력도 있었지는 이 아이러니함!


영화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완결 나기 전에 나온 영화 같아서 그 마무리는 어떨지 궁금하다. 찾아서 확인해 봐야겠다. 


좋은 작품이다. 작품의 재미도 재미거니와 주고자 하는 메시지의 묵직함이 소름 끼칠 정도다. 우리가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게 한다. 우리의 정부는 국민에게 사망 예고장을 주고 있는 건 아닌지 역시 두눈 부릅뜨고 확인할 일이다. 우린 안전한 세상을 살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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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도서관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자크 보세 지음, 기욤 드 로비에 사진, 이섬민 옮김 / 다빈치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 구경을 갔다. 크게 눈에 띄는 게 없어서 돌아나올 즈음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이 책을 발견하고 눈에서 광채가 났다. 가슴에 끌어안고 나와서 대출을 신청했더니 대출불가 도서란다. 헐... 안타까움을 남기고 돌아나오려는데 사서 선생님이 특별히 일주일 빌려주겠다고 하셨다. 대출 불가 도서라서 바코드도 안 찍고 갖고 나왔다. 음하하핫! 절대로 한동네 사는 사람이라는 특혜를 받은 게 아니다!


1995년에 배스베인스는 1914년 발견된 새뮤얼 피프스의 장서 목록에 등장한 세 권짜리 책을 찾고 있었다. 우연히 보스턴 애서니엄에 갔던 그는 지하 서고에서 잠자고 있던 책들을 발견했다. 전혀 펼쳐진 적도 없고 페이지가 잘려 나가지도 않은 책들이었다. 대출 카드를 보면 대출된 적도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소리로 그는 물었다. “85년이나 되었군요. 누구 때문에 구입한 책입니까?”이에 사서는 대답했다. “배스베인스 선생님 당신을 위해 구입했습니다.” 11쪽 

 

히야, 사서의 센스가 반짝반짝 빛난다! 직무유기가 될 법한 이유가 최고의 찬사로 둔갑했다. 이런 순발력을 제발 좀 갖고 싶다!


오스트리아의 아드몬트 베네딕트회 대수도원 도서관

 

좋았던 사진이 정말 많았는데 이 도서관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더 화려하고 더 웅장한 곳도 많았지만 가장 황홀하게 멋진 곳이 여기였다. 

 

 

마름모꼴 대리석 타일 7500 개로 이루어진 마루는 환상적인 시각 효과를 자아낸다. 케플러의 기하학에서 여감을 얻었을 법하다.

금칠한 68개의 나무 흉상은 아드몬트 도서관에 구축된 도상학의 완결편으로 철학자, 화가, 시인, 여덟 명의 무녀, 네 개의 대륙이 표현되어 있다.

아드몬트는 수많은 수도원들이 겪어야 했던 포화와 박해에서 다행히 살아남았다.

나치스의 오스트리아 합병 뒤 소장품을 거의 전부 강탈당했지만 그 상당 부분을 되찾고 재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영화 모뉴먼츠멘이 떠오른다.


 

아드몬트는 세계 최대의 수도원 도서관이자, 오스트리아와 독일 바로크 시대의 가장 풍성하고 화려한 유산 가운데 하나다.

 

다 좋았지만 유독 좋았던 것은 사다리다. 안정감이 있다. 저기 올라가서 서가 높은 곳에 꽂힌 귀하디 귀한 도서를 꺼내들고 싶다. 아, 사진만 봐도 좋다!



독일 울름의 비블링겐 수도원 도서관


 

도미니쿠스 헤르메네길트 헤르베르거가 조각한 열 점의 목조상 중 수학의 알레고리.

 

알파벳 J가 없다. 이유가 있나?? 지저스의 머리글자라서 피했나? 조선시대에 임금님 이름을 못 쓰게 막는 것처럼? 아님 J는 좀 나중에 만들어졌나???

 

 

이탈리아 피렌체의 리카르디 도서관


 

조반니 바티스타 포지니가 제작한 빈첸치오 카포니 흉상. 각광 받는 지식인이자 여행가이던 카포니는 5천 권의 장서를 수집했고, 이중 일부를 프란체스코 리카르디의 부인이 된 딸 카산드라에게 물려주었다. 이 유산 덕에 리카르디 도서관은 토스카나에서 가장 중요한 도서관의 하나가 되었다.

 

천장에 가까운 높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햇빛을 받으면 황금색 장식이 더 눈부시게 빛날 테지? 빛이 너무 많이 들어오면 책이 바래니까 이 정도가 딱 적당한 게 아닐까. 

 

 

조르다노의 열람실 천장화. 나폴리 출신인 루카 조르다노는 17세기 말 이탈리아와 에스파냐의 귀족과 성직자들에게 가장 크게 인정받은 화가였다.

 

서양 건축물에선 유독 천장에 신경을 많이 쓰는 듯하다. 이에 비하면 같은 시기 우리나라의 건축물들은 정말 소박하다 못해 검소했다. 검박한 멋도 일품이긴 하지만.

  

 

프랑스 파리의 상원 도서관


 

대열람실의 건축 양식은 신고전주의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우물천장 부분은 마리 드 메디시스의 고전적인 이탈리아식 궁전의 영향을 보여준다.

 

엄청 고급스럽다. 사다리 타고 올라가면 좀 무섭겠다. 책장 윗부분의 장식이 예쁘다. 샹데리아도... 

 

 

들라크루아의 가까운 친척이기도 한 레옹 리스네가 그린 알레고리 천장화. 화가 집안인가?



영국 맨체스터의 존 라일런즈 도서관

 

 

 

연구자용 열람실로 쓰이거나 목록과 개가 도서 참고용으로만 쓰이는 갤러리 밑 열람칸은 쾌적한 자연 채광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라일런즈 도서관은 맨체스터 최초로 전기 조명을 갖춘 건물 가운데 하나였다.

 

고립되지 않고 탁 트인 열린 공간이 마음에 든다. 그러면서도 독립성을 유지하과 있다. 아마도 공간을 채울 햇볕도 공기도 모두 마음에 든다. 아, 저 자리에 있고 싶구나!


 

체코 프라하의 체코 국립 도서관


 

조각, 회화, 목공예, 스투코, 연철, 금칠한 나무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순수 및 응용 미술이 어울려 풍성한 장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모든 공간은 채워지거나 덮여 있다.

 

 아, 가득 채운 지구의가 눈길을 끈다. 서로 다른 시기의 지구의겠지? 나는 퍼즐로밖에 못 맞춰본 그런 것들...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는 메인 홀에는 매우 희귀한 자료들과 16-17세기 지구의와 천구의가 있다.

 

회오리치는 기둥은 좀 마음에 안 들지만 지구의와 천구의가 많으니 다 용서가 된다.ㅎㅎㅎ


 

에스파냐 산로렌소데엘에스코리알 왕립 도서관

 

 

끊어 읽기 어려운 이름이구나! 호수까지 절경이네! 

 

 

메인 홀. 이곳의 가구들은 20세기 중반까지도 명맥을 유지한 에스파냐 건축 양식의 창시자 가운데 하나인 후안 데 에레라가 디자인했다. 교양 과목들과 관련된 역사상의 이야기들을 묘사한 티발디의 프레스코.

