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씨 Ce'Ci A형 2015.3
쎄씨 편집부 엮음 / jcontentree M&B(월간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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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잡지는 부록이 메인이고, 잡지가 부록이 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3월호 쎄씨 A형의 부록은 뱅글 팔찌다. 사진으로 보았을 때 아주 매혹적이었다.
이번엔 품절되기 전에 다행히 주문할 수가 있었다.

그동안 마음에 드는 부록이 있어서 주문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품절 사태와 마주해서 기회를 놓칠 때가 많았다.

이번엔 타이밍을 잘 잡았다. 럭키! 


잡지 모델은 박신혜 양이다.
데뷔 때부터 지켜봤기 때문에 늘 언니같은 마음으로 지지하게 되는 배우다.
최근에 다이어트도 하고 젖살도 빠져서 제대로 아리따운 숙녀가 되었다.
여름 느낌이 물씬 풍기는 사진들을 보자니 계절이 아리송하다.
오늘도 제법 추웠으니 말이다.
뱅글 팔찌는 아직 계절상 즐기기엔 무리가 있고, 오월은 되어야지 싶다.
봄이 한참 무르익어 다소 더워질 무렵에 차면 좋겠다.
금색도 구해서 같이 끼면 좋겠는데 같이 팔았던가? 검색을 좀 더 해봐야겠다. 
금색이든 은색이든 두개를 겹쳐 끼워야 예쁠 것 같다. 

민소매 옷에 발랄하게 연출하면 딱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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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년 4월에 TV겸용 23인치 모니터를 구입했다. 그 전에 쓰던 17인치 모니터는 듀얼로 사용했는데 해상도랑 크기 차이가 많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한쪽에 뉴스 틀어놓고 웹서핑 하기 좋았다. 그렇게 나름 요긴하게 쓰던 녀석이 2주 전에 망가졌다. 모니터 하나에 창 두개 띄워놓고 쓰자니, 많이 불편했다. 방 두칸 쓰다가 단칸방 쓰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모니터 새로 구입했다.



작년에 듀얼 모니터 설치해 주었던 녀석의 추천으로 '잘만' 모니터를 샀는데, 사고 나서야 알았다. 내가 쓰던 모니터(오른쪽)는 LED고 새로 산 모니터(왼쪽)은 LCD라는 걸.


땟깔이 다르다. 아무래도 더 비싼 오른쪽 화질이 난 마음에 드는데 이 녀석은 왼쪽이 더 사실적이지 않냐고 한다. 그런가? 


암튼, 듀얼 모니터 바탕화면에 서로 다른 사진 까는 방법을, 검색해봐야겠다. 그럼 짝짝이가 덜 신경 쓰이겠지. 


2. 킬미힐미 보는 재미로 일주일을 버티는 것 같다. 좀 전에 13회 방송 끝났다. 초반에 많이 지루했는데 막판에 요나가 살려주었다. 16부작 정도여야 하는 드라마를 20부작으로 만든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드라마니까 길면 좋긴 하지만 최근 긴장도가 많이 떨어진다. 10회까지 정점을 찍었는데 그후 3회 방송은 많이 늘인 느낌. 게다가 급하게 촬영한 티도 난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는데 추진력 떨어질라...;;;


3. 그 덕분에, 요새 '비밀'을 다시보기로 챙겨보고 있다. 이건 일년 반 전 드라마인데 16부작이다. 똑같이 지성과 황정음 주연이다. 황정음은 비밀 때가 훨씬 예뻤고, 지성은 킬미힐미 때 미모가 포텐 터졌다. 불과 한달 전까지 예뻐라 하던 종석군은 굿바이. 넌 너무 어렸어.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지성 오라버니가 내 품속에.... 그러나 그는 이보영의 남자. 복받은 것!









4. 나는 가수다 시즌3가 금요일 밤마다 진행되고 있다. 양파가 노래 잘하는 건 알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잘하고 있어서 박수 쳐주고 싶다. 요즘엔 원숙미가 보인달까... 하동균도 초반 2곡은 참 좋았다. 스윗소로우도 좋았고, 세번째 방송에서 소찬휘의 '님은 먼 곳에'도 참 좋았다. 음원 다운 받고 싶었는데 막혀 있다. 원곡자 허락이 없나보다. 아쉽네...



