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의미있는 독서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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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바닷속 집
가토 구니오 그림, 히라타 겐야 글, 김인호 옮김 / 바다어린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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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융과 사라진 성
박효미 지음, 조승연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5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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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사략 2- 춘추시대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11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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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제269호- 2012.11.10
시사IN 편집부 엮음 / 참언론(잡지)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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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달 살며 페이퍼가 한 개도 없네. 급 반성!

 

접힌 부분 펼치기 ▼

 1. 우리 집에는 원목 접이식 식탁이 있다. 양쪽 날개를 다 접으면 직사각형 작은 테이블이 되고, 날개를 다 펴면 기다란 타원이 된다. 2층에서 쓸 때는 한쪽을 접어서 벽에 붙이고 썼고, 3층으로 올라오면서 양쪽을 다 펴고 쓰게 되었다. 그치만 기둥에 해당하는 직사각형 부근은 다리를 집어넣을 수가 없어서 앉기가 무척 망했다. 명절이라 가족들이 모처럼 다 모였는데, 모두가 함께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는 꼭 나중에 먹어야지 아니면 불편해서 영 마뜩치 않은 상황. 식탁을 살 것인가 검색질을 마구 하다가, 옥상에 올려놓은 평상이 생각났다. 냉큼 올라가서 평상을 들고 내려왔다. 평상용 짧은 다리를 떼어내고, 식탁용 다리를 붙였다.(때마침 식탁용 다리만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역시 옥상 위에 올려 놓은 책장을 개조해서 쓰던 신발장의 선반 경첩을 떼어내 식탁 제작에 사용했다. 아해들이 잔뜩 낙서해 놓은 평상을 열심히 사포질을 하고, 하얀색 수성 페인트를 칠했다. 여섯겹인가, 일곱 겹인가. 그리고 코팅을 하기 위해서 언니가 영풍문고를 갔는데, 구경하던 다현양이 니스를 엎었단다. 그게 언니가 사려던 게 아니라 그보다 점성이 좀 약한 거였나 어쨌다나. 엎었으니 어째. 결국 그걸 사와서 발랐다. 제법 그럴싸 했다. 다리도 흰색이고, 흰색으로 평상도 칠했고, 코팅도 입혔고! 그리고 며칠 말린 뒤 드디어 식탁 앞에 앉았다. 정성스럽게 상을 차리고 밥을 먹었는데 아뿔싸! 뜨거운 냄비 놓았던 자리의 페인트가 떨어져 나갔다. 역시 코팅액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ㅜ.ㅜ 그래서, 부랴부랴 유리를 맞췄다. 이제야 뜨거운 것 상관 없이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겨울 다 되어서 하얀색이 추워보인다. 이제 식탁보를 고를 차례인가. 하아....;;;;;

 

 

 

2. 개천절 날에는 납골당을 다녀왔다. 사연인즉슨! 아부지 돌아가셨을 때 처음 간게 벽제였는데, 도착 2시간 전에 꽉 찼다고 한다. 해서 용미리로 길을 돌렸다. 그리고 몇 해 지나 가족 납골당을 만들어서 수원 큰댁 쪽으로 옮겼다. 그런데 거기에 올해 도로가 났다네. 해서, 용인 공원으로 다시 전체 이장을 했는데, 그게 얼마 전 일이었다. 해서 이번 명절 연휴 때 우리 가족 모두가 아부지 만나러 간 것이다. 이곳은 정말 넓었다. 관리 사무실에 도착하고도 납골당 찾아 다시 차를 타고 한참 가야 했으니까.

종이를 두장 받았다. 하나는 지도고 다른 하나는 위가 표시되어 있는 도표였는데 둘다 보자마자 머리가 팽그르르... 지도를 잡고 형부가 먼저 차를 출발시켰다. 뒤따라 갔는데, 대충 위치는 맞은 것 같은데도 비석을 못 찾겠는거다. 이날은 정말 날씨가 좋았고, 아주 더웠다. 무덤들이 어찌나 양지 바른 곳에 있던지, 여름 내내 멀쩡했던 피부가 다 타서 왔다. 나중에 점심 먹으려고 식당에 들어가니 양말의 발가락 부근이 땀으로 모두 젖어 있을 정도. 양말이 다 젖도록 헤맸으니 얼마나 헤맸겠는가. 정확히 한 시간을 땡볕에서 헤맸다. 결국 위치를 찾아낸 것은 둘째 언니. 도표를 거꾸로 보고서 적용시켜야 찾을 수 있는 자리였다. 어휴, 길 못찾는 유전자는 나만 가진 건 아닌가 보다. 아부지 비석 옆에 수빈이 다빈이 원빈이 무덤이 있었다. 이름이 너무 요즘스럽고, 생몰년도가 없어서 의아했는데 뒤쪽에 어른들 날짜는 적혀 있다. 사망 날짜가 올해 5월이다. 일가족이 한꺼번에 죽다니, 교통사고나 비행기 사고, 뭐 그런 건가... 일면식 없지만 그래도 수빈이 다빈이 원빈이가 안타까웠다. 한참 어렸을 것 같은데... 그에 비해서 우리 가족 납골당은 19세기 초까지 올라가는 조상들이 적혀 있다. 지금이 21세기인데 아득한 시간이다.

