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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에 이어 9월에도 '그림문답' 강연회를 두번 더 다녀왔지만 지난 달에 이야기했으니 추가 언급은 하지 않겠다.^^

 

많이 바빴던 알라딘 B님 덕분에, 또 다시 엘리자벳을 보게 되었다. 이번엔 김소현, 전동석 캐스팅이었다. 감상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지난 번에 보았던 옥주현, 박효신 캐스팅이 훨씬 더 좋았다. 지난 해에 루돌프 역을 맡았던 전동석은 죽음 토드 역할을 맡으면서 주연으로 급상승했지만, 그의 연기는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서 탈 인간이 아니라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박효신의 음성 자체가 죽음 역할에 아주 잘 어울렸던 나머지 자꾸 그 잔상이 남아서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김소현 엘리자벳도 마찬가지인데, 돌이켜 보면 난 김소현이 출연한 작품에서 만족했던 적이 별로 없었다. 크게 와닿지 않는 연기 뿐아니라 노래도 흡족하지 않았던 것이, 그녀가 지나치게 '고음'에 집착한다고 여긴 것이다. 근데 고음에 올라간다고 해서 노래를 잘 부른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그게 그 곡 속에서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맥락 없이 고음만 지르는(그래서 소향의 노래가 나는 피곤하다!)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김소현이 맡았던 캐릭터 중에서 가장 괜찮았던 것은 지킬 앤 하이드의 엠마역이었다. 오페라의 유령도 그냥 그랬고, 그리스는 심각하게 미스 캐스팅이었다. 그밖에 열린음악회 같은 방송에 나왔을 때에도 듀엣으로 부르는 상대방과의 화음을 별로 신경 안 쓰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그녀의 인기와 스포트라이트는 좀 과장된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그래도, 이전보다는 확실히 연기가 더 안정적이긴 했다. 그럼 그럼, 계속 나아져야지~


세차례 보다 보니 앙상블의 군무와 연출 등이 더 눈에 들어왔다. 내내 검은옷을 입고 나오던 죽음이, 마침내 엘리자벳이 죽어 신부로 맞이하러 나올 때 하얀색 옷을 입은 것은 새신랑을 연상시켜서 '죽음'인데도 그렇게 근사할 수가 없었다. 작년부터 세차례 보는 동안 루케니 역은 계속해서 박은태 씨였는데 이번에도 훨훨 날아다니는 모습이 영락없는 루케니!


김준수 버전으로 음반 사야지~ 생각하고 한참 지나버렸다. 팬도 아닌데 그냥 사긴 좀 아깝고, 적립금 모아서 사야지~ 했는데, 번번이 다른 것 사느라고 잊어버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홍광호 시디는 냉큼 질렀는데, 역시 팬심이 반영된 까닭이야~ 


올해 보았던 대작 뮤지컬로 레베카, 엘리자벳, 레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가 있는데, 앞의 두작품이 가장 좋았다. 레미제라블이 가장 좋은 자리에서 보았음에도 감동은 제일 부족했고, 노트르담 드 파리는 10월 달 편에서 이야기하겠다. ㅎㅎㅎ


세번을 보았음에도 질리지 않고, 여전히 또 보고 싶은 작품이 엘리자벳이다. 엘리자벳이 워낙 강렬하다 보니 모차르트와 루돌프는 많이 약했다. 모두 다스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맞나? 확인하기 귀찮음.... 암튼, 오스트리아가 역시 음악이 강하구나!










올해 추석은 연휴가 제법 긴 편이었다. 딱히 시골이나 어디를 가지 않기 때문에 음식하느라 번거롭긴 했어도 여유가 있었다. 추석 당일 영종도에 바다 보러 갔다가 1분 만에 돌아온 이야기는, 슬프니까 건너 뛰자. 추석 연휴 다음 날 다이소 찾아 삼만리 했던 이야기도 재미 없으니 건너 뛰자. 그저 삽질의 하나일 뿐!

 

추석 다다음날! 그러니까 토요일에는 명성황후와 고종의 가례 재현 행사가 운형궁에서 있었다. 언니의 친한 동네 엄마가 경복궁에 가자는 걸 거절하고 가게 된 일정이었다.


이날의 에피소드 하나! 경복궁이 어디냐고 묻는 다현양의 질문에 세현군이 이순신 장군 동상을 이야기 했다. 그러자 다현 왈,

"아, 그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 있는 사람!" 

하하핫, 아침부터 저녁까지, 봄부터 겨울까지 내내 서 계신 그분 맞다. 아이들에게서나 나올 법한 예쁜 표현이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종로 주변을 빙빙 돌다가 교동 초등학교에 주차를 했다. 한국 최초의 초등학교다. 무려 100년도 더 지난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전에 딸기님이 종로에 있는 학생 수 적은 학교에 아이를 보냈다고 했는데, 그게 혹시 교동 초등학교일까? 궁금하지만 확인할 길이 없네...

 

 

천도교 성전도 보았다. 우왓, 이렇게 가까이에 있었네. 이 주변을 찬찬히 본적이 없어서 몰랐다. 뭔가 굉장히 역사적인 공간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막간을 이용해서 운동장에서 놀던 아해들. 다현이가 운동화에 모래 들어갔다고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는 운동화 벗어서 털라고 말했다. 낑낑 대던 다현양을 아빠가 구해 주었다.

