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이레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아. 정말 예쁜 책.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나는 자연의 기이한 형태를 바라보는 버릇이 있었다. 관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지닌 고유한 매력과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언어에 몰두했다. 아예 나무가 되어 버린 긴 나무뿌리, 돌 틈에 솟아난 색색의 줄기, 물 위에 떠다니는 기름얼룩, 유리잔에 간 금 - 그런 모든 것들이 이따금 마치 마법처럼 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 물과 불, 연기, 구름, 먼지 그리고 특히 눈감으면 보이는 선회하는 빛의 무리...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 에서 온갖 즐거움을 다 느낄 수 있다. 최근에 읽었던 황야의 이리에서 정신병 치료를 받고 자살충동에 시달리던 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헤세의 노년. 겨울 다섯달 동안 정원 없이 지내며 겨울꿈에 멍하니 잠겨 있다가 어느새 다가온 봄에 부랴부랴 씨앗을 주문하는 등 분주해지는 헤세. 

남이섬의 헤세 그림전시를 본 적이 있다. 처음 본 헤세의 수채화들. 엽서 크기의 조그마한 수채화들. 그리고 꽃, 나비, 풀, 나무 등과 함께 있는 그의 소박한 시들은 뭉클할 지경이였다.

이 책에는 헤세의 정원 가꾸기에 대한 단상들. 그리고 헤세의 시. 그리고 헤세의 수채화들( 물론 컬러다) . 일러스트들. 흑백의 사진들이 있다.

석양의 흰 장미

서글프게 너는 잎새 위에/ 얼굴을 묻고, 죽음에 몸을 맡긴 채/ 유령 같은 빛을 호흡한다. /창백한 꿈을 허공에 띄워 보낸다.
그러나 노랫소리처럼 간절히/마지막 남은 희미한 빛 속에/그래도 저녁나절은/너의 사랑스런 향기가 방에 머문다.
네 어린 영혼은 불안스레/무명의 것을 구하려 애쓴다. /그러곤 미소지으며 죽어간다./내 가슴에서, 너, 누이 같은 장미여.

이렇게 그는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를 쓰고, 글을 쓰고, 정원을 가꾸며 아름다운 노년을 보냈나보다. 젊은 시절, 중년시절의 외부로부터의 그리고 더 견디기 힘든 내면의 고통을 견뎌내고 너덜해진 몸을 자연에 묻고 그의 소설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성장에 성장을 거듭한 자만의 진정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나보다.



 

' 대부분의 인간은 절망 속에 살아간다' 고 소로우는 말한다. 그 절망이란 어쩌면 그 말만큼 무거운건 아닐지도 모른다. 행복하지 않은 자들은 모두 절망에 빠진 자들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행복하지도 않게 절망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걸까? 무엇을 위해서?
자리를 옮기고 내 자리는 조금 더 좁아졌지만, 창가이다. 시내 한 복판에 주변에는 높은 건물들 밖에 없고, 나도 그 중 한 건물에 자리 잡고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뒤로 햇빛이 들어오고, 전에 앉았던 창턱에 파일들을 잔뜩 올려놓았던 전 사람과는 달리 나는 초록색의 친구들을 올려 놓을 예정이다. 그리고 가끔 답답해지면 고개를 돌려 초록 친구들과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조각하늘을 보며 내 정원을 가지게 될 그 날을 그려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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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 2005-07-04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의 정원을 가진 것을 축복할게 ^^

하이드 2005-07-04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행복하게 살려구. 아침에 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 읽으면서 왔는데, 아,,, 나도 이제 안-도시인간이고파. 창밖 조각하늘의 구름은 권적운...
 
개를 살까 결혼을 할까
파울라 페레스 알론소 지음, 유혜경 옮김 / 창작시대 / 1999년 10월
평점 :
품절


* 남자를 찾습니다 :

한 여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누렁이 개와 경쟁할
적당한 남자 구함.

단순하고, 명랑하고, 진실하며,
외향적이고, 충성심이 매우 강함.
심각하게 분위기를 잡지도 않으며,
요구사항도 없음.
심심해 하지도 않고, 영화를 좋아하며,
조용한 산책을 즐김.
격식을 차리지도 않을뿐더러,
타인에게 큰 기대도 하지 않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임.

