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읽었던 책을 정리해 보니 한해가 가는 게 실감이 팍팍 난다. 

섭섭하고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가는 시간 막을 도리가 없지.

2014년! 마음은 아니지만 반갑다고 해두자! 그래야 정말 반가워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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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 다락방의 책장에서 만난 우리들의 이야기
이유경 지음 / 다시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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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솔로몬의 위증 1- 사건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17,500원 → 15,750원(10%할인) / 마일리지 8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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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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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의 탄생
유은실 지음, 서현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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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1-01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의 이면 읽었군요!!!!!!!!!

마노아 2014-01-01 20:57   좋아요 0 | URL
읽은지 몇달 됐는데 리뷰를 못 썼어요. 쓰기 힘들어요! 아무튼 이승우 책을 하나 읽었네요.^^
 
갈색 아침
프랑크 파블로프 글, 레오니트 시멜코프 그림,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휴먼어린이 / 201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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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리는 키우던 개를 안락사 시켰다. 병이 들었다거나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개가 검은 털을 가졌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갈색이 아닌 개는 모두 없애라는 법을 만든 탓이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번에는 갈색 고양이를 제외한 모든 고양이를 제거하라고 했다. 독이 든 고기를 나눠주는 정부였다. 이유는 이러했다. 고양이가 너무 많이 불어나서 도시를 어지럽혔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갈색 고양이들만 살려두어야 한다고 했다. 여러 실험을 통해 갈색 고양이가 도시에서 살기 가장 알맞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헐!이다. 갈색 고양이는 새끼도 조금만 낳고 먹이도 많이 먹지 않는다나...



얼마 뒤에는 '거리 일보'가 폐간 되었다. 직원들이 파업을 했다든가 회사가 망하기라도 한 건 아니었다. 이른바 '갈색 개' 사건 때문이었다. 거리 일보가 갈색 개를 제외한 나머지 개를 죽이라고 한 법을 비판했던 것이다. 거리 일보를 보던 사람들이 정부를 의심하게 되었다고. 정부를 비판한 대가로 거리일보는 폐간되었다. 등골이 서늘하다. 이거 우화 속 이야기 맞아??


이후 필요로 하는 정보는 '갈색 신문'에서 제공하는 것만 봐야 했다. 이 도시에서 정부를 지지하는 신문은 갈색 신문뿐이고, 그 결과 갈색 신문만 살아남았다. 다른 신문들은 모두 폐간 조치되었다. 하아....



신문만 손을 봤겠는가. 도서관에서는 책이 검열되었다. 출판사들은 줄소송에 휘말렸고, '갈색'이라는 말을 쓰지 않은 책들은 도서관에서 폐출되었다.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모든 말에 '갈색'이란 단어를 붙였다. "갈색 커피 한 잔 주세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스스로를 검열하게 되었고 불안에 떨었다. 갈색 개는 자신이 갈색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주 기고만장해졌다. 

갈색 개가 아닌 개를 키우다가 어른들에 의해서 개가 죽임 당하자 한 소년은 거리에서 슬피 울었다.

어른들은 소년의 슬픔에 동조하지 않은 채 갈색 강아지를 키우면 편하다고 충고했다. 자신들이 그렇게 살고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이 갈색으로 덮였는데 갈색 법의 무시무시한 횡포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는 예전에 갈색이 아닌 개를, 고양이를 키웠다는 이유만으로 잡혀 갔다. 너 좌익이었지! 너 빨갱이였지! 이런 문장으로 바꿔 들린다. 동물 뿐이던가. 바로 그 갈색이 아닌 동물을 키웠던 가족을 둔 죄로, 이웃을 두었다는 죄로 너도나도 잡혀가는 세상이 와버렸다. 과거 민주화운동을 했던 인사들이 보수(라고 쓰고 수구꼴통이라고 읽는!)로 변신하고 나면 더 극성 맞게 진보 쪽을 탄압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갈색 아닌 것은 오늘날 '종북'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사람들은 처음부터 문제가 있다고 여겼을 때 행동해야 했었다. 의심하지 않고 비판하지 않고 순응한 대가는 이렇게 공포정치로 돌아왔다. 침묵이 얼마나 무서운 죄인지 깨달아야 했던 것이다. 


프랑스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여러 나라로 번역된 이책은 참으로 시의적절하게 우리나라에 상륙한 듯 보인다. 갈색 아침....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아니던가. 


어제는 신촌에서 친구와 헤어지고 강북 삼성 병원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조카가 장염으로 입원한 탓이다. 버스가 서대문을 지날 때 벨을 눌렀는데 기사님이 버럭 성을 냈다. 어디서 내리려고 벨을 누르냐고 짜증스럽게 물었다. 강북삼성병원에 간다고 하니 거기 안 서는데 왜 일어났냐고 또 화를 낸다. 왜 나한테 화를 내냐고 맞받아치려다가 잠시 참았다. 그러면 어디서 서냐고 하니 종로 6가나 가야 세워준다고 한다. 지금 데모 중이어서 길을 통제하고 있다고...


