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토끼를 능가하는 '죽은 고양이 사용설명서' 라는 선전으로 메인에 떠 있다.

'자살 토끼'는 때로는 끔찍하지만, 그래도 뭔가 현실을 꿰뚫는 자학적 유머가 있었다.

그러나 이 책 '죽은 고양이 사용 설명서' 는 역겹고 소름끼친다.




<자살토끼>의 토끼는 살아있지만 죽으려고 노력했지만, <죽은 고양이 사용설명서>의 고양이는 이미 죽어있다. 게다가 이 고양이는 죽은 후에도 바쁘기 짝이 없다. 작가의 펜대, 객실칸의 연결고리, 수세식 화장실의 물내리는 손잡이 등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전반에는 주로 이처럼 고양이의 온갖 특징을 이용한 기상천외한 활용법이 소개되었다면, 후반에서는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의 한 장면으로 들어간 죽은 고양이를 만나볼 수 있다. '브루투스, 너마저!'를 외치는 카이사르의 손, 골리앗과 대적한 다윗의 주먹에 잡힌 그것은 모두 죽은 고양이이다. 간혹 카툰을 보고 동물학대를 염려하는 이에게 작가는 '자신은 실제로는 고양이를 아주 좋아한다'고 강조한다.




사이먼 본드 - 1947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1965년부터 1968년까지 영국 웨스트 서섹스 대학 예술디자인과를 다니다가 1970년 건강상의 문제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Saturday Evening Post, Esquire, National Lampoon, Men Only, Vole 등 여러 매체에 카툰을 기고했다. 1982년 영국 Punch와 Private Eye 등에 프리랜서로 카툰을 발표했따.

1981년부터 '죽은 고양이' 시리즈를 발표하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 책의 원제는 'Complete Uses of a Dead Cat'으로, 저자의 작품집 세 권을 묶어 2001년 20주년 기념판으로 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200만 부 이상이 판매되기도 했다. 작가는 실제로는 고양이를 아주 좋아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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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6-15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그러게요. 발만 잘라서 사용하는 그림보니 헉~입니다..@@;;

진주 2005-06-15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재봉핀을 잔뜩 꼽고 앉은 것도 허~윽 입니다요@@

moonnight 2005-06-15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무서워요. ㅠㅠ

물만두 2005-06-15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클리오 2005-06-15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학대.. 염려가 아니라 현실입니다... 엽기카툰... 흑..

마냐 2005-06-15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성격이 뭔가요. 정말 엽기네요...-,.-

실비 2005-06-15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편으론 불쌍하다는 생각이.^^;

더마릴라 2005-06-15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뒷 표지에 적힌
'너무 재밌다' 등등을 보고 서점에서 사왔는데
흑흑 ㅠㅠ 후회 됩니다.
앞으로 책 뒷 표지의
'재밌다' 등등의 홍보 문귀에는 속지말아야겠다.
혼자 다짐했습니다.


해적오리 2005-06-1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끔찍, 끔찍...
 
나 이뻐?
도리스 되리 지음, 박민수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Keiner liebt mich ( 누구도 나를 사랑하지 않아 /한국제목 : 파니핑크) , Bin Ich Shoen? ( 나 이뻐?) 제목에서부터 물씬 풍기는 치명적인 외로움의 냄새.

열일곱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외로움이 그렇게 묻어나는 책이다. 한 단편에서 나왔던 조연은 다른 단편에서는 주연으로 나온다. 열일곱 단편이 모두 같은 등장인물로 엮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로움' 이라는 끈으로 묶여 있다. '외로움'이라는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정말 읽기 싫어하는, 보기 싫어하는 것 한두가지쯤 있다. 여러가지 터부들. 그것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것이어서일수도 있고, 단지 어떤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터부들도 있다. 아마도 독자는 자신만의 터부를 이 책에서 만날지도 모른다. 그것은 '관'일수도, ' 애완동물의 죽음' 일수도 혹은 '거세' 일수도 있다. 단 그 터부가 '외로움'이라면 '외로움' 을 읽는 것만으로 신경질을 내는 독자라면, 이 책을 읽어내기 힘들 것이다.