 

아, 벽과 천장마저도 거대한 자료이고 수업이고 책이구나. 도서관이면서 동시에 미술관이고 박물관이고 체험 현장 학습이다.

 

  

 

펠리페 2세의 명에 따라, 귀중한 자료들은 장정을 햇빛으로부터 보호할 목적으로 책등이 벽을 향하게 보관되었고 지금까지도 그 전통이 남아 있다. 제목은 책등 반대쪽에 표시했다.

 

제목은 책등 반대편의 종이 부분에 금을 칠한 후 적었다고 한다. 주객이 전도됐구나.;;;;;

 

 

 

마프라의 수도원-궁전 도서관 설계는 빈의 호프비블리오테크에서 영감을 얻었다길이 85미터에 이르는 이 큰 홀은 중앙 둥근 천장 밑에서 건물의 두 날개가 만나는 형태를 취했다. 

 

 긴 직선이 주는 위압감에서 종묘의 정전이 떠오른다. 

 

 

 

중앙의 둥근 천장 밑 5천 개의 대리석 조각으로 된 바닥이 애초에 구상된 화려한 장식의 일면을 보여준다.   

 

 

도서관은 건축가의 구상처럼 화려하게 장식되지 못했다계획보다 20년이 더 소요된 건축은 역사의 희생물이 되었다아우구스티누스회에 밀려났다가 1792년에 마프라로 다시 돌아온 프란체스코회는 청빈 서원에 충실하고자 목조 부분을 온통 흰색으로 덮어버렸다. 2층의 갤러리는 길이가 거의 3백 미터에 이른다.

  

 어이쿠, 제대로 화려했으면 눈이 부셔서 멀어버렸을 지도! 

 

 

금칠을 거부하고 대신 칠한 흰색이 세월에 바래지면서 양피지 색깔을 띠어 우아하게 되었다고 한다이쪽이 더 좋아보인다.

 


미국 보스턴의 보스턴 애서니엄  

 

  

애서니엄은 회원들에게 모임만찬 토론리셉션계약회의 공간을 제공한다수요 다과회는 보스턴의 주요 사교 행사 가운데 하나이다애서니엄은 회원들에게만 비교적 비싼 연회비로 개방되는 조합 형태로 운영된다허가를 얻은 대학생과 연구원들은 자료 열람이 가능하다.

 

도서관에서의 다과회는 로망으로 보이지만 책에는 안 좋은 것 아닌가 모르겠다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졌던 만찬이 떠오른다.

  

미국 워싱턴 D.C의 국회 도서관



그레이트홀의 화려한 계단은 파리 오페라와 빈 미술사박물관 계단을 떠올리게 한다상징알레고리인용건축적 디테일의 아낌없는 사용은 보편 지식에 대한 미국의 기여를 찬미한다. 

 

여기서 오페라 무대를 올려도, 발레 공연을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그냥 그 자체로 종합 예술로 보인다. 아름답다!

 

 

1997년에 백주년을 맞아 건물의 전면 보수가 이루어지면서 실내 장식이 보존 또는 복원되어 의회가 본래 구상했던 우아한 클럽 도서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가구 색마저도 고혹적이다. 우아함과 지성미가 어우러져 있다.

 

 

 멤버스룸은 국회의원 전용 열람실이며 전용 출입구를 통해 이용하게 되어 있다시에나 대리석으로 된 벽난로 위에 보이는 것은 법에 대해 묘사한 베네치아 모자이크이다.

   

 

 에드윈 홀랜드 배시필드의 프레스코 <인간 이해>가 돔을 장식하고 있다이집트와 과학이슬람과 물리학로마와 통치독일과 인쇄프랑스와 해방 등 서양과 미국 문명 발달에 영향을 미친 구가와 주제들을 의인화해 묘사했다.

  

 

 금으로 장식된 둥근 천장 밑에 있는 주 열람실은 편안한 집기들과 탁월한 조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구도가 몹시 안정적이다. 


뉴욕 공공 도서관

 

 

 카레르 앤드 헤이스팅스의 걸작인 로즈 열람실면적 13백 제곱미터천장 높이 16미터인 이 열람실은 수용 규모가 7백 석에 이른다.

 

공부하다가 힘들면 고개 꺾어 천장 보면서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그나저나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캐리가 결혼식장으로 잡은 곳이 여기인가??


이렇게 비싸고 장정 화려한 책은 마땅히 도서관에 있어야 한다. 게다가 도서관에 관한 책이니 더더욱!

사진도 훌륭했고, 보는 재미가 좋았지만 전반적인 구성은 아주 무난했다. 건물들이 주는 특별한 비쥬얼 이외의 편집 구성의 매력은 아쉬웠다. 그래서 별점 하나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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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4-03-24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들이라면 이런 페이퍼에 공감 백배를 누를 수밖에 없을 듯. 정말 환상적이네요..^^

마노아 2014-03-24 21:33   좋아요 0 | URL
눈으로라도 호강하게 만드는 책이에요. 아유, 도서관이라니... 정말 좋아요.^^

Ralph 2014-03-2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이런 도서관을 짓겠다고하면 비웃음을 사겠지요.. 왜 그돈을 쓰느냐고.. 인간이 점점더 똑똑해지는 것인지.. 멍청해지는 것인지..

마노아 2014-03-24 21:33   좋아요 0 | URL
유홍준 교수님이 많은 돈을 들여 화려한 문화 유산을 짓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던 게 떠올라요. 멀리 내다보고 한걸음씩 내디뎌야 하는데 바로 앞걸음도 잘 못 떼는 것 같아요..;;;

2014-03-24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4-03-24 21:34   좋아요 0 | URL
앗, 제가 도서관 이름을 안 적었네요. 마지막 사진이 바로 뉴욕 공공 도서관이에요. 캐리가 결혼식장으로 잡은 곳 맞네요. 아, 저런 데서 결혼하고 싶어요.^^ㅎㅎㅎ

순오기 2014-03-27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도서구입비 지원받으면 이 책 바로 살거에요.
너무나 근사한 도서관에 눈이 즐거워요~ @@

마노아 2014-03-27 21:42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의 작은 도서관에서 눈부시게 빛날 책이에요. 명당 자리에 놓아주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자크 보세 지음, 기욤 드 로비에 사진, 이섬민 옮김 / 다빈치 / 2012년 4월
절판


책을 향한 열정을 다룬 두 권의 빛나는 작품(<점잖은 광기>와 <인내와 강인>)을 쓴 니컬러스 배스베인스의 일화는 우리가 오랜 세월 동안 도서관에 대해 느껴왔던 신비한 매력을-이 책에서 앞으로 더 자세히 소개되겠지만-잘 보여준다. 1995년에 배스베인스는 1914년 발견된 새뮤얼 피프스의 장서 목록에 등장한 세 권짜리 책을 찾고 있었다. 우연히 보스턴 애서니엄에 갔던 그는 지하 서고에서 잠자고 있던 책들을 발견했다. 전혀 펼쳐진 적도 없고 페이지가 잘려 나가지도 않은 책들이었다. 대출 카드를 보면 대출된 적도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소리로 그는 물었다. "85년이나 되었군요. 누구 때문에 구입한 책입니까?"이에 사서는 대답했다. "배스베인스 선생님 당신을 위해 구입했습니다."-11쪽

