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의 이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7
헤르만 헤세 지음, 김누리 옮김 / 민음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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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사람만 볼 것-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말 미국의 대학 도시 샌프란시스코의 서점에서 벌어진 기이한 일. 한동안 도시 전체를 통틀어 헤세의 책을 구할 수 있는 서점이 없었다. 책이 서가에 꽂히기가 무섭게 동이 나 버린 것이다. 실로 느닷없이 휘몰아친 헤세 선풍은 삽시간에 미대륙 전체를 휩쓴다. 그와 같은 헤세붐을 선도한 작품은 ' 황야의 이리' 와 '싯다르타' 였다.

1927년 헤세가 오십줄에 들어서 발표한 '황야의 이리' 가 미국과 유럽을 뒤흔든 68학생운동 세대와 히피들에게 성경처럼 읽혔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 '자아 찾기', '강력한 전쟁 비판'  그리고 '몽환적'이기까지 한 이 작품은 그러나 그 세대 못지 않게, 21세기 초두에 읽어도 들어맞는다.

하긴, 헤세는 말한다.

'나는 독자들에게 나의 작품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정해주고 싶지 않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각자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취하기를! 그렇지만 만약 독자들이 [황야의 이리]가 병적인 것과 위기를 묘사하고 있음에도 죽음이나 몰락으로 치닫지 않고 반대로 치유에 이르고 있음을 알아차려 준다면 기쁠 것이다'

백가지, 천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에서, 누가 읽던 원하는 부분을 찾을 것이라 믿는다. 다만 세상에 대한 유머를 통해 고통과 정신적 질병을 치유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렇구나. 할 뿐. 강력히 동의할 수는 없었다. 그 예로 등장한 인물들이 모짜르트와 괴테다. 그들. 천재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죽는 날까지 나이브하게 미쳐돌아가는 세상( 그렇다. 세상은 그때나 이때나 지금이나 항상 미쳐돌아가지.) 을 담담히 받아들였던 것이고, 헤세는 그렇게 우리가 적응해 나가길 바라나보다. 그 자신이 그것을 해답으로 찾았고.

이야기는 3가지 주요 줄거리를 담고 있다. 가상의 편집자 서문에서는 주인공, 황야의 이리, 하리 할러가 편집자의 아주머니 집에 하숙하는걸 관찰한 '시민'의 시선을 담고 있다. 조금은 기괴하고 병적이지만, 예의 바르고, 그것이 또 위험해 보이지만, 어쨌든 조용히 지내는 할러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할러가 길에서 얻게 되는 작은 소책자' 황야의 이리론'이다. 이 책자의 제목 아래에 나와 있다. '미친 사람만 볼 것' . 할러의 거칠고 조절하기 힘든 내면을 '황야의 이리' 라 이름붙였지만, 사실 할러의 영혼은, 아니 인간의 영혼은 이원론적으로 이야기되어질 수 없으며, 수백, 수천의 각기 다른 영혼을 지니고 있고, 그 영혼들을 조화롭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비록 사회에서 그것에 과학의 이름으로 ' 정신분열'의 딱지를 붙일지라도. 당시 헤세는 융의 제자인 랑박사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이뿐만 아니라 헤세의 당시 경험들이 진하게 묻어 나 있다.

마지막으로 할러가 헤르미네( 젊은 시절 친구인 헤르만의 여성형 이름) 라는 고급 창부를 만나게 되어 그가 지금까지 경원시 여겼던 다른 세상을 체험하게 되고, 그녀를 따라 가장무도회에 가서 '지옥'이라는 이름의 방에서 '마술 극장'을 보게 된다. 그 마술 극장에서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꼭꼭 씹어 읽어야 할 책이다. 그의 정갈하고 아름다운 문장들은 책을 통째로 외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여러번 읽고 싶어지게 한다.

헤세의 책은 매 번 읽을때마다 무척이나 다른 느낌을 준다. 좀 더 어렸을때 이 책을 접할 기회가 없었음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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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6-2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본지 거의 20년은 되가나 봅니다.. 새삼 다시 보고 싶네요..^^

하이드 2005-06-22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세의 책들은 볼때마다 느낌이 틀린 것 같아요. 잘 묵혀 두었다가 몇년 후에 또 꺼내봐야지요. ^^

2005-06-23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perky 2005-06-25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읽으셨군요. 정말 대박인 책이었어요. 휴..

