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에는 김용민 피디의 '시사부흥대성화'를 다녀왔다. 동대문 구민회관은 아주 열악한 교통편을 자랑했는데, 모태 길치인 나와 야곱은 놀랍게도 한 번에 찾는 기염을 토하면서(물론 길손에게 두 번 물어봤지만...;;;) 무사히 도착했다. 김용민 씨는 시작 시간에 도착했는데, 예정보다 늦게 진행을 한 것은 설마 오프닝을 맡은 밴드가 늦게 온 탓일까? 미안하게도 밴드 공연은 반응이 별로였다. 쏘리!

 

시사부흥예배 1부는 I Comsu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으로 출발했다. 아이꼼수는 아이폰 4S를 능가하는 신제품으로 쥐의 형상을 본뜬 매끈한 외양을 자랑했으며, '시리'를 덮어버리는 '비리'의 기능과, 주어를 자동으로 생략해 버리는 놀라운 성능으로 청중을 뜨겁게 만들었다. 사진을 못 찍어서 자료화면이 없는 게 아쉽구나.

 

핵심 복음 설교를 앞두고 찬양도 함께 불렀다.

 

가카는 언제나(사랑은 언제나)

 

가카는 언제나 꼼꼼하고 가카는 언제나 삽질하며

가카는 꼼수쓰지 않으며 방송사 장악도 아니하네

 

가카는 비리를 행치 않고 측근의 유익을 구치 않고

가카는 나눠주지 않으며 형님과 함께만 기뻐하네

 

가카는 측근을 감싸주고 바라고 믿고 참아내며

측근은 가카같은 복제인간

 

가카의 삽질과 재테크는 이정권 끝까지 영원하며

삽질과 재테크 꼼수 중에 그중에 제일은 재테크라

 

가카는 조중동 종편주고 대기업 투자 몰아주며

임기중 호연지기 변함없네

 

친일과 친미와 친기업은 가카의 뼛속에 충만하니

가카가 끝까지 꼼꼼하면 그분의 최후는 몰락이라

 

김용민 피디는 보수 세력을 네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했다.
이를 보수 몰락을 위한 우리의 자세로 명명했는데 구분하면 이렇다.

1. 모태보수의 나약함을 공격하라(보팝 2:2)

2. 기회주의 보수는 실력으로 이겨라(보팝 3:5)

3. 무지몽매 보수를 우리 편으로 꼬셔라(보팝 2:10)

4. 자본가 보수와는 긴 싸움을 준비하라(보팝 2:7)

 

그 자신도 모태보수에 가까웠던 청년시절을 이야기하면서 각각의 보수들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들을 제시해주는데 무척 솔깃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3번 무지몽배 보수다. 이를테면 어버이 연합의 그분들? 이런 분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니 싸울 것이 아니라 설득하라고 했다. 일단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것. 그리하여서 그들이 느끼고 있는 소외감부터 달래줄 것을 당부했다. 실상 우리는 내 이야기에 맞장구를 칠 법한 사람들하고만 진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보수들도 아마 그럴 테지. 사실 설득시키는 일이 싸우는 일보다 더 만만치 않아서 보통 내공으로는 아니 되지만... 선거철마다 엄니와 목소리를 높이던 과거를 떠올리며 방법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면 좀 더 도움이 될 테지. 야곱에게 선물로 부탁한 책이다. 먼저 읽고 달라고 했는데 그후 아직 만나지 못해서 책도 내 수중에 없다.ㅎㅎ

 

이어 '버린 양들을 위한 축도'와 '가카를 미국에 드리는 봉헌식'도 올렸다. 아, 진심으로 그곳에서 출마하시길 소망했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2부가 이어졌는데 개인적으로는 2부가 참 인상깊었다. 진보진영의 정운형 목사님이 함께 하셔서 대담을 이끌어 나갔는데 사실 두 사람도 이날 처음 만난 거라고 한다. 김용민 피디가 질문을 하면 정 목사님이 대답을 하셨는데 익히 알고 있는 유명 교회 목사님들이 등장해서 뜨끔했다. 이분의 얘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성경에 대해서는 최대한 보수적이어야 하지만, 성경을 있는 그대로 따르면 그 행동은 가장 진보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맞는 말이다. 약한 자를 보호하고 그들 편에서 생각하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을 따르면 철거민들, 이주노동자, 비정규직 등등... 이런 사람들의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한다. 그들의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한국 기독교가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오래오래 곱씹어 볼 일이다.