개를 살까, 결혼을 할까, 책 표지의 예쁜 작가의 얼굴. 처음 몇장을 읽으면서, 30대 여자의 사랑 이야기로 착각했더랬다. ' 개를 살까, 결혼을 할까' 얘기하며 끊임없이 잡지에, 신문에 조금씩 그 조건을 바꾸어 가며 남자를 찾는 여자의 이야기.

그러니깐 뭐랄까. 이런거다.

온 가족이 사고를 당하고 나만 살아남았다. 나의 삶의 의미가 모두 사라졌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묻는다. ' 커피 마실까, 콜라 마실까'  아무 의미 없는 물음. 몸이 바스러지고 혼이 빠지는 커다란 고통에도 불구하고 입에서 튀어나오는 일상의 말들.

그리 쉽게 쉽게 읽히지 않는다. 주인공인 후아나. 누렁이와 경쟁할 남자를 찾는 광고를 내는 여자. 그녀는 그녀의 존재 이유인 그녀의 오빠 크리스를 사랑한다. 크리스는 예민하고 밝으며 사려깊다. 크리스에게는 가장 친한 두 친구가 있다. 막스와 오라시오. 후아나는 오라시오와 사귀었었고, 후에는 막스와도 사귀었었다. 오라시오는 그림을 그리는 오리오와 사귀고 있다.

20대초에 후아나는 정말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유태인 게릴라였다. 그가 도망갔을때 후아나는 그의 애인으로 잡혀가서 힘든 시간을 보냇다. 그는 잡혀갔고, 죽었다. 가장 큰 첫사랑을 잃은 후아나는 그 아픔을 잊기 위해 몇년의 시간을 보내고 여전히 그 아픔을 간직한채 고국으로 돌아온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군부정치 아래 억압당하고 고문당했거나, 억울하게 친구를 잃고 가족을 잃었거나.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그렇지 않은척 선전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그들의 쉽지 않은 삶의 이야기들이다.

끝이 없는 소설이다. 마음을 허하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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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보석 - An Inspector Morse Mystery 3
콜린 덱스터 지음, 장정선.이경아 옮김 / 해문출판사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그런 성격과 미모가 어우러지면 무슨 일인들 안 일어나겠소?
                           하지만 나의 노력과 교육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 파멸이오!
                           가공을 하지 않은 다이아몬드, 나는 이 말을 수차례나 했었지요......

도스토예프스키( 1821-1881) 러시아의 소설가 < 백치 >

 영국 애쉬몰리언 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한 중세의 보물' 울버코트 텅' 이라는 보석은 그 보석을 기증하기로 한 미국인 관광객의 죽음과 함께 사라진다. 이어지는 중세보물 전문가의 죽음.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이루어진 미국인 단체관광객들과 가이드, 보물과 관련된 박물관의 연구원들을 조사하는 모스 경감과 그의 충실한 부하 루이스.

로렌스 블록의 '800만가지 죽는법' 에 이어 강력한 음주소설이다. 모스경감의 '술사랑' 이란 새삼스럽지 않다. '술을 마셔야 생각이 나고, 머리가 돌아가'고 일이 끝나면 일이 끝나서 술을 마셔줘야 하는 모스경감. 그와 눈이 맞는 글래머 여신 윌리암스 또한 알콜중독과다.

해문의 모스경감 시리즈로는 3번째, 동서의 ' 우드스톡행 마지막 버스' 까지 합치면 4번째 읽는 모스 경감 시리즈이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를 제외하곤 가장 많이 읽은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또 별로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는 것이 뒤죽박죽된 순서 때문이다.

거 참.. 이왕 '모스 경감 시리즈' 로 내는거면 순서대로 좀 내주시면 하는 소망이 있다.  시리즈 물이 워낙 그렇지만, 이 작품도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은데,

우드스톡행 마지막 버스 - 니콜라스 퀸의 침묵의 세계(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5) - 제리코의 죽음 (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4) -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1)- 사라진 보석( 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3) - 숲을 지나는 길 (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2)

일단 여기까지다. 도대체 왜???? '사라진 보석' 과 '제리코의 죽음' 은 심지어 같이 나왔는데, 제리코가 4고 사라진 보석이 3이다. 해문의 모스경감시리즈는 제대로 읽으려면 54132의 순서로 읽어야 하는  황당한 시츄에이션이다.