 

 

무릎에 앉혀 놓고 운동화를 털어준다. 내친 김에 목마도 태워준다. 오오오, 울 형부가 아주 멋져 보이는 순간이었다.

 

운현궁에는 사람이 많았다. 행사 시작하려면 아직 한참 남아 있어서 휘~ 둘러 보았다. 규방을 재현한 곳에 들어가 보니 규중 칠우가 반겨준다.

 

 

골무 하나에도 어찌나 정성이 깃들어 있던지... 아씨방 일곱 동무가 떠오른다.

 


 

 

 

 

 

 

 

사실 운현궁에서 내가 제일 해보고 싶었던 것은 한복 입고 사진 찍는 것이다. 대여료가 얼마였더라? 3천원? 4천원? 암튼 그 정도 금액을 내고서 한복을 입고 운현궁 안에서 사진을 찍는 프로그램이다. 주로 외국인들이 열광한다고~ 난 외국인은 아니지만 한복 없으니 이런 기회에 입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이 너무 많았다. 사진 찍을 엄두도 나지 않을 만큼. 나중에 여유 있게 와서 한복 입고 사진 찍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당의로 입어봐야지. ㅎㅎㅎ

 


기이하게 생긴 돌들이 많아서 찍어보았다. 재밌게 생겼다. 이런 공간이기 때문에 이런 돌들도 더 운치 있어 보이겠지?

 

 

운현궁 너머로 보이는 저 건물이 궁금해졌다. 지붕이 무척 특이하게 생겼다. 저기가 어디메인지.... 나는 모르겠소.

 

 

행사 시작 한 시간 전. 아직 한시간은 더 있어야 하는데 다리도 아프고 배는 고프다. 아이들도 이미 지쳐 있다.

입장하는 것만 보고 밥 먹으러 가자고 달래놓았다.

 

 

식전 행사로 춤사위를 보았다. 두번째가 처용무였던 건 기억이 나는데 첫번째는 뭐였지? 프로그램 사진을 너무 줄여놨더니 보이지도 않네...

 

 

마침내 입장~~~ 하는 것 보고서 바로 나왔다. 고종과 명성황후는 구경도 못했다. 이것은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올려준 사진으로 감상하리라. 아니면 뉴스를 통해서~

 

오른쪽 사진이 바로 뉴스에서 업어 온 사진이다. 하하핫, 고종 사진은 모름. 찾아보지도 않았음...ㅎㅎ

 

아무튼, 사람 구경 실컷 했다. 나름 재미 있었고 즐거웠지만 배고픔 앞에 모든 걸 내려놓았다.

 

그리고 바로 그 이튿날!

 

JTN에서 이승환 콘서트가 있었다. 이름 하여 '환니발'

직전에 같이 가자고 한 공연을 거절한 전적이 있는 야곱이 차마 두번 연속 거절하지 못해서 같이 가게 되었다. 일산에서 올림픽공원까지는 지나치게 멀었지만, 다행히도 공연이 재미 있어서 피곤함을 상쇄시켰다. 내 면도 세워졌고~

 

유료회원 대상의 공연이었는데 알라딘 D님의 덕분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아, 알라디너 덕분에 나의 문화생활이 풍요로워진다. 지화자~

 

공연 보고 나서 야곱과 올림픽 공원에 앉아서 맥주를 홀짝였다. 아, 진심으로 이 동네에 살고 싶어졌다. 문화 인프라가 얼마나 훌륭한가. 그래서 비싼 동네겠지. ㅠ.ㅠ

 

울 공장장님 12월에 연말 공연 하신다. 지갑이 얇아서 하루만 예매했다. 모르지. 갑자기 팬심이 더 폭발해서 또 다른 날을 예매할지도. 어쨌든, 12월의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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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10-30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덕분에 중심부의 문화생활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오늘 압권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 있는 사람!'ㅋㅋ

마노아 2013-10-31 23:56   좋아요 0 | URL
다현양의 한방이 재미 있지요?
즐겁게 읽어주셔서 저도 후기 남기는 재미가 크답니다.^^

2013-10-30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31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01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3-11-06 13:18   좋아요 0 | URL
교통사고가 났어요.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어요.
지금은 열심히 치료 받고 계세요.
이만하길 다행이다 여기고 있어요.
어휴, 처음 사고 소식 들었을 때는 얼마나 놀랐던지....ㅜ.ㅜ
당분간 문화생활은 주춤하겠지만, 그게 대수겠습니까. 하핫^^

2013-10-30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01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함께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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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그리고 싶은 것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우리 동네 지역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이번에도 어김 없이 관람객은 달랑 나 하나. 민망하기 그지 없다. 이러다 문 닫을까 봐 걱정했는데 최근 리노베이션 결정이 나서 현재 휴관중이다. 5개월 뒤 새단장 하고서 다시 열 날을 기다리고 있다. 









권윤덕 선생님의 '꽃할머니'라는 책이 있다.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한,중,일 세 나라가 함께 기획하고 출간한 '평화그림책'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다른 시리즈들은 모두 나왔지만 유독 민감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책만큼은 출간이 계속 미뤄졌다. 처음 의도했던 것에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수위도 낮추었지만 그럼에도 일본에서의 출간은 소원했다. 결국 국내 출간을 먼저 진행을 했다. 영화는 바로 이 모든 과정들을 다큐멘터리로 담았고, 꽃할머니의 모델인 심달연 할머니의 이야기와 별세 소식까지 담았다.


