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SION 과학

제 1848 호/2013-04-17

남자여, 여자의 화장품을 탐하지 말라

‘남성 보습크림, 영양크림 추천이요!’
‘남성화장품으로 피부미남이 되고 싶습니다. 효과 좋은 제품 알려주세요~.’
‘20대 남성 화장품 고르는 법과 피부 관리법 알려주세요!’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연일 올라오는 남성 화장품에 대한 질문들은 피부 미남을 향한 남자들의 관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화장품 업계도 송중기, 장근석, 유노윤호 등 꽃미남 연예인을 내세우며 남성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세수가 피부 관리의 전부(?)였던 많은 남자들에게 고가의 화장품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 때 노리는 것이 아내나 엄마의 화장대다. ‘고가인 만큼 효과도 좋겠지~,’ 라는 생각에 듬뿍 발라보지만 영 신통찮다. 심지어 트러블이 나는 경우도 있다. 이유가 뭘까. 답은 남자의 피부구조와 호르몬에 있다.

∎남자에게 여성화장품은 개기름(?)만 늘린다
남성의 피부는 기름지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피지선을 발달시키기 때문에 남성의 피지 분비량은 여성의 5배다. 피지의 양이 많아지면 피부는 번들거리며 모공이 커진다. 커진 모공에 미생물이 많이 살면서 여드름이나 염증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 문제는 뽀송뽀송하고 깨끗한 피부를 기대하며 바른 비싼 엄마의 화장품이다.

보통 40~50대 여성의 화장품은 유분 함량이 높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여성의 피부는 수분과 함께 피부에 윤기를 주는 유분도 줄어든다. 따라서 남성이 중년층의 여성 화장품을 바르는 건 기름 위에 참기름을 한번 덧칠하는 것과 같다. 오히려 번들거리는 피부에 더 많은 유분을 공급하는 셈이다.

이럴 땐 여자의 화장품을 탐내기보다 여자의 이중세안법을 따라해 보자. 여자들은 남자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비누와 클렌징폼을 이용한 세안 전에 유성세안을 한다. 오일이 포함된 클렌징 제품을 이용해 비누처럼 피부에 문지른 뒤 휴지로 닦아내는 것이다. 화장품에는 여러 가지 성분이 복합돼 있어 비누와 물만으로는 말끔히 닦아 낼 수 없다. 모공에 남아있는 화장품이나 먼지 등 잔여물질이 피지와 만나면 피부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깨끗한 피부를 위해서는 철저한 세안이 우선이다.

∎콜라겐 팩은 여자에게 양보하고 수분팩을 챙겨라
남자의 피부는 두껍다. 정확히 말하면 표피층이 두껍다. 여자의 피부 두께가 A4용지 한 장이라면 남자는 6장 두께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콜라겐의 합성을 왕성하게 일으키기 때문이다. 콜라겐은 피부에 탄력을 주고 두께를 두껍게 한다. 따라서 남성의 피부는 여성보다 탄력이 있고 주름이 나타나는 시기도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늦다. 하지만 주름이 한번 생기면 피부 두께만큼 더 깊고 짙어진다.

반면 피부의 수분 함유량은 여성의 1/3정도로 건조하다. 게다가 매일 하는 면도는 피부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각질층의 일부를 깎아 내 더 쉽게 수분을 날려 보낸다. 음주도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주성분인 알코올이 몸속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수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술을 마실수록 목이 마른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술은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막는 글루타티온(glutathione)의 생성을 감소시켜 잔주름과 기미를 유발한다.

여성의 피부가 남성에 비해 촉촉한 이유는 호르몬에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히알루론산의 합성을 돕는데, 이 물질은 주변의 수분을 끌어당겨 머금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또 하나의 팁이 나온다. 남성이라면 콜라겐보다는 수분을 탐하자. 그리고 이왕이면 남성용 수분제품을 챙기자. 앞서 설명했듯 남성의 표피층은 여성보다 두껍기 때문에 여성용 화장품을 발랐을 때 성분이 진짜 작용해야 할 곳에 흡수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표피층 아래 진피층에 작용하는 여성용 화장품을 발랐다고 가정해보자. 남성의 경우는 성분이 진피층까지 다다르지 못하고 표피층 중간에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 자연히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찾아라
남자의 피부는 검다. 여자에 비해 남자는 대체적으로 약간 불그스름하며 검은색에 가까운 피부를 가진 사람이 많다. 자외선 노출이 많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피부가 검은 경우도 있지만 다수는 후천적인 영향이 크다. 특히 남자들은 야외활동이 많아도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거나 별도의 메이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이 아주 심하다. 여성용 화장품을 탐내기 전에 외출 전 꼭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자.