이미 영화에서 봤던 파니핑크, 그녀가 주인공이다. 오르페우스를 만나기도 하고, 행운의 별을 든 남자를 만나기도 한다. 속옷을 입고 거리를 걷기도 하고, 점을 보며 미래를 엿보려하기도 한다.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그 나머지 부분들을 때로는 우나로, 때로는 엘케로, 때로는 루시의 이름으로 볼 수 있다.

'차례를 펼치니 ' 삶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장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곳을 펼친다. 미라... 당신은 죽었다. 차갑게 식은 몸엔 향료가 발라지고, 털끝 하나 보이지 않도로 온몸은 붕대로 감겨 있다. 상상해보라. 당신은 관에 뉘어 어두운 동굴로 옮겨진다. 그리고, 이제 당신은 몸을 일으켜 온몸을 감고 있는 붕대를 푼다. 하나하나, 차례차례...'

책을 읽는내내 파니핑크가 오버랩된다.

도리스 되리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소설은 '다른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한다. 그것은 '현재와 다른 삶'을 의미한다. 한 여자가 있다. 사랑에 빠졌거나, 사랑을 갈구하거나, 사랑에 버림받았다. 엄마의 모습의 그녀. 사랑했던 과거는 그녀의 과거인가 싶고, 변하고 무뎌진 자신의,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의, 그리고 그 사랑의 모습은 유통기한이 지났다. 유통기한 지난 모습으로 칭얼대는 아이들에, 더 이상 뜨겁게 사랑하지 않는 남편이란 이름의 남자에 매여 있다. 그리고 '그녀'는 달라지고 싶다.고 바란다. 그러나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책 속에 '감각의 제국' 이란 제목의 단편이 있다. 다이앤 애커먼의 '감각의 제국' 을 보고 쓴 글이라는데 천원 건다. 전혀 예상치 않았던 반가운 만남이다. 책의 뒷면에는 독일의 각종 매체의 선전글이 있다. 그 중에서 이 책과 가장 닮아 있는 글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짜이퉁의 글이다.

' 도리스 되리는 일상을 이야기한다. 사랑에 대해, 슬픔에 대해, 그리고 치명적일만큼 슬프고 우울하며, 환멸을 느끼게 하는 극악한 인생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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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6-14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오늘 하이드님의 글을 느낌도... --;; 다음 글을 유쾌발랄한 걸로 읽으셔요.. 물론 삶에 그런 날도 있지만... 글 참 좋아요, 잘 읽었어요...

panda78 2005-06-22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번에 헌책방에서 이 책 샀어요. 오늘 받았는데 어떨지.. ^^;
저는 파니핑크는 그냥 그랬거든요..

하이드 2005-06-22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시면 재미없을 수도 있는데, 파니핑크랑 정말 비슷한 느낌이거든요. 독일식 고독은 뉴욕의 그것보다는 좀 많이 낯설지요.
 

 

 

 

 

이 번에 나온 보통의 Kiss and Tell 은 인터넷 이미지로만 보고 받아본다면 그야말로 '와- ' 감탄을 금치 못할정도로 어여쁜 책이다. 예쁜 하늘에 뭉실뭉실 구름에 검정색으로 오돌도돌 제목이 샐몬색으로 알랭드 보통의 이름이 나와 있다.  보기 드물게 정사각형에 가까운 네모난 모냥에  하늘사진 표지에 어울리는 새파란 책줄이 삐져나와 있다. 표지를 넘기면 또 서늘한 하늘색의 속지. 그리고 보통의 발랄스러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뭐가 불만이냐면!