5. 오늘 저녁 먹으면서 시청한 복면가왕에서는 케이윌과 김구라 때문에 많이 웃었다. 너무 잘 부르는 바람에 오히려 우승을 못한 경우랄까. 예능은 살렸지만 우승은 아깝네. ㅋㅋㅋ


6. 며칠 전 불후의 명곡에서는 고 이영훈이 전설로 등장했다. 최근 진행자가 된 윤민수가 모처럼 보컬로 나섰고 우승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옛사랑'을 불렀다.



난 이 노래를 아주 오래전 내 절친이 노래방에서 부르면서 알게 되었는데, 그때 몹시 감동을 받아서 그 첫 기억을 최고로 치지만 윤민수의 노래도 좋다. 내 스타일의 노래다~


7. 큰조카가 졸업했다. 조카는 내가 졸업한 중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 중학교는 나의 큰언니가 졸업한 곳이기도 하다. 

큰시스터가 18회 졸업생이고, 내가 24회 졸업생이다. 그리고 3년 뒤 조카는 48회 졸업생이 된다. 세월이, 시간이 참으로 무상하구나...


8. 어제는 멘붕이 있었다. 삶이 내게 후하거나 호의적이었던 편이 아닌데, 난 왜 대책없이 낙관적이었을까 스스로를 반성하며 송곳으로 허벅지를 찔러야 했다. 바부팅이...


9. 그래서 친구 덕분에 보게 된 연극이 끝나고 맥주 일잔을 마셨다. 나처럼 같이 멘붕이 온 친구와 함께...



주문한 건 떡꼬치였는데 치킨이 나왔다. 응? 저게 떡꼬치란다. 헐.... 어쩐지 비싸다 했다. ㅎㅎㅎ


10. 새벽 한시가 넘어서 귀가했는데, 버스에서 내리자 한 남자가 말을 붙여왔다. 이어폰을 뽑고 들어보니 대충 이런 말이었다.


-저는 연기하는 사람인데, 아 저 이상한 사람은 아닌데, 너무 예뻐서 그러는데, 전화번호 좀???


하하핫, 잠시 소박한 멘붕이... 새벽 한시에 그리 말하시면 이상한 사람으로 보여요.ㅡ.ㅡ;;;;

그리고 그렇게 물으면 전화번호 보통 줍니까? 난 대낮에도 안 줄 것 같은데... 


근데 정말 인상은 낯이 익었다. 설마 TV에도 나오는 사람은 아니겠지? 내가 눈썰미가 없어서 그건 자신 없음.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돌아섰다. 하루종일 우울했는데 블랙 코미디 같아서 웃었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지만, 지나친 비관도 권할 수 없으므로, 우울함은 섣달 그믐날로 끝내야지.

내일은, 새해 복 많이 빚고 나눠야겠다. 




덧글) 내일도 킬미힐미 한다. 만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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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02-19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1시의 그분 이야기를 읽고 아래의 사진을 보고서, 그럼 그 사람이 이 사람?? 했었어요, ^^
명절 연휴 잘 보내시고,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마노아 2015-02-19 01:02   좋아요 1 | URL
그 사람이 이 사람이었으면 당장 전화번호를!!!ㅎㅎㅎ
서니데이님도 연휴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

라로 2015-02-19 0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같이 맥주 일잔 할 친구가 있다는 데 전 방점을 찍고 싶어요. 저도 바부팅인데 전 그런 친구도 없거든요~~~.^^;;;;
설날이고 한데 선물처럼 너무 이쁜 마노아님 사진 올려주시지~~~.^^
그 사람이 사람 볼 줄은 아네요,,,접근 방식이 그래서 그렇지;;;;
저라면 마노아님의 동선을 파악했다가 자주 부딪히는 작전을;;;그러면 또 더 무서울까요???? 스토커 같아서???ㅋㅎㅎㅎㅎ
어쨋든 2015년은 즐거운 일로 친구와 일잔 하는 일이 많은 한 해이기 바랍니다.

