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32 호/201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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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람들은 얼마나 오래 살았을까?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에 따르면 조선시대 왕 27명의 평균 수명은 46.1세다. 가장 장수한 조선시대 왕은 영조(82세), 태조(72세)였다. 그 다음으로 고종(66세), 광해군(66세), 정종(62세)이 뒤를 이었다. 회갑 잔치를 치른 왕은 20%도 안 된다. 

황 교수는 조선시대 서민들의 평균 수명은 35세 혹은 그 이하였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 이유는 의식주 생활이 전혀 궁핍하지 않고 의료혜택도 가장 많이 받았을 국왕이 백성보다 오래 살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유럽에서 산업화가 막 시작되던 1800년 무렵의 평균수명이 35세 안팎이었던 점 등을 바탕으로 유추한 결과다. 또한 당시 높은 영유아사망률을 고려해 봐도 지금보다 수명이 40년, 혹은 그 이상 짧았을 것이라 분석했다. 

한편, 불과 100여 년 후인 오늘날 한국인의 평균수명(평균기대여명)은 남성 78세, 여성 85세로 전 세계 상위권에 속하는 수치를 기록했다.(출처 :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13년 10월30일 출간한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13년 세계인구현황 보고서’ 한국어판)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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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5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6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페코로스 시리즈 1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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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오카노 유이치는 1950년 생이다. 이미 환갑이 넘은 그는 동글동글한 체형과 대머리 때문에 페코로스(작은 양파)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1950년 나가사키에서 출생했고, 젊어서 도쿄에 올라가서 일을 하다가 아내와 이혼 후 아이만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서서히 치매가 진행되기 시작한 어머니와의 일상을 네컷 만화로 그려냈다. 지역 정보지에 싣던 이 만화를 자비 출간을 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순식간에 전국 서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순수히 네컷 만화만 담긴 것인 줄 알았는데 에세이처럼 글도 나오고 가끔 시도 나온다. '페코로스'라는 말은 입에 잘 안 붙지만,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라는 제목은 무척 애잔한 느낌을 갖게 한다. 처음엔 집에서 어머니를 돌보았지만 결국엔 힘에 부치다는 걸 인정! 요양원에 어머니를 모시게 되었다. 어머니의 기억은 점점 소멸되어 가서 아들을 못 알아보는 사례도 무척 많았다. 그럴 때마다 반들거리는 대머리를 내밀면 어머니는 쓰담쓰담~ 만져보다가 아들을 기억해 내고는 언제 이렇게 대머리가 되었냐고 화들짝 놀라신다. 



치매 걸린 엄니도 슬프고, 대머리가 되어버린 자신의 늙어감도 슬플 것 같은데, 페코로스 씨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이 칭찬 같아서 기쁘고, 그 머리를 찰싹찰싹 때리는 어머니가 덕분에 운동도 된다며 초극강 긍정모드를 보여주신다. 치매 엄니를 돌보는 아들이 갖춰야 할 첫번째 마음자세라는 것이 바로 이 긍정적 수긍이 아닐까.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보러 가기 전에 병원에서 출생 당시 아이가 뒤바뀐 걸 나중에 알아차리고 낳은 정과 기른 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부모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는 무척 슬플 거라고 지레 짐작했다. 그러니까 예전에 가을동화가 이런 내용이었지 않나? 드라마를 보지 못해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문근영이 이걸로 뜨지 않았나?) 


그런데 뜻밖에도 영화는 무척 담담하게 진행되었다. '신파'로 흐르지 않아서 무척 좋았다. 이게 우리나라였다면 7번 방의 선물처럼 죽어라 울게 만들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관객은 실컷 울고서 감동은 잊은 채 극장을 나왔을 것이다.(난 그랬다.)


이 작품을 보니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눈물 짠하게 뽑아냈다면 잠시 찡하게 울고는 여운은 짧았을 것 같은데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고, 지나치게 가라앉지도 않은 채 덤덤하게 말을 해주어서 긴 여운과 찐한 감동을 맛볼 수 있었다.



녹내장 증세가 있는 엄니의 눈에 푸른 상자가 있다는 표현이 인상 깊다. 그 상자 안에는 엄니가 보아온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 정작 당신은 그것들을 자꾸만 잊어가고 계시지만......


인생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엄니의 웃음과, 인생의 무거운 짐을 아직 모르는 아기의 해맑은 웃음은 서로 닮아 있다.

