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하기 곤란한 시즌엔 그저 책읽기가 최고! 그러나 나는 잘 돌아다니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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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SION 과학

제 2414 호/201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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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사랑한 커피의 모든 것

6세기경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지역에 살던 ‘칼디’라는 양치기는 가뭄이 계속되자 평소 가지 않던 먼 곳까지 염소 떼를 몰고 갔다. 그런데 얼마 후 칼디는 한 무리의 염소들이 평소와는 달리 비정상적으로 흥분하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 염소들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 입 속에 빨간색 열매를 넣고 아작아작 씹는 것을 발견했다. 궁금해진 칼디는 염소들이 먹는 열매를 직접 따먹어 보았다. 잠시 후 칼디는 자신도 마구 춤출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바로 인류가 처음으로 커피의 효능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커피는 아랍으로 전파되면서 본격적인 음료로 개발됐다. 아랍에서 처음으로 커피를 먹기 시작한 사람은 이슬람교의 신비주의자인 수피교도들이었다. 그들은 긴 밤 기도 시간 동안 졸지 않기 위해 커피를 마셨다. 

이후 커피는 십자군전쟁을 통해 유럽으로 전파됐다. 특히 르네상스시대 유럽의 지식인과 예술가들은 커피의 효과에 열광했다고 전해진다. 즉, 커피의 부흥은 문예 부흥과 함께 시작된 셈이다. 

커피를 마시면 졸지 않고 정신이 또렷해지는 이유는 카페인이란 성분 덕분이다. 카페인은 뇌에서 피곤한 신경을 쉬게 하는 아데노신의 작용을 방해하여 이 같은 각성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커피나무와 같은 식물이 카페인 성분을 만들어내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 곤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카페인을 만든다는 학설이 바로 그것. 즉, 카페인은 박테리아나 곰팡이를 죽이고 몇몇 해충을 불임이 되게 만들며, 곤충과 유충의 행동 및 성장에 장애를 가져오는 역할을 한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실험에 의하면 카페인을 먹은 거미는 모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할 만큼 거미줄을 엉터리로 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18세기 프랑스의 정치가 탈레랑이 한 이 말은 커피의 속성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오늘날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커피의 품종은 크게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의 두 가지로 분류된다. 그중 카페인 함량이 낮은 편인 아라비카종이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향미가 우수하고 신맛이 좋아 고급스런 커피로 대접받는데, 열대의 고지대에서 재배된다. 
아라비카보다 카페인 함량이 약 2배 정도 높아 거친 맛이 특징인 로부스타종은 주로 700m 이하의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재배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사실은 로부스타가 아라비카의 아버지뻘이 된다. 로부스타종과 또 다른 종의 커피나무 사이에서 ‘종의 합성’이란 육종 기술을 통해 탄생한 것이 아라비카종이기 때문이다. 

한 잔의 커피가 소비자에게 전해지기 위해선 여러 차례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커피 열매인 체리에는 두 개의 씨앗이 있는데, 불필요한 과육을 제거해서 말린 씨앗을 생두라고 한다. 과육을 제거하는 방법에는 건식법과 습식법이 있다. 

건식법은 커피나무에서 열매가 검은색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한 다음 야외에서 약 2주간 햇볕에서 말린 뒤 껍질을 벗겨 씨앗을 발라내는 방식이다. 그 후 다시 건조하면 생두가 얻어진다. 이물질이 섞일 염려는 있지만 맛과 향이 좋은 제품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비해 습식법은 익은 열매를 물에 담가 세척하면서 껍질을 벗겨낸 다음 발라낸 생두를 다시 씻고 말리는 방식이다. 건식법에 비해 손이 많이 가고 여러 차례 선별과정을 거치므로 이물질이 별로 없다. 그러나 햇볕에 직접 노출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커피의 품질이 건식법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닌다. 

이 같은 방식으로 생산된 생두는 ‘로스팅’이라는 2차 가공을 거쳐 원두로 만들어진다. 로스팅이란 간단히 말해 생두에 열을 가해서 볶는 공정이다.적게 볶으면 신맛이 강하고 많이 볶으면 쓴맛이 증가하는데, 볶음 정도는 커피 품종에 따라 다르다. 또한 지역별로 로스팅의 강약에 따른 선호도가 다르다. 흔히 유럽인은 강하게 볶은 것을 선호하며, 한국인은 엷게 볶은 것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의 향미는 로스팅을 한 지 2주일이 되면 거의 사라지므로 소량으로 볶아서 그때그때 마시는 것이 좋다. 