Bonus tip. 담배의 단짝은 칙칙한 피부!
맑은 피부를 원하는 흡연자가 있다면 금연부터 실천해 보자. 담배에 있는 니코틴은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수축시켜 피부를 검고 칙칙하게 만든다. 또 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유해산소는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과 탄력 섬유를 파괴시켜 피부의 탄력을 떨어뜨리고 주름의 생성을 촉진한다. 통계에 따르면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주름살이 3~5배 많다. 남자를 위한 피부 관리, 남녀차이를 과학적으로 명확히 알고 관리한다면 당신도 피부미남이 될 수 있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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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4-2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수분이 너무 없어서 수분 크림 바르고 있어요.ㅎㅎ
옆지기 남성 화장품 하나 사 줘야 될 것 같아요.ㅎㅎ
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요.^^

마노아 2013-04-21 13:49   좋아요 0 | URL
저도 건성에 가까워서 수분이 부족해요. 여드름은 적은데 주름이 많아질 피부죠.ㅜ.ㅜ
날씨도 건조한데 우리 피부에 수분 팍팍 주도록 해요. 옆지기님도 같이요~
아직은 봄이 실감나지 않지만, 그래도 봄날 주말 잘 보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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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vs 도시, 꽃가루 알레르기 어디가 심할까  

제 1846 호/2013-04-15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은 꽃이 많은 공원보다 도심 지역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양대 소아과 오재원 교수는 서울 강남역 근처와 경기 포천시 근처에서 각각 일주일 동안 꽃가루를 채집해 독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채집된 꽃가루 농도는 m³당 강남역이 5360개, 포천이 5288개로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꽃가루 내 항원(독성)은 강남역이 3577μg, 포천이 63μg으로 집계되며 강남역이 57배 가까이 높았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강남역이 515ppm으로 포천 220ppm보다 두 배 이상 높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식물에 영양분을 과잉 공급해 독성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즉,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은 비도심보다 도심에서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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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미래 식량자원 확보,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FOCUS 과학

제 1844 호/2013-04-15

[FUTURE]미래 식량자원 확보,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2013년 KISTI의 과학향기에서는 올 한 해 동안 매월 1편씩 [FUTURE]라는 주제로 미래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칼럼에서 언급된 미래기술은 KISTI에서 발간한 <미래기술백서 2013>의 자료를 토대로 실제 개발 중이며 10년 이내에 실현 가능한 미래기술들을 선정한 것입니다.
미래기술이 상용화 된 10년 이후 우리의 생활이 어떨지, 또 이 기술들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를 이야기로 꾸며 매월 셋째 주 월요일에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과학향기 독자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3년 농림수산부 글로벌식량관리부에 근무하는 박대진 사무관은 하루도 빠짐없이 전 세계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상태를 체크한다. 현재 전 세계가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농산물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지역에서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에 의해 흉작이 예상될 경우 그 영향을 최소화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준비하는 것이다.

박대진 사무관은 5년 전인 2018년을 생각하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하다. 중국이 점점 경제력이 좋아지면서 생활수준이 높아지더니 하루 2끼 먹던 식습관이 하루 3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최대 식량 수출국인 중국이 13억 인구의 수요를 맞추기에도 급급하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한파 등 기후 이상으로 인해 세계적인 흉년이 덮친 것이다.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어렵게 되자 국내 농산물과 수산물의 값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공산품이야 당장 급하지 않으면 구입하지 않으면 되지만 농산물은 생사(生死)가 걸린 문제이므로 가격에 바로 반영된 것이다. 거기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사재기를 하면서 대형 마트는 물론 동네 재래시장에도 식료품들이 동이 나기 시작했다. 2018년 식량대란은 이렇게 발발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가정이나 식당, 식품회사의 중국 농산물 의존도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높았던 것이다.

가정에서는 식료품을 구하지 못해 불만이 터져 나왔고 원재료를 구하지 못한 식당과 식품회사는 도산할 위기에 처했다. 이런 영향은 연쇄적으로 국가 경제에도 충격을 가하고 있었다. 핵폭탄보다 더 강력한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기의 순간이었다.