(아드몬트 베네딕트회 대수도원 도서관)
‘책 사랑’이 오프너 대수도원장만의 별난 취미는 아니었다. 책 읽기는 베네딕트회를 창설한 누르시아의 성 베네딕투스가 만든 계율에도 규정되어 있었다. 계몽과 건강을 위해 수도사들에게는 성전을 읽고 주석을 덧붙이는 의무가 주어졌다. 베네딕트회 수사들에게 있어서 도서관 없는 수도원은 ‘무기 없는 요새’와 같았다. 따라서 1074년 설립 당시부터 아드몬트는 잘츠부르크에서 들여온 몇 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었고, 작품의 필사, 채식, 주석첨부를 위한 필사실을 설치했다. 몇몇 조예 깊은 대수도원장들의 주해와 해설들은 이 도서관의 명성을 오스트리아 전역으로 확산시켰다.-24쪽

(안나 아말리아 공작부인 도서관)
프로이센 왕 프리드리히 2세의 조카 브라운 슈바이크 볼펜뷔테 공주로 태어난 안나 아말리아는 열일곱 살이던 1756년에 어리고 병약한 작센 바이마르 아이제나흐 공작 에른스트 아우구스트 2세와 결혼한다. 이들의 결합은 프로이센 왕에게 병력을 팔아넘기는 것이 최대 수입원이던 피폐한 공국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2년 뒤, 7년 전쟁 기간 중에 공작은 사망한다. 안나 아말리아는 "열여덟이 된 해는 내 황금기의 시작이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과부가 되었다가 후견자, 그리고 섭정이 되었다"고 술회했다. 다행히 상당히 지적이며 정력적이던 그녀는 유능한 재상을 임명하여 단기간에 공국의 재정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부모와 삼촌들의 품격 높은 궁정에 향수를 느끼고 있던 안나 아말리아의 대사업은 독일의 변방에 가까운 바이마르를 학문의 중심지로 만드는 일이었다. -54쪽

안나 아말리아는 사업에 착수했고, 1775년에 아들 카를 아우구스트에게 권력을 이양한 후에는 이에 더욱 깊게 관여했다. 그녀는 연극, 음악, 문학을 사랑했고 화가, 음악가, 시인들을 초대해 파격적으로 배려하며 동근 탁자에 함께 둘러앉아 자유정신을 만끽하게 했다. 또한 바이마르를 근대화하고자 남아 있던 외양간들을 폐쇄하고 공공 조명 시설을 설치했으며, 1761년에는 16세기에 지어진 ‘초록색 작은 성’을 개조하여 공작 관저의 장서들을 보관할 도서관으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도서들은 1766년에 모두 옮겨졌다.
(...)
도서관 곳곳에는 그림, 액자에 넣은 도면, 유럽 전역에 명성을 떨친 이 도서관을 방문한 유명 인사들의 흰색 대리석 흉상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흉상의 주인공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 바이마르 생활과 젊은 공작, 그리고 그의 모친인 공작부인과의 교류를 즐긴 이는 바로 괴테였다. -54쪽

1775년, 열여덟 살 카를 아우구스트의 초청으로 바이마르에 온 괴테는 1832년 사망할 때까지 이곳에 살았다. 청년 작가 괴테는 서간체 형식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엄청난 명성을 얻었다. 두 청년은 남부 독일의 궁정에서 고수되던 엄격한 예절에 아랑곳하지 않고 화통하게 지냈다. 두 사람은 떨어질 수 없는 사이였으며 즐겁게 지내는 것뿐 아니라 바이마르의 근대화를 위해서도 함께 노력했다. 공작은 괴테를 개인 고문으로 임명했고, 1782년에는 황제 요제프 2세에게 주청해 괴테에게 작위를 수여하게 했다. 공작부인과도 교류했던 괴테는 이를 계기로 군주와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당대의 궁정 예법에 의하면 작위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바이마르는 독일 문화의 수도가 되어 특히 연극 분야를 선도했고, 낭만주의의 가장 빛나는 대표자를 손님으로 환대했다.-54쪽

괴테는 바이마르 공작 도서관의 관장으로도 임명돼, 1797년부터 사망할 때까지 재직했다. 그는 도서관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재조직했고 5만 권의 장서를 13만 2천 권으로 늘려 독일 최대 규모의 도서관 가운데 하나로 키웠다. 교단들이 세속화되고 지역 수도원들의 필사본과 초기 활판 인쇄술 시기의 인쇄본이 수시로 바이마르에 보내지던 시기의 일이다. 괴테는 도서관 책임자로서 적어도 이따금씩은 대단히 적극적으로 활동하곤 했다. 그는 책 반납이 늦은 대출자들에게 엄중한 연체료를 부과했는데, 그가 직접 작성한 통지서들이 지금도 남아 있다.
-55쪽

(아일랜드 더블린의 트리니티 칼리지 도서관)
더블린의 트리니티 칼리지 도서관을 방문하는 매년 50만 명의 여행자들 대다수는 그 유명한 <켈즈 복음서>를 보러 온다. "중세 중기 유럽에서 우리를 찾아온 가장 찬란한 책"(피터 브라운의 표현)으로 여겨지는 이 복음서는 이미 오래 전에 웨일스 출신의 박식한 성직자이며 연대기작가인 기랄두스는 "이는 사람의 작품이 아니라 천사의 작품이라고 믿어도 좋을 것"이라고 썼다. 사실, 방문자들이 볼 수 있는 것은 스위스에서 제작되고 1990년에 아일랜드계 캐나다인들이 도서관에 기증한, 극상의 상태를 보여주는 모조품이다. 훼손되기 쉬운 원본은 연구자들에게만 공개된다.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금고는 인류의 걸작 미술품을 위한 최후의 안식처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170쪽

도서관은 1601년에 세워졌다. 인쇄 서적 30점과 필사본 10점으로 소박하게 출발했지만, 여러 차례 자료 확대 사업을 통해 곧 크게 확장된다. 하지만 트리니티 칼리지 도서관은 아일랜드 대주교이며 학자이자 애서가이던 제임스 어셔 사후 그의 장서를 사들인 뒤에야 비로소 어느 정도 명성을 얻게 된다. <켈즈 복음서>를 발견한 것도 그였다. 그러나 한 세기 뒤, 어셔의 장서는 아무렇게나 쌓여 보관되고 있었고 열람실은 너무도 불편해(사실 열람을 위한 방도 아니었다) 도서관 이용 빈도는 매우 낮아졌다. 1709년에 대학 당국은 건물을 새로 짓기로 결정했지만, 새 서가에 책을 배열하는 작업의 대가로 허드슨이라는 사람에게 70파운드를 지급했다는 기록은 1733년에나 등장한다. 당시에는 사업에 으레 이렇게 긴 세월이 소요되곤 했다. 옥스퍼트와 케임브리지(특히 렌 도서관)의 이런저런 도서관들이 깊이 있게 비교 연구되었고, 지금 문제 같은 것들도 면밀하게 분석되었다. 아일랜드에 사는 건축가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돋보이던 토머스 버그가 주저 없이 임명되었다. 트리니티 칼리지 도서관은 그의 단 하나의 걸작이다.
-170쪽