하이드 2005-06-25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perky님 추천 받고 샀었던거죠. 그때가 언제... ^^a 독일문학에의 관심을 다시 북돋아준 책이에요!
 

정말! ( 힘주어서)

심지어 오늘 교보 방앗간에 가서 책 한 권도 안 샀다. 근데, 눈에 들어오는 책도 없으니, 이런, 권태기인거야?

 밀다 드리퀘의 [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 ]

 인도네시아의 '바조족' 이라는 바다 유목민 이야기.

표지 사진에 반해버렸다 .화질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안의 사진들은 너무 맘에 든다.

 



 

 

 

어, 이 책 품절이지 않았나?!  오래된 보관함 정리하면서 들어가 보니, 다 있네!

 내친김에 젤라즈니의 다른 책들도 .

 꽤나 많잖아?

 

 




해리 캐멀먼의 랍비 스몰 시리즈 1탄

 

 

 

 oldhand님 리뷰보고 찜 해 놓았던 책. 경찰/경감소설 좋다.

 리뷰에 언급된 87분서, 마르틴 베크, 메그레 경감 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시리즈들.

 주문하기 전에 다시 oldhand님 리뷰 읽어봤는데, 정말 잘 쓰셨다.

젠장, 나도 저렇게 쓰고 싶다고 -_-+

 

 1,2권을 돈키호테 이벤트로 받았으니, 안즉 안 읽었지만, 3권은 사주자.

 

 

 

 우부메의 여름의 작가.

라는 것 밖에 모르지만, 꽤나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고,

번역되길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던 작품.

 우부메의 여름을 작년 이맘때 엄청 재미있게 읽었으므로,

 이 책은 여름에 꼭 사서 읽고 싶다. 물론 1000원 쿠폰도;;

 

 

 

 

이애들도 추가.

김탁환 책도 읽고 싶은데, 한국작가 책들은 자제가 잘 되서 문제다. -_-a

 황야의 이리를 재미있게 읽었으므로, 벼르던 환상단편집을 산다.

 근데, 이거 아무리 봐도 목차가 잘못된듯.  환상단편집 2랑 목차가 똑같다.

아, 알라딘에 얘기하기도 귀찮아라.

 

 

 칼비노의 책. 사실, 민음사 세계문학 선집은 안 읽고 있는게 너무 많아서 주문하기 꺼려지지만, ( 그래도 동서미스테리북은 반 이상 읽었더라)

 

 

 

 

어제와 오늘 집과 회사를 왔다갔다하며 열라게 찾던 봉투를 드디어 찾았다. 휴-

기념으로 책 사기... 라는거 말 안되는거 본인도 알고 있음.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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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nbahnstrasse 2005-06-22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로맨서>가 새롭게 나왔군요. 덕분에 알게되어서 감사합니다.

하이드 2005-06-22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 전쟁]도 읽은것 같긴 한데 ,내용이 하나도 생각 안나서, 다시 사요 ^^

히나 2005-06-22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 우와, 표지부터 넘실넘실 내 마음도 방랑모드로세..
예전에 저 바조족인 지는 모르지만 보트에서 살며
낚시로 먹고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우선 주말에 방콕하면서 이 책 리뷰부터 부탁해.. ㅎㅎ

2005-06-22 0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5-06-22 0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가 아니신거 같은데... ㅋ

mannerist 2005-06-22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놈의 공돌이병. 저 멋진 사진을 봄서 "음 광각이군. 왜곡이 적은 걸 보니 28-35mm정도의 화각인가?" -_-; 근데 저거 다 어이 들고 오셨어요?

oldhand 2005-06-22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이라 하시더니 제대로 지르셨군요. 젤라즈니 책들은 언젠가 읽게 될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아 그리고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쬐끔 많이 민망합니다. ^^

하이드 2005-06-22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간만!이에요. 라고 일단 우겨봅니다. ^^a
올드핸드님 네. 제대로 질렀어요. 책 사는 패턴이 이제 슬슬 생겨요. 월급날 지나고 한바탕( 대략 20쯤) 그리고 거기서 생긴 마일리지와 주간서재적립금 모아서 또 찔끔( 한 4-5만원정도?) 젤라즈니 책 '내이름은 콘래드' 만 읽었는데, 좋더라구요. 아,그리고 민망하실것 까지야 ^^ 미스테리리뷰의 본보기, 해답이십니다. ㅎㅎ
매너/ 아 , 저거는 look inside에서 퍼왔지. 사진 너무 좋지? 독일 여류작가. 그리고 바다마을 사람들 이야기. 저렇게 멋지구리한 사진들. 대략 물공포증 있어서 물에 빠지면 죽는 나이지만, 저런 바다라면 퐁당 빠지고 싶다. ( 바람 빵빵한 튜브 끼고) 아 예뻐죽겠어. 빨리와라 빨리와라