울컥! 했지만 일단 기사님을 달래서 서대문 역에서 내렸다. 거리엔 전경들이 가득했다. 병원까지 걸어갔다가 조카랑 잠시 놀아주고 밖으로 나왔다. 거리는 여전히 전경들 차지였고, 닭장차로도 모자라서 관광버스를 대거 동원해서 길을 다 막아놨다. 시간도 늦었고 몹시 추웠던 터라 집으로 바로 갈 생각이었는데, 그 전경들을 보고 있자니 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시청으로 향했다. 횡단보도도 다 막아놔서 비집고 들어가기도 힘들었다. 걷는 내내 두려웠다. 혹시 중간에 막으면 뭐라고 하지? 이쪽이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할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화가 났다. 왜 이 나라의 경찰은 시민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시민을 발목을 잡고 정당한 권리 행사를 훼방 놓지? 


시린 귀를 부여잡고 부지런히 걸음을 놀려 시청 광장에 도착했는데, 애석하게도 이미 집회가 끝난 뒤였나 보다. 8시 30분... 스케이트 장 주변에만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내가 너무 늦었구나.



여기서 떠밀리면 다음엔 또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끔찍하다. 처음엔 고양이, 그 다음엔 강아지, 그리고 신문과 출판사 도서관.... 우린 이중 몇 번째 순서에 닿아 있는 것일까. 짧은 우화가 던져주는 메시지가 서늘하고 무겁다. 온통 갈색인 세상에서 눈을 뜨고 싶지 않다. 그러니 이 문을 열고 나가야 한다.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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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12-30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마지막 인용구는 어떤책?

2.마노아님.... 점점 과격해지고 있어요 하하

3.하지만 그래야 할 때인거죠?

마노아 2013-12-30 21:34   좋아요 0 | URL
마지막 인용구도 갈색아침에 나와요.
아까 댓글 달다가 자판이 속으로 들어가서 안 나오는 바람에 다 분해해서 닦았는데도 아직도 뻑뻑하고 들어가서 안 나오고 하네요. 어제 맥주 엎은 후유증이 이렇게...ㅜ.ㅜ
점점 더 과격해져야 하는 시점이 오는 것 같아요. 과거 우리의 조상들은 이럴 때 도끼들고 상경을 했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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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문화생활을 11월에 정리했어야 했는데 못하고 12월이 되었다. 그 12월도 며칠 안 남았다. 그래서 부랴부랴 간략하게 정리해 보려고 한다. 


10월 3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뮤지컬 갈라쇼가 있었다. 이름하여 'music of night'

관람료가 2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터여서 냉큼 표를 구입해서 갔다. 같이 가자고 몇몇 지인에게 연락을 했는데 거절 당했다. 뷔페를 가면 하나의 음식에 특화된 경우가 별로 없는 것처럼, 이렇게 많은 뮤지션들이 나오는 공연은 별로인 경우가 많아서 나도 크게 기대를 했던 건 아니다. 갈 때 엄청나게 삽질을 했고, 돌아올 때도 버스 반대 방향으로 잘못 타고 삽질을 거듭해서 무척 힘들었지만, 두시간에 걸친 이날의 공연은 뜻밖에도 매우 재밌었다. 


원래도 과대평가 되었다고 여기고 있던 김소현 무대는, 역시나 나는 좀 별로였고....;;;; 성량은 좋았던 브래드 리틀의 무대도 크게 와닿지 않았다. 내가 잘 몰랐던 배우 박혜나의 캣츠, 위키드 무대는 다소 흥미로웠고, 윤형렬의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는 이틀 뒤에 보게 될 '노트르담 드 파리'에 대한 기대를 더 높여놨다. 그리고 누군지 모르고 들었던 다비치 이해리의 천국의 눈물은 감탄하며 들었다. 역시 불후의 명곡에서 나를 감동시켰던 그 실력 그대로다. 그밖에 양준모, 최수형, 한지상이 나왔고, 송용진은 오후 3시에 엉덩이를 들지 않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락음악을 선보이며 고생을 했다. 무척 궁금했던 마이클 리는 이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게 아니라 사장님 감사해요! 버전으로 치환시켜서 다소 불쾌했다. 제일 별로였던 것은 사회자였는데 이름은 까먹은 여자 MC가 너무 성의없이 준비해 오고 진행도 별로 못해서 좀 그랬다. 게다가 우리말 버전이 있는 곡들도 죄다 영어로 불러서 이건 좀.... 윤형렬이 우리말로 노래 불러줘서 어찌나 고맙던지...ㅎㅎㅎ