오늘 도리스 되리의 ' 나 예뻐?' 를 다 읽고 집에 오는 길에 이 책을 꺼내들었다. 앉아서 책 잡고 보기 ... 불편하다.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걸어오면서 보기... 불편하다. 한 손으로 잡아도, 두 손으로 잡아도 불편(Feon)-한 이 시츄에이션이라니.

게다가 몇장 안넘겨서 나의 눈을 사로잡는

' ...세상에 이사벨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라비냐라는 여자와 크리스토퍼라는 남자가 한때 성교를 나눈 명백한 증거였다.' 

' 남자는 열아홉 살이 지나면 이미 성교 능력이 감퇴하기 시작한다며 크리스토퍼를 향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성ː교  [ 性交, 성교하다 ] 성ː교(性交)[명사][하다형 자동사] 남녀가 육체적으로 관계함. 교구(交). 교접(交接). 교합(交合). 구합(合). 방사(房事). 색사(色事). 행방(行房).

 

아, 왜이렇게 이상하지? 성교를 나누다. 성교능력. 계속 나오겠지? 성교? '

'사랑을 나눈' 이라는 보편적인 말이 있고, 그러나 나는 그런 구태의연한 표현보다는 차라리 ' 섹스를 한 ' 이라는 표현이 더 좋지만, '성교를 나눈' 은 정말 못봐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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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6-14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을 나눈... 이라고 하면 감정이 깃들여진 느낌이고,
섹스를 한... 이라고 하면 에로틱한 느낌이 들고,
성교를 나눈... 이라고 하면 동물의 기능적인 면을 부각시켰다는 느낌이예요..

보르헤스 2005-06-1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랭 드 보통의 글은 참 맛깔스럽습니다. 저두 주문했는데.. 알라딘의 오류로 아직까지 받아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려 5일을 기다렸는데.. 분노모드 이글이글...
어쨌든... 이 책을 구입함으로써 알랭 드 보통의 국내 전작은 모두 구입하는게 되는군요 ^^

하이드 2005-06-14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요. 국내에 번역된 것들이 그의 초기작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좀 약오르긴 하죠. 나는 스물대여섯때! 하면서 말이지요.

히나 2005-06-14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남자라면 지까짓게 잘나봤자 대머리 아냐.. 라는 데 위안을 삼겠음 ;;;

하이드 2005-06-15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풉. 대머리가 남성호르몬이 넘친다네~~

히나 2005-06-15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그런 걸 믿다니~ ㅍㅍ

2005-06-23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비냐라는 여자와 크리스토퍼라는 남자가 한때 사랑을 나눈 명백한 증거였다.
라비냐라는 여자와 크리스토퍼라는 남자가 한때 섹스를 나눈 명백한 증거였다.
라비냐라는 여자와 크리스토퍼라는 남자가 한때 성교를 나눈 명백한 증거였다.

느낌이 확연히 다르지 않습니까?
올드한 표현이 아니라 편집자가 나름 고민해서 단어 선택을 한 듯해요.
확실히 '사랑을 나누다'라는 표현은 부적절하고(이사벨이 너무 아름다운 결실로 부각돼버리죠)
어쩌면 성교를 나누다가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지만(냉정하고 기계적인 느낌 부각) 개인적으로 섹스를 나누다가 좋아요. 조금 더 유머스러우니까요. 알렝 드 보통의 장점 하나가 은근한 유머 아닙니까!