사라진 보석에서는 내가 분명 전 시리즈( 해문) 에서 읽었을때 돌아가셨던 분이 멀쩡히 살아 나오시는등 혼란스럽다.

아직 모스경감 시리즈를 접하지 않았다면 책이 나오는 순서가 아닌 원래 콜린 덱스터가 쓴 순서에 따라 읽기를 강력히 권장하는 바이다.

일견 지루해 보이는 노인단체관광객들의 고루한 관광코스 돌아다니기는 보석의 실종과 3명의 죽음. 악의 없는 거짓말들, 때로는 고의의 거짓말들과 대비되어 독특하며, 우리의 모스경감은 여전히 헛다리집기와 다시시작하기. 종국에는 십자말풀이처럼 사건 해결하기의 실력을 보여주신다. 매장 버릴것 없이 무조건 재미있는 모스경감 시리즈. 아직도 안 읽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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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02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콜라스 퀸의 침묵의 세계요???

바람돌이 2005-07-02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재밌겠네요. 퍼갈게요

비츠로 2005-07-02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시리즈 순서가 그렇게 되어 있었군요. 좋은 기획이었는데 옥의 티인 것 같습니다.

하이드 2005-07-03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만두님. 책 뒤껍데기에 나와 있더군요. 시리즈 5로 나올 모양입니다. ^^
바람돌이님.모스시리즈 정말 재미있어요 ^^
비츠로님. 맞어요 !!! 큰 기획이라면 큰 기획인데, 어째 이런 일이 생기는걸까요?!
 

 92. 니시노 유키히코의 연애와 모험 - 가와카미 히로미

 유키히코는 나와 헤어지고 나더니 여자들한테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인기가 좋은가 봐, 하고 내가 놀리면 유키히코는 항상 고개를 가로 젓는다. 인기 있는 게 아니야. 여자들이 외로운 거지.

 외로운 여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남자 니시노 유키히코의 연애와 모험 이야기. 6월의 첫책. 외로웠던 나를 폭 빠지게 해 준 책.

 93.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원래 표지는 짙은 보라색인데,,, 워낙에 기대하고 읽었던 파트릭 모디아노. 그리고 김화영 교수의 번역.

 한마디로 밍숭맹숭 재미없었다.  역시나 다들 재미있어하는 책이라고 나에게도 재미있으란 법은 없다.

 

 94.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 마르셀 에메

 읽고 싶었던 책. 고마우신 분께 선물받아 더욱 좋았던 책.

 빠리의 멜랑꼴리 우화집. 삽입된 그림들도 그 어둑어둑함이 책과 닮아 있다.

 

 95. 도버 4/ 절단 - 조이스 포터

 명탐정들의 결점만 모조리 가진 도버 경감.  정말 매력없고, 성마르고, 유치하고, 가끔은 비열하고 자기중심적이기까지 한 도버경감님. 그래도 난 경감님이 좋아요.

 한편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듯한 엽기발랄사건들. 보는 내내 키득키득 케케케

 뒷편에 나오는 라이오넬 화이트의 '어느 사형수의 파일' 도 재미있다.

 96. 체위의 역사 - 안나 알테르, 페린 쎄르쎄브

 답지않게 꽤나 신간을 사서 꽤나 빨리 읽어버렸다. 흠흠.

 19금딱지가 붙어있는 책. 기대한바에 못 미쳤다.( 뭘 기대한게야?!;;) 좀 더 두껍고 좀 더 심오한걸 바랬는데, 사실들과 기록들의 나열들. 그럭저럭 풍부한 화보사진들로 휙휙 넘어가긴 한다.

 97. 슬픈 카페의 노래 -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독특한 주인공들의 독특한 삼각관계 이야기. 어떤 책들은 읽을때는 모르는데, 읽고 나서 참 여운이 길게 남는다. 잊고 있다가도 다시 이렇게 되새겨 볼때 짠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지금 다시 보니, 참 좋았다. 는 생각이 뭉클 든다.

 

 98. 춤추는 죽음 - 진중권

 정말 재미있게 읽었지. 아리에스에 따른 중세 초기부터 오늘날까지의 다섯종류의 죽음을 설명하고 추적한다.

 풍부한 화보와 '진중권'의 글은 정말 후회가 없다!!!