마노아 2015-02-19 20:26   좋아요 0 | URL
동병상련을 앓는 친구와 일잔해서 좀 더 위로가 되었어요.^^
일년째 사진 안 올리기 운동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어요.
신비로운 여자가 되고 싶어서 자제하고 있답니다.ㅎㅎㅎ
2015년이 정말로 시작되었다는 실감이 팍팍 드네요.
비비아롬나비모리 님도 2015년 건강하게, 도전하는 많은 것들을 성취하며 지내셔요.
우리 같이 복 많이 빚어요.^^

2015-02-19 0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19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5-02-19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어 저는 아직도 길에서 남자가 전번 물어본 적이 없는데!!! 마노아님 미모가 진짜 빛을 발하는군요!! 그 미모로 올해 복터질지어니!!!

마노아 2015-02-19 20:27   좋아요 0 | URL
헌팅 경험은 있어도 그게 연애로 이어져 본 적이 한번도 없네요.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지, 다락방님께 개인 레슨을 좀...;;;;;

마녀고양이 2015-02-21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킬미힐미에 미쳐있는뎅
설에 못봐서 돈 주고라도 보려구여 히히

마노아님 미모가 포텐 터지는군여~
밤이라 무섭긴 하지만 새해부터 기분 좋은 일이겠네요~ 새해 좋은 출바알~♥

마노아 2015-02-23 12:46   좋아요 0 | URL
어제 제 친구가 그럴 때 전화번호를 줘야 다음이 생기는 거라고 타박을 주네요.
연애지수가 역시 부족한 걸까요.ㅜ.ㅜ

암튼, 이틀만 지나면 지성 오라버니를 영접할 수 있습니다. 유후~
비밀을 다 봤는데 킬미힐미에 못 미치더라구요. 역시 킬미가 진리!
 

FOCUS 과학

제 2325 호/20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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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다리가 붓고 저린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5일간 휴일인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즐거운 여행의 기본은 건강. 출발 전에는 비상약을 챙기고 여행지의 유행 질병을 확인해 미리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 다음은 비행기 안에서의 건강관리다. 좁은 공간에 장시간 있다 보면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으로 피로감이 극에 달할 뿐 아니라 심한 경우 호흡곤란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비행기에서부터 관리하는 여행 전 건강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 다리가 붓고 저리다면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여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도 잠시 좁은 좌석에 앉는 순간 불편함이 밀려온다. 어깨와 다리를 구부린 채 꼼짝도 못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가 붓고 저리면서 통증이 느껴지는데 이를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 한다. 일등석이나 비즈니스 석과 달리 공간이 좁은 이코노미 클래스 석에서 발생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병명은 심부정맥 혈전증으로 다리 부위 혈관에서 생긴 혈전이 혈관을 타고 이동하다가 정맥을 막아 생기는 질환이다. 혈전은 혈액의 일부가 굳어 뭉쳐진 덩어리다.

혈전은 장시간 앉아있을 때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의자에 앉으면 자연히 골반의 정맥이 눌리게 된다. 눌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다리의 피는 심장 쪽으로 가지 못하고 정체되는데, 이때 피가 응고되면서 혈전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기내의 습도는 5~15%로 낮고 기압과 산소의 농도도 지상의 80% 수준으로 피의 흐름이 둔해지기 때문에 더 혈전이 생기기 쉽다.

영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90분 동안 앉아있을 경우, 무릎 뒤의 혈류가 반으로 줄고, 혈전 생성 위험은 2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연구 결과를 보면 비행시간이 두 시간 길어질 때마다 혈액 응고 위험은 26%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6시간 이상 비행하거나 60세 이상의 고령자나 임산부, 흡연자, 동맥경화나 비만,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여성 호르몬 제제를 복용한 경우 위험이 더 커진다.”라고 전했다.