 

시작할 때 안내지의 모서리 끝을 찢어서 가카와 김용민 피디에게 한 마디 하는 메모를 걷었는데, 그것들 중 당선된 한 마디의 주인공에게 울트라스페셜 돼지4종세트(책이다!)를 주었다. 깜찍 발랄한 메모들이 많았더랬다. 뽑히진 않았지만 야곱의 한 마디도 참 좋았다. "가카! 가! 카아!(퉤-생략되어 있음...;;)"

 

마지막으로 가카 캐롤 함께 부르기 시간을 가졌다. 간주가 길고 노래도 길어서 가끔 지루해지기도 했지만 주옥같은 가사가 심금을 울렸다.

 

내곡동 가카 집(루돌프 사슴코)

 

내곡동 가카집은 매우 반짝이는 집
만일 내가 봤다면 대박이다 했겠지
다른 모든 친척들 주위에다 땅 샀네
내곡동 저 가카집은 그린벨트 풀렸네
 
가카집 들키던 날 가카 말하길
내곡동집 포기할께 없던 일로 해주렴
그후론 사람들이 그를 매우 씹어댔네
내곡동 가카집은 길이길이 기억되리~

 

 

 

쫄면 안 돼(울면 안 돼)

 

쫄면 안돼 쫄면 안돼 가카할아버지는 쪼는 애들에겐 빅엿을 안겨주신대
가카할아버지는 알고계신대 누가 쪼는 앤지 안 쫀 앤지 오늘 밤에 잡아가신대
댓글 달때 블로그 할 때 트윗할 때 페북 할 때도 가카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대

 

 

 

 

기쁘다 가카 오셨네 (기쁘다 구주 오셨네)

 

기쁘다 가카 오셨네
만백성 망했다~
공항도 다리도 터널도 도로도~
재벌에 팔아라~
외국에 팔아라~
다 팔아~ 팔아 버려라~

기쁘다 가카 오셨네
만백성 망했다~
방송도 신문도 블로그 트윗도
다 장악하여라~
다 장악하여라~
다 입을 틀어 막아라~

기쁘다 가카 오셨네
만백성 망했다~
전국의 백성들 총선과 대선 때
다 투표하여라~
다 투표하여라~
우리 표~로 바꿔 버리자~
우리 표~로 바꿔 버리자~


 

 

가카를 보라(창밖을 보라)

 

가카를 보라, 가카를 보라!
꼼수가 보인다
가카를 보라, 가카를 보라!
FTA 왔다

정치를 하는 보수파들은
몰락하는 줄 모르고
날치기하고 조중동 믿고
신나게 뻥친다

긴긴 해가 다가고
총선이 오면,
표 달라고 해봐도
국민은 이제 안 속아!

5년 임기가 다가기 전에
마음껏 즐겨라~
도곡동 땅에 BBK를
까발리기 전에~

가카를 보라, 가카를 보라!
꼼수가 보인다
가카를 보라, 가카를 보라!
FTA 왔다

정치를 하는 보수파들은
몰락하는 줄 모르고
날치기하고 조중동 믿고
신나게 뻥친다

긴긴해가 다가고
대선이 오면,
표 달라고 해봐도
국민은 이제 안 속아!

5년 임기가 다가기 전에
마음껏 즐겨라~
도곡동 땅에 BBK를
까발리기 전에~

 

나꼼수 방송에서도 익히 들어왔던 각종 성대모사도 즐거웠고, '부흥대성회'다운 뜨거움보다는 엽기 발랄 귀여움으로 무장한 따스함이 있는 시간이었다.

옥의 티가 있다면 진행하는 내내 조명을 끄고 했다는 점이다. 무대 위에서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것도 아니고 왜 불을 껐는지 모르겠다. 불 켜고서도 화면의 그림이며 글자며 다 보이고, 그걸 더 선명하게 보는 게 목표라면 화면 볼 때만 불을 꺼도 됐는데, 핵심 복음 설교 때에도, 2부의 대담 때에도 내내 불을 끄고 있어서 무척 답답했다. 게다가 어두워서 무언가를 끄적일 수도 없었다. 설마 동대문 구민회관에서 전기세 나간다고 불을 못 켜게 한 것은 아니겠지? 도저히 알 수 없는 행사진행이었다. 다른 지역에서 행사를 가질 때에는 부디 조명을 꼭 켜주셨으면 한다.