클리오 2005-06-22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갑자기.. 저는 원래 물 공포증이 있어 근처에도 안가는데, 멋모르고 뭔지도 모르는 바나나보트 탔다가 괴로웠던 뒤로는, 가끔 물에 빠지는 꿈이 악몽으로 나옵니다.. 헉.. 보통 사람들은 책 사는 속도가 읽는 속도보다 빠른데, 하이드님은 거의 따라가시는 듯 해요... ? ^^

panda78 2005-06-22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와으와- 부러워라... ;;
저 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은 거의 일년전부터 찜만 해 둔 책인데, 사셨군요! 서점에서도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그럴만한 가격도 아닌데 왜 이리 오래 망설이는지 모르겠어요. 장바구니에서도 맨날 마지막에 탈락하고..;;

젤라즈니의 앰버연대기 참 좋았는데, 미스 하이드님도 즐겁게 읽으실 거라 생각되네요. ^^

하이드 2005-06-22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클리오님, 저도 바나나보트 정말 악몽스런 기억이에요. 돈 줘도 안 탈꺼에요.
-_-+ 무섭기도 무섭지만, 막 화나죠.
판다님. 제가 어여 보고 제대로 뽐뿌질 해드릴께요. 흐흐흐 젤라즈니책 이번에 일곱권이나 샀네요! 에구에구

클리오 2005-06-2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섭기도 하고, 막 '화난다'는 표현이 맞아요.. 왜 아무 말도 안해주고 저런걸 태웠냐는 말이지요.. 수영이라도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중심잡는게 어렵지 않던데, 저는 구명조끼를 입고도 물에 가만히 떠있는게 힘든 정말 악몽스러운 기억입니다.. 허억..
 

 

 

 

 

시간의 여행자.

겁나게 예쁜 표지다. 페루 작가군. 내가 좋아하는 중남미 동화다. 그리고, 이 작가 세풀베다처럼 환경운동하는 작가다. 사보자 사보자. 우헤헤

근데, 다시 보면 새들이 좀 혹사 당하는 것 같기도 하네. -_-a








시간의 언덕 너머로 사라진 꿈과 사랑의 전설을 찾아 나선 6인의 나그네 이야기. 생의 비밀을 엿보는 마법과 따뜻한 철학이 어우러진 책이다. <돌고래 다니엘>의 작가 세르지오 밤바렌이 해발 5,000미터의 고지에서 하룻밤 동안에 펼쳐지는 여섯 가지 전설을 들려준다.

본문은 믿음, 소망, 용기, 지혜, 사랑, 생명을 주제로 한 여섯 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현실과 환상의 영역을 넘나드는 남미 특유의 상상력과 결합하여 마법의 세계로 이끈다. 마음의 지혜를 밝히는 진리의 금언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는 동화집.




"사랑하는 애벌레야, 너의 눈에 현혹되지 마, 왜냐하면 진정한 아름다움은 마음 속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는 법이거든. 너희들은 아직 그걸 모르고 있어. 하지만 곧 너희들에게 신비로운 변화가 생길거야. 그러면 너는 네 안에서 일어날 변화에 깜짝 놀라게 될 거야. 내가 하는 말을 잘 기억해. 할 수 있는 한 너에게 주어진 삶을 즐기도록 해. 그리고 내가 아닌 무언가가 되려고 애쓰는데 괜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도록 해. 너는 너 자신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법을 배우도록 해야 해. 왜냐하면 우린 쉽게 덫에 빠져 스스로에게 가장 나쁜 적이 될 수 있거든. 네가 무엇이든 어떤 모습이든 그 자체로 자부심을 가지도록 해 봐. 그리고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의미 있게 보내도록 해."



세르지오 밤바렌 (Sergio Bambaren) - 1960년 페루에서 태어나 화학 기술자와 마케팅 전문가로 일했다. 오랫동안 시드니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고, 2005년 현재 환경보호 단체인 'Mundo Azul'의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돌고래 다니엘>, <꿈의 해변>, <하얀 돛>, <등대지기의 꿈> 등이 있다.