■ 정맥혈전, 치료 늦으면 사망에 이르기도

혈전이 생기더라도 다리가 붓고 저리는 데 그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호흡곤란이나 가슴 통증, 정맥성 고혈압이나 궤양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최악의 경우, 혈전이 우심방과 우심실을 거쳐 폐동맥을 막으면 폐색전증이 일어나면서 사망할 수 있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은 매년 약 200만 명이 앓는 흔한 질환으로, 그 중 60만 명이 폐색전증으로 발전하고 약 10만 명이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도 폐동맥 색전증으로 매년 약 5만 명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들의 90%가 다리에서 발생한 심부정맥 혈전증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은 1980년 경 영국의 한 의사가 기내 돌연사의 18%가 심부정맥 혈전 때문이라고 보고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영국 항공보건협회(AHI)는 영국에서 매년 3만 명이 심부정맥혈전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중 6천 명은 생명을 위협받는다며 항공기 좌석 확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영국 상원 과학기술특별위원회 역시 정부와 항공 회사에 대책 강구를 촉구한 바 있다. 2003년에는 심부정맥 혈전으로 사망한 항공기 탑승객의 가족이 항공사가 혈전증에 대한 위험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보상금을 위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실 심부정맥 혈전은 다리가 붓거나 숨이 막히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초음파나 혈액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치료도 항응고제를 투여하거나 정맥 내 카테터(관모양의 의료 기구)를 삽입해 직접 혈전을 용해시키는 주사를 주입해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경우, 사망할 수도 있으며 치료하더라도 정맥이 손상돼 평생 다리가 붓고 불편한 ‘정맥염후 증후군’과 같은 합병증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항공사에서 승객에게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내에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아직까진 특별한 대책이 없는 상황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 물을 많이 마시고 자주 걷기

예방법은 간단하다. 한 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 복도를 걷고 다리를 주무르면 다리 정맥의 탄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간단하게는 자리에 앉아있을 때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발목을 움직여 종아리 근육을 자극하는 운동을 하면 정체된 혈류를 풀어줄 수 있다. 정맥류 치료를 받았던 환자의 경우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은 자주 마시되 가급적 커피나 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물은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고 탈수로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는다. 반면 알코올과 커피는 소변을 자주 배출하게 해 수분을 빠져나가게 한다.

여행 중 몸이 아픈 것만큼 속상한 것이 없다. 건강한 여행의 시작, 간단한 예방법으로 기내에서부터 준비해보자.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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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차이 - 큰책
장 자끄 상뻬 지음, 김용채 옮김 / 자인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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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장 자끄 상뻬를 처음 만났을 무렵 그의 작품이 너무 좋아서, 아껴보느라 하루에 하나씩만 보던 때가 떠올랐다.

도서관에 (몇 달 전에) 갔다가 시간이 많지 않아서 금방 볼 수 있는 책을 고르려다 보니 손에 잡힌 게 이 책이었다.

아마도 나는 이 책을 작은 사이즈로 본 것 같은데, 어떤 그림들은 굉장히 낯설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난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상뻬의 작품들은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드를 보여줄 때도 있지만, 도무지 어느 지점에서 웃어야 할지 잘 모를 때도 있다.

이것은 프랑스식 유머인가? 


아무튼, 행정력 부재, 실질적인 무능과 극도의 무기력은 어째! 우리나라 얘기가 아닌지 잠시 흠칫했다능!


그러니까 이 나라와 그 나라의 그야말로 '작은 차이'랄까? 


상뻬 아저씨 요새는 무엇하며 지내시는지 급 궁금해진다. 왕성했던 활동을 지금도 펼치시는지...

연세가 있어서 다소 뜸하신 건지, 아니면 국내 번역이 더딘 것인지...

아무튼 새 작품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작가다. 

기왕이면 이해하기 쉽고, 기발한 웃음을 줄 수 있는 작품들로~

욕심이 과한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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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 개정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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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이 진행하는 새벽 라디오 프로그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요일 코너는 '변방의 북소리'다. 다른 요일들에는 시그널이 나오고 오프닝 멘트가 나오지만, 변방의 북소리는 책의 구절을 읽으면서 시작한다. 파격적인 진행이다. '빨간책방'에서도 책 읽어주는 코너가 있고, '책, 임자를 만나다' 코너에서 소개한 책들에 흥미를 느껴 구매하고 읽는 경우가 많지만, '변방의 북소리'는 한 시간을 올곧이 책 읽는 데에 거의 쓰므로 책에 대한 강렬함이 더 컸다. 그렇게 소개된 책으로 이 책, '검은 꽃'이 있다. 