 

책을 준비해 가지 않았기 때문에 사인은 받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덕분에 다음날 혼자서도 여의도 집회를 나갈 용기가 생겼다. 억수로 추워서 콧물이 고드름이 되었지만 참여할 수 있어서 고마운 시간이었다. 더불어, 나는 꼽사리다~도 열심히 듣고 있다. 나꼼수만큼은 아니어도 큰 도움과 재미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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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한민국 보수 몰락 시나리오
    from 그대가, 그대를 2012-07-17 02:28 
    김용민이 대한민국 보수를 파고들었다. 깊이, 아주 깊이! 제목은 몹시 중의적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히트 상품 보수! 건국 이래 거의 대부분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최고의 베스트셀러이기도 한 보수를 판다는 의미도 되는 거니까. 실제로 그랬다. 대한민국에서 '보수'라고 자처하는 이들이 정말 '보수'인가는 접어두더라도, 일단 보수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이들은 천하무적이었다. 그들은 '빨갱이'라는 창을 휘두르며 보수라는 갑옷으로 무장한 채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순오기 2011-12-10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사 아들에 어울리는 시사부흥회,
가카 헌정송을 들으면서, 우리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라는 개그맨 말이 생각나요.ㅜㅜ

마노아 2011-12-10 23:35   좋아요 0 | URL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시간을 4년여 보내왔어요. 아직 일년이 남았다는 게 아득해요...;;;;;

루쉰P 2011-12-11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웃겨요 캐롤 가사 보다가 기절할 뻔 했어요 ㅋㅋㅋ 근데 뒷맛은 씁슬하니 제가 좋아하는 블랙코미디입니다 -.- 참고로 이 댓글은 가카께 헌정하는 마음으로 아이폰4S로 쓰여졌습니다 ㅋ

마노아 2011-12-11 01:59   좋아요 0 | URL
목메어 웃다가, 목이 메어버려요...;;;;
아이폰4S! 우리의 일상은 어느새 `헌정`으로 도배가 되었어요. ㅋㅋㅋ

소나무집 2011-12-12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딩 딸내미하고 캐롤 신나게 따라 불렀어요.ㅋㅋㅋ ㅠㅠㅠ

마노아 2011-12-13 10:50   좋아요 0 | URL
노래하며 그분을 찬양하기! 일석이조라니까요.=3=3=3
 

 FUSION 과학

제 1492 호/2011-12-05

이봉주와 우사인 볼트는 근육 색깔이 다르다?

근육의 색깔 하면 빨간색이 떠오르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빨간색이 아니다. 근육도 고유의 색깔을 갖는다. 붉은색 계통이지만 연한 핑크빛에서 검붉은색까지 일련의 스펙트럼 사이에서 한 위치의 색깔을 나타낸다.

근육이 붉은색을 띄는 이유는 피 때문이다. 특히 혈액 성분의 적혈구는 대부분이 헤모글로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헤모글로빈은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근육의 붉은색이 유지된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근육의 붉은 색은 적혈구나 헤모글로빈 때문이 아니라 미오글로빈 때문이다. 헤모글로빈이 혈액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기능을 가진다면 근육에서는 미오글로빈이 산소 운반을 책임진다.

헤모글로빈이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간단하다. 철분에 산소가 합쳐진 꼴이기 때문이다. 못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깨끗한 못을 마당에 내어 두어 비를 맞고 햇볕을 쐬면 녹이 슨다. 처음에는 진한 청색을 띠던 못이 시간이 지날수록 녹이 생겨 붉은 빛으로 변한다. 이렇듯 철분에 산소가 합쳐지면 붉은색을 띤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어린 아이들이 추운 겨울날 문밖으로 나가 한동안 활동하면 입술이 파래진다. 보통 추워지면 입술이 파래진다고 한다. 산소를 많이 가진 헤모글로빈은 마치 녹슨 못과 같아 붉은 빛을 띠지만 산소가 모자란 헤모글로빈은 붉은색에서 청색 쪽으로 색깔을 변형시킨다. 마치 녹슨 못이 다시 새 못으로 변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듯 근육은 미오글로빈이라는 단백질 때문에 붉은 빛을 띤다. 미오글로빈은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으로부터 산소를 받아 근육에 산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산소를 많이 가진 근육들은 자연스럽게 더 붉은색을 갖기 마련이다. 그래서 근육이 더 붉다는 뜻은 더 많은 산소를 가졌거나 더 많은 미오글로빈을 가진, 또는 더 많은 미오글로빈들이 최대한으로 산소를 함유하고 있다는 뜻과 같다.