쓰고 보니 좋았던 건 이해리와 윤형렬 뿐이었던가? 나 꽤 좋게 보고 왔는데 이상하다...^^

















이틀 뒤에는 몇 달 전에 예매를 해두었던 '노트르담 드 파리'를 보러 갔다. 나의 뮤지컬 파트너는 무려 진주에서 올라왔는데, 서울에 한 번 오면 차비 아깝지 않게 여러 곳을 가려고 한다. 이날은 인사동과 북촌 마을을 다녀왔다. 인사동에선 '토토의 오래된 물건'에 들어갔다. 입장료가 조금 아깝긴 했지만 옛 추억도 되새기면서 사진은 많이 찍었다.



낮부터 엄청 돌아다녀서 정작 중요한 뮤지컬을 볼 때는 1부에서 조금 졸고 말았다. 아까비, 아까비....ㅜ.ㅜ

두권으로 된 원작 소설을 1권만 읽고서 보는 바람에 사실 엔딩을 몰랐더랬다. 그래서 슬프게 끝나고 나니 막 안타까워가지고....;;;; 


윤형렬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바다는... 잘 부르지만 그래도 뭔가 영혼이 담긴 캐릭터의 재현은 아닌 것 같아서 다소 아쉬웠다. 뜻밖의 수확은 프롤로 신부 역을 맡은 민영기였다. 사실 지금껏 민영기가 출연한 뮤지컬을 많이 봤는데도 크게 기억에 남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대단한 배우라는 것을 실감했다. 노래도 연기도 모두 잘한다. 그동안 임팩트가 없었던 것은 내가 배우 얼굴을 밝혀서였던가....;;;;;


정동하 그랭구아르 역을 맡았는데, 예상했던 대로 연기는 뻣뻣해서 별로였다. 그런데 커튼 콜 때 무반주로 노래 부르는 것 보고 완전 뻑 갔다. 아, 노래를 잘하니 연기 못하는 건 용서가 돼!!!


뮤지컬에서 아크로바틱을 응용하는 사례가 많아졌는데, 이번 작품에선 그걸 절묘하게 잘 사용했다. 가끔 어울리지 않게 남용해서 극의 흐름도 방해하고 이해도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엔 조화롭게 적절히 사용했다. 손도 발도 대지 않고 바로 재주 넘기를 하는 배우들이 몸이 가벼울 것 같은데 근육질 남자야. 신기하네~










그 다음 주에는 성곡 미술관에서 열린 구본주 10주기 전시회를 다녀왔다. 판화가 이철수 씨의 나뭇잎 편지에서 극찬을 보고 냉큼 다녀왔다. 가서 또 헤맸다는 이야기, 돌아나올 때 또 헤맸다는 이야기는 자세히 하지 말자. 다시 슬퍼지니까...;;;;



헐레벌떡 뛰어가는 샐러리맨의 모습에서 직장인의 애환이 느껴진다.



파업 투쟁하는 시민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게 강산이 바뀌기 전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늘 종로에는 닭장 차뿐 아니라 어마어마한 분량의 관광차가 동원되었는데, 거기에는 관광객이 아니라 전경이 타고 있었다. 휴우...



내년은 동학농민 혁명 120주년이다. 갑오년을 앞두고 있자니 이 작품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저 펄떡펄떡 뛰고 있는 근육의 느낌과 죽창에서 목숨을 내건 결기가 느껴진다.



전시관 하나를 통으로 꾸며 놓았는데 제목이 '별이 되다'였다. 형광으로 빛나는 작품을 보고 있자니, 사람이 죽어서 별이 된다고 들어왔던 어린 시절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오래오래 바라보다가 나왔다.



눈치 백단이라고 해야 할까. 직장 생활 오래 하면 그리 된다고 하는데, 난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ㅜ.ㅜ

작품이 무척 좋아서 도록을 사고 싶었는데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정 원하면 나중에 택배로 배송 받으라고...;;;;

얼마 전에 본 뮤지컬 카르멘에서도 프로그램이 아직 안 나왔다고 했는데 왜들 이러실까나...










10월의 두번째 일요일은 간송 미술관의 가을 전시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집에 있기 답답해 하시는 엄니를 모시고 다녀왔는데, 한시간을 줄을 서고 나니 엄니 허리 아프다고 정작 본 전시회는 휙 둘러 보시고 바로 밖으로 나가서 정원 구경만 하다가 내내 앉아 계셨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거리 축제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국악에 맞추어 율동을 하시는 아리따운 한복 아줌마들의 공연에는 무척 열광하셨다. 내가 엄니의 취향을 고려하질 못했네. 엄마 미안... 이라고 써놓고 보니 왠지 내가 이 이야기를 한 것 같아... 언제 했지? 찾아보니 정말 했네.... 쏘리...ㅜ.ㅜ


10월 넷째 주에는 라이프 사진전을 다녀왔다. 그동안 많은 사진전을 보아왔는데, 올해에 본 것 중에는 가장 좋았다. 이 전시회에 대한 소개는 나중에 도록과 함께 다시 정리할 생각이다.