 

 


윗사진의 왼쪽 분은 일본에서 오신 분이다. 꽃할머니 손을 잡고 하염 없이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리신 분이다. 나는 이렇게 일본 내에서도 양심 발언을 하는 분들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에선 이런 분들의 사죄가 이어지고, 정부는 끊임없이 도발을 해대니 참으로 얄궂기만 하다. 뭐, 요새는 교학사 교과서니 뭐니 해서 오히려 일본보다 더 부끄러운 모습을 국내에서 목격하고는 있지만...;;;;


두번째 사진에서 '다음 세상엔 그런 일 없어야지'라는 문장이 가슴을 친다. 그런 바람을 갖고 이분들이 증언을 하셨다. 피눈물 맺힌 그 증언의 목소리가 자꾸 줄어들고 있다. 할머니들의 수명이 이 시대의 양심을 기다리지 못하고 있다. 비극적인 일이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책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꽤 광범위하게 조사도 했다. 아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이해를 하고 공감을 해주었다. 마냥 어리다고 피할 일이 아니다. 차분히 설명하면 아이들도 납득한다. 자그마한 손으로 할머니께 편지를 보내는 그 마음이 곱디 곱다. 


꽃 할머니의 작품으로 만든 가방이 있다. '희움'에서 구매했다. 희움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시민 단체다. '희망을 꽃피움'의 준말이다. 여름에 만들어졌는데 매번 품절이어서 구매를 못하다가 10월 초가 되어서야 가방과 팔찌를 구입했다.


 


작년 이맘 때는 이상호 기자의 고발 뉴스에서 나비 프로젝트라는 것을 진행했었다. 위안부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 운동으로 티셔츠를 판매했는데, 때마침 오늘 내가 입었던 옷이기도 하다.


 

(사진 펑!)


(사진은 작년 사진)

  

 

기록되지 못한 20만 명의 소녀,

기억하지 못한 237명의 할머니,

지키지 못한 179명의 망자...


기억하지 않는 진실은 사라진다.


우리가 가슴으로 깊이 새겨야 할 메시지다.











63. 스파이


추석을 앞두고는 항상 가족이 함께 볼만한 코미디 영화가 개봉하곤 했다. 해마다 엄니와 함께 하곤 했는데 이번엔 엄니가 싫다고 하셔서 큰언니와 함께 관람했다. 설경구와 문소리가 투톱이고, 흥미를 돋우기 좋은 스파이를 소재로 하고 있으니 제법 재미가 있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일단, 일당백의 노련한 스파이 역을 소화하기에 이제 설경구는 너무 나이가 많은 듯하다. 테이큰2에서 리암 니슨을 보며 안쓰러움이 들었던 바로 그 기분 말이다. 액션으로 만족감을 주는 건 무리였는데 다른 나라 스파이들이 모두 나가 떨어져 주니 지나치게 짜고 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때가 때인 만큼, 국정원 요원이 나오는 영화는 심정적으로 참 불편하다. 분명 헌신하며 일하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후, 말을 말자. 끙!

 

 

핸썸한 다니엘 헤니에게 마음을 빼앗긴 영희 씨의 마음은 십분 이해가 가나, 다니엘 헤니 캐릭터도 좀 별로였다. 특히 북한이라는 소재를 사용할 때 너무 고민 없이 설정만 갖고 오는 게 아닐까, 라는 우려가 들었다. 

두 사진을 비교해 보니 헤니는 확실히 이마를 드러내는 게 더 멋지다. 

 


영화의 개그는 이 두 사람이~ 윗 사진은 태국에서 레스토랑 장면인데, 철수의 아내를 구하겠다며 포복자세로 다다다다 달려오는 저 모습을 보는 영희 씨는 식겁할 일! 어딜 봐서 저게 날 구하러 오는 사람의 눈빛이란 말인가. 하이힐로 구멍이 나지 않은 게 다행!


라미란 씨는 요새 포텐 터졌다. 궁, 이었던가? 아님 더 킹 투하츠? 어디서 정장 차림으로 아주 절도 있는 비서로 나왔던 게 생각나는데, 정장을 갖춰도, 저렇게 야쿠르트 아줌마로 나와도 모두 잘 소화해 낸다. 즐거운 배우다. 









 

★☆


64. 관상


스파이 대신 엄니와 함께 본 영화는 관상이었다. 관상 보던 날 엄니의 3콤보 삽질은 이미 이야기한 바 있고, 영화 얘기를 해보자. 


관상은 출연진들이 워낙 화려해서 기대를 모았더랬다. 송강호 하나로도 기대치를 갖게 하는데, 김혜수와 이정재가 붙고, 내가 좋아라 하는 조정석과 이종석까지! 이 얼마나 기대를 모을쏘냐!!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배우들의 연기가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뭔가 좀, 이 대단한 배우들을 데려다가 낭비한 느낌이 들었다. '계유정난'이라는 사건은 역사적 팩트가 이미 정해져 있으니 모두들 결말을 알고 있다. 그러니 그걸 사용하려면 좀 더 유려한 각본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살인범도 잡아내는 놀라운 관상쟁이가 야심찬 수양대군의 면모를 이미 알고도 사람을 못 알아봤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정재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최고의 작품을 연이어 만난 듯하다. 신세계의 수트빨에 이어 왕족 포스까지! 왕이 되고 싶어 미치겠는 수양대군의 캐릭터에 완전 몰입되어 있었다. 흉터마저도 어찌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던지!!!