이로써 연한 핑크빛의 근육과 검붉은 근육들은 서로 다른 미오글로빈의 양과 산소의 양을 가졌을 것이라는 자연스런 가정이 설정된다. 그렇다. 근육의 색깔은 산소를 가진 미오글로빈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연한 핑크빛의 근육은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가장 흔한 예로는 닭고기가 있다. 이보다 조금 더 붉은 고기로는 돼지고기를 들 수 있다. 돼지고기보다 더 붉은색의 고기로는 소고기가 있다. 직접 볼 경우는 드물지만 고래 고기는 아주 붉다. 붉다 못해 검붉다. 미오글로빈이 무지하게 많다는 의미다.

고기, 즉 근육이 붉다는 의미가 산소를 많이 함유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 위의 동물 중 어떤 동물이 근육에 산소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을까? 그렇다. 고기 색깔이 검붉은 고래다. 고래는 포유류임에도 불구하고 잠수로 수 십분 이상을 버틸 수 있다. 숨을 쉬지 않고도 이미 근육 속에 저장돼 있는 산소를 이용해 오랜 시간동안 잠수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닭은 숨을 못 쉬게 하면 빠른 시간 안에 기절한다.

인간은 다양한 색깔의 근육을 갖는다.

인간도 다른 포유류들과 유사한 근육 색깔을 갖는다. 굳이 비교하자면 돼지와 소고기 색깔의 중간 정도다. 물론 인간들은 부위에 따라 다른 색깔을 보이기도 한다. 산소가 많이 필요한 부위의 근육은 더 붉은색을 띄며 산소가 덜 필요한 부위의 근육은 핑크빛 쪽으로 치우쳐 보인다.

사람들 간에도 서로 다른 근육의 색깔을 보인다. 산소를 많이 이용하는 근육을 가진 사람들은 근육이 붉고 산소를 덜 이용하는 근육을 가진 사람들은 핑크빛을 보인다. 산소를 많이 이용한다는 것은 계속적으로 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마라톤 선수들은 붉은색의 근육을 가진다. 반대로 산소를 이용하지 않고 단번에 힘을 발휘하는 근육을 가진 사람들은 핑크빛의 근육을 가진다. 대표적인 예가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이다. 마라토너 이봉주의 근육이 100m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의 근육보다 붉다는 의미다.

밝은 핑크빛의 근육은 힘을 내는데 적합하고 진한색의 근육일수록 지구성에 유리하다. 밝은색 근육은 힘을 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큰 덩어리를 유지한다. 여러 가닥의 고무줄이 한꺼번에 뭉쳐 있다고 생각하면 쉽다. 근육이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해 많은 고무줄들을 한꺼번에 잡아당겼다가 튕겨 주는 이치다. 그러나 쉽게 지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진한색의 근육은 쉽게 피로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진다. 근육이 가진 산소를 이용해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기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힘을 내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때문에 지구력이 강한 근육은 얇고 가늘다. 이봉주와 우사인 볼트의 근육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르다.


[그림 1] 밝은 핑크빛의 근육은 순발력과 파워가 강하고 진한 붉은빛의 근육은 지구력이 강하다.
우사인 볼트(좌)는 밝은 핑크빛 근육의 소유자, 이봉주(우)는 진한 붉은빛 근육의 소유자. 사진 출처 : 동아일보

근육의 색깔은 사람들 간에도 조금씩 다르지만 신체 부위별로도 조금씩 다르다. 다리 근육과 손 근육, 안면 근육의 색깔은 서로 다르다. 허리와 다리 근육의 색깔은 진한 편이고 안면근육은 밝은 편이다. 기능도 대략 짐작이 가능하다. 허리 근육과 목 근육은 자세를 지속적으로 곧게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때문에 계속적인 긴장이 필요해 금세 피곤해지면 안 된다. 그래서 붉은 계통의 색깔을 보인다. 하지만 안면 근육은 지구력이 필요하지 않아 밝은색의 근육을 가진다.