 

3. 10월 6일과 7일은 제 12회 '차카게 살자' 공연이 있었다. 부제는 '21세기 선행 영웅', 드레스 코드는 '영웅과 악당'

 

 

 

 

* Host : 이승환

* 사전 야외공연 : 박아셀, 블루앤블루, 사운드박스, 웨일, 제이래빗

* 본 공연 6일 : 가리온, 아이유, 브로콜리너마저, 소란, 가리온, 어반자카파, 장미여관, 이승환

* 본 공연 7일 : 김완선, 넬, 소란, 옥상달빛, 울랄라세션, 윤하, The KOXX, 이승환

* 본 공연 이틀간의 오프닝 및 경품 MC : 소란, 허일후 아나운서

 

 

 

 


 

난 일요일 공연을 예매했다. 아이유보다 김완선이 더 궁금했고, 울랄라세션도 보고 싶었으니까.

매번 혼자 가는 공연이고, 그래도 잘 놀고 돌아왔지만, 점점 그게 참 적적하다. 이렇게 드레스코드라도 있을 때는 철판 깔고 같이 놀아줄 친구가 있어야 모처럼 일탈도 해보는 건데 말이다. 기껏해야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 서명하고 그린피스 팔찌 하나 받아온 게 다다. 그렇게 좋은 일에 참여할 수 있는 부스가 7개 더 있었는데 아쉽다. 출연자가 바뀔 때마다 단체들 홍보 영상을 보여줬는데 마지막에 등장한 그린피스 홍보 영상은 거의 영화 수준이었다. 보는 순간 지구를 위해 두주먹 불끈 쥐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1층은 몸부림석으로 스탠딩이었고, 2층음 몸사림석으로 좌석이었다. 2층이 더 비쌌고, 난 스탠딩을 하고 싶어서 1층을 예매했는데 아뿔싸! 내 앞에 나보다 머리 하나 큰 남자가 서 있고, 그 앞에 그보다 더 큰 여자가 서 있었고(키도 엄청 큰데 힐까지 신은 게 아닌가 의심 든다!), 그 여자 앞에 그 여자만큼이나 큰 남자가 또 있었다. 아아아, 까치발을 해야 무대가 겨우 보일락 말락. 그리고 내 뒤에는 나보다 많이 작은 여자 둘이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소리밖에 안 들인다고. 이사 후유증으로 아직도 무릎이 안 좋은 나는 납작한 운동화를 신었는데 키높이 운동화라도 신고 올 걸 살짝 후회가 들었다.

 

첫번째 출연자는 소란. 담백한 음악이었다. 무엇보다 위트가 가득한 멘트가 훌륭했다. 이 공연에 초대되어서 음악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고, 어제 오늘 이틀 출연했는데, 어제 공연 마치고 대기실로 가보니 아이유가 있어서 '태어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나 뭐라나. 하하핫, 대세가 아이유였나보다. 저 시크한 넬의 종완씨 조차도 아이유는 토요일에 출연했는데 왜 자기는 일요일에 초대했냐고 투덜거릴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누구보다 나를 열광시킨 것은 완선 언니였다. 아아아, 그녀의 섹시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니까 뭐랄까. 섹시계의 원조. 섹시계의 단군 할아버지, 섹시계의 시조새!!! 노출도 없는 옷을 입었지만 온 몸에서 섹시한 에너지가 흐른다. 언니는 걸칠 것 다 걸쳤지만 백댄서가 상의 탈의를 했고, 그 근육을 훑으면서 완선 언니가 노래를 부른다. 춤추면서 노래도 잘해. 그리소 30여 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섹시해! 세곡 부르는 내내 까치발로 버티느라고 무지 힘들었다. 내 뒤의 두 여자가 더 비명을 지른다. 나까지 까치발을 드니 그들은 볼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