 

 99. 개구리에게 키스하지 마! - 마릴린 앤더슨

 고마우신 분에게 선물받은 책.  왕자님을 만날때까지 가능한 많은 개구리에게 키스해보고자 하는 나를 비롯한 여자들에게 ' 차버리자 개구락지!' 라고 경고해주는 책.

  웃기는 카툰들과 이야기들. 재밌다. 싸다.

 

 100.  SF 철학 - 마크 롤랜즈

 드..드디어 올해 100권째 책 ^^)/  SF의 탈을 쓴 철학책. 이었다. 워낙 쉽고 재밌는 독서만 하다보니, 생각보다 힘들게 읽어냈지만, 재미있었다.메가히트한 영화 얘기가 슬쩍 나오고,  뭔가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이야기가 계속 나오다가, 저자의 뒤집어지는 유머(근데, 얼핏, 유머인지, 이 사람 진지한건지 구별 안가는;;) 가 등장해주신다.

선물해주신 XXX님께 다시한번 감사를!

 

 101. 픽션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이 책도 나중에 되새겨보면 재미가 새록새록 쌓이는 책. 이야기꾼 보르헤스. 올해 이 전집을 다 읽기는 읽으려나...

 

 102. 웃는 경관 - 펠 바르, 마이 슈발

 스웨덴의 87분서 시리즈 이야기. 말괄량이 삐삐 이후 처음 접해본 스웨덴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이 부부작가는 스웨덴에 87분서를 번역해서 소개한만큼의 팬이라고도 한다. 안 좋아할 수가 없다. 아이솔라보다 좀 더 역동적이고 87분서보다 좀 더 생생한 마르틴 베크 시리즈.

 어제 막 아마존에서 시리즈 1인 로제안나가 도착했다. 아자아자아자. 아, 그래도 난 87분서가 제일 좋긴 하다.

 103.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박민규

 도대체 이 책을 언제 샀다가 이제야 읽는건지. 지금 박민규의 '카스테라' 를 안 읽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 이책은 누가 좀 읽고 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뭐라뭐라 이야기들이 많아도 내 현재상황과 맞아떨어져 개인적으로 크게 동기부여가 되었던 책. 이 책을 보고 서재이름도 '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로 바꾸었다.

 

 104. 나 이뻐? - 도리스 되리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아 (우리말 제목 : 파니핑크)의 감독인 도리스 되리의 단편집이다. 단편들은 서로 만나기도 하고 만나지 않기도 하고, 엘리베이터에서 해골 옷을 입고 주문을 외우는 오르페우스, 관에 들어가면서 심리치료를 하는 파니핑크를 좋아하고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도 좋아할 것이다.

 

 105. Kiss and Tell - 알랭 드 보통

 알랭 드 보통의 책.

 평범하지만 나에겐 특별한 '이사벨'을 위한 특별한 전기. 알랭 드 보통은 언제나 특별하다. 책 판형이 읽기엔 불편하지만! 어쨌든 보기에 좋더라.이다. 선물해주신  xxxx님께 감사.

 106. 13호 독방의 문제 - 잭 푸트렐

 가끔 다들 좋다. 역시. 하는 작품이 나에겐 지지리도 재미없을 때가 있다.이 작품이 그랬다.  그런대로 술술 넘어가긴 했지만 추리 플러스 알파를 바라는 나에게는 밍숭맹숭.

 

 

 107. CSI  라스베가스 - 냉동화상 - 맥스 알란 콜린스

 워낙에 스팩타클하고 자극적인 드라마를 보고 이 책을 읽은지라, 재미없을줄 알았는데, 물론 처음에는 뭔가 2% 부족하다 싶긴 했지만, 의외로 재미있었다.

 선물해주신 분께 감사!

 

108. 핫라인 - 루이스 세풀베다

 흐음... 흐음... 일단 이 작품은 중편. 이야기는 재미있고, 세풀베다의 책답게 담고 있는바도 있다. ' 이 도시에선 살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다' 라는 말에는 깊이 공감.

 고저가 있는 그의 소설. '소외'를 워낙에 감동적으로 읽고 읽어서 그런가, 좀 실망스럽긴 했다. 그래도 이름값은 한다.