 

혜수 언니는 비중은 작았지만 그래도 존재감에 빛났다. 특히 수양대군 이마에 점 새겨넣을 때 옆에서 송강호가 툭 쳐서 화들짝 놀란 표정이 인상 깊었다. 어찌나 귀엽고 섹시하던지!!

 


저 목걸이 탐난다. 예뻐서 한컷 올려보았다.^^

 

 

송강호와 조정석의 개그 콤비를 많이 강조해서 이쪽도 좀 기대를 했는데 그냥저냥 무난한 정도였다. 납뜩이 시절보다 덜 재밌었고, 송강호의 전작들보다도 약했으니 말이다.

 

 

 백윤식은 대호 김종서 역에 아주 잘 어울렸다. 그리고 이종석은, 사극은 좀 아니다 싶었다. 아직 연기가 부족한 것도 있거니와, 이렇게 껑충한 키는 한복 입혀 놓으면 많이 안 예쁜 것 같다. 전에 드라마 '이산'에서 조연우가 정후겸 역으로 나왔는데 관복 입은 모습이 정말 안습이었다. 프로필에 185로 나오지만 실제 키는 그보다 더 큰 게 아닐까. 암튼! 최근 드라마에서 롱런을 쳤는데 관상에서는 쫌 아니었다.


한명회 캐릭터는 괜찮았다. 이 모든 큰 그림의 설계자 한명회.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도 마지막 회에서 한명회의 정체가 드러났을 때 얼마나 섬찟했던가! 이 작품에서도 그렇게 한명회가 극적으로 등장했다. 사실 계유정난을 비롯해서 세조가 권력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한명회의 역할이 그러했다. 저 비루했던 궁지기가 이렇게 제대로 책사 역할을 해낼 줄이야!


관상을 보고 나니 허영만 화백의 '꼴'이 떠오른다. 만화 '포천'도... 사두고 채 읽지를 못했다. 어여어여 부지런을 떨어보자!























★☆


65. 로큰롤 인생


올해는 노인분들로 구성된 합창단 이야기를 많이 본 듯하다. 콰르텟, 송포유, 마지막 사중주도 제법 연령대가 있는 연주자들이 나왔다. 그리고 로큰롤 인생을 보태게 되었다. 콰르텟과 마지막 4중주는 프로 뮤지션들이 나왔고, 송포유와 로큰롤 이야기는 은퇴한 노인 분들의 여가 생활로서의 합창단 이야기이다. 

 


90세 이상 넘으신 분들도 있었고, 암투병 중인 분도 참여했다. 도리어 노래 활동과 연주투어 덕분에 암의 진행 속도가 떨어지고 예상했던 기한을 훨씬 넘겨서 사신 분도 계셨다. 어떤 음은 절대 따라하지 못하고, 매번 같은 데에서 틀리는 분도 계셨지만 이분들의 젊은 열정과 에너지가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했다. 

 

 


포스터도 아주 근사하다. 새빨간 실로 짜내려가는 이들의 음악, 이들의 인생! 그야말로 젊고도 팔팔한 심장이 아니겠는가.










66. 러시안 소설


내가 좋아하는 우리 동네 독립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평점도 좋았고 시놉도 신선하니 호감이 갔다. 그.런.데...


아, 지루해서 혼났다. 게다가 연기가, 연기가 학예회 수준이야. 이를 어째....ㅜ.ㅜ


 


독약을 먹고 죽었는가 했더니 시간을 뛰어넘어 중년의 아저씨가 되어서 깨어났다. 그게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설명해 주지 않는다. 영화가 갑자기 판타지가 되었다. 중년으로 깨어난 주인공은 지나치게 촐랑대서 비호감... 근데 저 배우분 하루키 닮았다고 하면 하루키 팬들이 싫어할까??


다짜고짜 소설이 쓰고 싶다며, 존경하는 소설가 선생님께 자기 작품을 보여달라고 그 아들에게 덤비는 주인공 신효. 그러나 그의 작품은 아직 풋내기 수준이었고 그토록 기대해 마지 않던 선생님을 만났지만 혹평만 듣고 만다. 



그의 작품을 이해하고, 그를 응원하며 그를 헌신적으로 보살펴 주는 여자주인공 재혜. 아, 이분은 진심으로 학예회 수준의 연기를 보여주셔서 일부러 그러는가 싶어 혼란스러울 지경이었다. 


영화 한가운데에 우리말 자막이 뜨는데 저 대사를 또 배우들이 읽어준다. 아니 이게 도대체 뭔 짓이래? 새롭고 신선하기는 하지만 거기서 어떤 가치를 못 느끼겠다. 그저 산만하고 지루하고 연기도 안 되어서 짜증이 났을 뿐.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던 가운데 여자분. 머리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 올려봤다. 저렇게 앞머리 만들고 싶다.ㅎㅎㅎ

시간을 건너 뛰어 다시 깨어났을 때, 노래 부르던 그 여자분은 중년의 정훈희 씨가 되어 있다. 으하하핫! 캐스팅 대박. 