 

 

뭐 암튼, 아주 재밌었다. 좋은 일 하고, 님도 보았으니. 해마다 이렇게 차카게 살자 공연을 통해서 소아암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드레스코드 1등 상품이 작년에는 42인치 TV였고, 올해는 42인치 3D TV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 토요일 우승자도 상품을 재기증해서 아주 훈훈했는데, 이분은 영웅 '유관순'으로 분하는 기막힌 분장을 보여주었다. 흰저고리에 검정 치마, 게다가 태극기 휘날리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능! 일요일은 '춘리'로 분한 참가자가 아찔한 옆트임 옷을 입고 일등을 거머쥐었는데 상품은 잘 쓰겠다고 했다. 하하핫, 그거 들고 시집가세요~

 

 

(공연 끝나고 나올 때 받은 음료수 라씨. 맛났다. 누가 줬는데...ㅎㅎㅎ)

 

4. 가을 소풍을 다녀왔다. 용문사로. 용문사를 가본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내 기억에 분명 수령 500년짜리 은행나무였는데, 이번에 가보니 무려 1100~1500년으로 추정한다지 뭔가. 내 기억이 잘못되었나, 20년 사이 1000년을 더 먹어버렸나..ㅡ.ㅡ;;;;

 

사실 소풍은 가고 싶지 않았다. 그냥 빈 교무실이나 지키고 싶었는데, 나의 그런 의도를 잘못 이해한 부장님이 '친히' 데려간 것이었다. 그 바람에 신세계를 경험했다. 이 얌전한 아줌마 아저씨들이 버스 안에서 댄스의 귀재로 거듭나시는 게 아닌가. 그것도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나이트클럽 한번 못 가본 이 쑥맥이 억지로 끌려나가서 되도 않는 춤을 추느라고 어찌나 힘들었는지...ㅜ.ㅜ

 

그동안 내가 근무했던 곳에서는 술을 못 마신다고 하면 누구도 두번 권하지 않았다. 그래서 술 강권하는 분위기를 겪을 일이 없는데, 여기서는 마실 때까지 비키질 않고 버티는 게 참 힘들었다. 덕분에 맥주, 소주, 양주, 동동주에 포도주까지 두루 섭렵했다. 일년치 술을 다 마신 것 같다. 그나마 늦게 도착해서 막걸리는 겨우 피해간 것. 어휴... 취한다!

 

 

 

 

 

(요게 바로 그 천년 묵은 은행나무! 냄새가 아주 진동을...ㅎㅎㅎㅎ)

 

 

 

5. 가을이 성큼 오더니 금세 겨울이 코앞이다. 30년인가 40년 된 오래된 건물인지라 집이 많이 추웠고, 게다가 창도 너무 크고 문도 많아서 우풍이 장난 아니다. 이제 여름 커튼을 떼어내고 두꺼운 커튼이 필요한 때! 옥션에서 암막 커튼을 주문했다. 가격은 저렴했고, 품질도 저렴했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은 역시 명언 중의 명언이다. 해서 아울렛으로 엄마와 함께 큰조카를 데리고 구경 나갔다. 나간 김에 가격은 1.5배 정도고, 품질도 역시 그만큼 나오는 제품을 샀다. 그런데 돌아올 때 보니 비가 오는 게 아닌가. 거실 커튼까지 가방이 여섯 개였고, 봉도 네개나 들고 있었다. 형부에게 연락해서 픽업을 부탁했고, 그렇게 돌아오자마자 봉 길이부터 확인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내가 분명 창 크기가 150과 170이라고 했는데, 이 봉은 가장 작을 때 사이즈가 이미 170이다. 그러니 150 사이즈의 창에는 끼울 수가 없는 것. 아아아.... 나 정릉 사는데, 거기 불광이었단 말이다. 제기랄! 게다가 펼쳐 보니 거실 커튼은 오염도 되어 있어서 역시 바꿔야 한다. 하아... 일요일에 다시 갔다. 거실 커튼 교환하고, 봉 두개는 반품하고(옥션에서 주문한 봉으로 대체할 생각) 내방 커튼은 색상을 교환했다. 난 갈색 샀는데 엄니가 너무 어둡다고 하셔서 베이지로 교체. 그렇게 다시 집에 와서 낑낑 대며 커튼을 교체했다. 아아, 이를 어쩌나. 거실 창이 180과 320인데, 320 폭에 530짜리 커튼을 쳤더니 주름이 많이 안 잡혀서 안 예쁘다. 엄니께서 아무래도 한 번 더 다녀와야겠다고 하신다. 아아아....ㅜ.ㅜ

그밖에 옥션에서 반품하는 과정에서 배송비가 꼬이고, 회수 요청했더니 때마침 집에 계시던 엄마와 연락 두절해서 진땀을 뺐다. 어째 요새 뭐가 이렇게 꼬이는지... 훌쩍....