하이드 2005-06-24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적으로
라비냐라는 여자아 크리스토퍼라는 남자가 한때 섹스를 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정도가 되었음 좋지 않을까 싶은데, 일단, '성교를 나누다' 라는 표현이 너무 안 와 다아서요. 근데, 말은 되는건가요? '성교를 나누다' 라는 말이요? 어쩐지 처음에 굉장히 어색하게 들려버려서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닉 혼비의 피버피치를 읽고 나서, 영국의 축구를 모르더라도 충분히 재미있는 책!이라고 불을 뿜었다. 그러나, 역시 야구를 모르고서야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재미를 120% 느끼기는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산 것은 백만년전이지만, 왠지 패배자들을 위한 어쩌구 내지는 패배자들을 위한 찬가 따위의 선전이 연봉십만불을 목표로 달리고 있던 내게 못내 거슬렸고, 그럼으로써 어딘가에 처박아 놓고 안 읽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몇권이나 선물을 하기도 했다. 주말에 책정리를 하던 중 이 책이 나왔고, 마침 작가의 신작인 '카스테라' 를 적립금에 눈이 어두워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고, 마침 롯데가 7연패의 늪을 끊느냐 마느냐 하는 경기를 바로 앞에 두고 있었다.

야구를 틀어놓고, 이미 열흘정도 보아왔던 낯익은 롯데의 플레이를 애써 옆눈으로 보며 책을 읽었다. 책의 첫부분에는 화려한 삼미의 역사가 나온다. 나는 처음으로 삼미의 로고가 수.퍼.맨.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고 경악했고, 삼미는 첫해에 16연패. 다음해의 18연패 기록으로 전해의 기록을 갈아치움으로써 ' 삼미의 라이벌은 삼미' 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끝내주는,뭔가 초현실적인 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읽으면서 완전 뒤집어지는 글들이 나올때마다 , 처음 프로야구가 생길때 인천의 어느 방에서 동네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동네 반장이 인천고 야구감독의 초빙으로 1학년 한 선수의 피칭을 보러 간다. 속으로 ' 아직은 풋내기가 아닌가' 하고 따라나섰는데, 그 선수의 공이 장난이 아니었다. 마치 도루코 면도칼로 스트라이크 존을 도려내는 듯한 볼의 컨트롤, 세상의 모든 커브 볼들에게 '자넨 참 성격이 곧군'이라고 말해도 될 만큼 낙차가 큰 변화구.'



웃음을 참지 못하며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그 부분을 읽어준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나는 다섯살이었고, 그와 같은 운동경기를 미친듯이 좋아하며 기록을 달달 외우고 다니던 아빠의 손에 끌려 롯데자이언츠 어린이 회원이었고, 기억은 잘 안나지만 몹시 큰 야구장에 쫓아다녔었다. 어릴적 사진을 보면 아이는 계속 자라는데, 옷은 항상 시퍼러둥둥 촌시런 롯데자이언츠의 잠바(사진 속에는 반팔티. 물론, 사계절용 옷이 다 있었다.) 였다.

 

 

* 어렸을적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우주박람회 *

그러나 이것은 야구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작가의 현란한 안작가스러운 말솜씨를 따라가며 롯데의 어이없는 답답해 죽는 플레이를 8연패를 강하게 예감하며 보다 보니 좀 피곤했다.

주인공 '나'는 삼미에 열광하고 자학하고 삼미를 버리고( 혹은 삼미가 팬들을 버리고?) 돼지발정제를 먹은 사회로 뛰어든다.

'프로야구'는 소년들에게 더 열심히 공부하게 하고 사회인에게 더 열심히 일하게 하는 국가차원의 거대한 음모였던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 삼미 슈퍼스타즈가 했던 야구는 '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는 '자신만의 야구'이다.  이 부분을 먼저 읽었더라면 난 허걱 하며 책을 덮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삼미수퍼스타즈로 시작된 유년기에서 곰이 된냥 호랑이가 된냥 마늘만 먹으면서.. 는 아니고라도 그 비슷하게 열심히 외워서 일류대학에 소속되고,  일단 그 '일류대학' 간판을 걸고 대기업에 들어가고, 열심히, 더 열심히, 죽어라고, 미친듯이 열심히 일을 한다.