공공건물들이 난방이 되지 않는 시기에 습기의 영향으로부터 책을 보호하기 위해 크리스토퍼 렌이 케임브리지에서 시도했던 대로, 버그 역시 긴 직사각형 건물을 세웠다. 특별히 우아한 점은 없고, 지주 역할을 하는 튼튼한 이중 아케이드 위에 얹힌 건물이었다.
-170쪽

(포르투갈 마프라의 마프라 수도원 도서관)
18세기에 마프라에 지어진 왕립 도서관의 운명은 포르투갈이 역사적 성쇠를 거치는 내내 이 도서관을 품고 있던 기이한 수도원-궁전의 운명과 밀접하게 엮여 있다. 사실 집권 브라간사 왕조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지만, 도서관을 짓고 있는 동안 포르투갈은 이미 쇠퇴의 길로 들어선 상태였다. 주앙 5세가 메수엔 조약에 따라 자신의 사업을 포기하며 영국과 교역을 하려던 때, 네덜란드가 그를 아시아에서 몰아내려던 때, 국경에서의 전쟁 위험을 감수하면서 오스트리아를 편들어 인접 에스파냐와 맞서던 때에 막대한 돈을 들여 베르사유 궁전 같은 수도원을 짓는 것은 해괴한 일이었다. -200쪽

(...)1730년 완공 무렵, 리스본에서 북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공사장은 5만 2천 명이 일을 하던, 마치 하나의 임시 도시와도 같았다. 공사가 끝나자 축제가 한 주일 동안 진행되었다. 족히 6만 5천 명의 하객이 참석했으나, 왕실 재정은 위협을 받고 있었다. 마프라의 건축을 결정한 바로 그 시점에 주앙 5세는 코임브라 대학 재건에도 착수했다. 대학 도서관을 유럽 최대의 도서관으로 만들려는 계획이었다. 낙천가였는지 과대망상가였는지 몰라도, 왕은 두 개의 거대한 도서관을 세우기로 했다. 보유한 장서를 감안하면 이런 엄청난 지출에 타당성이 있을 리 없었고 특히 왕국의 미래도 암울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빈의 호프부르크와 규모가 비슷한 도서관 두 개를 서로 30km 거리 안에 세우고자 했다.
왕이 마프라 건축을 결정한 것은 공약의 이행이었다는 설명도 있다. 왕은 왕비가 왕위를 이을 후계자를 낳으면 수도원을 짓겠다고 맹세한 적이 있었다. 왕비가 소임을 다하자 왕은 약속을 지켰다. 신은 이때다 싶게 후한 은총을 베풀어, 왕 자신은 극구 부인하는 수많은 서자들은 제외하고도 다섯 자녀가 더 태어났다. -200쪽

프란체스코 아라비도스 형제회는 아마도 군주의 웅대한 건축적 야심에 대한 핑곗거리를 제공하고자 이러한 이야기를 퍼뜨렸을 것이라는 혐의를 샀다.
주앙 5세는 자신이 사냥을 즐기던 황무지 한가운데에 수도사 13명을 위한 수도원과 교회를 짓겠다는 결정을 내린 1716년에 이미 재위 10년을 넘긴 상황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사업은 규모가 불어났다. 일단 수도사 80명을 수용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던 것이 다음에는 3백 명, 그리고 마침내는 왕가의 식구들 전부와 궁전까지 수용하는 계획으로 일이 커졌다. 잇따른 변경 끝에 수도원-궁전은 결국 면적 37,720제곱미터에 방과 침실 880개, 수도사들을 위한 독방 3백 개, 4천5백 개의 문과 창문, 154개의 계단, 29개의 중정을 갖추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
-200쪽

서가에 책이 비치된 것은 1797년이 되어서였다. 1809년에 마프라 최초의 대사서인 주앙 두 산타 안나 수사가 도서 목록을 만들었는데, 그것은 오늘날까지도 공표되지 않은 필사 목록이다. 책들은 18세기 말에 꽂힌 그 자리에 지금도 그대로 꽂혀 있다. 포르투갈은 국가 최대의 지주들이 되어버린 교단에 대해 1834년에 탄압 조치를 내리는 등 복잡한 시기에 돌입했다. 마프라는 비워지고 국유 재산으로 선포되었으며, 병영으로 전환될 가능성마저 제기되었다.
주앙 5세의 꿈은 그저 텅 빈 수도원, 거의 살아본 적 없는 궁전, 거의 누구도 책을 읽을 수 없게 되 도서관이 되어버렸다. 도서관은 초기 활판 인쇄 시기의 인쇄본 22점, 신학, 교회법, 교회사, 문학, 지리, 철학, 법 등에 걸쳐 주로 16-18세기 자료로 이루어진 4만 권의 장서가 있었다. 하지만 프란체스코회의 청빈 서원은 예상치 못했던 장식을 낳았다. -201쪽

양피지 색이 된 나무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의 가죽 장정에 찍힌 금칠 문장과 제목들은 너무도 애지중지한 나머지 책등을 벽 쪽으로 돌려 꽂은 책들의 반짝이는 반대쪽 단면만큼이나 돋보인다. 그 빛은, 귀족 지배계급이 그토록 오랫동안 비현실적인 꿈을 꾸며 살던 나라에 걸맞게 황홀하고, 현실 같지 않으며, 시적이다. 해가 지면, 갤러리의 어느 구석에 숨은 채 이곳에서 영원토록 살아왔음직한 박쥐들이 나타난다. 박쥐는 마프라의 수호자가 되었다. 이들은 조용히 날아올라 자신들의 바로크 영지를 누비면서, 이 잊힌 보물들을 감히 공격하는 벌레들을 사냥한다.-201쪽

(미국 워싱턴 D.C의 국회 도서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비싸고 가장 믿을 수 있는 도서관" "온 미국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공공 도서관" 1897년 11월 1일에 문을 연 미국 국회 도서관에는 그런 찬사들이 쏟아졌다. 낙관과 자신감이 넘친 미국은 신흥 강국의 힘을 과시할 특단의 상징물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감수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도서관의 설립은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지적 소산이다. ‘건국의 시조’ 가운데 한 사람이자 대단한 교양인이던 제퍼슨은 계몽 철학의 후계자였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뒤를 이어 프랑스 주재 미국 공사로 파리에 머무르는 동안 정통하게 된 것이 계몽사상이었다. 백과사전적 지성인인 제퍼슨은 "국회의원이 참조하지 못할 정보는 없다"며 모든 분야의 지식을 망라하는 도서관이 수도 워싱턴에 필요하다고 믿었다. 그는 민주주의와 지식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있다는 소신을 지니고 있었고, 국회 도서관을 국가 정치 발전에 불가결한 도구로 보았다. -218쪽