마지막 사진은 현재 알라딘 올해의 책 투표 경품으로 걸린 북선반과 닮아 있다. 열심히 클릭하고 있는데 행운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틀 뒤에는 파주 보리 책놀이터 재개장 잔치에 다녀왔다. 가는데 무려 3시간이나 걸린, 초특급 삽질에 대해서는, 역시 예의상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나 울 것 같다.ㅜ.ㅜ





보리에서 나온 책들을 전시해 놓은 공간이다. 가운데에 푸르게 푸르게 식물이 자라는 게 신선했다. 이곳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곳인데, 아침에 출근할 때 멀쩡했던 양말이 모두 구멍이 나 있어서 화들짝 놀라 맨발로 들어갔다. 우째 이런 일이....;;;;



책장 뒤쪽으로는 카펫이 깔려 있고, 아이들이 마룻바닥에서 뒹굴면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보기만 해도 아늑하고 푸근했다.



세밀화로 유명한 보리답게 각종 짐승들의 '똥' '전시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ㅎㅎㅎ



무슨 똥일까요? 다람쥐 똥이라고 하네요. 냐하하핫!!



계단 올라가는 길목에 전시된 책 제목들이다. 색깔이 요란해서 예쁘지는 않다. 그래도 반가운 책 제목들이 있어서 찰칵!



이날의 식사는 무려 '유기농 뷔페'였다. 이렇게 많은 나물들을, 그것도 정성이 가득 담긴 형태로 먹을 수 있다니!

유기농 막걸리가 몇 순배 돌고, 흥이 난 윤구병 선생님은 어깨 춤을 추셨다. 얼쑤~



윤승운 선생님께 받은 싸인! 내 펜을 들고 가버리셨지만 펜 쯤이야...ㅎㅎㅎㅎ











행사장에서 준 선물이다. 변산공동체에서 재배한 우리밀을 받아왔는데 여태 먹지 않은 게 퍼뜩 떠올랐다. 부침개라도 해먹어야지... 어쩐지 부침개를 내가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뷔페 업체에서 남은 음식을 모조리 낱개 포장해 주었다. 내가 가져온 한과와 떡과 과일들이다. ㅎㅎㅎ










억새 축제 다녀온 이야기는 이미 페이퍼로 썼으니 패쓰~


http://blog.aladin.co.kr/manoa/6660536 오늘까지랍니다.


10월은 양질의 문화 생활을 많이 했는데 마지막은 알라딘 강연회로 장식했다. 건축가 승효상 씨의 '빈자의 미학'이라는 강연이었는데, 미안하게도 많이 졸아서 기억나는 게 거의 없다. 다이어리에 뭘 적긴 적었는데 하도 겹쳐 써서(조느라) 나도 못 알아보겠...;;;; 3부작 강연이었는데, 이후 강연은 엄니 입원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여러모로 아쉽다.ㅜ.ㅜ









10월은 영화도 좋았던 게 많았고, 이곳저곳 문화생활도 알차게 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이 돌아다니면 확실히 책은 양껏 읽지 못한다.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어려운 노릇! 그래도 만족스러웠던 가을 날들이었다. 그 모든 곳들에 엄마하고 다니지 않았던 곳은 거의 혼자 다녀왔다는 게 약간 슬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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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병원에 6주 반을 계셨다. 그 기간 동안 내가 라면을 한번도 안 끓여 먹었다는 것은 나의 자부심이 되었다. 음하하하핫! 나 어쩐지 요리에 소질이 있는 것 같아...ㅎㅎㅎ


재료들을 사다 놓으면 요리 한번 하고서 똑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두번씩 요리하게 된다. 물론 순두부 찌개는 무려 네번을 끓여야 했지만...(엄니가 네팩 사다두고서 입원하심...;;;;)


잡채는 한번 더 도전했다. 첫번째 잡채에서 가장 치명적인 실패는 시금치였다. 두번째는 시금치를 아예 제꼈다. 대신 피망으로 초록색을 냈고, 빨강 주홍 파프리카를 보탰다. 그리고 야심작으로 콩나물을 투척했다. 이른바 콩나물 잡채!