 

 109. 아고타 크리스토프 - 아무튼

 그러니깐 아무튼. 한 20-30장 정도 될 책을 70장의 책으로 묶어 낸 것에 대한 분노에 눈이 흐려, 제대로 평을 못한걸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 존재의 세가지 이유' 에서의 충격을 기대해서였는지, 같은 작가가 썼다고 믿을 수 없을정도의 마침표 없는 글들에 대실망.

 

 

110. 황야의 이리 - 헤르만 헤세

 아.. 좋아라!!! 꼭꼭 씹어서 먹어버리고 싶은 책들이 있다. 87분서 시리즈가 그렇다. 윌리엄 아이리쉬의 책들도 그렇다. 그리고 헤세의 책도 그렇다는걸 아주 오래간만에 잡은 헤세의 '황야의 이리' 에서 깨달았다.

 한 때 미국에서 유럽에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성경처럼 읽혔다는 이 책. 인생의 책으로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헤세의 책은  읽을때마다 내가 자라건 퇴보하건 간에 항상 다른 느낌으로 읽힐 책이기도 하다 .

 

111. 백모살인사건 - 리처드 헐

 가해자와 피해자. 각각의 1인칭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독특한 소설. 그닥 남는건 없지만, 작가가 쓰면서 재미있었겠다. 느낌이 드는 책이다.

 

 

 112. 영화 속의 문학읽기 - 송병선

 술렁술렁 읽기에는 굉장히 낯선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정치와 현실이다. 중남미 소설을 읽고자하는 나에게 아쉬운대로 굉장히 고마운 책이었다.

 

 

 

 

 

 

 

113. 엠버 연대기 - 로저 젤라즈니

!!!!!!!!!!!!!!!!!!!!!!!!!!!!!!!!!!!!!!!!!!!!!!!!!!!!!!!!!!!!!!!!!!!!!!!!!!!!!!!!!!!!!!!!!!!!!!!!!!!!!!!!!!!!!!!!!!!!!!!!!!!!!!!!!!!!!!!!!!!!!!

재미있다. 울컥한다. 너무 좋아 반칙이다. 한세대에 나올까말까한 작가라는 로저 젤라즈니. '미국의 하드보일드 작가 레이몬드 챈들러의 눈으로 바라본 반지전쟁' 이라는 표현은 너무나 절묘하다.

Michael whelan

그럭저럭 22권의 책을 읽다. 6월. 상반기가 지나갔다. 열심히 독서했구나. 하반기에는 정말 올해 목표로 어영부영 얼레벌레 잡았던 도스또예프스키를 더 열심히 읽고, 읽지 않고 읽어봐야지 사 놓은 책들에도 눈 돌리고, 신간에는 눈 감고, 책은 덜 사고, 그래야 겠다. 고 다짐해본다. 불끈.  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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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02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대단하십니다...

하이드 2005-07-02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번달에 꽤나 많이 읽었네요. 여름은 책 읽기 좋은 계절. 아자아자!

비로그인 2005-07-0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보관함만 무겁게 해놓으시구 책을 덜 사신다고라? 그렇게는 안되지용~^^

울보 2005-07-02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고개를 숙일뿐입니다,,

panda78 2005-07-02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책 페이퍼 보면 정말 손가락이 근질근질..
좋은 책만 쏙 쏙 빼서 읽으시는 것 같아요. (소근. 모디아노의 보라색 책은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도라브루더 사 놓고는 삼년도 넘게 안 읽고 있어요;;)
근데.. 신간에 관심을 끊으실 거라구요? 과연? ^m^

클리오 2005-07-02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리 옮기신 일은 잘 되셨나요? 정리는 잘 끝나시구요? 사무실 옮기셔서 분위기 잔뜩 잡고계신지 요즘 글이 뜸하네요.. ^^ 아닛, 근데 오늘 토요일이잖아요.....

마냐 2005-07-02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__)
그나저나...저 앰버연대기...아아. 아아. 넘 기억이 안나요. 나 열광했었는데..흑흑.

2005-07-02 2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5-07-03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대단하셔라... 백수가 읽어도 저렇게 많이는 못보겠당. 제가 반년동안 볼 분량을 한번에 보시다니. 대단하십니다용...

해적오리 2005-07-0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많이 읽으셨네요. 입이 벌어집니다.
 

 

 

 

 

 

콜린 덱스터의 모스경감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그것도 한번에 두개 ㅜㅜ

당분간 책 안 사겠다고 ... 누가 결심했답니까? 저요? 아닙니다.