윤상의 '소월에게 묻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그 노래를 부른 이가 정훈희 씨였다는 걸 얼마 전에 알았다. 알고 들으니 더 좋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말없이 말없이 말없이

어쩌라는 말인가요
떨리는 이 두 손을 살짝 놓아주는 일
그것밖엔 내게 남아있지 않다니

알 수 없네, 난 알 수 없네
이제 왜 살아가야 하는지
산산히 부서진 세월들이 어디로 나를 데려 가는지
가르쳐주오, 왜 당신은 저 꽃잎을 밟으려 하는지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죽어도 죽어도 죽어도

할 수 없네 난 할 수 없네
허튼 눈물을 감출 수 없네
대답해 주오 시인이여
정녕 이것이 마지막인지
가르쳐 주오 왜 당신은 나의 손을 놓으려 하는지

가엾은 사람
바보처럼
결코 나를
잊지 못할 사람


신효가 27년 만에 깨어났을 때, 그의 소설은 베스트셀러 중의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었다. 그의 작품에 나온 장소들이 명소가 되어 있고, 강연 요청도 들어온다. 화보집도 찍어야 한다. 상상해 보지 못한 관심과 사랑에 신효가 얼떨떨한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뒤늦게 알게 된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자신의 소설은 자신이 썼던 소설과 다르다는 것을. 


내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바로 이 부분의 줄거리 때문이었는데, 이 내용이 나오기까지 4/5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앞부분 과거 시간을 좀 단축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지나치게 늘어졌고 뒷부분에 대한 설명은 많이 부족한 채 마무리 한 느낌이다. 무비꼴라쥬에서도 상영을 해서 더 기대를 했는데 이 작품은 내게는 별로였다. 주인공 강신효는 '배우는 배우다'에도 출연한 모양인데, 그 영화도 그닥 안 끌려서.... 앗, 찾아보니 감독도 같은 사람이군. 더 관심이 떨어져버렸다. 끙!


참, 제목이 '러시안 소설'이 된 것은, '길고, 복잡하고, 등장인물이 많아서'라고 한다. 이 영화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제목이다. 근데 이 영화 런닝타임 140분이다. 아, 너무 길었어...;;;;










★☆


67. 블루 재스민


우디 앨런은 천재다. 이토록 신랄하고, 이토록 적나라한 이야기라니!!!

 

 

 

'된장녀'라는 짧은 단어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자넷, 아니 재스민! '우월한' 유전자를 이용해서 상류 사회의 삶이 자기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남편의 사기 행각과 외도로 모든 것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여전히 허세에 찌든 이 여자는 동생 집에 얹혀 살러 가는 와중에도 비행기 1등석을 당연하다는 듯이 끊어버리는 여자다. 무언가 끊임없이 도전하지만, 거기에는 진지한 고민과 성찰은 없고 '내가 이런 일 할 사람이 아니야~'라는 자기기만과 공감하기 힘든 연민만 가득하다.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는 발군이었다. 그녀는 충분히 우아하면서 천박한 연기를 제대로 해냈고, 끝까지 정신 차리지 못하는 구제불능의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해냈다. 진저 역의 샐리 호킨스의 연기도 훌륭했다. 언니에 비해서 위축된 표정과 말투, 삶의 자세까지 모든 게 대조되는 이 캐릭터라니! 


올해 '로마 위드 러브'는 작년에 본 '미드나잇 인 파리'가 워낙 재밌었던 것에 비해서 감흥이 덜했는데, 블루 재스민으로 다시 한번 우디 앨런의 천재성을 증명해 주었다. 그가 연출한 영화라면 닥치고 감상하겠다. 

 

 

 


재스민의 푸른 눈동자가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반지의 제왕에서 그 우아한 요정 여왕이 이렇게 세속적이고 속물적인 인간으로 분할 줄이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도 참 좋았는데, 케이트 블란쳇이 더더더 좋아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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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10-30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관상' 하나 봤을 뿐이지만
수양인 이정재가 계단을 착착 올라오는 장면~ 아, 압도하는 카리스마 정말 최고였어요!

그리고 싶은 이야기 다큐이야기는 권윤덕 작가 강연에서 들었는데
영화 개봉하기 전에 페이퍼 써야지 생각만 하고 넘어갔고, 영화도 못봤어요.ㅠ

마노아 2013-11-01 00:0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 장면의 카리스마 최고였는데 사진을 못 찾았어요. 심장 쿵! 떨어질 법한 장면이었죠.
권윤덕 작가님 개인적 이야기도 쏟아내셨는데 많이 안타까웠어요.
이분이 얼마나 심장으로 이 작품을 써내셨을지 충분히 느끼겠더라구요.ㅜ.ㅜ
 

간송미술관의 추계 전시회가 오늘 끝납니다. 첫날 다녀온 저는 한 시간 기다렸고, 어제 다녀온 언니는 정문 통과하기까지 두시간, 정문 통과하고 한 시간 더 기다렸답니다. 다녀오고 싶었던 분들은 참고하셔요~ 어제는 원래 문 여는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열었다던데 오늘도 그러지 싶네요.