야심은 컸고, 의욕도 넘쳤으나, 문제는 있었다. 콩나물 때문인지, 뭣 때문인지... 물이 엄청나게 나오는 것이다. 언니는 내가 싸준 잡채를 물찼다고 버려버렸다.ㅜ.ㅜ


난 내가 만든 음식을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편법을 쓰기로 했다. 해피투게더던가? 박정현이 나와서 잡채 그라탕을 만들었는데, 그 장면에 꽂힌 것이다. 냉큼 모짜렐라 치즈를 사다가 잡채 위에 덮어서 렌지에 돌렸다. 사진은 렌지 들어가기 직전의 치즈다. 뭐... 맛은... 치즈 맛으로 먹을 만했다.ㅎㅎㅎ



사다 놓은 애호박으로 호박전을 하려고 했는데, 내가 검색한 레시피는 호박을 갈아서 만드는 게 아닌가! 오홋, 이거 좋아 보인다! 냉큼 호박을 갈았다. 빨간 고추와 파란 고추로 고명을 올리고, 새우도 하나씩 박아 넣었다. 맛은 그럭저럭 좋은 편이었는데,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들고 설거지가 장난 아니었다는 후유증이 남았다. 


이렇게 요리를 하다 보니 야채들이 남는다. 그러면 그녀석들은 모아서 샐러드로 변신한다. 처음에 플레인 요거트로 했던 샐러드가 별로였던 탓에 두번째 할 때는 마요네즈를 넣었다. 저기서 나중에 양상추만 남았을 때는 다시 플레인 요거트로 갈아타기~


밖에서 밥을 먹을 때 반찬에 그닥 관심 갖지 않았는데 이제는 이걸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유심히 살펴본다. 이날은 점심 메뉴로 감자 베이컨 볶음이 나왔는데, 집에 재료가 비슷하게 있다는 게 떠올랐다. 사둔 감자가 있었고, 스팸도 있었다. 파프리카도 아직 남았다. 레시피에선 감자를 달랑 하나를 깎던데, 아니 입이 몇 갠데 감자를 하나만! 나는 감자를 7개 깎았다. 열심히 채 썰었는데 부피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그리고 햄도 썰었다. 역시 부피가 마구마구 늘어났다. 거기에 야채도 넣어...;;;;;


감자는 왜 그리 잘 안 익는지....;;; 약한 불에 볶아야 한다는 걸 몰랐다. 얼마간은 태웠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감자 햄 야채 볶음이 완성됐다. 아, 내가 했지만 완전 맛났어! 언니한테도 한통 갖다 줬다. 이날 언니가 엄마한테 가서 내가 자꾸 요리 가져온다고 하소연했다...;;;;;


떡볶이도 16년 만에 만들어봤다. 떡국 떡을 사다가 고추장과 고춧가루, 설탕과 꿀(물엿이 없어서...)을 넣고 끓였다. 내 입맛엔 매웠지만 맛은 좋았다. 계란이 덜 익은 게 약간의 아쉬움이랄까. 이후 계란은 세번 더 삶아 보고 드디어 다 익혔다. 그게 크리스마스날이었다.(이날도 떡볶이 만들었다.ㅎㅎㅎ)


그밖에 가장 쉽다는 카레라이스도 만들었는데, 카레 가루 봉투에 쓰인 대로 했는데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4인분이라고 적혀 있어서 물을 4컵 넣었는데(봉투엔 물 얼마 넣으라는 안내가 없었다!), 카레 가루가 모자라...;;;; 결국 언니네 하이라이스 가루를 공수해서 섞었다. 뭐, 맛 괜찮았다. 색깔이 좀 안 이뻤지만...;;;;


또 뭐했더라? 감자 올려보낸 것 언니가 안 먹고 묵혀서 도로 들고 와서 볶음밥으로 변신시켰고, 유부초밥의 속으로 쓰기도 했다. 떡국도 두번 끓였는데 진정 맛있었다. 아,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것 같아! 시금치 두부 된장국도 몇 번 끓였는데, 끝내 시금치 한단을 다 쓰지는 못했다. 이게 약간 아쉬움! 참치 샌드위치도 만들었고, 감자 샌드위치도 한번 더 했는데, 얘는 바빠서 못 먹다가 나중에 쉬어서 좀 버려야 했다. 아까비...ㅜ.ㅜ


엄니가 퇴원한 당일에는 미역국을 끓였다. 뜨거울 때는 몰랐는데 식고 나니 왜 이리 짠가... 사이다가 찬기운 가시면 달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 이튿날엔 부대찌개도 끓였다. 사골육수 한팩 사다가 끓였는데 오 먹을만 해! 라면 넣는 걸 깜박했지만 맛나게 먹었다. 물론, 이렇게 맛있게 먹는 사람은 우리 집에 나밖에 없....;;;;;


사실 나는 겨울이 되었으니 동치미를 담그고 싶었다. 동치미 얘기를 꺼내니 엄니가 당장 퇴원할 기세를 보이셔서 꾹 눌러 참았다. 엄니는 며칠 전에 아픈 팔로 기어이 동치미를 담그셨다. 아마도 두려우셨나보다...;;;;;


(언니 사진엔 뽀샤시 효과가 없다. 사심 가득한 사진!)