근육은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

가끔 궁금하다. 나도 이봉주나 우사인 볼트처럼 될 수 있을까. 답은 ‘그럴 수 없다’. 이들은 자신의 근육 색깔을 가지고 태어났다. 운동선수는 타고난다는 말은 이 때문이다. 그럼 또 궁금하다. 후천적인 노력으로 개조할 수는 없는지 말이다. 이에 대한 답 역시 ‘그럴 수 없다’이다. 근육의 색깔은 근육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이 정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오글로빈이 많은(=산소를 많이 가진, 지구력이 강한, 비교적 얇은) 근육은 이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대뇌로부터의 운동신경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경을 바꾸면 가능할지 또 궁금해진다. 그렇다. 신경을 바꾸면 근육은 바뀐다. 그렇다면 신경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이 부분이 바로 ‘유전’이라는 것이다. 어떤 근육이 만들어질지는 바로 어떤 신경을 가지고 태어나는지에 달렸다. 즉 훈련, 또는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도 근육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100m 달리기와 마라톤에서 함께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글 : 이대택 국민대학교 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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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2-09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대문에 붙박이 공장장님 밀어내고 올라온 저 처자는 누구랍니까?ㅋㅋ

순오기 2011-12-09 03:22   좋아요 0 | URL
이뻐요~~~~~~ 난, 공장장님 보는 거 보다 이 처자를 보는 게 더 좋아요!^^

마노아 2011-12-10 00:16   좋아요 0 | URL
통화연결음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곡을 설정해 놓아도 전화거는 다른 사람만 감상하게 되는 그런 느낌이요. 내가 좋아하는 공장장님 사진을 걸어놓으면 나만 만족하고 다른 사람들은 반응이 현저히 떨어져요.ㅎㅎㅎ
 

   FOCUS 과학

제 1493 호/2011-12-05

12월은 유독 시간이 빨리 흐른다?

우리는 재미있는 일을 할 때나 매년 12월이 되면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고 인식한다. 흘러간 물리적 시간의 길이를 실제보다 주관적으로 과소 추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시간 지속에 대한 인식은 주로 뇌의 기저핵이나 두정엽과 같은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만일 시간 흐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물리적 시간인식을 담당하는 뇌 센터라고 간주되는 기저핵과 두정엽 등의 통제만 받는다면 사람들이 시간 흐름을 인식함에 있어서 오류를 범하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흐름은 다른 경우가 많다.

한 심리학 실험에 의하면, 두 사람이 마주 보는 상태로 실험에 참여한 피험자는 상대편 사람이 친절하고 미소를 짓는 경우보다 화내고 분노한 표정을 짓는 경우에 더 오랜 시간이 경과한 것으로 인식했다. 살아있는 거미를 동일한 시간동안 본 경우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꼈다. 거미를 혐오하는 사람은 거미에 대한 혐오감이 없는 사람보다 더 긴 시간 동안 거미를 봤다고 느낀 것이다.

다른 심리학 실험의 예를 살펴보자.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을 두 집단으로 나눠 시간의 흐름을 알려 주지 않은 채 3분 동안 소리 듣기 실험을 실시했다. 컴퓨터로 울리는 ‘삐익-’ 하는 소리가 한 집단에는 5초에 한 번씩 울렸고 다른 집단에는 2초에 한 번씩 울렸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실험이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흐른 시간이 몇 분 몇 초인지 추정하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같은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2초에 한 번씩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5초에 한 번씩 소리를 들은 사람들보다 더 긴 시간이 흘렀다고 추정했다. 사람들은 시간 흐름의 절대적인 양보다는 시간 흐름 내에 사건들이 얼마나 많이, 자주 발생했는가에 따라 시간의 흐름을 인식했다. 사건들이 더 많이, 자주 일어났으면 더 긴 시간이 흘렀다고 인식한 것이다. 이런 현상들은 인간이 시간의 흐름을 절대적, 물리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정보처리를 해 재구성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 인간은 시간의 흐름을 인식함에 있어서 모종의 추가적인 정보처리를 해 주관적으로 느끼는 시간 길이 중심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 시간을 채운 사건이나 대상들에 대한 자신의 감정적 반응이 좋았는가, 싫었는가, 사건이 얼마나 자주 일어났는가 등이 우리의 시간 인식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우리 뇌에는 두 종류의 시계가 있다.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고도 하루주기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바로 빛을 기준으로 삼는 ‘하루주기성 시계(Circadian clock)’가 있기 때문이다. 대개 정상적인 아이나 어른의 하루주기성 시계는 지구의 자전에 맞춰 24시간 11분(±16분) 경을 하루로 설정한다.

뇌의 또 다른 시계인 ‘시간간격 시계(interval timer)’는 짧은 시간동안 하나의 사건이 시간적으로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를 잰다. 이 시계는 어떤 사건에 뇌가 반응할 때 뇌의 관련 부분들이 반응하는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나타낸다. 뇌의 시간 담당 영역들에는 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시계(또는 메트로놈)가 있다. 그리고 그 소리가 조합돼 리듬이 다양해진다. 결국 사람은 리듬의 변화로 시간의 변화를 인지한다.