 

6. 11월부터는 운전면허 시험도 어려워진다고 해서 부랴부랴 10월에 면허를 딸 생각이었다. 지난 20일에 필기시험 책을 백만년 만에 당일배송으로 주문했다. 책은 그 다음주 화요일에 도착했다. 화요일에 필기시험 볼 생각이었는데...ㅡ.ㅡ;;;;; 그리고 소풍이다 커튼이다 내내 바빴고, 이번주 월요일, 그러니까 그저께 학원에 등록했다. 그날 두시간 교육받고, 어제 세시간 교육 받았다. 말이 교육이지 다섯 시간 자습했다. 이렇게 날로 먹다니, 버럭이다! 그리고 오늘 필기시험 보러 강서 면허시험장에 다녀왔다. 내가 이수 받은 교육이 전산에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학원 측에서 입력 누락이다. 아아.... 그래서 또 그것 때문에 잠시 혈압이 올라주었고, 필기시험을 무사히 마치고 나오다가 회전문에서 제대로 이마를 박았다. 아아아, 꽃팔려서 빨리 자리를 떠야 하는데 골이 울리고 이빨도 흔들흔들.... 아파, 마이 아파... 마이 챙피해.....ㅠㅠ(오밤중이 된 지금도 이마가 아프다. 혹 났나...;;;;)

 

7. 시험에 쓰기 위해서 사진을 찍어야 했는데, 직장 근처에 사진관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건 어제의 일. 어느 할아버지가 알려주신 대로 길 따라 쭈우욱, 정말 한참 동안 쭈우욱 갔지만 보이지 않는다. 다시 반대 방향으로 쭈우욱 훑고 왔지만 역시 보이지 않는다. 다시 동네 주민에게 물어보니 이미 망해서 없다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다. 200미터 안쪽으로 사진관이 하나 나온다. 하지만 길찾기 앱을 돌려도 나는 못 찾고 빙글빙글...;;;; 기어이 찾긴 찾았다. 처음 사진관 찾기 시작해서 대략 한 시간은 고생했나보다. 추운 날씨에 사진 찍겠다고 치마 입고 나왔는데, 생각해 보니 상반신만 나오는구나. 아아 바부팅이... 사진을 찍고 나니 사장님 친절하게 포샵질 해주신다. 턱을 좀 만져야겠다면서.... 흠흠... 저도 알아요...;;;; 하여, 나온 사진은 거의 사각턱 수술 수준이다. 이거 사기 같은데....ㅎㅎㅎ

 

8. 울 학교 좀 이상한 게 아니라 많이 이상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젠 정말 별걸 다 시킨다. 책 사재기...;;;; 특정 책 제목을 불러주면서 특정 사이트에서 사고 영수증 제출하란다. 책값은 지불해 주겠노라며. 이야, 이런 식으로 책이 많이 팔린 척을 하는구나. 제목도 아파야 청춘이다 짝퉁스런 청춘과 스펙이 어쩌고 저쩌고....;;;; 냉큼 책을 사줄 수는 없지. 흥!

 

9. 새벽 5시부터 공사 소리 드드드드에 골이 울려 잠에서 깼다. 아래층 곱창집이 그 옆집 정육점을 인수해서 확장한단다. 지금 곱창 냄새도 힘든데 더 규모가 커질 모양새다. 이 공사는 언제 끝나려는지... 지난 4월부터 매달 쉬지 않고 공사 소리가 울린다. 이러다가 집 무너질까 두렵다.

 

10. 영화 26년 개봉일이 잡혔다. 때마침 전두환 은닉(?) 재산도 등장해 주시고, 더더더 불을 지펴주는구나. 이승환은 이 영화의 1호 투자자였다. 있는 돈을 투자한 게 아니라 빚내서 투자했다. 영화사도, 투자자도 손해보지 않았으면 하고, 무엇보다 제발, 이 시점에서 환기 좀 시켜줬으면 한다. 선거날 투표만 한다고 민주주의가 절로 되는 것은 아니니까. 정의가 살아있기만 하지 말고 제발 힘도 좀 써 주기를!!!