김영하의 문장력은 익히 소문난 그대로다. 깔끔하고 강렬하며 깊이 빨아들인다. 초반의 힘이 아주 센 작가다. 




1905년, 조선에서의 기구한 삶을 접고 새로운 인생을 열어보고자 천 여명의 사람들이 멕시코행 배에 올랐다. 망망대해를 건너 도착한 땅은 그러나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이 아니었다. 캐릭터 각각의 신상과 면면은 배를 타고 오는 동안의 일정으로 모두 소개했다. 황족의 딸인 연수 일가가 왜 그 배를 탔는지, 바오로 신부가 왜 소명을 접어버리고 머나먼 멕시코를 택했는지, 좀도둑 중의 좀도둑 최선길과 혈혈단신 이정까지... 


오도 가도 못하는 배 안에서 서로에게 끌린 이정과 연수의 로맨스. 그녀가 지나갈 때면 흠씬 풍기는 사향냄새가 독자까지도 매료시켰다. 그러나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기에는 그들의 신분 차보다 그들이 처한 현실의 벽이 더 높았다.


유카탄 반도엔 강이 없기로 유명하다. 반도의 대부분이 낮고 평평한 석회암지대라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질 않는다. 큰 나무도 많지 않고 키가 작은 잡목과 덤불 들만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물은 지하 수십 미터 아래의 우물에서 길어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마야의 고대 유적지 근처에선 아직도 직경이 수십미터에 달하는, 차라리 지하수 연못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거대한 우물들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 사람들은 사다리를 타고 석회암층 아래로 내려가 물을 길어 올라온다. (...) 보통 1km 족히 떨어진 곳에 세노테가 위치하고 있었다. 물은 땅에 떨어지는 즉시 증발하거나 스며들었다. 물이 흔하고 지반이 단단한 땅에서 이주한 조선인들을 가장 먼저 괴롭힌 것은 바로 물의 부족이었다. 하늘과 땅, 그 사이를 강산(江山)이라 부르던 사람들이었다. 강과 산이 없는 세상을 그들은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유카탄엔 그 두 가지가 모두 없었다. -114쪽


금수강산이란 말의 의미가 확 와닿던 순간이었다. 고개를 들면 어느 각도에서건 마주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산. 그 산에서 마주할 수 있는 계곡. 흔해서 쉽게 깨닫지 못하는 소중한 산하가 이 책 속에서 그 존재감을 크게 드러냈다. 그렇지만 이곳 멕시코에서는 적어도 얼어죽을 걱정은 없다는 자조 섞인 소리에 이 탐나는 자연환경의 치명적인 속살도 같이 드러났다. 어딘들 아니 그렇겠냐만은, 이땅은 백년 전에도 지금도 가진 자에게만 윤택한 곳이었으니......


저기, 나는 안 돌아가려네.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았다. 배에 올라탄 이래로 그같은 말을 듣기는 처음이었다. 그까짓 나라, 해준 것이 무엇이 있다고 돌아가겠는가. 어려서는 굶기고 철드니 때리고 살 만하니 내치지 않았나. 위로는 되놈에, 로스케 등쌀에, 아래로는 왜놈들 군홧발에 이리 맞고 저리 굽신, 제 나라 백성들한텐 동지섣달 찬서리마냥 모질고 남의 나라 군대엔 오뉴월 개처럼 비실비실, 밸도 없고 줏대도 없는 그놈의 나라엔, 나는 결코 안 돌아가려네. 주리지만 않으면 어떻게든 여기에서 버텨보려네. 땅도 사고, 그는 침인지 눈물인지를 꿀꺽 목구멍으로 넘기곤 말을 이었다. 물론 장가도 가야지. 새끼도 낳고. -96쪽