마지막 가공 공정은 잘게 분쇄된 원두에서 다양한 향미 성분을 뽑아내는 ‘추출’이다. 추출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보통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에서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해 추출한다. 이를 ‘가압여과 추출’ 방식이라고 하는데, 간편하고 신속히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스프레소(Espresso)는 빠르다는 의미의 영어 ‘express’의 이탈리아식 표기이다. 

아라비카종 중에서도 최고급인 스페셜티 커피를 파는 커피 전문점의 경우 주로 종이필터를 이용한 ‘드립 추출’ 방식으로 커피를 뽑는다. 드립 추출은 에스프레소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더욱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추출 방식이 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가공 공정은 바로 자연 속에 숨어 있다.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긴꼬리 사향고양이는 곤충이나 작은 동물, 열매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잡식성 동물이다. 그런데 잘 익은 커피 열매도 매우 좋아한다. 

사향고양이가 먹은 커피 열매는 위와 장을 거치면서 과육과 과피는 소화되고 커피 씨 부분만 남아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적정한 수분과 적당한 온도로 인해 생두가 고르게 숙성된다. 사향고양이의 침과 위액 등이 섞여서 발효과정을 거치며 생두에 특별한 맛과 향이 더해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로 알려진 ‘코피 루왁’이다. 코피는 인도네시아어로 커피를 뜻하며, 루왁은 긴꼬리 사향고양이를 일컫는 인도네시아 방언이다. 사향고양이 외에 베트남의 열대다람쥐와 예멘의 원숭이 등도 그 같은 천연 커피가공시설을 갖추고 있다.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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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 소월 탄생 110돌에 새로 읽는 작가세계 시인선 1
김소월 지음, 김선학 엮음 / 작가세계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위대한 탄생이라는 제목의 오디션 프로가 있었다. 2회인가 3회인가까지 하다가 어느 순간 끝나버린 이 프로에서 윤상이 멘토로 나왔는데, 멘티 중에 '소월에게 묻기를'이라는 곡을 부른 전은진이 있었다. 그때 처음 이 노래를 들었는데 시인 김소월을 소재로 이토록 아름다운 곡이 있다는 것에 감탄 또 감탄했다. 개인적으로 윤상은 가수보다 작곡가 쪽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그가 부른 노래로는 이렇게 감동을 받은 적이 없는데, 그가 만든 곡으로는 감동 받은 적이 꽤 많다. 전은진의 곡을 듣고 정훈희의 곡을 들었더니 또 와우! 명불허전!이라고 생각했다. 책 이야기 하기 전에 노래 먼저 듣고 가자. 



새삼스럽게 김소월에게 다시 꽂힌 건 이 노래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교 시절에 김소월의 시를 꽤 좋아했다. 그의 정겨운 시어와 일상에서 유리되지 않은 소재도 좋았고, 충분히 여성스러운 그 감수성도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찾아 읽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내 마음을 다시 사로잡았던 시들은 모두 이미 알고 있던, 이전에 접해 보았던 시들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불과 백년 조금 전의 시인데, 시어가 지금 쓰는 말과 아주 많이 달랐다. 그러니까 밑에 각주가 꼬박꼬박 붙어야 하는 시들이었다. 그렇다 보니 감상에 방해가 되었다. 조금만 현대 입말로 바꿔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만큼. 그래서인지 이미 알고 있던 시들, 그래서 각주가 굳이 필요하지 않은 익숙한 시들만이 다시금 내 가슴을 울렸다. 구관이 명관(?) 느낌이기도 하고 익숨함의 힘이 얼마나 센지 새감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다시 내 가슴을 울린 시들을 옮겨 보자.