(뉴욕 공공 도서관)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도시였으면서도 문화 시설 투자 필요성에 대한 각성이 부족해 도시 위상에 걸맞은 도서관이 없었다. 그때 전 뉴욕 주 주지사이자 대통령 후보이기도 했던 새뮤얼 틸던이 구원자로 등장했다. 틸던은 훌륭한 도서관의 건립을 맡은 재단에 자기 재산의 상당 부분을 기부했다. 긴 토론과 복잡한 법률 협상 끝에 틸던 트러스트와 애스터 도서관, 레넉스 도서관이 마침내 뉴욕 공공 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되었다. 시의 운영 보조금을 받는 대신 시의원들을 이사진에 포함시킨 비영리 민간 단체였다.-228쪽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국립 도서관)
공산주의의 몰락에 이은 교육 기관들의 혼란상은 1만 5천 곳에 이르는 러시아 도서관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많은 수가 다시 재편되기는 했지만 일부는 민영화되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이 도서관은 1992년까지는 "노동자 붉은 깃발의 명령에 의한 살티코프 셰드린 국립 공공 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러시아 국립 도서관으로 개칭되었고, 1998년에는 모스코프스키 대로에 새로운 건물을 개관했다. 그러나 정부 지원금이 대폭적으로 감축되어 그 시설은 그저 그런, 아니 사실상 쓸모가 없을 정도로 좋지 않다. 그럼에도 자료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예카테리나 대제와 그 후계자들-차르이건 공산당 서기장이건-은 대중에게 지식을 전파한다는 목표를 분명 달성했다. 그들의 도서관은 세계 5대 도서관의 하나가 되었다.-2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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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써보는 영화 감상 페이퍼다. 


7. 피끓는 청춘(이연우, 2014)


보려고 했던 건 아닌데, 마침 볼 만한 게 없었다는 게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였다. 그말은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그다지 없었다는 것이고, 기대치는 영화 관람의 가장 민감한 적이므로, 뜻밖에도 영화를 재밌게 만드는 역할을 해버렸다. 잘만들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왜 이토록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첫사랑이 그리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또 그렇게 첫사랑이 잘 이루어지는지도 알 수 없지만, 하여간 청춘은 늘 피가 끓는 법이고, 사실 청춘이 아니어도 인간의 피는 더운 법이고, 그렇게 수많은 이야기는 탄생하는 것!



이세영이 맡았던 역을 맡겼어도 잘 어울렸을 박보영은 '좀 노는' 언니 역에도 아주 잘 어울렸다. 포스 제대로 보여주는 순정파 날라리 영숙!



김영광은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내 맘이 안 그래'에서 처음 만났다. 차형사에서는 연기가 도저히 못봐줄 정도였는데(사실 영화도 못 봐줄 수준....;;;;) 이 영화에서는 연기가 많이 늘었다. 확실히 저 머리 스타일은 참 느끼해 보인다. 뮤지컬 그리스에서 단체로 하고 나오는 스타일~ 푸딩 CF에서 김수현도 그 양복에 그 머리 스타일은 좀 별로였다. 머리는 느끼해 보였고, 양복은 나이보다 너무 어른스럽게 입혀서 영~ 그나저나 그 푸딩 참 비싸더라.ㅡ.ㅡ;;;;;



2007년도 뮤직비디오다. 울 보스 이때는 볼이 아주 탱탱했구나! 저때도 이미 40이 넘었는데도 말이지...

이 뮤직비디오는 등장인물도 둘 뿐이고 내용도 아주 단순한데도 강렬하다. 특히 주차장에서 넘어져 바닥 치는 장면과 달려가서 벽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지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에 손가락에서 빛나는 반지까지. 아, 역시 명곡이야!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권해효 기럭지에서 이종석 기럭지 아들이 나온 건 신기하지만, 그 아버지의 그 아들로 일편단심마저 유전되었다. 바람둥이 시절에 낚였던 여성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일이지만 그것이 조연의 운명이었던 게지..;;; 



대장금에서 금영이 아역이었던 이세영이 이렇게 커버렸다. 이제는 아역 배우가 아니라 엄연히 성인 연기자가 되었다. 어릴 때도 예뻤지만 크니까 더 예쁘다. 소나기 코스프레 하던 서울 깍쟁이 전학생 역에 딱이었다. 그렇지만 이세영은 여기서 더 눈부셨다. 



이승환 11집 타이틀곡 '너에게만 반응해' 티저 영상이다. 30초 남짓의 짧은 영상에서 그녀는 어찌나 유혹적이던지! 정말 봄날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담은 눈부심 아닌가! 









내가 영화 페이퍼를 쓰고 싶게 만든 것도 바로 이 영상 때문이었지. 그야말로 사심 페이퍼다.^^ㅎㅎㅎ



8. 또 하나의 약속(김태윤, 2013)


'또 하나의 가족'이었던 첫 제목이 '또 하나의 약속'으로 바뀌어 개봉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도 영어 제목은 'another family'다. 나름의 고집이 보인다. 영화 개봉하기까지의 지난했던 과정은 팟캐스트 방송에서 많이 들었다.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 인터뷰도, 감독님 배우님들 육성도 많이 들었다. 그래도 역시 작품으로 말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누군가는 고약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이렇게 압력받기 쉬운 작품에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배우의 진정성이 보인다. 가만히 보면 이런 쪽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배우들이 있다.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개봉은 했지만 순탄하게 흥행이 되지는 않았다. 흥행하기 쉬운 소재는 아니지만, 아주 못 만든 영화도 아닌데 안타깝다. 탐욕의 제국에 비하면 다소 나은 입장이라고 해야 할지... 


원래 황유미 씨 역할을 맡았던 배우는 따로 있었는데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두었다고 했다. 그 바람에 새로 구하게 된 배우가 더 적격이었다고 감독님은 말씀하셨는데... 앞의 배우가 누구인지 궁금하긴 하네. 


실제로 황유미 씨는 아버지가 운전하는 택시 안에서 숨을 거두었다. 영화 속 설정 같이 너무 드라마틱했지만 실제로 그랬다고 한다. 하아, 얼마나 기가 막힌 죽음이고 이별인가. 삼성 직원들도 이 영화 본 사람이 있을 텐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며칠 전 신라호텔 이부진 사장의 통큰 선행(?)이 뉴스를 장식했다. 못된 짓 참 많이 해도 예쁜 짓 하나 하면 다 감춰지는 더러븐 세상..ㅡ.ㅡ;;;;;










9. 로보캅(호세 파딜라, 2014)


작년에 그래비티 망가진 좌석에서 보고 돌려받은 4DX 티켓이 남아 있었다. 2월까지 써야 했는데 이 상영관에서 해주는 영화가 많지 않으므로 역시 본의 아니게 보게 된 영화다. 어릴 적에 로보캅을 보지 못했지만 로보캅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었다. 로보캅의 인간적인 고뇌에 대해서는 몰랐고, 그냥 아이 엠 로보캅!이 멋지게 보였던 것. 