 

 

 

영화 26년, 서울 광장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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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11-0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춤추는 걸 내가 봤어야 했는데!! ㅎㅎ

마노아 2012-11-01 23:57   좋아요 0 | URL
가관이었어요. ㅋㅋㅋㅋ

saint236 2012-11-01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분은 참 악역으로 많이 나오시네요. 본인도 많이 힘들겠는데요...장광씨요...

마노아 2012-11-01 23:58   좋아요 0 | URL
그마나 광해에서는 입 무거운 내관으로 훈훈하게 나왔어요. 도가니 이후 자주 눈에 띄네요.^^

Mephistopheles 2012-11-01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댄서가 상의 탈의를 했고, 그 근육을 훑으면서 완선 언니가 노래를 부른다."
- 이 부분이요....설마 백댄서가....남자였겠죠.....??

마노아 2012-11-01 23:58   좋아요 0 | URL
ㄲ ㅑ ㅇ ㅏ !!!!
여자 댄서라고 생각하면 넘흐 야해요!!!!

프레이야 2012-11-03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6년, 기대하고 있어요.
한혜진, 장광 등등...
마노아님이 담은 가을풍경 눈부셔요^^

마노아 2012-11-04 22:41   좋아요 0 | URL
오늘 창덕궁에 다녀왔어요. 비가 와서 사진 찍기도 힘들고, 사진도 잘 안 나왔지만, 늦가을의 정취를 맘껏 느끼고 왔어요. 아름다운 계절이에요.^^
 
구본창 Koo Bohnchang 열화당 사진문고 20
김승곤 지음, 구본창 사진 / 열화당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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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 함부르크, 1980

생략된 공간과 강한 선이 구성하는 조형미가 아름답다.
전체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누구를 만나러 가는 길일까, 어디로 향하는 중일까...

피나코텍 박물관, 뮌헨, 1983

인체를 표현한 조각품과 창밖 휴게소에 앉아 있는 관람객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보인다.
생명이 멈춰있는 조각상, 그리고 생명이 팔딱팔딱 뛰고 있는 사람들의 극명한 대조성!
게다가 손발이 잘리고 없는 조가이기 때문에 더 극적으로 보인다.

트러팰가 광장, 런던, 1983

수많은 관광객이 운집해 있을 광장에 비둘기가 하늘 가득 날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어린 소년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너도 날고 싶은 거니? 훨훨?

밀라노, 1984

물새 두 마리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세 마리다.
외로이 홀로 깃털을 고르는 새와, 서로 도와 가며 깃털을 다듬는 한쌍.
이 대조적인 모습의 인생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보고 있자니 내가 꼭 왼쪽에 홀로 있는 물새 같구나...

노이에발, 함부르크, 1981

일년 중 240여 일 넘게 비가 온다는 함부르크에서 모처럼 햇빛을 보게 된 날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찬란한 햇빛 덕분에 운하에 건물이 화려하게 반사되었다.
그 화려한 실루엣을 오리 한 마리가 깨뜨리며 잠수하고 있다.
너의 나비효과로구나.

멘퀴벡 스트라세, 함부르크, 1983

북유럽의 겨울은 몹시 맹렬할 것이다. 모든 것이 얼어붙는 차가운 날씨가 이어지다가 살짝 날이 풀린 어느 날, 도로 표지판 위의 눈이 살포시 주저앉았다.
아슬아슬한 중력의 힘이 적용된 까닭이다.
회색빛 하늘과 붉은색 신호등이 분명하게 대조된다. 그 바람에 저 붉은 빛이 더 선명해 보인다.

피사의 탑, 피사, 1984

탑 위에서 아래를 직은 사진이다. 한낮의 볕을 피해 사람들이 탑 그늘 속에 들어가 있다.
거대한 그림자를 시원하게 가로 지르고 가는 대각선 길이 통쾌하고, 이런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뒷짐 지고 걸어가는 인물이 적잖은 긴장감을 준다.

밀라노, 1984

무성한 담쟁이 덩굴에 뒤덮인 창이 인상적이다. 그 창에 비친 제삼의 공간이 주는 구도가 깊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작은 담쟁이야, 너 참 힘이 세구나!

숨, 1995

스페인 여행 중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계라고 한다. 망가진 시계지만 그 속에 사연이, 추억이 있을 것이다. 더불어 기다림도...

물 이미지의 사진 위에 시계를 올리고 촬영했다. 그 덕분에 마치 파도 위에 떠 있는 시계처럼 보인다.

숨, 1995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계셨던 아버지의 사진이다. 생명이 서서히 증발, 소멸되고 있다.