먼후일

 

먼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리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리면

「믿기지 않았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훗날 그때에 「잊었노라」-16쪽


고등학교 1학년 때 국어 선생님은 그해에 처음 교사가 된 새내기 선생님이셨다. 가장 좋아하는 시가 이거라며 아이들의 요청에 따라 시를 읊어주셨는데, 무척이나 쑥스러워하는 성격인지라 시를 그대로 '읽으'셨다. 정말 딱딱하게. 당시에도 이 시의 내용이 참 아련했는데, 좀 더 부드럽게, 좀 더 몰입해서 들려 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그때도 나는 했더랬다. 잊었다고 말하는 그 사람이, 그냥 잊은 것이 아니라 그리다가, 믿기지 않아서 잊었다고 말한다.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았는지 먼훗날 잊었다고 말한다. 어떻게 설명하든 다 잊은 것. 결과는 똑같지만 시가 어디 그렇던가. 마음은 또 어디 그렇던가. 먼훗날 잊었다는 이 고백이 나는 위로가 되었다. 단숨에 돌아서서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는 그 사실에, 거기에 남겨진 마음에 아주 조금 덜 서럽게 느끼는 것이다.


초혼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어!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어!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어!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자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으 산 우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152쪽


어느 한 구절도 버릴 게 없다. 첫 단락부터 마음을 산산이 부서버린다.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일제 강점기 시절의 시들은 아무래도 암울했던 조국의 현실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수많은 '님' 연인이기도 하고 종교적 절대자이기도 하고 국가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소월의 시는, 그저 내가 사랑 하는 '님'  하나라고만 명명해도 하나도 섭섭하지 않을 것 같다. 그것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그래도 될 것 같다. 


 

어제도 하로밤

나그네 집에

까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마소 내 집도

안주 곽산

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아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전혀) 갈길은 하나 없소. -162쪽


이 시도 노래가 있다! 내가 분명히 아는 노래인데, 그게 어떻게 아는 곡인지 모르겠다. 교과서에 실린 곡이었는지, 혹은 가곡이나 민요처럼 불렀는지도 정확히 모르겠다. 하여간 노래가 있다. 노래도 생각난다. 아, 이게 참 신기하다. 소월의 시들은 정말 그 자체로 '노래'다. 곡을 붙이면 덜언래 것 없이 가사가 된다. 진정 천재 시인! 새삼 그의 이른 죽음이 가슴 아프다.


그런데 노래 하면 역시 이 곡(시) 아닐까!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히 보내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180쪽

 

반어법으로는 최고가 아닐까. 얼마나 붙잡고 싶은지, 얼마나 매달리고 싶은지 절절하게 와 닿는다. 


이 시를 부른 가수는 역시 마야가 떠오른다. 엄청난 락보컬로 불렀는데, 그게 또 이 섬세한 시어와 어울린다는 게 몹시 신기했다. 


기왕에 노래 이야기를 했으니 마무리도 노래로 가 보자.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가고 오지 못한다」하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을 나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곰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모심타(무심하다)」고 하는 말이

그 무슨 뜻인줄을 알았으랴.

제석산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님의

무덤엔 풀이라도 태웠으면!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 '송골매' 편이었나 보다. 알리가 부른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에 흠뻑 반했었다. 그 전에는 몰랐던 노래였다. 가사가 훌륭해서 빠져들었고, 이 역시 소월의 시라는 걸 알고 또 감탄했다. 아, 좋아 좋아, 너무 좋아!!

그렇지만 소스보기가 안 되어 있어서 이 화면은 콘서트 7080 걸로 가져왔다. 아쉽아쉽!(그나저나 알리는 금발이 참 잘 어울리네. 나도 해보고 싶다. 금발 머리!)

고락에 겨운 입술-이 표현이 참 좋다. 순수 우리말이 주는 매력도 크지만, 때에 따라서는 한자어가 주는 무게감도 참 매력적이다. 소월에게 미안하지만 이 시는 원래 시보다 노래의 가삿말이 더 끌린다. 하하핫, 음악이 더해준 매력 때문일 것이다. 필시.

'만약'은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이런 감수성을 지닌 사람이라면, 일제강점기가 아닌 지금같은 세상에 살았어도 장수하지는 못했을 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며칠 전 을지로3가에 갔었는데 거기에 고당 조만식 기념관이 있었다. 소월의 문재를 알아봐주신 은사님이라 새삼 더 반가웠다. 비록 들르진 못했지만...;;; 암튼 마찬가지 이유로 김억 선생님께도 감사감사!