목숨을 부지할 한뼘의 땅이라도 있었다면 그들은 이 배에 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땅이 없었기에 군인이 되었고, 땅이 없었기에 장가를 가지 못했고, 결국 이 메마른 땅으로 와야 했던 그들이었다. 오늘날의 청춘들이 떠오른다. 대학을 졸업하면 기다리는 것은 수천 만원에 달하는 학자금 빚과 비정규직 일자리뿐. 그들에게 연애와 결혼, 이어지는 출산과 육아는 먼 나라 이야기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제 부총리께서는 비정규직으로 못살겠다는 청춘들을 향해 정규직이 과보호되고 있다고 뻘소리를 내뱉고 있다. 그까짓 나라 해준 게 뭐가 있다고 돌아가냐는 말이 남의 얘기로 들리지 않는다. 이 나라에서 열심히 공부시켜서 유학을 보내고, 거기서 터를 잡고 돌아오지 않는 인재가 많이 있다. 단순히 그들을 '애국심'에 호소해서 돌아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기꺼이 돌아가고 싶은 나라가 되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오늘도 여당측 위원이 세월호 기초조사 예산에 0원을 책정했다는 뉴스타파 기사를 보면서 할 말을 잃었다. 


굶다시피 하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그럼에도 이종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밥은 가장 먼저, 많이 먹었다. 마치 그것이 자신의 숭고한 의무라도 되는 것처럼 그는 식사 때마다 흙바닥일지언정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 가장 먼저 밥숟가락을 들었다. 아들에게는 고생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고, 아내와 딸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가부장 하나 때문에 온 가족이 몰살당하는 일이 다반사인 왕조의 후손이었다. -130쪽


이역 만리까지 오게 된 것은 순전히 이종도의 결정 때문이었다. 천여 명에 이르는 조선인들을 대표한다는 착각 속에 그는 이곳 멕시코 땅을 밟았다. 말 한마디 안 통하는 이곳에서 '위대한 문자' 한자로 대화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조선에서 농사로 뼈가 굵은 이들도 혀를 내두르는 에네켄 농장에서 손이 고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능력이 되어도 할 마음이 없는 인사였다. 그럼에도 밥은 가장 먼저, 많이 먹었다는 저 냉소 깊은 문장이 껍데기만 남은 양반의 위선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의지할 곳 없는 이곳에서 서로에게 기대고 힘을 모으려는 마음이 왜 없겠는가. 당연히 그런 마음들이 보인다. 그러나! 바뀌지 않는 것들이 있다.


하루 일이 끝나면 남자들은 술을 마셨다. 남자들과 똑같이 일했지만 여자들은 집에 돌아와서도 쉬지 못했다. 불을 피우고 밥을 안쳤다. 옷을 깁고 집 안을 치우고 다음날 가지고 나갈 장비를 챙겼다. 차가운 개울물에서 빨래 한번 시원하게 해봤으면 더는 원이 없겠네. 어느 충청도 여자가 서쪽을 바라보며 말하자 다른 여자들이 눈물을 흘렸다. 빨래는 목욕만큼이나 사치였다. 우물은 멀었고 수량도 부족했다. 어서 우기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밖엔 도리가 없었다.

30도를 넘는 더운 날에도 여자들은 치마저고리를 벗지 못했다. 웃통을 벗어붙인 남자들은 술만 마시면 제 아내를 두들겨팼다. 벌써 노름을 시작한 이도 있었다. 노름과 술은 조선 남자들의 뿌리깊은 병폐였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악다구니와 울음소리, 비명과 고함이 밤마다 이어졌다. 유카탄은 남자들에게도 지옥이었지만 여자들에겐 언제나 그 이상이었다. -151쪽


여권이 신장되었다고 하는 오늘날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달 반 쯤 전에 다녀온 결혼식에서 신랑과 신부는 서로에게 서약서를 썼다. 새신랑은 집안일을 가급적 많이 '돕겠다'고 썼다. 맞벌이 부부인데 집안일은 부인의 일이고 자신은 도우면 된다는 생각을 그 사람만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새신부는 남편에게 '순종하며' 살겠다-라고 썼다. 하아, 부창부수랄까... 