요건 언니 작품이다. 생일이 끼어 있던 주말에 이런 날은 꼭 잡채를 먹어야 하는 거라고 만들어 주었다. 이날도 냉장고에는 나의 물찬 잡채가 아직도 살아 있었는데....;;;; 내 잡채는 퉁퉁 불었는데 쟈는 꼬들꼬들하네..ㅜ.ㅜ


두번째 사진은 숙주 나물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얹고 프라이팬에 구워낸 뒤 케첩을 뿌린 것이다. 전에 삽겹살 집에서 이렇게 안주 나오는 걸 봤는데 그걸 응용했다 한다. 아, 어쩐지 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마구 솟구친다! 나 숙주 나물 좋아하는데!!!



작년까지 조카들은 볼키스로 선물을 대신했는데, 올해는 기어이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다짐을 하더니 저리 준비해 왔다.

다현양이 자기가 좋아하는 지우개를 사오더니 매일같이 쓰고 있냐고 묻고 있다. 

다현양을 보고 자극 받은 세현군도 이튿날 캔커피 두개와 초코바 하나를 포장해 왔다. 

아마도 포장은 언니가 해줬겠지? ㅎㅎㅎ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친구가 생일날 보내준 기프티콘으로 케이크를 샀다. 아마도 임시로 고용된 알바생으로 보이는 청년에게 오늘 몇 백 개의 케이크를 팔았냐고 물으니 수천 개는 팔았을 거라고 대답했다. 그 수천 개 중 하나인 쉬폰 케이크다.ㅎㅎㅎ

초는 두개 꽂았고, 하나에 천년 씩, 예수님의 이천년(약 이천년으로 퉁치고~)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조카들과 불렀다. 좀 멋쩍긴 했다. ㅎㅎㅎ


사은품으로 무릎담요와 수면양말, 무알코올 샴페인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는데 나는 샴페인을 골랐다. 아무도 안 먹어서 나혼자 원샷했는데 사이다 맛이었다. 케이크는 생각보다 맛이 없었는데, 아마도 만든지 좀 된 게 아닐까 의심이 간다. 날이 날인 만큼!


오늘은 직장에서 송년회가 있었는데 메인 요리가 보쌈이었다. 12시 반에 점심 먹고 3시 반에 송년회가 시작되었으니 많이 먹을 수가 없었다. 그 결과 고기가 많이 남았다. 남은 고기와 야채 그리고 양념들을 모두 소포장하더니 내게도 상추와 새우젖을 주었다. 고기는 빼고.... 아니, 주려면 고기를 줘야지 왜 고기는 안 줘...ㅠ.ㅠ 오늘 갖고 올 짐이 많아서 괜찮다고 했는데도 기어이 상추를 내게 안겨주었다. 고기 없이...ㅜ.ㅜ 흥치피치 치사 빤스!


고구마 사둔 게 있는데, 고구마 샐러드나 고구마 스프를 만들어볼까 고민 중이다. 믹서를 쓰면 설거지가 힘들어지니 그냥 고구마 샐러드로 갈까? 










정유정의 28을 읽으면서, 이렇게 고립된 도시에 갇혀 있게 된다면, 집에 먹거리와 생필품을 좀 갖다 두고 며칠은 버틸 수 있겠다 싶었다. 적어도 라면과 햇반으로 버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하긴, 그렇게 극단적인 상황에도 이렇게 밥상에 집착하게 되지는 않겠지만....(혹, 하려나??) 


아무튼! 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고, 장바구니 때문에 마트 지출도 꽤 컸지만, 여하튼 제법 즐겁게 요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말고 다른 사람도 즐겁게 먹어주면 더 좋겠지만... 아직 그 단계는 좀 부족하고, 적어도 맛투정은 좀처럼 하지 않는 내 입맛에는 두루두루 괜찮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 성탄절이었고, 연말연시의 들뜬 기분이라는 건 애당초 찾을 수도 없는 날들이 이어진다. 세상은 혼란스럽고 마음은 볶이고 있고, 정신은 피폐해져 있다. 그래도, 그런 때이니만큼 더더 열심히, 더 맛있고, 더 정성을 쏟은 밥 한끼를 찾고 싶다. 그게 스스로에게 주는 위로가 될 것 같아서 말이다. 내가 나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 혹은 격려 말이다. 