    

Prologue

믿음의 전설 - 꼬마 연
소망의 전설 - 별똥별
지혜의 전설 - 나방
사랑의 전설 - 태양과 달
용기의 전설 - 불가사리
생명의 전설 - 황제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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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6-21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예쁘네요. ^^

2005-06-21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21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놀자 2005-06-22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_+

einbahnstrasse 2005-06-22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일어판에서 중역한 것일까요?

하이드 2005-06-22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저도 그거 보고 대따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_-+

하이드 2005-06-22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일부러 역자정보 뺐는데, 제목에 독일어 나와 있군요.
 
아무튼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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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 한 권으로 만드려고 겁나게 애썼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을 굉장히 인상깊게 읽은지라, 거리낌 없이 망설임 없이 페이지 수가 140페이지건, 책이 7,200원이건 장바구니, 클릭감이다. 이 책.

책을 펼치는 순간. 정말 허걱. 난 책값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고, 얇으면 싸야하고, 두꺼우면 비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보는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행간이 어찌나 너른지 한 줄씩 더 들어가도 되겠다 싶고, 그렇게 봐서 그런지, 글자간 간격도 겁나게 넓어 보인다. 한 페이지에 열여섯줄이 들어가 있다. 이와 같은 판형의 쪼끄만 하드커버의 비싼 다른 책을 보자면, 세풀베다의 '소외'는 스물두줄이 들어가 있다. 글자들이 왠만큼 안 떨어져 있었으면, 둔한 나는 알아채지도 못했을께다. 오죽했으면 세아렸을까.

아무튼. 나는 책값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고, 얇으면 싸야하고, 두꺼우면 비싸도 된다는 사람도 아니니, 내용을 보자. 25개의 단편으로 되어 있다. 한장짜리 단편도 있고, 두장짜리 단편도 있는데, 이걸 단편이라고 불러도 되나? 차라리 메모라고 불러야하지 않을까?

...이건 헤밍웨이님의 전화메모입니다. 오오오오, 이건 도스또예프스키님의 화장실 낙서입니다. 우와아아아아

이건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단편입니다. ... 네?

어떤 역자후기나 작품설명도 없는( 뭐,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만) 이 책을 난 그녀의 초초기작쯤 되는 줄 알았다. 별 임팩트도 없으면서, 그럴듯한 표지의 하드커버에 무늬만 140페이지 넣어서 만든 이 책. 뭔가 사기당한 기분이다.

이런 악평은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을 너무 강렬한 인상으로 읽어서 그랬을수도 있고,  책의 모냥새가 완전 황당해서 선입관이 들어서 그럴 수도 있다. '죽음' , '존재의 상실감' 을 말하고 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내가 귀막고 못들어서일 수도 있다.

이 책을 후딱 30분도 안되서 읽어버리고 나니, (무슨 그림책이냐고;;)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나쁜꿈을 꾸고 난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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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6-21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날개 2005-06-21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panda78 2005-06-21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단편이라기에 그럴 거 같더라니.. ;; 너무하네요.
미스하이드님, [어제]는 보셨나요?

panda78 2005-06-2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거요. 이건 괜찮다는 평이던데..


바람돌이 2005-06-21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살려고 했는데 안되겠다.
덕분에 도서관에 신청해서 봐야겠네요. 땡큐!!!
어쩌나 땡스 투는 안되겠군요.

돌바람 2005-06-22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아무튼인가봐요. 우선 추천 때리고! 나는 이 할머니가 뭘 보고 싶은 건지 궁금해요. 리뷰에서도 썼었지만 이 짧은, 10년 만에 내놓은(<어제> 빼고, <어제>는 <존재의~>의 연장선이라고 보기 땜에) 황당한 소설로 두 극단의 독자군이 형성될 건 뻔한데 말이죠. 글자를 읽을 거냐, 행간을 읽을 거냐? 그런 것도 있는 거 같고. 아무튼 전 무지하게 행복했습네다. 이 할머니 땜시... 괜히 추천했나. 속으론 꼬리 내리고 있습니다요.

하이드 2005-06-22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단숨에 지독한 소설 읽어낸거 알지? 누구 말마따나 기대가 커서.. 라고 하기엔 책이 너무 실망스러웠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둘다!