제 앞에 있던 노부부는 금슬이 아주 좋아 보였습니다. 두분 모두 건강하셔서 오래 기다리고 또 관람하는데도 지친 내색이 보이질 않네요. 한 시간 기다리고 정작 그림 볼 때는 지쳐서 밖의 돌더미 위에 앉아 계시던 울 엄니와 비교가 되었어요. 역시 건강이 최고입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진경시대 화원전'입니다. 익숙한 이름의 화원이 많이 등장하니 더더 반가울 겁니다.



계절도 가을이 잔뜩 무르익었고, 이렇게 나무 많은 곳 가면 참 기분이 좋지요. 

지난 봄에는 미처 가보질 못했는데 도록과 그림 판매하는 부스가 밖으로 나왔네요. 예전엔 출입구에 있어서 좁았는데 이제 넓어져서 보기 좋습니다.



전에 날개 활짝 핀 공작을 보았는데 이 녀석이 그 녀석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그때도 흰색이었나????? 역시 가물가물.... 

구불구불 휘어진 나무의 몸통도 운치 있습니다.







나오는 길에 본 성곽도 분위기 있네요. 성곽길 따라 한양길도 한번 걸어봐야 할 텐데요. 성곽길 답사는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마는군요. 아쉽습니다.










우리말 간판이 멋있어서 한컷 찍어봤어요. 돌아나오는 길에 무슨 축제가 있더군요. 사거리에서 무대를 만들어 놓고 뽀빠이 이상용 씨가 사회를 보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자리였습니다. 한 여성분은 '그리운 금강산'을 혼자 부르는데 혼자서 여자와 남자 목소리로 부르는 겁니다. MR 틀어놨나 싶었는데 혼자 부르는 거였어요. 엄마가 스타킹인가 어딘가에 출연한 것 보셨다던데 정말 신기했답니다. 그리고 이어서 한복을 곱게 입으신 분들이 나와서 어깨 살랑살랑 흔들며 늴리리야~를 불렀어요. 전시회 가서는 힘들다며 휙 둘러보고는 바로 나가셨던 엄니가 얼마나 집중을 하며 보시는지... 역시 개개인의 취향이 다르군요. 하하핫^^










오늘 끝나는 축제 하나 더 소개합니다.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억새 축제가 진행되고 있어요. 열흘 간 진행되었는데 오늘 끝납니다. 야간 개장도 하니 가족 단위 소풍 가시는 것도 좋을 듯해요. 돗자리 갖고 오는 가족들이 많았거든요. 자전거 대여도 가능합니다. 천천히 능선 따라 올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고요. 저랑 울 엄니처럼 길치들은 좀 주의가 필요합니다. 어제 가고 오는 길 모두 고생했거든요.ㅜ.ㅜ



전기로 움직이는 맹꽁이 차예요. 어른은 편도 2천원, 왕복 3천원입니다. 재미도 있겠지만, 심각한 길치들은 내려오는 방향 헤맬 수 있으므로 탑승을 권합니다. 길치 모녀가 어제 저걸 탔어야 했는데...ㅜ.ㅜ



저는 낮에 갔다 왔지만 저녁의 야간 불빛 아래에서도 무척 아름다울 것 같아요. 좋은 음악이 함께한다면 더 그렇겠죠.



단풍 구경도 멀리 안 가도 되겠습니다. 한참 무르익고 있더군요. 코스모스도 잔뜩 피었구요.





엄니가 솜사탕 사주셨습니다. 으하하핫, 솜사탕 사먹는 게 몇 십년 만인지.... 순식간에 다 먹었습니다. 2천원입니다.ㅎㅎㅎ



이곳이 과거에는 난지도였다는 것, 이곳에 매립된 쓰레기를 이용해서 바이오 에너지가 생산된다는 것,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될 거예요. 커다란 바람개비도 에너지를 만든다는 것 알려주세요~











사진 찍기 좋은 곳들이 많았어요. 확실히 색이 많아지니까 더 선명하고 예쁘더군요.



영화 봄날이 떠오르네요. 저 속에서 바람 소리를 가득 담아내고 싶네요.



한강이 바로 보이는 곳에 휴식터가 있어요. 화장실 다녀와서 잠시 바람 쐬며 강물도 바라봅시다. 아, 이동네 살고 싶어지네요. 올림픽공원과 함께 살고 싶은 공원 근처 되겠습니다.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워낙 넓은 공간이니까 치인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바람보다 먼저 눕는 풀을 보실 수 있겠습니다. 억새가 예상했던 것보다 키가 크네요.



'하늘을 담는 그릇'이랍니다. 이름이 예뻐요. 이곳에서 가장 높은 곳이랄까요. 줄 서서 올라갔는데 회전하며 한바퀴 보고 내려오는데 금방 걸려요. 줄도 금방 사라지니 한 번 올라가 보세요. 높은 곳에서 보니 전망이 더 좋았습니다.



저 철골 구조에는 연인들의 흔적이 많았는데 인상 깊었던 핸드폰 케이스! 아, 깨가 쏟아지는구나. 부럽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다녀간 날 하루 전에 매단 거군요. ^^



예전에 한여름에 하늘공원 온 적이 있었는데 너무 더워서 공원에 가다가 포기한 기억이 납닏. 중간에 그늘 찾아서 건물 안으로 컴백...;;; 가을에는 바람이 참 좋네요. 그늘에 있으면 추웠고요. 적절한 옷차림 필요합니다. 언제든 벗을 수 있게, 다시 입을 수 있게~



억새만큼 내 그림자도 기다랗군요!