인간은 오랜 진화 과정에서 주변에 일어나는 사건들의 관계성과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생존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우게 됐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인지능력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물들 사이의 시간적, 공간적 관계를 인식하는 능력이다. 더불어 사물들이 서로 원인과 결과의 인과적 관계에 놓여 있음을 파악하거나 그러한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동물에게서도 어느 정도 나타난다. 하지만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독특한 점은 아마도 이런 시간적, 공간적, 인과적 관계성을 부여하는 능력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발달돼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관계성을 자기 나름대로 그럴싸한 에피소드들의 연결로 엮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이야기를 엮는 구성적 능력도 있다.

자신의 경험적 에피소드들은 기억에 저장돼 있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의 삶의 에피소드에 대한 시간의 흐름을 인식함에 있어 물리적 시간의 흐름 그 자체보다는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기억’을 동원해 실제 시간 경과의 길이 판단에 적용하게 된다. 그것이 인간이 오랜 진화 역사 과정에서 적자생존하기 위해 획득한 일종의 적응 메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 즉 한 달이나 몇 년과 같이 긴 시간의 흐름을 살아가는 우리는 물리적 ‘시간’ 그 자체보다는 그와 관련된 주관적 ‘기억’에 바탕을 두고서 시간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시간 인식에 대한 정보처리 심리학 이론 중 하나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매년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은 다른 달보다 더 짧다, 더 빠르게 흘러간다고 느끼는 것이다.

일정한 시간의 흐름을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데는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다. 그 시간 내에 일어난 사건들이 얼마나 많은가, 얼마나 자주 일어났는가, 어떤 종류의 사건들이 일어났는가, 그 사건들이 자신과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체험적 사건들인가, 그 사건들을 자신이 마무리 지었는가 아니면 끝내지 못하고 중단해야 했는가 등이 우리로 하여금 실제 시간 길이와는 다른 정보처리를 하게 하고, 다른 기억을 하게 한다.

12월, 해가 저물기 전에 여러 일들을 끝내고 마무리 져야 하는 시점이다. 오랜만에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인사를 나누는 모임도 많다. 참석하거나 인사해야 할 일들, 마무리 지어야 할 일들은 많은데 시간은 제한돼 있다. 하지만 수많은 에피소드가 생기는 달이다. 제한된 시간 내에 여러 에피소드들을 압축해 정보처리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12월은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달로 인식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일들을 효율적으로 정보처리 하는 인지적 기술이나 전략(사회적 기술 포함)을 개발한다면 이런 현상을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이정모 성균관대학교 심리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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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 SIU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야기의 전개 구조도, 등장인물들의 반응도, 심지어 반전과 부상 정도까지도 모두 예측 가능하다. 지나치게 식상해서 무어라 보탤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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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12-05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모두 예측 가능하다니-_-; 뭐, 액션영화가 다 그렇긴하지만요~ㅋ 엄포스냐 톰아저씨냐 고민되네요^^;

마노아 2011-12-06 00:39   좋아요 0 | URL
뭐랄까, 캐스팅이 너무 전형적이에요. 배우 색깔에서 내용이 짐작이 되더라구요. 다들 해봤던 역할들을 또 하는 것이어서 신선하지가 않았어요. 주원은 아직 연기가 설익었구요.^^;;;

2011-12-06 0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7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7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7 1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8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8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8 0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12-08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와~`도 아니고) 대문 사진 너무 멋지잖아요! 앞머리가 벌써 저만큼 자랐어요?

마노아 2011-12-09 00:57   좋아요 0 | URL
헤헷, 제가 앞머리에만 물을 줬나봐요. 쑥쑥 자라서 눈을 막 찌르지 않겠어요? 삔으로 과감히 정리했어요. 제가 만든 머리핀으로 말이지요.ㅎㅎㅎ
 

한 해의 마무리다. 좋은 책들 많이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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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1-12-03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너무 귀여워요!!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마노아 2011-12-03 23:52   좋아요 0 | URL
고양이는 캐릭터로도 참 예뻐서 오늘은 고양이 모양과 생선 가시 모양의 귀걸이를 했어요.
모처럼 따뜻한 날이어서 외출하기 좋았답니다.
후애님도 주말 즐겁게 보내셔요.^^

2011-12-03 0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3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