하이드 2005-06-22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제가 잠이 오긴 왔나봐요! 전 위에 매너가 남긴 글인줄 알고 댓글 달았어요;;;
이런 실례가;;; ^^

moonnight 2005-06-22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려고 맘먹고 있는 책인데 좀 실망할 각오를 해야겠네요.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의 충격이 너무 컸기 땜에 아무튼 -_- 사긴 살 거지만 말입니다. ^^;

mannerist 2005-06-2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반값에 우리 쇼당 칩시다. 어떻수? 물론 실제가가 아닌 알라딘 구매가(마일리지 제외)ㅎㅎㅎ

하이드 2005-06-22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정말 아까워서 못 팔겠다! 내가 언제 또 이런 할랑한 책을 사보겠냐? 앞으로 나오기 힘든 할랑한책!
문나이트님. 근데, 사기 잘하셨어요. 저야 기대 이빠이 하고 봐서 그랬지만, 저의 왠갖 악평을 듣고 사시는거니, 이렇게 괜찮은걸? 하실지도 몰라요 ^^
전 '어제' 사러 갈래요~
 
핫 라인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권미선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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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풀베다의 책은 고저가 있다. '소외' 가 세풀베다의 정수라고 한다면,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도 꽤나 철학적이고, 환경적(?) 인 책으로 좋았고, 환경동화인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도 우리나라 일러스트의 힘을 입어 인상적이었다. '지구 끝의 사람들' 은 일단 소재는 흥미로웠고,  '파타고니아 특급열차'는 자전적인 이야기인데, 시사하는 바는 둘째치고 상당히 지루했다. '감상적 킬러의 고백'이라는 중단편모음은 소재는 특이했으나, 이런저런 헐리우드 영화식 기법들의 차용으로 그 주제에도 불구하고 세풀베다 답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이 책  핫라인은 후자.  차라리, 중편으로 다른 책에 끼워져 있었으면 좋았을걸 생각이 들 정도로 얇은 책이다. 얇다고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한권의 하드커버 책을 살 때는 독자의 기대치라는 것도 있으니.

20여년동안 가축도둑을 잡는 성격 곧은 마푸체( 칠레지역에 살던 인디오) 형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풀베다의 책은 쉽다. 동화같다. 그러나 전하는 메시지는 항상 무겁다. 마푸체 형사는 부패비리 장군의 아들이 가축을 훔치는 것을 보고 체포하나, 그 과정에서 엉덩이를 다치게 만들고, 좌천되어 도시 '산티아고'의 성범죄국으로 가게 된다.

그는 도시가 싫다. '도시에는 향수냄새와 음식냄새 . 세제 냄새 , 쾌쾌한 휘발유 냄새가 진동하고 그 위를 지독한 똥냄새가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 워싱턴 카우카만이라는 리더스다이제스틱한 이름의 성격 곧은마푸체 형사는 '도시' 산티아고 에서 살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다. 고 생각한다.

스토리는 초단순. 좌천되어 간 카우카만은 장군의 아들을 (용감하게) 쏜 일이 신문에 나서 그에게 보복하려는 놈들에게 쫓기게 되고, 그런데, 꽤나 당당히 대처한다. 산티아고에 도착해서 만난 '아니타'라는 택시 운전사와 좋아하게 되고. 결국은 인과 응보로 나쁜놈은 망하게 된다.

얼마전에 장군 잡은 여경이 8년전 상사의 명에 따라 위조 운전면허 발급하는데 도움 준 것이 발각되어 감방에 갔다고 하는데,  (물론 여경이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세풀베다 책 속의 칠레 '산티아고' 에서는 장군의 아들의 엉덩이를 쏜 형사가 영웅이 된다. 칠레의 어두운 과거( 혹은 ing?) 인 고문에 대한 암울한 이야기가 뒤의 반의 주를 이룬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 원제가 '핫라인'이었을까? 그렇다면, 세풀베다도 제목 참 못지었다. 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럴듯한 원제를 출판사에서 바꾼 것이라면, 다시는 세풀베다 책 안 살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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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21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제목도 핫 라인인데 영어제목 차용인지는 모르겠군요. 근데 님과 저의 차이가 마구마구 느껴집니다 ㅠ.ㅠ;;;

하이드 2005-06-2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외' 에서 너무 기대치가 높아졌나봐요. 재밌긴 재밌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