덧)근데 왜 내가 내미는 위로에 다른 식구들은 공감을 못하는 걸까...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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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7 0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2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31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1 0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12-27 0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생일이었나봐요? 축하드립니다. 어머니 퇴원하시고, 마노아님 생일, 크리스마스, 축하할일이 많았네요. 6주 반동안 입원하셨으면 입원하신 어머니 당신도, 가족들도 보통일이 아니었겠어요.
크리스마스는 올해는 저도 느꼈지만 예년에 비해 비교적 들뜨지 않은 분위기로 지난 것 같아요. 요즘 사회 분위기를 볼때 당연한건지도 모르지요.
요리 솜씨가 날로 날로 발전해가는게 보여요. 저도 잘 하는 편이 아니지만 음식을 만들다 보면 머리 쓸 일이 참 많아지지요. 재료 아끼기 위해서 계산해야하고 응용해야하고 대체품목 생각해봐야하고요 ^^
올해도 열심히 달렸으니 내년에도 탄력받아 계속 최선을 다해보기로 해요.

마노아 2013-12-28 00:04   좋아요 0 | URL
hnine님, 축하 감사해요. 벌써 3주나 지났어요. 시간이 참 빨라요.^^
올해는 유난히 병원과 인연이 많네요.
오늘은 다현양이 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해서 좀전에야 집에 왔어요. 해 넘기기 전에 액땜을 다 하나봐요.(>_<)
요리를 하는 과정과 후처리는 수학적인 계산과 통계 등등... 뭔가 자꾸 머리를 쓰게 해요.
재료들을 배분해야 하고 유통기한을 관리해야 하고 심지어 쓰레기 배출 날짜까지 고려해야 하니까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이후로도 요리 열심히 해야겠어요. 우리 같이 최선을 다하자구요.^^

Mephistopheles 2013-12-27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은 아마 2014년엔 요리책을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마노아 2013-12-28 00:04   좋아요 0 | URL
한글(레시피) 읽을 줄 알면 마노아만큼 요리 한다! 뭐 이런 제목일까요? ^^ㅎㅎㅎㅎ

꿈꾸는섬 2013-12-27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생일 축하드려요.^^
ㅎㅎ 잡채의 물기는 파프리카가 원인일거에요.ㅎㅎ 파프리카를 볶을때 키친타올을 이용해서 볶으셨으면 좋았을거에요.ㅎㅎ
주부인 저보다 더 알차게 맛난 거 해드셨네요.^^
2013년 아름답게 마무리하시길......

마노아 2013-12-28 00:05   좋아요 0 | URL
잡채의 물기는 콩나물과 함께 파프리카가 주범일까요? 키친 타올 요번에 새로 사왔는데 잘 활용해야겠어요.
엄니가 돌아오시니 다시 요리 타임이 잘 안 오고 있지만, 감각 잊지 않게 종종 해봐야겠어요.
꿈섬님도 2013년 아름답게 마무리 하셔요. 우리 새해에도 복 많이 받아요.^^

blanca 2013-12-27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정말 침이 절로 흐르는 페이퍼네요. 참, 동치미도 도전해 보세요. 의외로 너무 간단하면서도 맛이 쉽게 나는 음식이랍니다. 마노아님 생일과 어머니의 퇴원 다 축하드려요. 어떤 상황에서도 마노아님은 긍정적이고 즐겁게 잘 헤쳐나가시는 것 같아요.

마노아 2013-12-28 00:06   좋아요 0 | URL
오, 동치미 해보라고 권하는 사람이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이번에 엄니가 담근 동치미 다 먹으면 그 다음엔 제가 해볼까봐요. 큰 조카가 동치미 좋아해서 겨울에 떨어지지 않게 하거든요.
아, 축하 감사합니다. 엄니 퇴원했는데 오늘 다현양이 입원했다는 게 함정이긴 하지만요.^^
blanca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4년도 우리 씩씩하게 지내도록 해요.^^

섬사이 2013-12-27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생일 축하해요.
예전에 밥솥으로 빵을 만드시던 이후로 요리 실력이 나날이 늘고 계신 것 같아요.
추워지니까 장보러 나가기도 싫고 대충대충 떼우며 살고 있었는데 자극받았어요.
이번 주말에는 맛난 것 좀 해먹어야겠어요. ^^

마노아 2013-12-28 00:07   좋아요 0 | URL
섬사이님 고맙습니다~
밥솥으로 빵만든다고 온 주방을 초토화시키던 일이 까마득해요.
그후 빵은 두번 다시 못 만들었어요.ㅎㅎㅎ
요새 정말 춥지요? 내일은 영하 12도래요. 어휴, 치마 입으려고 했는데 바지 입어야겠어요. 얼어 죽을 일 있나요.
주말에 맛난 것 많이 드시고 새해 힘차게 시작하셔요~

마태우스 2013-12-27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제가 님한테 무심하다보니 어머니 입원하신 것도 몰랐네요. 그 기간 동안 소녀가장 역할을 하셨군요.... 글구 생일이셨네요. 정말 면목없습니다. 제가 장담할 순 없지만 앞으로 정말 잘할게요ㅠㅠ 여러가지 일들 축하드리구요, 님은 참 부지런한 분이라는 걸 깨닫고 갑니다

마노아 2013-12-28 00:08   좋아요 0 | URL
우리가 지난 번에 너무 멀리 앉았어요. 사실 그날이 제 생일이었거든요.ㅎㅎㅎ
전혀 부지런하지 않지만 부지런하다고 해주시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에요.
더 부지런한 마노아로 거듭나겠습니다.
올 한해는 마태우스님을 두차례나 만나서 더 좋았어요.
내년엔 더 많이 만나요. 유후~!!!