원체도 늙어가면서 어린아이와 같은 습성을 닮아가는 게 인생일진대, 치매를 겪고 있다면 어린아이로의 회귀 속도는 더 빠를 것이다. 원초적이고 본능적이기 때문에 순수하고 솔직한 감정이 나올 테지. 드라마 '천일의 약속'이 떠오른다. 젊은 나이에 치매에 걸려버린 수애가 여태껏 억눌러왔던 감정들이 병이 진행됨에 따라 드러나는데,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주었던 동료, 자라면서 내내 구박해 오던 사촌 언니에게 묵은 감정을 터뜨렸다. 이 작품 속의 어머니는 그렇게 미운 감정은 마음 속에 많이 담아두지 않으셨나보다. 젊어서 무지 고생시켰던, 지금은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된 남편을 즐거이 기다리고 반갑게 맞아주는 것을 보면 말이다.



요양원에서는 엄니와 같은 분들이 여럿 계셨을 것이다. 반가이 마주 인사하고 수다도 잘 떨고 헤어졌는데, 알고 보니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이래놓고 다음에 다시 만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즐겁게 대화를 나누시겠지. 마치 오랜 지인이었던 것처럼......



항구에는 크레인이 있었다. 영어 크레인crane에는 '학'이라는 뜻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종이학이 떠 있는 항구로 느껴졌다고 한다.

원폭의 피해를 입은 나가사키에는 천 마리 종이학의 기도가 내려오고 있다. 문득 고베 대지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열렸던 첼로 연주가 떠오른다. 이세 히데코의 '천개의 첼로' 말이다. 


페코로스 씨가 도쿄에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직장을 그만두고 아내와 이혼하고 돌아오던 그때의 마음은 몹시 낙담해 있었을 것 같다. 그러나 돌아온 고향에는 가족이 있었고 추억도 있었고 미처 알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이 계속 눈에 띄었다. 늦지 않게 돌아왔다고 안도하는 작가의 표정이 눈에 그려진다. 20년 만에 돌아왔더니 그 덕분에 변해버린 모습의 차이점이 신기하고 재밌고, 그 바람에 더 많이 깨닫게 되는 고향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이 작가의 초절정 긍정 자세는 여전히 힘이 넘친다.



치매에 걸린 덕분에 아버지를 만나곤 하는 엄니. 그 엄님가 기다리는 아부지. 그러니 치매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진심일지 모르겠지만, 이렇게라도 생각을 해야 견딜 수 있는 게 치매가 아닐까 싶다. 죽은 지 십년도 더 되는 아부지가 다녀갔다고 말하는 엄니께 좋았겠다고 맞장구 치는 아들의 넉살이 정겹다.



아픈 아이를 데리고 내복 바람으로 추운 거리를 내달린 아버지의 기억이 찡했다. 내 친한 지인의 아버지는 딸이 오밤중에 굉장히 아팠는데, 아픈 아이를 빨리 병원에 데려갈 생각을 하지 않고, 본인의 옷을 정갈하게 챙겨 입은 뒤 정작 아이는 내복 바람으로 업고 나갔다고 한다. 그 바람에 나중에 아내한테 엄청 욕을 먹었다고...;;;; 아무리 급한 상황에서도 남들의 시선을 더 먼저 의식해야 했던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는 얼마나 속이 탔을까, 괜히 내가 지인의 어머니 마음에 빙의가 되고 말았다.



간호사들도 환자를 돌보는 데에 베테랑이 되어 있겠지. 엄니의 기억 속 의식은 수줍은 새색시의 그때에 이미 닿아 있겠지. 



원폭을 경험한 나가사키 출생 페코로스 씨. 그리고 3.11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겪은 일본인 페코로스 씨. 그런 작가이기 때문에 그가 보여주는 따뜻한 시선이 더 애틋하고, 그가 말해주는 어머니와의 시간에서 깊은 울림을 느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잊어버렸어도 엄니는 살아있다.

대지진을 겪은 이 나라에

다른 살아남은 자들과 마찬가지로 살아 있다.

아니, 아버지도- 아버지도 살아 있다.

누구에게도 빼앗기는 일 없는 가족의 시간 속에 - 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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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다현양은 아홉살이 되어서 초등학교 새내기를 벗어났고, 세현군은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을 앞두고 있다.

아, 정말 살처럼 빠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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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 새해에도 좋은 책 많이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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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노래하는 나무- 2015 오픈키드 좋은어린이책 목록 추천도서, 2014 아침독서신문 선정,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 2013 SK 사랑의책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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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봤어 - 김려령 장편소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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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기준으로 평범선에 도달했을 때. 화장이라도 해봐요, 바로 미모의 작가로 등극해요. 사람들이 잘 몰라요. 미모의 지름길이 성형이 아니라 작가 데뷔라는 걸. 등단과 동시에 외모 비판 전면 금지권을 획득하거든요. 바람직한 사회죠. 하하하.-43쪽