소월의 시는 좋았지만 읽어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좀 더 편한 우리 말로 다듬어진 시집으로 다시 만나고 싶다. 한국 정서에 참으로 걸맞는 소월의 시를, 오늘날의 정서로도 오롯이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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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놀이 2015-06-15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이 흘러도 역시 소월엔 특별함이 있지요...
소월의 시를 노래로 듣고 싶으시다면...박지만의 앨범 <김소월프로젝트-그사람에게>를 추천합니다. 원없이 앨범 하나가 오롯이 소월의 노래! 소월의 시는 그 자체가 노래이기에 가락이 더해질 때 더 사무치는 것 같아요^^

마노아 2015-06-15 21:17   좋아요 0 | URL
우와, 이런 앨범이 있었군요! 그야말로 특별한 프로젝트입니다. 아, 그런데 애석하게도 절판이네요.
음원이나 유튜브 쪽을 알아봐야겠어요.
시 자체가 노래라는 게 적확한 표현 같아요. 이런 감성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_<)

hnine 2015-06-15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월은 제게도 첫시인이지요. 저는 중학교1학년때 국어선생님이 아이오프너 역할을 해주셨지요.
나중에 어느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소월의 시의 `님`을 조국의 현실로만 해석하려는 것은 약간은 억지이고 과장일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그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마야라는 가수의 진달래꽃을 들을 때 그건 파격이었어요. 그 시인의 그 시를 어떻게 저런 노래로 만들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해도 충격적이고, 그래서 좋아하지요.
노래와 시와 역사.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마노아 2015-06-15 21:24   좋아요 0 | URL
`첫시인`에 참 걸맞는 이름 같아요. 소월은요.
한용의 님을 사랑하는 님 하나로만 해석하는 것은 너무 지엽적인 것 같은데, 소월의 님은 확대 해석하면 넘쳐서 지나친 기분이 들어요.
마야의 진달래꽃 파워는 정말, 아주 쇼킹했던 기분이 들었지요. 그렇게 락킹하게 불러도 진달래꽃은 여전히 절절하다는 게 또 놀라웠어요.
오랜만에 만난 소월이 참 반가워요. 종종 이렇게 만나봐야겠습니다.^^

푸른기침 2015-06-16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학교 때 친척 누나의 책장에 있던 소월시집을 읽은게 첫 기억인데,, 그 이후론, 워낙 유명해서 그런지 오히려 안 보게 되더군요. 마노아님 덕분에 다시 소월의 시나 뒤적여야겠습니다.
좋은 노래도 잘 감상하고 갑니다.
굿밤요

마노아 2015-06-16 23:46   좋아요 0 | URL
첫사랑 같은 이름이에요. 오랜만에 꺼내보아도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참으로 정겹습니다.
이렇게 가끔 의도하지 않은 책을 만나는 재미가 커요.
푸른기침님도 늦은 밤 편안하게 보내셔요~ 굿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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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3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4 0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5-06-13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비교되는 한심한 정부에요~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요.
기대한 것도 없지만 이렇게까지 한심할 수가...ㅠㅠ

마노아 2015-06-14 01:26   좋아요 0 | URL
아직도 지지율이 30% 이상 나오는 게 놀라울 지경이에요. 이 정도면 `신앙` 아닌가요? 이런 꼬라지를 보고도 말입니다...;;;;;;

비로그인 2015-06-18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무현 대통령님은 역시 꼼꼼하세요...

마노아 2015-06-21 01:47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노짱은 참 꼼꼼해요.
 

FUN 과학

제 2409 호/20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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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레벌떡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태연, 가방을 집어 던지고 아빠를 불러댄다. 

“아빠, 아빠!! 헥헥, 제 친구 유정이 있잖아요, 유정이가, 학교에 못 와요!” 

“엥? 그게 무슨 소리냐. 유학이라도 간다던?” 

“그게 아니라요, 처음에는 열나고 머리 아프대서 감기에 걸린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다음날에는 드라마 임신장면처럼 막 구역질까지 하는 거예요!” 

“그래서 A형 간염이라고? 다른 애들한테 옮길 수 있으니까 당분간 등교하지 말라고 선생님이 그러셨구나?” 

“헐, 대박! 어떻게 한번에 그걸 아세요?” 