탐방객 안내소 지붕의 풀들이 인상 깊었어요. 사진을 줄였더니 잘 안 보이네요. 예뻤습니다.^^


엄마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엄마가 찍은 제 사진은, 안습입니다. 손가락이 렌즈 다 가려놓고...ㅜ.ㅜ

그래도, 좋은 시간 보내고 왔지요. 길 헤맨 것만 빼면 말입니다. ^^


오늘까지예요. 별다른 스케줄 없다면 다녀오셔요. 이 가을의 정취를 맘껏 느끼는 겁니다. 간식도 싸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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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3-10-28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송미술관.. .가고 싶었는데 또 지나치게 되네요.
님의 페이퍼로 대신해봅니다.

마노아 2013-10-28 13:22   좋아요 0 | URL
이제 다시 봄 전시회를 기다려야겠어요. 언제고 미인도를 보았으면 좋겠는데 수년 동안 한번을 안 나오네요.^^;;;;

2013-10-28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8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10-30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는 꼭 간송미술관에 가봐야지, 꿈꾸고 있어요~

마노아 2013-11-01 00:01   좋아요 0 | URL
해마다 두차례씩은 꼭 전시를 여니까 기회가 꼭 올 거예요.
그러면 우리는 봄 데이트 혹은 가을 데이트를 즐기는 겁니다.^^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 질문 - 선대인연구소가 대한민국 오천만에게 답하다 선대인연구 1
선대인경제연구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 질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사람들이 궁금해할, 그리고 알아야 마땅한 경제 질문들과 거기에 대한 답변들을 담아둔 책이다. 선대인은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꼽사리다'를 통해서 알게 된 분인데, 방송 들을 때는 좀 비호감이었다. 그런데 책으로 접하니 좀 더 호감으로 방향이 전환되었다. 아무래도 글은 여러 번 정제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 


1장 왜 그럴까 :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왜 우리 모두는 불안한가
은퇴시기가 갈수록 빨라지는 이유
88만원 세대는 앞으로도 어렵다
체감물가와 통계의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주가는 올라도 내 주식은 떨어진다
도시가스, 전기요금의 잇따른 인상 
어쩌다가 대학 등록금이 이렇게까지 올랐을까
부동산 가격이 자녀들 일자리와 어떤 관계가 있나


1장의 주제들이다. 88만원 세대의 앞날과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88만원 세대가 적어도 150만원 세대는 되어야 할 텐데, 지금 이대로 내버려두면 66만원 세대가 될 거라는 예측이 섬뜩했다. 


도시가스와 전기요금 인상 이야기도 주의 깊게 보았다. 실생활과 직결된, 피부에 와닿는 경제 문제이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며칠 전 공공요즘 또 인상한다는 기사에 심기가 많이 불편했다. 이 넘의 나라가!!!

2장 할까, 말까 : 판단에 앞서 숲을 보라
집 지금 살까, 말까 
하우스푸어 구제안,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무주택자는 주택연금 들어야 하나
베이비붐 세대에게 주택청약통장은 필수인가
퇴직금으로 자영업을 고려한다면
재테크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보험만이 미래를 위한 최선의 준비라는데
경제신문의 정보, 뭘 믿을까

제일 덩어리가 큰 게 2장이었다. 하우스 푸어들은 정부나 건설업자가 자신들과 한 배를 탔다고 기대하지 마라. 그들은 하우스푸어들과 운명 공동체가 아니다. 정부의 구제책은 늘 가진 자들만의 구원의 방주였다. 눈 크게 뜨시라! 


보험에 선뜻 가입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127쪽의 지적이 눈에 들어온다.


만약에 남편이 “아는 사람이 자동차를 한 대만 팔아달라고 해서 할부로 한 대 샀어”라고 아내한테 얘기했다가는 당장 집에서 쫓겨날 것이다. 몇백만 원인 TV나 냉장고도 꼼꼼하게 비교하고 따져가면서 사는데, 하물며 보험상품을 보험설계사의 말만 듣고 혹은 광고만 보고 덜컥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3장 진짜일까 : 한국형 경제의 핫 이슈
빚도 저축이라고?
큰손들은 빌딩으로 몰리고 있다는데
한국 부동산은 일본처럼 폭락하지 않는다고?
잘나가는 수출품, 국내용의 품질은 떨어진다
일본과 그리스의 경제위기는 복지 과잉 때문일까
평창 동계올림픽 경제효과는 64조 원이다
FTA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형 경제에 유리한가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은 탄탄한가
젊은이들이 잘 되어야 노후가 편안해진다는데
환율이 오르면 누구에게 이익인가
왜 삼성전자만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까
우리나라는 중국의 영향을 얼마나 받을까
박정희식 경제가 다시 통할까


환율 이야기와 박정희식 경제 이야기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IMF 때 지금 이대로!를 외쳤다던 기업들을 떠올리며 분노를 곱씹었다. 검은 머리 한국인들 같으니라고! 대통령은 때아닌 '새마을운동'을 외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박정희식 경제 모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찬찬히 읽어보고 곱씹어 보시라. 박정희가 정말 경제 대통령이었는지!