유카탄 반도에서의 삶은 고단하고 처절했다. 큰돈을 벌어 조선 땅으로 돌아가든지, 아니면 미국 땅으로 건너가 새출발을 하는 게 이들의 목표였지만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한 실정이었다. 애초에 불공정하고 비도적인 계약 조건이었음을 그들이 은 알지 못했고, 속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계약의 노예가 된 뒤였다. 그러나 또 끈질기기로 치면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민족 특성답게 이들은 곧 마야인 노동자들보다 더 많은 에네켄을 베어냈고, 빚을 털어내고 기어이 조선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럴 수는 없는 입장. 


이들의 가혹한 상황을 알아봐 준 이들이 생겼다. 동포들의 눈물겨운 상황을 고국으로 알리고, 또 다른 교포들에게 알려서 이들을 구제하려고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준 이들. 


문제는 경비였다. 이 부분에서 하와이와 본토의 한인들은 놀라운 희생정신을 발휘한다. 이들은 모든 경비를 자신들이 부담하기로 하였고 즉각 모금에 들어갔다. 하와이에서 5441달러, 본토에서 536달러가 걷혔다. 이 밖에 미리 약정한 후원금도 5000달러에 달했다. -278쪽


배 안에서의 시간은 꽤 천천히 흘러갔지만, 유카탄 반도에 도착해서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이들의 사연도 빠르게 진행되었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이정과 연수의 로맨스가 결국은 실현될 것인가, 그들은 끝끝내 다시 만나질 것인가 독자는 뒷장을 재촉하며 읽어나갔다. 


처음 경험한 전투의 승리는 이정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는 미국도, 연수도 잊었다. 무수한 아시엔다에서의 멸시와 고난도 모두 잊었다. 전투의 승리에는 순정한 기쁨이 있었다. 그리고 혁명군 내부의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그것은 요시다의 주방에서 맛본 것과 비슷했다. 남자들만의 세계. 세상의 모든 의무로부터 면제된 세계. 그들은 더럽고 지저분하고 시끄러웠지만 그 안에는 어떤 편안함이 있었다. -287쪽


아기를 가진 연수 쪽이 이정을 더 못 잊는 게 인지상정이긴 하지만, 전투의 승리에 취한 이정은 테스토스테론에 중독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때의 그에게는 연수조차도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작품 말미에는 등장했던 사람들의 인생 최후를 짧게짧게 기술해 주었는데, 가장 충격적으로 큰 폭으로 변한 인물이 연수였다. 그럴 수밖에 없던, 신산한 삶이었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몰입감이 좋은 소설이었다. 각각의 캐릭터들도 살아 있었고 조선과 멕시코를 비교하며 서술하는 대목에서도 그 확연한 차이가 눈에 그려지는 듯했다. 소재도 눈길을 끌었고, 문장력도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아쉬움이 있었으니, 절정까지 천천히 쌓아오르던 이야기가 너무 가파르게 마무리 되었다. 밀림 한가운데에 세워졌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작은 나라가 조금 뜬금없었다. 거기에 대한 설명이, 설득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다.


생각해 보면, 김영하의 작품들은 늘 즐겁게 읽다가 마무리에서 좀 김빠지면서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속도 조절이 다소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또 다른 김영하의 작품들을 기꺼이 만날 생각이다. 아쉽기에 더 찾게 되는 미련이 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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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2-12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노아님. 요즘 책 읽는데 삘받았나 봐요!! >.<

마노아 2015-02-12 17:06   좋아요 0 | URL
찾아보니 이거 11월에 읽었더라구요. 요새 밀린 리뷰 열심히 쓰고 있어요.ㅎㅎㅎ

다락방 2015-02-12 17:32   좋아요 0 | URL
책 읽는데 삘받은 게 아니라 리뷰 쓰는데 삘 받은 거였군요. ㅎㅎ

마노아 2015-02-13 01:51   좋아요 0 | URL
밀린 리뷰가 카드빚처럼 쌓이더라구요. 털어내고 싶었어요. ㅋㅋㅋ

2015-02-13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13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옆차기 2015-03-02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정과 연수의 로맨스만으로도 숨막힐 지경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Dreamer form DFOLD

마노아 2015-03-02 23:09   좋아요 0 | URL
이정과 연수의 이야기는 정말 숨막힐 정도의 감정이 느껴졌지요.
영상으로도 느껴지는 글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