“그야, 지금이 6월이니까 그렇지. 원래 A형 간염이 겨울에는 별로 안 생기다가 5월이 지나 6월에 가장 많이 발병하거든. 하지만 아직 어리니까 금방 지나갈 거야. 원래 A형 간염은 성인이 걸렸을 때 훨씬 심각하거든. 열나고 손가락 하나 까딱 못 할 정도로 피곤하고, 온몸 마디마디가 쑤시니까 처음엔 감기로 오해하기가 쉽지. 하지만 밥맛이 딱 떨어지고 구역질까지 한다면 A형 간염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뜻이고, 거기다 소변이 콜라색처럼 진해졌다면 그건 병세가 심각한 수준이 됐다는 거야. A형 간염은 대부분 저절로 낫지만, 요즘엔 한 달 이상 심하게 앓는 경우도 적지 않고, 아주 드물게는 간부전이나 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일으켜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니까 무시할 수 있는 병은 아니란다.” 

“그럼 어릴 때 걸리는 게 차라리 나은 거네요?” 

“그렇지. 사실 20~3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이 어릴 때 감기처럼 대수롭지 않게 A형 간염을 앓았단다. 그래서 성인의 90% 이상이 A형 간염 항체를 갖고 있었지. 그런데 세상이 너무 깨끗해져서 어릴 때 걸리지를 않으니까 성인이 돼서 발병하는 사례가 오히려 많이 늘어나고 있는 거란다.실제로 요즘에는 A형 간염의 80%가 20~30대에서 발생하고 있고, 40대 이상에서 발병하는 경우도 10%가 넘어요.” 

“대체 어떻게 걸리는 건데요?” 

A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A Virus, HAV)에 감염된 음식을 먹으면 걸리는데, 이 바이러스는 주로 감염자의 대변을 통해 이동을 한단다. 예를 들자면, 감염자가 대변을 누고 손을 깨끗이 닦지 않은 상태에서 만든 음식을 먹는다거나, 또 옛날에는 대변을 정화하지 않고 하천에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으니까 감염된 대변으로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해서 걸리는 거지. 이렇게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 퍼지기 때문에 일명 ‘후진국병’으로도 불리고, 또 감염력이 높아서 ‘유행성 간염’으로 불렸단다.” 

“또, 똥이라고요? 똥으로 옮아요? 그럼 유정이도 똥을 먹어서?!! 문득 ‘자나 깨나 똥 조심 꺼진 똥도 다시 보자’라는 표어가 생각나요.” 

“자나 깨나 불조심이겠지! 암튼, 비위생적인 식당에 갔거나 뭐 그래서 걸렸을 거야. 그렇지만 아까 말했듯이 어리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아니 그게 아니라, 저도 옮았을까 봐 그러죠. 똥 병에 걸리긴 진짜 싫단 말이에요.” 

“똥 병은 좀 오버다, 대변으로 옮긴 하지만. 암튼, A형 간염에 걸리지 않는 제일 좋은 방법은 백신을 접종하는 거란다. 보통 접종 후 6~12개월 뒤에 추가 접종을 하면 95% 이상 항체가 생기거든. 그런데 문제는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A형 간염 항체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고, 심지어는 예방접종을 했었는지조차 잘 모른다는 거야.” 

“그럼 아빠는 백신 맞았어요?” 

“아니, 어릴 때 틀림없이 앓고 지나갔다고 봐. 너도 알다시피 할머니가 좀 지저분하시거든.” 

“그럼 저는요?” 

“너는 이제 맞히려고 생각 중이었어. 어릴 땐 걸린다 해도 별거 아니라서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생각난 김에 오늘 백신 접종하러 갈까?” 

“네에?! 오늘이요? 지금 당장?!” 

“말나온 김에 오늘 가지 뭐, 5월부터는 A형 간염 예방 주사도 공짜로 맞을 수 있단다. 어서 준비해!” 

“엉, 엉~ 난 끝장났어요. 지난번에 유정이가 학교에서 똥 누고 손도 안 닦고선 소시지를 손으로 뚝뚝 잘라서 나눠줬단 말이에요. 저는 날름날름 맛있게 받아먹었고요. 엉~” 

“손을 닦았는지 안 닦았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 

“같이 싸고 같이 안 닦았으니까 알죠. 엉엉~, 나 똥 병 걸렸어!”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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