마태우스 2013-12-29 22:38   좋아요 0 | URL
담에 만나면 마노아님 옆에 앉겠습니다! 내년엔 목표를 세번으로..!

마노아 2013-12-30 00:41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 옆자리 예약해 두겠습니다. 내년엔 최소 세번은 보자구요.^^

프레이야 2014-01-04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일이 있었군요. 어머닌 이제 나아지신 거에요? 마노아님 생일축하도 너무 늦어버렸네요 ㅠ 새해에도 사랑스러운 마노아님 서재에서나마 보는 재미를 주욱 주시기 바래요. 음식은 보기에 아주 훌륭해요. 저보다 나아요^^

마노아 2014-01-04 13:10   좋아요 0 | URL
엄마는 많이 좋아지셨지만 머리 다친 후유증이 계속 보여서 안타가워요. 요새는 보험 문제로 좀 번거롭고 시끄러운 일들이 있어서 그걸로 머리 쓰고 있어요.
엄니가 퇴원하시고 나서는 요리를 별로 못했어요. 마치 당신의 영역을 침범 당한 느낌 받으시는 것 같아서 치우는 것 위주로 해요.
하하핫, 축하 감사해요. 응원도 감사하고요. 새해, 우리 더 힘차게 보내도록 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똥 목도리다!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23
최정현 글, 대성 그림 / 꿈터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모든 것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추운 겨울 날!
토끼의 귀마저 꽁꽁 얼어서 더 바짝 서버린 어느 날!
분홍 토끼는 빨간 똥~을 보고 말았다.
하지만 또아리를 튼 똥처럼 보였던 그 물건은 바로 목도리였다.
목도리는 얼어버린 몸과 귀를 녹여주기에 충분할 만큼 길고 따뜻했다.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토끼의 목도리 안으로 군식구가 자꾸 늘어갔던 것은!
마찬가지로 추워하던 펭귄이, 그리고 곰이 다가와서 목도리 안으로 파고들었다.

이후 너구리, 늑대, 사막여우, 염소 등등...
지나가는 온갖 동물들이 모두 목도리 안으로 들어왔다.
더 좁아졌지만, 자신을 두르는 목도리의 면적이 줄어들었지만 누구도 새식구를 타박하지 않는다.
비록 목도리에 닿는 면적은 줄어들었지만, 가까이 달라붙은 동물 친구들의 체온이 더 따뜻한 난로가 되어주었을 것이다.
사막 여우가 왜 눈 쌓인 벌판에 등장했는지 묻지 말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 이곳에선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나라니까!

사슴 친구까지 등장했다. 루돌프의 등장이라고 해야 할까.
크리스마스 쇼핑 중이던 꼬마 아이가 바로 이 동물 친구들과 마주쳤다.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고도 남을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는 순간이다.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 놓아두니 잘 어울린다.
그많은 동물들이 모두 들어가기에 굉장히 클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이 정도 크기다.
무엇이든 가능한 세상의 비밀이 여기에 있다.

무려 열넷이나 되는 친구들이 등장했다.
너무 많은 친구들이 나오는 바람에 이야기의 반복이 다소 지루하기도 했다.
게다가 겨울을 배경으로 한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무척 익숙하다.
그럼에도 역시 한겨울에 이런 이야기가 좋은 것은 그 따스한 느낌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모습도 읽힌다.
나눌수록 더 커지는 기쁨의 크기도 보인다.
크리스마스날 조카에게 준 그림책이다.
조카는 어떤 기분으로 읽었는지 물어봐야겠다.
부디 메리 크리스마스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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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12-27 0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크라이나 민화 그림책 <장갑>을 '목도리'로 바꾼 버전이네요.
<비오는 날 생긴 일>은 버섯 아래로 숨어들어 비를 피하는 동물들 이야기도 같은 맥락....
세상에 모방아닌 창조가 없다고는 하지만 이건 좀 대놓고 표절한 느낌!ㅠ

마노아 2013-12-28 00:09   좋아요 0 | URL
저도 장갑 제일 먼저 떠올랐어요. 너무 많이 닮아 있어서 좀 그랬는데, 그래도 따뜻한 이야기니까 나름의 의미를 두어야겠다-하고 여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