과거 로보캅보다 훨씬 움직임이 빨라졌고, 디자인 면에서도 더 매끄러워진 건 분명해 보인다. 다만, 이 영화를 4DX로 본 것은 정말 큰 실수였다. 영화 시작 전에 '드래곤 길들이기2'는 정말 하늘을 나는 것 같은 효과를 느끼면서 무척 만족스러웠는데, 액션 영화를 움직이는 의자 위에서 보는 건 고문이었다. 별 의미 없이 의자를 움직이고 등을 쿡쿡 찌르는데 아 등짝 아프고 허리 아프고...ㅜ.ㅜ



사무엘 루이 잭슨은 점점 못된 역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근데 무척 잘 어울림...ㅎㅎㅎ 이 영화 속 사무엘은 흡사 우리나라 애국보수라 자처하는 인물들을 닮아 있었다. 그 확신에 찬 눈초리하며 요만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의지가 없는 고집스런 입매까지도. 



부인이 참 매혹적으로 예뻤다. 머리 스타일도 아주 마음에 들었음. 남자는 내가 생각한 로보캅보다 좀 더 유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뭐 잘 어울렸음. 다리가 너무 길어서 오히려 좀 어색해 보였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


국내에서는 쓸 수 없는 전투 로봇을 중동 지방에선 무차별로 사용하는 미국의 두 얼굴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의원들의 토론 장면은 보기 좋았음. 저렇게 좀 말이 되게 말싸움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이랄까.









★☆


10. 관능의 법칙(권칠인, 2013)


제목만큼 관능적이지는 않았다. 출연진도 내용도 어느 정도 도식적이었고 좀 빤하다는 느낌. 굳이 꼽자면 조민수 캐릭터가 제일 괜찮았다. 아무래도 역할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 들키고 싶지 않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치부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여야만 했던 여인의 격한 흐느낌이 관객도 안타깝게 만들었다. 


세 여인 모두 경제적으로는 얼마나 넉넉하던지... 빵집 하는 조민수도 셋 중에선 가장 여유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보통 사람들과 비교하면 노후보장 되어 있는 싱글이다. 햇살 받으며 브런치 즐기는 골드 미스와 골드 싱글, 골드 유부녀의 모습이다..;;;



엄정화는 연하 남자와 사귀는데 극중 나이를 감안하건대 거의 20살 차이 연하인 듯. 이 정도 나이 차이면 누구라도 그녀의 배경 보고 덤볐다고 여기지 않을까. 어린데 순애보까지 가졌다면... 그건 영화가 아닐까? ㅎㅎ



이경영은 또 하나의 약속에서도 머리 스타일이 저랬는데 일부러 저리 짧게 자른 것인지, 점점 벗겨져가는 머리 때문에 이리 된 것인지... 하여간 신중하면서도 때로는 거침 없이 덤벼드는 '어른'의 사랑을 잘 보여주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목수 아저씨라는 그의 직업! 사랑하는 사람에게 만들어준 저 근사한 테이블과 의자라니! 나는 아주 튼튼하고 칸도 많은 책장을 좀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친정의 도움으로 주유소를 차린 문소리네 집 서재다. 책장에 꽂힌 책들이 평소 보는 책같진 않고 '전시용' 책으로 보인다.ㅎㅎㅎ

뭐, 우리 집에도 사두고 안 읽은 책이 부지기수니 전시용 책이 많지만..ㅜ.ㅜ










11. 사이비(연상호, 2013)


작년에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못 봐서 아쉬웠다. 그런데 시네코드 선재에서 재개봉을 한 게 아닌가! 냉큼 달려가서 보고 왔다. '돼지의 왕' 때만큼 무섭지 않았고, 그때만큼 생각할 게 많은 영화였다.



입모양과 영상이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무래도 인력과 자본의 부족 때문이겠지? 헐리웃이나 일본 애니와 같은 자연스러움은 언제쯤 구현될까? 아직은 괘 오래 기다려도 될 듯 말 듯 해 보인다.


공산주의 국가 북한에선 신앙의 자유가 없지만, 신앙의 자유가 있는 척 내보이기 식 교회가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가짜로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앙이 생겨서 진짜 크리스천이 되었더라는 이야기를, 대학교 때 들었던 게 떠올랐다. 



관객인 내 눈에는 너무 뻔하게 사기꾼으로 보이는데, 그 사기꾼 덕분에 병든 아내가 마음의 안정을 찾고 활력도 얻고 삶의 에너지를 찾고 있다. 그러면 그걸 사이비로 봐야 할까? 


아비는 노름이나 일삼고 폭력을 휘두르는 나쁜 놈이었다. 딸이 공장에 근무하면서 열심히 모은 대학 학비를 꺼내 가서 탕진하고는 미안해하지도 않는 나쁜 새끼다. 그런 놈이 사이비 작자들의 음모를 알아차리고 딸을 찾아오려고 하지만, 그 딸은 이미 충분히 마음의 상처를 입은 뒤라 거짓으로 가득 찬 사이비 집단의 음모가 아비의 손길보다 따뜻하다고 여긴다. 이 얼마나 비극적인 엇갈림인가. 


고등학교 때 교회에 특강 오신 탁지원 소장님의 이단 종교에 대한 강의도 같이 떠올랐다. 종교가 가진 포용성과, 종교가 가진 폭력성을 동시에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무섭지만 보길 잘했다!











12. 폼페이 : 최후의 날(폴.W.S.앤더슨, 2014)


엄마가 이 영화를 몹시 보고 싶어 하셨다. 그래서 함께 보았다. 엄마는 성경과 관련 지어 '심판의 날'을 상상한 것 같은데 이 영화는 그냥 멜로 영화였다는 것.... 미리 말씀드렸지만 그래도 개의치 않으심. 뭐 즐겁게 보셨다고 하니 되었다.



어린 시절 가족이 학살당하는 것을 목격한 마일로는 켈트족 후예답게 최고의 전사로 자라났다. 목숨을 걸고 싸워 이겨야 생존이 가능한 검투사 신세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켈트족답게 브리튼에서 시작한 여정이 설득력 있었지만 그 명성이 로마가 아닌 폼페이로 그를 인도한 건 조금 어색했다.



얼굴은 레골라스 삘인데, 빨래판 복근은 짐승남의 포스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뭔가 굉장히 백치미를 느끼게 하는 여주인공이다. 영화 보는 내내 입술이 문드러진 것처럼 보여서 마음에 안 들었는데, 입술이 예뻤다는 친구 얘기에 사진을 다시 찾아보니 안젤리나 졸리를 연상케 하는 입술이다. 영화 볼 때는 왜 그리 마음에 안 들었을까나???



여주인공 카시아에게 흠뻑 빠져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녀를 차지하려는 로마 의원이자 장군인 코르부스 역을 키퍼 서덜랜드가 맡았다. 사실 그인줄 모르고 보다가 나중에 포스터 보고 알았는데, 그 옛날 하이랜더의 주인공이 이렇게 나이 먹었구나... 싶어서 살짝 슬펐다. 중학교 때 그 영화 참 재밌게 봤었지...



이야기는 워낙 뻔하니까 딱히 언급할 만한 건 없고, 화산이 폭발해서 도시가 초토화되는 CG는 훌륭했다. 혼자 봤으면 아마 3D로 봤을 지도... 