박정희 정권 집권기의 고도성장은 당시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 질적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일보은 한국보다 2배 이상 국민소득이 높은 선진국을 만들었고, 대만은 우리보다 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와 높은 복지 수준을 달성했다. 싱가포르 정치는 일당 독재 형태에 가깝지만 한국보다 소득수준과 생활수준이 2배가량 높으며 부패수준은 낮다. 중국은 출발은 많이 늦었지만 한국과 비슷한 성장 궤적을 그리며 질주하고 있다. 물론 아프리카나 남미 등지의 독재국가들과 비교하면 박정희 경제는 고도성장을 실현했고, 상대적으로 부패 정도는 덜했다. 하지만 국민 경제의 발전을 큰 틀에서 규정하는 문화나 교육 같은 심층 요인들이 비슷한 동아시아권으로 한정하면 박정희 경제의 성과는 결코 뛰어나다고 하기 어렵다. -237쪽 

4장 어떻게 될까 : 나의 대처에 따라 미래는 달라진다 
국민행복연금 앞으로 괜찮을까 
노후 비용으로 얼마나 준비해야 하나
1인 가구라도 잘살 수 있으려면
전세, 월세 시장은 어떻게 될까
또다시 환율 급등 사태가 올 것인가
한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중산층이 얼마나 되어야 좋은 나라인가
복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까
박근혜 경제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경제 문제를 '지적'만 하는 것은 쉬울 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해법'이다. 선대인 경제 연구소는 복지 재원 마련 방법까지 제시해 주었다. 정부가 이대로만 따라 주어도 대한민국, 숨통이 좀 트이지 않을까? 귀 좀 기울려 주었으면 좋겠다. 뭐, 기대는 않지만...


1. 현재 시세의 30~50% 수준에 불과한 단독주택과 대기업 보유 부동산의 과표를 현실화하고 소득조사청을 설립해 법에 명시된 양도소득세와 임대소득세를 제대로 걷는다. 이렇게 되면 약 20조원의 세수를 더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걷은 세금을 서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주거 취약층을 위한 주택바우처 재원으로 사용해 ‘전 국민을 위한 주거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 
2. OECD국가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주식의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한편 증권거래세는 폐지해 일반 개미투자자들의 주식 거래 부담을 줄일 수 있다(약 3조 원 확보 가능). 현재 매우 낮게 책정되어 있는 이자 수입 및 배당금에 대한 세율도 ‘버핏세’의 취지에 맞게 대폭 올려서 사실상 불로소득에 가까운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 
3. 재벌 대기업에 집중된 법인세 비과세 감면 혜택을 대폭 줄이고 해고세를 신설하면 7~11조 원가량의 세수를 더 확보할 수 있다. 그렇게 확보한 재원을 실업보험 확충과 자영업의 고용보조금 등으로 사용함으로써 실업 충격을 줄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한편 최저임금을 꾸준히 올릴 수 있다. 

4. OECD 평균 2배에 이르는 토건 사업 예산을 크게 줄여야 한다. 2012년 현재 정부가 분류한 SOC사업 예산뿐만 아니라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토건시설형 사업을 모두 집계하면 약 40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교통시설특별회계와 광역시설특별회계 등 토건 사업의 자금줄인 특별회계를 폐지해 일반회계로 통합하는 한편 건설 부패와 예산 낭비의 온상이 되고 있는 턴키 담합 등 입찰 비리를 근절해 토건 시설 예산을 30%가량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확보한 연간 약 12조 원으로 무상보육 및 아동 수당 확대, 고교 무상교육과 지방 거점 국공립대 지원 등 우리 아이들과 청년들의 미래에 투자할 수 있다. 
5. 혜택의 대부분이 대기업에 돌아가지만 효율성이 극히 떨어지는 R&D 예산 16조 원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줄이면 4.9조 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들 예산을 중소기업 및 자영업의 직원 교육, 판로 및 사업 컨설팅 지원과 함께 신진 학자와 대학생들의 연구 및 학자금 지원에 쓸 수 있다. 

7. 각종 입찰 비리 등 건설 부패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고 여기서 생겨나는 비자금을 엄단해 추가로 거둔 세수(약 2~3조 원)를 적정임금제 도입과 4대 보험 적용 등을 통해 전국 200만 건설 노동자의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는 데 쓸 수 있다.

이처럼 7가지 조세재정 개혁만 제대로 실현해도 연간 50~55조 원의 추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이 가운데 일부는 일반 납세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낭비성 지출을 줄이거나 재벌 대기업 등 1%가 누리던 특혜를 일반 납세자의 혜택으로 전환해주는 것이다. 즉 나라 살림살이를 잘만 운영하면 국민들의 추가적인 세금 부담 없이 얼마든지 복지, 문화, 교육 예산을 늘리고 우리 삶의 질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303-3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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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 질문 - 선대인연구소가 대한민국 오천만에게 답하다 선대인연구 1
선대인경제연구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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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방송 들을 때보다 더 정제된 내용이어서 가독성이 좋았다. 말도 많고 사공도 많은 경제 문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보자. 마지막에 박정희의 경제 신화를 하나하나 따져준 것이 특히 인상 깊었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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