이에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모든 행정부에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안을 내놓으라고 명령을 하달했다. 박대진 사무관은 이 모든 것이 식량에 대한 과도한 중국 의존도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하고 식량 수입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먼저 중국 다음의 식량 수출국 인도의 상황을 체크했다. 그러나 인도도 생활수준이 높아져 식량 수출을 계속 줄이고 있었고 가격도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유럽 등 선진국은 식량을 무기화해 가격을 이미 높여놓은 상태라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박 사무관은 남미를 주목했다. 다행히 칠레와 브라질에서는 아직 식량 재고분이 남아있었고 가격도 그렇게 높지 않았다. 지금 수입 계약을 맺으면 식량이 들어오는 시기는 한 달 이상 걸린다. 그러나 늦다고 판단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듯이 그는 빨리 보고서를 만들어 상부에 보고하고 식량 수입에 대한 결재를 받아 진행했다. 그동안 정부는 재고로 비축해두었던 비상식량을 출하해 국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렸고 한 달 후 수입 식량이 도착해서야 2018 식량대란을 겨우 잠재울 수 있었다.

그러나 박 사무관은 이것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공산품 수출을 용이하게 하고 농산물을 저가에 수입하기 위해 여러 국가들과 FTA를 체결했었다. 그로 인해 국내 농업은 가격 경쟁이 되지 않아 아사 상태가 돼 버렸다. 물론 일부 뜻있는 사람들이 조합을 결성해 유기농업을 일으키는 틈새를 공략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 왔다. 우리나라가 식량대란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쌀의 자급자족율을 100% 유지했기 때문이다. 쌀시장을 지키고 쌀농사를 포기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박대진 사무관은 먼저 식량자급도를 높이는 것만이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고 농업의 부활을 주장하는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렸다. 그 보고서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도시 빌딩에서 태양 대신 LED 조명과 별도의 이산화탄소 주입, 로봇과 센서 등으로 시설을 자동 관리하는 도심 내 친환경 수직농장 개발기술¹⁾과 식량증산을 위한 광합성 기능 및 불량환경 저항성 향상기술²⁾, 유전체 기반 미래 육종 기술³⁾ 등의 아이디어를 정리해 우리나라가 더 이상 식량대란을 겪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년 후 2023년 현재, 국내의 식량자급도는 70% 수준까지 올라왔고 계속 향상되고 있다. 그리고 식량의 수급상태가 전 세계 네트워크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외의 작물 현황, 기후 현황, 국내의 식량 현황이 실시간 체크되면서 조금이라도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재빨리 대처하게끔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했다.

농업은 이제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 한복판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2023년, 농민과 도시민 모두가 먹거리, 즉 우리의 생명줄을 다함께 지켜가고 있는 것이다.

글 : 정영훈 과학칼럼니스트

[각주-미래 기술]

1)도심 내 친환경 수직농장 개발기술 : 도심 속 빌딩 안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수직농법 기술.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양분, 수분 등 생육환경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생물을 공산품처럼 계획 생산할 수 있는 농업시스템. 3~4년 후 기술의 실현이 예상됨.

2)식량증산을 위한 광합성 기능 및 불량환경 저항성 향상기술 : 복합 재해 저항성을 지닌 품종과 친환경 작물성장 촉진물질, 작물보호제 및 활용기술 등을 이용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촉진하는 기술. 10년 후 기술의 실현이 예상됨.

3)유전체 기반 미래 육종 기술 : 동식물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재조합하거나 유전자를 구성하는 핵산을 세포나 세포 내 소기관으로 직접 주입해 인공적으로 변형시킨 생물을 개발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기술. 해충이나 신종 바이러스에 강한 농작물 육종이 가능하나 GMO 안정성 확보가 관건. 3~4년 후 기술의 실현이 예상됨.

참고 : < KISTI 미래백서 2013 >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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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동무 - 만화가 10인의 마침표 없는 인권 여행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정훈이 외 지음, 국가인권위원회 / 창비 / 2013년 2월
구판절판


이 구절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을 쳤다.
우리가 물질적 성공을 이루긴 했지만 사실은 얼마나 가난한 나라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 264쪽

이러니 우리가 행복지수가 늘 끄트머리를 맴돌고, 자살률은 최고를 달리는 것이 아닐까.- 264쪽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삶이 어떤 모습인지를 짧고 강렬하게 보여주었다.
마지막까지 고마운 책이다.- 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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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4-18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석가모니가 거닐던 룸비니 동산~ 역시 그곳 선생님들은 바른 생각을 갖고 있군요.
자살율은 최고 행복지수는 최하위 대한민국~ ㅠ

마노아 2013-04-20 12:39   좋아요 0 | URL
뭐랄까. 생각의 틀 자체가 확연히 달라요. 저 답변을 보는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