엄니는 폼페이가 워낙 사치와 향락에 빠져 살아서 하나님의 진노로 저리 된 거라고 총평을 하셨다. 사치로 따지면 로마만 할까! 그건 그냥 자연재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두시간 내내 키스 한번 못했던 두 주인공이 영화 끝나기 30초 전에 드.디.어. 입을 맞춘다! 세상이 끝나고 죽음이 곧 닥쳐오는 그 긴박한 순간에 나만 바라보라고 말해주는 저 강인한 남자라니! 이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검댕이 가득한 얼굴이어도 예뻤다. 함께 살 수 없다면 함께 죽는 것도 그들에게는 축복일지도...


십여 년 전에 폼페이 전시회에 다녀왔던 큰 시스터는 당시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작아서 놀랐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갖 장신구를 다 감고 있어서 정말 사치스러운 문화였나보다~ 라고 말했었다. 그때 그 전시회를 내가 갔어야 했는데 아까비...









★☆


13. 찌라시 : 위험한 소문(김광식, 2013)


언니와 내가 함께 갖고 있던 골드 클래스 쿠폰. 역시 이월 안에 써야 했다. 골드 클래스는 2인씩 예매하는 티켓이어서 작년엔 못 쓰고 버렸는데, 생각해 보니 둘이 하나씩 갖고 있으니 둘이 함께 예매하면 될 것 같았다. 온라인으로는 안 되고 고객센터 문의해 보니 현장에서 직원 통해서 예매하면 된다고 했다. 그리하여 로보캅 본 곳에서 이번엔 찌라시를 보았다. 볼 수 있는 영화가 이번에도 이것 밖에 없었다. ㅎㅎㅎ 원래는 폼페이를 골드 클래스로 보고 싶었지만 이미 보았으니까.



사람을 죽게까지 만드는 위험한 소문, 그 소문을 만드는 사람들, 그 소문을 이용하고 퍼뜨리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다. 


김강우 주연의 영화를 꽤 본 것 같은데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다. 아주 연기를 못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썩 잘하지도 못한, 그래서 밋밋한 배우로 인식되어 있다. 이번에도 그냥저냥...;;;


박성웅은 여지 없이 또 악역을 맡았다. 태왕사신기 정도의 배역이 들어오면 좋겠는데 매번 이리 독한 역만 맡네. 다음 영화 '역린'에선 홍국영 역이다. 역시 좋은 인물은 아니구나.ㅎㅎㅎ 그나저나 가장 키가 크네. 이렇게 보니까 확 들어온다. 바로 옆에 고창석의 압도적인 머리 크기와 함께...^^


김강우가 매너저로 키워낸 여배우 역에 고원희도 연기가 영... 엄마가 즐겨 보시던 꽃들의 전쟁에서 장렬왕후로 나올 때는 분위기가 괜찮았는데 스타성이 있는 재능있는 연기자 역에 별로 안 어울렸다. 뭐 차차 좋아지겠지.










★☆


14. 아메리칸 허슬(데이빗 O.러셀, 2013)


워낙 드림팀이 출연하는 거라서 기대가 컸다. 영화는 재밌었는데 결정적 한방은 부족했다. 배우들 면면은 연기를 무척 잘했다.



오, 이게 배트맨의 현재 모습이라니! 몸이 고무줄이라도 되는가. 이토록 말렸다가 찌웠다가를 자유자재로!!! 게다가 대머리라니! 연기에 지나치게 몰입해서 몸 상할까 걱정이 될 지경이네. 



캐릭터 자체가 제니퍼 로렌스의 역할이 더 강렬한데, 배우의 느낌도 제니퍼 쪽이 더 묵직하다. 단순히 건강미와 체격을 뛰어넘어서! 에이미 아담스는 시종일관 저렇게 가슴을 오픈한 스타일로 나오는데 저 때 당시 유행이었나? 아님 배우의 고집이었나? 과도한 V넥이 부담스러웠다. ㅎㅎㅎ



호피무늬 잘 어울려~ 90년생 제니퍼 로렌스. 내 생각보다 훨씬 어리다. 아카데미 최연소 여우 주연상 수상자라고 했지. 이 영화는 금년 아카데미에서 생각 외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그 와중에도 제니퍼는 여우 조연상을 받았다. 여러모로 좋겠다~ 이 영화 보고 나니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못 본 게 아쉬워졌다. 나중에라도 볼 수 있으려나.



아, 사랑스러워!!!




전자렌지씬 엄청 웃겼다. 저 당당한 태도! 맘에 들어!!!


세기의 사기 작전은 마지막에 통 크게 한방을 먹였다. 개인적으로는 오션스 일레븐이나 범죄의 재구성 혹은 도둑들을 더 재밌게 보았지만, 이 작품도 괜찮았다.









★☆


15. 모뉴먼츠맨 : 세기의 작전(조지 클루니, 2014)


분위기 있는 배우 조지 클루니가 직접 감독도 맡은 영화라고 해서 관심이 갔다. 게다가 포스터를 보시라. 그야말로 환상의 드림팀 아닌가!



전쟁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세기의 보물들이 강탈당하거나 파괴될 위험에 처해버렸다. 인류의 문화 유산, 오랜 문명의 결과가 소멸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는 사람들이 뭉쳤다. 



맷 데이먼이 출연하는 영화는 왜 늘 그렇게 마음에 들던지~ 파리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기 직전 케이트 블란쳇이 정장 입고 참석하는 만찬에 초대했다. 그 와중에도 예의를 차리는 식사 시간을 갖는다는 게 어쩐지 마음에 들었다. 미술품을 보낼 때 함께 도착한 넥타이도 근사!


유태인을 죽인 것에 대해서 하나 죄책감도 없고 당연한 일을 했다는 듯이 말을 한 뻔뻔한 독일 병사가 생각난다. 뭐 이름만 바꿔서 그런 식의 군국주의 일본인과 친일파들도 얼마든지 있지만...;;;










★☆


16. 논스톱


이 영화는 보려던 게 아니라 나의 삽질 덕분에 보게 된 영화다. 동네 극장에서 응모하던 쿠폰 개수를 잘못 세어서 1차 삽질을 했고, 자체 극장에서 예매한 것만 인정되는 걸 모르고 맥스무비에서 예매를 해서 쿠폰 도장 못 채워서 이차 삽질. 그래서 오랜만에 전액 다 주고 본 영화 되시겠다.;;;;


출발 비디오 여행 등에서 이미 소개를 다 보았고, 사실 그게 전부인 영화다. 그런데도 놀랍게도 끝날 때까지 엄청 긴장하고 보았다. 내용은 빤해도 스펙타클한 재미는 있었다는 게 장점이다. 범인들의 범죄 동기와 진행 과정은 좀 허술했지만, 비행기 안에서 폭파가 일어나고 그 안에서 날아가는 총을 잡아 범인을 저격하는 보안 요원은 너무 슈퍼맨스럽지만, 아무튼 볼만했다. 그래도 비행기 안에서 일어나는 범죄 스릴러로는 조디 포스터 주연의 '플라이트 플랜'이 더 재미 있었다. 


이 영화 보고 난 다음 날 '쉰들러 리스트'의 일부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20년 전 리암 니슨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역시 세월의 힘이란...ㅠ.ㅠ


그나저나... 사라진 말레이 항공기는 어디로 간 것일까? 이렇게 감쪽같이 사라지다니... 