당장 샀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슐러 르귄의 책도 3권이나 새로 나왔군요!!

그 밖에 관심가는 책으로는

 민음사 세계문학선에서 새로나온 스페인문학, 미겔 데 우나무노의 '안개' 가 있군요.

 

 

 

 



존재 의지를 희구한 실존철학자이자 소설 구조를 혁명적으로 전복한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선구자, 미겔 데 우나무노의 1914년작 소설이다. 불멸에 대한 집념과 인간 자아에 대한 믿음, 변하지 않는 사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하며, 창조적 아이디어와 재치로 가득한 형식의 실험을 보여준다. '삶의 동적인 시간성'이 '글쓰기'라는 언어 구조 안에 역동적으로 반영된 작품.

우나무노는 소설 속의 주인공을 작가인 자신과 대면시키고 논쟁한다. '너는 자살할 수 없어. 너는 내 환상의 산물일 뿐이야.' 사랑에 상처받은 주인공 아우구스토 페레스는 마음대로 죽음을 선택할 수 없다. 자살을 허락하지 않는 우나무노와 씨름하는 아우구스토, 그리고 자신의 캐릭터와 논쟁하는 작가 우나무노의 번뜩이는 대화들. 독특한 구조와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은 뜻밖의 결말을 빚어낸다.




인간은 병에 걸린 동물이다. 항상 병들어 있다! 단지 잠잘 때만 건강을 누리는 것 같다. 그런데 항상 그런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때로는 잠을 자면서까지 말하기 때문이다. ... 세상 무엇보다도 위선적 동물인 인간이 파렴치하고 뻔뻔스러운 일을 표현할 때 견유주의(犬儒主義)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개 같은 짓을 의미한다. 언어는 인간을 위선자로 만들었다. 그들이 파렴치한 것을 견유주의라고 부른다면 위선을 인간주의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보관함에 들어있던 ' 사랑과 교육'과 함께 장바구니로 들어가주십니다.

 

책 사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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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29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르 귄~

숨은아이 2005-06-29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사러 갑시다! 라니... 으... 선동적인 발언. ㅠ.ㅜ 안 사요 안 사! 안 산다구욧.

chika 2005-06-29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저도.. 안사요, 안산다구요~

울보 2005-06-29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어느 순간 저기 모스경감책을 사야할듯,,그런데 밀린 책이 너무 많은데,,너무해요,,이런 페이퍼,,

하이드 2005-06-29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이번 기회에 어여 사세요. 더 많이 나오면 그땐 더 망설여지실꺼에요
치카님/ 네. 알았어요. 사신다구요? 땡스투 알죠? ^^ 치카님은 어찌나 제게 땡스투를 해주시는지 감사해요 >.<
숨은아이님/ 흐흐. 선동적인가요? 어서 가요.덥썩.
물만두님 / 르귄 책은 사기만 하고 다 읽은게 한권도 없어요 대략 작년부터요 .. 이번에 사면 읽게 될까요? 삐질;;

아영엄마 2005-06-29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당분간 이런 페이퍼는 후다닥 보고 빠져나가기로... 일단 집에 있는 책부터 읽고 보고 싶은 책들은 이 다음에 생일 핑계로 책선물 좀 받고.. ㅎㅎㅎ

panda78 2005-06-29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 우아.... 이렇게 한꺼번에? @ㅂ@;;; 이러심 곤란하죠... ;;

oldhand 2005-06-29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달에 해문 출판사 "관계자였던"분을 만났을 때 두 권이 거의 동시에 나올듯 하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드디어 나왔군요. 으음.. 총알 장전!

물만두 2005-06-29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르 귄과 덱스터가 같이 나오고 거기에 블랙캣 시리즈에 다음달 옥문도까지... 저는 죽을 것 같아요 ㅠ.ㅠ

비연 2005-06-29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모스경감...또 사야겠네..(어제도 추리소설 구입한 비연..=.=)

비츠로 2005-07-03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임 다 읽고 나니 망량의 상자, 망량의 상자 다 읽고 나니 모스경감 시리즈 그것도 두권을 동시에... 다음달엔 옥문도... 이제 술 끊고 저녁엔 집에서 책만 읽어야겠습니다.

하이드 2005-06-29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 우리 모두 이 더운 여름에 열심히 독서해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