그 아버지의 수분이 증발해 버린 메마른 손이다. 삶의 흔적과 노력이 고스란히 보이는 손이다.

오랜만에 사진집을 보니 좋다. 과감한 구도와 극명한 대비들이 선명한 이미지를 남긴다. 작가의 유학생활과, 그 속에서 느꼈을 외로움이 보이고, 어머니와 아버지의 연이은 죽음이 그에게 안겼을 내적 트라우마가 사진 속에서 이미 잡힌다. 말보다 깊은 울림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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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우리가 몰랐던 불편한 진실   FUSION 과학

제 1728 호/2012-10-31

눈물, 우리가 몰랐던 불편한 진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었던 그 진실이 모두 거짓으로 밝혀진다면 여러분은 어떠시겠습니까. 오늘은 특별히 눈물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모아 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1
동물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한 가족. 화면에 바다 수달이 보이자 모두 환호합니다. 그때 포식자가 다가와 바다 수달의 새끼를 낚아채갑니다. 어미 바다 수달이 눈물을 흘립니다. 그러자 중학생인 딸이 말합니다.
“눈물도 컴퓨터그래픽(CG)으로 처리하고, 요즘 기술이 많이 좋아졌다~.”
CG라니요! 눈물은 보통 사람만 흘리는 것으로 알지만 미국 하버드대학 동물학자들의 관찰결과, 바다수달 등의 일부 동물들도 감정의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눈물에 대한 불편한 진실은 TV드라마에서도 자주 마주하게 되는데요. 저기 ‘캔디’ 캐릭터의 여주인공이 있습니다. 늘 그렇듯 그녀는 오늘도 여주인공의 천부적인 재능을 질투하는 ‘마녀’캐릭터의 상사에게 혼이 난 뒤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그 때 젊고 잘생긴 회장의 아들이 나타나죠. 그리고 여주인공은 매번 같은 행동을 합니다. 어떤 행동일까요. 여주인공의 행동을 집중해서 감상해보시죠.

#2
“바보같이…, 난 도대체 왜 매번 이럴까….”
눈물이 나려는 찰나, 회장의 아들(이사)이 나타난다.

“어? 이사님…!”
“눈동자가 왜 그렇게 반짝거려요? 설마 우는 거예요?!”
여주인공은 급히 뒤돌아 눈물을 참고는 억지웃음을 지어 보인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참은 눈물은 몸에서 독이 된다는 걸 모르는 걸까요? 우리 몸은 슬프거나 화가 나는 등 감정의 변화가 생기면 스트레스를 받아 호르몬을 과다하게 분비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나온 호르몬은 우리 몸에 독이 되죠. 눈물은 이를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여주인공들은 드라마 내내 눈물을 꾹꾹 참으며 독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겁니다. 모든 ‘캔디’ 캐릭터 여주인공들은 드라마 내내 독을 품고 살아야 하는 불편한 진실. 여주인공같이 예쁜 여자들을 질투하는 여자 방송작가들의 질투심 때문인가요?
불편한 진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까칠한 남자주인공을 좋아하고 있었음을 깨달은 여주인공. 애써 그 사실을 부정하는 상황에서도 불편한 진실을 계속됩니다. 여주인공의 행동을 집중해서 감상해보시죠.

#3
“왜 이렇게 심장이 빨리 뛰지? 설마…, 말도 안 돼! 내가 그 자식을?! 그럴 리 없어. 안되겠다, 정신 차려야지!”

여주인공이 물을 가득 채운 세면대에 얼굴을 담그고 눈을 깜박이며 머리를 흔든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여주인공은 왜 자해를 하는 걸까요? 눈알 표면에는 평소 6~7ml의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요. 그리고 그 눈물이 눈동자의 세포를 살리고 눈알을 보호해준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요. 보통 우리는 2~3초 간격으로 눈을 깜박입니다. 이때마다 흰자위에 있는 60여 개의 덧눈물샘에서 1분에 약 1.2㎕씩 눈물을 내보냅니다. 눈동자는 핏줄이 연결돼 있지 않습니다. 눈물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죠. 따라서 눈물이 없으면 눈동자의 세포가 말라죽게 됩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눈물에는 눈을 보호하는 온갖 면역물질이 들어있습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눈물의 성분 가운데 락토페린을 암 치료제로, 리소자임과 리보뉴클레아제를 에이즈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굴을 물속에 넣고 눈을 깜빡인다? 여주인공은 예상치 못한 상대를 좋아하게 됐다는 이유로 눈동자 세포를 죽이고 눈알을 보호하는 면역성분을 모두 씻어내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

여기서 불편한 진실은 또 있습니다. 눈물은 눈꺼풀이 덮여있는 눈알 위쪽 가장자리에 있는 주눈물샘에서 나옵니다. 이 눈물은 눈 밖으로 그대로 흘러나오기도 하지만 눈물의 하수도인 눈물소관, 눈물주머니, 코눈물관을 통해 코로 빠져나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눈물이 날 땐 자연스럽게 콧물도 나오기 마련이죠. 하지만 여주인공이 울 때는 콧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고로 진심으로 울고 있지 않다는 불편한 진실.