 

펼친 부분 접기 ▲


2월엔 영화를 많이 보았지만 별 다섯을 거뜬히 줄 영화가 많지 않았다. 사이비는 2월에 보았지만 사실 작년에 봤어야 할 영화라 2월의 영화들은 질보다 양이 되어버린 셈이다. 날짜도 짧은 달에 영화 많이 봤네. 2월의 문화생활 2탄은 다음 페이퍼로... 너무 길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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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4-03-23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졸리다. 나머지는 자고 일어나서...;;;;;

맥스무비 영화 할인쿠폰 혹시 안 쓰시는 분 계시면 저 좀 주세요~

비연 2014-03-23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폼페이>만 겹치네요.. 근데 이 많은 영화를 언제..;;;; 부럽...

마노아 2014-03-23 16:25   좋아요 0 | URL
써야 할 쿠폰과 받고 싶은 쿠폰 사이에서 삽질하다가 많이 보게 되었어요. 하하핫^^ㅎㅎㅎ

2014-03-23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23 2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 2089 호/201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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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로 읽는 과학] 좀비가전, 냉장고 문이 저절로 스르륵?!

이런 냉장고 어떤가? 양손에 반찬통이라 문 열기가 어려우면 알아서 척척 문을 열어주는 냉장고. 김치면 김치, 회면 회. 넣은 칸마다 음식에 따라 온도를 맞춰서 바꿔주는 냉장고. 20세기까지 냉장고는 그저 음식을 상하지 않게 보관하는 장소에 불과했다. 하지만 냉장고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냉장고는 점점 더 똑똑해져서 보관된 식자재의 유통 기한을 관리하고, 지금 보관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알려준다. 앞으로 냉장고는 산지에서 출하되는 제철 채소를 말해주고, 요리 이름을 입력하면 필요한 재료를 인근의 어느 상점에서 가장 싸게 살 수 있는지 검색해줄 것이다. 아니, 계획된 식단에 필요한 재료를 스스로 상점에 주문하고, 결제하는 구매 대행 기능을 갖출 수도 있을 것이다. 식이 요법이 필요한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되는 식품을 꺼낸다면 알람을 울리는 기능도 상상해볼 수 있다.

아마 가까운 미래에 냉장고는 우리들의 영양사이자 식품 구매 대행자가 될 테고, 귀찮은 내부 청소는 내장된 로봇이 알아서 처리하는 능력자가 될 게 틀림없다. 이 모두는 냉장고가 스마트, 그러니까 똑똑해지게 된 덕분인데, 그 비결은 ‘인터넷’이다.

하지만 냉장고가 인터넷에 연결된 이 장밋빛 미래에는 그늘 역시 만만치 않다. 알아서 문 열어주고 온도 맞춰줄 줄 아는 냉장고는 반대로 언제든 제멋대로 문을 여닫고, 작동을 멈춰버리는 악동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소위 ‘어둠의 세력’이 냉장고로 할 수 있는 일을 따져보자.

나와 내 냉장고 정보가 유출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지금 먹는 마요네즈에는 첨가물이 많으니 자사 제품으로 바꾸라며, 내 냉장고 속 정보를 훤히 다 알고 보내는 기막힌 스팸이 폭주할지 모른다. 그러나 스팸 메일은 애교다. 냉장고를 해킹해서, 설정 온도를 제멋대로 바꾸거나 고장을 낼 수도 있고, 작동을 아예 멈추게 할 수도 있다. 특정 기관과 기업의 업무를 마비시키는 디도스 공격에 내 냉장고가 쓰일 수도 있다.

더 나아가 공격적인 테러리스트들이 냉장고 자체를 원격 폭탄으로 사용하리란 끔찍한 상상도 해볼 수 있다. 이 쯤 되면 인터넷으로 세상에 연결된 냉장고는 미래 사회를 그린 SF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도 남을 지경이다.

‘사물 인터넷(IoT • Internet of Things,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안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사물 인터넷 기기는 지난해 87억 개에서 2020년에는 500억 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적인 통신 장비 업체 시스코의 존 챔버스 회장은 사물 인터넷 시장의 규모가 19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 역시 현재 2조 3천억 원인 국내 사물 인터넷의 시장이 2년 뒤 4조 8천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앞으로 이를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마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물건과 기기가 사람을 통하지 않고 서로 연결되고 정보를 공유하는 세상이 곧 도래할 것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에서 봤던 것처럼 길 가의 광고판마저 나에게 인사를 할 날이 온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사물 인터넷은 태생적으로 보안에 취약하다. 스마트 가전을 내세우지만 TV나 냉장고에는 그 흔한 ID나 비밀번호도 없다. 사물 인터넷 기기들은 대개 운영 체제(OS)를 갖추고 있지만 제품 자체에 보안 기능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해커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

또 무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기기가 많다는 것도 문제다. 유선과 달리 무선은 IP 차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접근을 차단하고 좀비화된 기기를 추적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사용 빈도가 낮은 기기나 방치된 기기가 범죄의 도구로 쓰일 경우 피해가 발생해도 제 때에 알고 대처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기존의 보안 방식은 PC와 같은 전통적인 인터넷 환경에 맞춰 있어 사물 인터넷 기기에 적용하기 어렵고, 아직까지 사물 인터넷과 관련된 보안 표준과 규제가 없는 상황이다.

TV나 냉장고가 해커들의 공격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건 공상이 아니다. 지난 1월 미국의 보안 업체 프루프포인트는 TV나 냉장고와 같은 가정 내 가전을 이용한 사이버 공격 사례를 공개했다. 이들의 발표에 의하면 2013년 12월 23일부터 2014년 1월 6일까지 약 보름간 악성 이메일 75만 건이 발송되었다고 한다.

국내 보안 업체들은 이미 몇 해 전 가정용 오디오나 프린터가 악성 코드에 감염돼 오작동 하는 모습을 시연해 보였다. TV를 해킹하면 시청자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해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스마트TV의 홈쇼핑 방송을 해킹해 시청자가 주문하면 돈이 해커에게 입금되도록 하는 방식의 새로운 피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자동차를 해킹하면 달리는 속도나 방향을 해커가 조작해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고작 20 달러짜리 회로 기판 하나를 자동차에 연결하면 가능하다. 의료 기기 해킹은 치명적이다. 모바일 전문 보안 업체 룩아웃은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주입하는 인슐린 펌프가 해킹에 취약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테러리스트들은 항공기를 해킹해 경로를 바꾸고 미사일을 엉뚱한 곳에 떨어뜨리게 만든다. 그저 영화 속에서만 있는 일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 온갖 사물이 서로 연결되어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작동하게 될 때 엘리베이터는 언제든 생명을 위협할 테니까. 보안을 위해 설치한 디지털 도어록이나 CCTV가 도리어 도둑에게 제 발로 문을 열어주고 증거를 지워버릴 수 있다.

사물 인터넷이 만개한 뒤에는 늦다. 해커들의 천국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 서둘러야 한다.

※좀비 가전 : 해커들이 PC를 해킹해 악성 코드나 바이러스를 심은 뒤 ‘좀비 PC’를 만들어 조종하는 것처럼 해커의 공격에 감염되어 각종 스팸 메일이나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스마트 가전 기기.

글 : 이소영 과학 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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