"나는 개천에서 용만 샀지 개천을 다 산 게 아닙니다."
아내는 고부관계를 판매자와 구매자로 간단하게 정리했다. 그러니까 아내는 나를 산 대금을 어머니에게 일년간 나누어 갚은 것이다. 그런데 판 어머니는 아무래도 값이 부족하다 하고, 산 아내는 그만하면 적정가격이라고 맞선 상황이었다.
"아드님 데려가세요."
환불이다. 어머니는 시어머니라는 절대권력을 쥐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내는 그런 권력 따위 두려워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 자격을 거두겠다고 했다. 어머니가 얻은 권력을 보존하지 못하고 함부로 후두른 죄다. 가만히 있었으면 평생 콩고물 묻힌 떡을 받아먹었을 텐데 욕심내다 떡은커녕 고물조차 못 얻어먹게 생긴 것이다. 여태 먹은 떡에 웃돈까지 얹어 토해내야 할 판이었다.
"그깟 돈 몇푼에......"
"그깟 돈 모아보셨습니까?"-50쪽

하하하. 실제 십만부가 나가도 서울에 작은 전세방조차 마련하기 힘들다. 소설가에게 십만부는 그런 것이다. 심정적 부담은 돼도 한번쯤은 가뿐하게 밟고 가고 싶은 고지.
"우리는 시인이 아닌 걸 하늘에 감사해야 해. 시 쓰는 도욱선배는 만부만 나가면 당장 천문대를 살 거래."
"평론 하는 전소희는 천부만 나가도 나로호를 쏠 수 있지 않을까?"-77쪽

"밥 먹어야지."
"간장게장이요."
(...)
영재의 좋은 점이다. 뭐 먹을래? 아무거나요, 따위의 말을 하지 않는다. 삼겹살, 꽃게튀김, 참치, 막국수, 홍어회무침...... 즉각적이다. 꽃게튀김과 홍어회무침은 식당을 수소문해야 했지만 대책 없이 아무거나 찾는 것보다 나았다.-77쪽

"소설을 한 단어로 표현해주세요."
"상상."
"독자는요?"
"지상."
"미래의 문단 후배는요?"
"음...... 비상. 다음에는 문단에서 봅시다. 하하하."-79쪽

"형은 글 안 썼으면 뭐 했을 것 같아?"
"글쎄, 뭐라도 하고 있겠지. 넌?"
"난 선장하고 매일 싸우는 일등항해사가 됐을 거 같아. 재주는 있어서 배에 태우기는 하는데, 영 말을 안 들어먹어서 골치 아픈 항해사. 하하하하."
출렁이는 바다가 좋은데 뱃멀미가 심해 배를 탈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가끔 부둣가로 가서 출항하는 배들을 한동안 바라보고 온다고. 거친 사내들이 거친 바다를 무사히 건너는 건 바다를 섬세하고 부드럽게 대하기 때문이다. 몰아치는 폭풍과 싸우는 건 바다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바다와 함께 살기 위한 간절한 애원이다. 도하는 바다를 유유히 가르는 사람들을 보면 바다가 그들을 허락한 느낌이 들어 부럽다고 했다. -89쪽

싫은 것에 초연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내가 필요한가. 어릴 때 밟은 압정도 기억하는데 어떻게 사람을 잊나. 정이라도 붙여보려고 했다. 그러나 마음이 가지 않는 사람에게는 미운 정마저 가지 않았다. 싫은 것도 관심이라는 말, 나는 믿지 않는다. 정확히는 그런 말을 하는 인간의 선의를 믿지 않는다. 악의에 찬 관심은 혐오다. 너 어떻게 되나 두고 보자 하는 관심은 살기다. 싫다면서 왜 그렇게 관심이 많아? 좋아하는 거 아냐? 오, 당신 현자시여. 조롱 뛰는 심장에 단검이 꽂히기를. 싫다면 싫은 줄 아는 게 낫다. 굳이 미련이나 긍정적인 관심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 싫어서 죽을 수도 있고, 싫어서 죽일 수도 있는 것이다. 아내가 환영으로 나타나면 그래서 미안했다. 너무 싫어해서.-99쪽

사람을 죽이는 게, 사람이 죽는 게 너무 쉬웠다. 잠시 여기 있던 사람이 저기로 간 것처럼. 죽음은 그것으로부터 구해내려는 자와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자에게만 어려웠다.-101쪽

술에 폭우에 몸도 이기지 못하던 아버지가 형을 불렀다. 따뜻하면서도 안쓰러움이 실린 목소리였따. 아버지는 늘 형을 때렸지만 내게는 친절했다. 마치 옆집 아저씨처럼. 그런데 그 순간 형을 그토록 따뜻하게 부르다니. 서운했나? 그랬던 것 같다. 세상에, 아버지는 나를 아들이 아니라 함부로 손대면 안되는 장물로 알고 있었다. 어머니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 형은 만만해서 맞은 게 아니었다.
"이 새끼는 돈도 안되는 게,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녀!"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 형은 돈이 안되는 아들이었기에 맞았다.-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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