불편한 진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대개 눈이 건조하면 가을 탓을 하는데요. 눈마름증(안구건조증)은 노화나 류머티스관절염, 얼굴신경마비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또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줄줄 흐르는 유류증은 아이러니하게도 눈물이 적은 눈마름증 때문이란 걸 아시는지. 덧눈물샘에서 눈물이 적게 나오다 보니 주눈물샘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죠.

한편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고 하지만 사실은 나이를 먹을수록 눈물의 양은 줄어듭니다. 다만 노화로 인해 눈물이 나오는 눈물관이 좁아지면서 눈물이 넘쳐흐르기 때문에 눈물이 많아진다고 느낀다는 불편한 진실.

눈물은 건강의 필수요소입니다. 눈물 시스템에 이상이 생기면 심할 경우 수술까지 받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눈물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평소 눈물을 잘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눈을 자주 깜빡여야 합니다. 또 잠깐이라도 눈을 감고 쉬면 눈물이 눈 안으로 골고루 퍼지지요. 무엇보다 잠을 푹 자야 눈물 생성 시스템이 원활해져 눈물이 잘 난다는 사실! 인공눈물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불편한 진실도 잊지 마시고요. 지금까지 눈물의 불편한 진실이었습니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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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모양 - 우리 전통 모양과 빛깔을 담은 그림책
한태희 지음 / 한림출판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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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문화 속에 깃들어 있는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소개하고 있다.
노래 '네모의 꿈'이 생각나는 사각형 이미지부터 보자.
감각있게도 아씨방과 선비님 방을 같이 소개했다.
열려진 네모난 문 너무 책아 쌓여 있는 선비님 방이 보인다.
아씨방에는 네모난 바느질 상자가 있고, 역시 네모 조각보 안에도 알록달록 네모들이 사이 좋게 앉아 있다.
미닫이문의 격자도 네모이고, 마당과 댓돌, 그리고 마루의 무늬조차 모두 네모나다.
병풍 속 종이도 네모나고, 네모난 책장의 네모난 책, 하얀 편지지도 네모이고, 까만 벼루도 모두 네모다.
이렇게 보면 그야말로 네모가 대세!

네모가 나왔으니 동그라미와 세모도 뒤질 수 없다.
동그란 달님과 동그란 언덕, 동그란 창과 동그란 우물, 그리고 동그란 뚜껑 가진 동그란 항아리!
수레바퀴 역시 동그랗고, 물레방아 바퀴살도 동그랗게 돌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동그랗게 돌면서 노래한다. 강강수월래~
동그란 맷돌도 신나게 빙빙 돌고 있다.
그 안의 콩도 사실은 동그란 모양일 테다.
무엇보다 우물 안에 떠 있는 동그란 달이 정겹다. 모난 데 없이 무난하고 원만하고 자연스러운 동그라미다.

시선을 돌려 산을 보자. 세모난 봉우리 위에 세워진 정자의 지붕이 세모지다.
구름도 바람도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 갈 것 같다.
세모진 나무들 사이사이에도 이야기가 숨을 쉴 것이다.
산골 마을 세모 이야기였다.

좀 더 구체적인 문양으로 들어가 보자.
연못 속 물고기에게서 비늘이 보인다. 비늘과 비늘이 겹쳐져 갑옷이 되고,
기와와 기와가 겹쳐져 지붕이 된다.
비늘과 비늘 만나 용이 되고, 꽃잎과 꽃잎 만나 꽃송이가 되었다.
그러니까 어쩌면 여기는 물결 모양이 주인공이랄까.

두번째 그림은 문이다. 문 속에 꽃이 박혀 있다. 그야말로 울긋불긋 꽃밭이다.
연, 모란, 국화, 장미, 창포, 무궁화, 들국화, 감꼭지꽃까지.
햇빛 머금은 이 찬란한 꽃문에 나비가 날아들 것만 같다.
별들도 이곳에 와서 쉬어갈 지 모른다. 햇님, 달님, 별님까지... 모두모두 환영해요!

세번째는 담장 그림이다. 돌과 벽돌이 튼튼하게 맞물려 있다.
네모난 벽돌과 동그란 벽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벽돌들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글씨도 만들어 냈다.
튼튼하고 멋진 담장 너머로 파란 하늘이 싱그럽다.
돌담에도 햇볕이, 그리고 이야기도 숨어 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이야기가 되는 우리의 전통 무늬들이다.

자, 마지막 사진에 호랑이님들이 보인다. 그들에게서 또 무엇이 보이는가.
줄무늬, 점무늬, 얼룩무늬, 꽃무늬 화려한 옷들이 보이는가.
산중 호걸 호랑이님들 패션의 왕이기도 했단 말인가.
호랑나비가 못지 않은 화려함을 자랑하며 주변을 날아다닌다.
그래도 내 눈엔 역시 줄무늬 호랑이가 갑!!!

사람을 닮은 항아리 곡선의 자연스런 미학이 보이는가.
넉넉하고 풍성하다. 거칠지도 않고 가파르지도 않다.
목이 긴 항아리는 누이의 목을 닮았다.
아름다운 곡선이다.

사이좋은 글자와 그림도 보이는가.
효제충신예의염치라고 적혀 있다.
글자네 집에 물고기가 놀러 왔고, 용도 오고 새도 왔다.
거북이에 토끼도 한자리를 차지 했다.
각각의 글자 속에 녹아 있는 동물의 의미까지는 모른다고 해도,
축복과 기원을 담은 글자라는 것은 충분히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에 절구질 하는 토끼가 참 정겹다.

금빛 용 한마리가 제대로 주인공 행세를 하고 있다.
흰발탑이 허공을 가르고, 찬란한 비늘이 꿈틀 댄다.
매의 발톱과 호랑이의 손, 소의 귀와 잉어의 비늘, 사슴의 뿔을 가진 용맹스런 용의 모습이다.
울 아부지 내 태몽으로 용꿈 꾸셨다고 했는데, 이런 모습으로 나타났을라나....

마주보며 춤추는 봉황 두 마리의 붉은 색이 강렬하다.
수컷은 봉이고 암컷이 황이다. 암수 한 쌍 어울려서 봉황이다.
황금 구슬 입에 물고 오색 날개 활짝 펴고 날아오른다.
바람의 나라 '주작'이 떠오른다. 영롱하다. 그 날개!

열두 동물이 한 자리씩 차지하며 일년을 완성했다.
부지런한 쥐, 순박한 소, 날쌘 호랑이, 꾀 많은 토끼, 변화무쌍한 용,
지혜로운 뱀, 힘찬 말, 온순한 양, 재주 많은 원숭이,
용감한 닭, 충실한 개, 복스러운 돼지

모두모두 사이 좋게 한 해를 구성했다.
아,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게 새삼 와 닿는다. 내년의 주인공은 누구~

자, 장수하면 빠질 수 없는 친구들이 모였다.
거북이와 물, 해와 구름, 소나무와 산, 불로초와 돌, 학과 사슴이 어울어울~ 어울린다.
고아한 학 한 쌍이 아름답다.
그러고 보니 아주 어릴 때 우리 집에 이런 병풍이 있었던 것도 같고....

마지막 사진은 이제껏 등장했던 친구들을 적절히 섞어 놓은 방의 풍경이다.
네모난 가구들과 창, 동그란 수박과 그 수박의 줄무늬, 세모진 산과 항아리의 곡선, 용과 봉황과 꽃살 무늬 낳은 진짜 꽃까지....
그림의 가장자리도 한지 느낌으로 살라져 있다.
입체감과 원근법은 떨어지지만, 우리의 전통 기법으로 그려진,
우리 전통의 무늬와 색과 주인공들이 이 책에 가득 담겨 있다.
우리 주변에, 그러니까 내가 있는 방 안에는 어떤 무늬들이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네모난 책상 위의 네모난 모니터, 동그란 북다트 통, 커텐 곡선의 자연스런 물결, 그 커텐 속 나뭇잎 문양, 바닥 장판의 나무결 모양까지....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두 새롭고 정겹다. 가까이, 더 많이 오래 들여다보고 싶은 우리 주변의 존재들.
자세히 보면 더 예쁠 우리네 좋은 벗님들도 떠올려 본다.
가을이 지고 겨울이 서둘러 오는 이때, 마음이 훈훈해지는 연상이다.
책 한권이 주는 선물이 아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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