그러다가 권고사직. 투스트라이크 스리볼에서 삼진아웃을 당한줄 알았으나, 사실은 투스트라이크 포볼로 1루에 진주해 쉬라고, 삶이 던져준 네번째 볼이었다고 생각해버리고. 신은 사실 인간이 감당키 어려울 만큼이나 긴 시간을 주고 있어서 누구에게라도, 새로 사온 치약만큼이나 완벽하고 풍부한 시간을 주어져 있었던 것이고 '나'는 언제나 새 치약의 퉁퉁한 몸통을 힘주어 누리는 기분으로 시간을 향유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시간에 쫓긴다는 것은 - 돈을 대가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시간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니 지난 5년간 내가 팔았던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시간, 나의 삶이 었던 것이다.

알고 보면,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이다.

그렇게 책의 마지막은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이다' 라고 말해준다.  '나'는 구질구질한 인간들. 사회에서 보기에 낙오자인 인간들을 모아 '삼미수퍼스타즈 팬클럽'을 만들고 전지 훈련 장소로 삼천포로 간다. '삼천포로 빠진 그들' . 나는 지금 어디쯤 있는가?. 베이직을 강조하고 프로가 되라는 보스의 말을 들으며 , 다른 한편으로는 하고 싶은 재미있는 일들을 모두 해내려고 바득거리며 책을 읽고 느낀점을 쓰는 월요일 휴가날이다.

삼천포와 명동한복판에 한발씩을 걸치고 어정쩡하니 삶을 향유하지도,그렇다고 열심히 살았다고 소리높여 외칠 수도 없는 어정쩡한 프로는 그때도 6개구단중 5위였던( 삼미가 물론 6위) 롯데. 3위에서 4위로 내려가고 열심히 5위, 6위로 내려가고 있는 롯데의 지금과 비슷한가?

이렇게 말하니 왠지 운명론자 같은 생각이 든다. 화요일, 수요일 경기에는 지금 제일 잘나가고 있는 미련곰탱이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과 붙어야 되는데, 두자리수 연패도 멀지 않았다. 젠장.

나 뿐 아니라, 동생도 ( 저 위의 사진에 있었던 꼬맹이가 이렇게 컸다) 어린시절 롯데 잠바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사진 찾으며 깨달았다.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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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5-06-13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삼미 슈퍼스타즈..>에 어울리는 리뷰로군요^^ 그나저나 롯데가 부활해줘야 저도 다시 야구를 볼텐데 말입니다...

oldhand 2005-06-13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롯데가 연패의 늪에 빠져있더군요. 타력이 부진하자 투수진까지 동반 몰락의 길을.. 롯데의 분발을 기원합니다. (개막이후 꼴찌 질주중인 기아팬(82년 원년 회원출신)이..-_-;)

하이드 2005-06-13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ㅜㅜ 전 어제 SK 응원했지요. 근데, 심정은 다 비슷한지 책 읽다보니 나오더군요. 삼미옷 입고 그물망에 매달려 차라리 오비를 응원하는 책 속의 '나' . 그러고보니 피버피치에서도 못하는 팀이 바닥도 모르고 계속 못할때 팬들이 자학의 극에 달하면 상대팀을 응원하더군요. 으흐흑.

하이드 2005-06-15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ㅜㅜ 오늘 9연패 어허허허흑.

2005-06-18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2-1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민규도 난감해한 작가 ‘박상’ 첫 장편소설. ‘소설이 이렇게 재미있는게 말이 되냐’ 박상 작가가 대한민국 모든 유쾌발랄찌질궁상 청춘들에게 바치는 청춘로망판타지.
‘이 꽃 같은 세상이 말이 되냐!’고 생각하신다면 YES24, 인터파크, 인터넷교보, 알라딘에서 진행중인 출간기념 이벤트에 지금 바로 참여하세요.
 

 1.RoseAnna (1965)

스웨덴의 아름다운 호수가에서 발견된 젊은 여자의 시체. 교살당한 그녀의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스톡홀름에서 전문가를 부른다. 골초에 살인과 형사 30대 후반의 워커홀릭의 전형인 마르틴 베크 형사 등장. 그녀의 신원' 로제안나' 라는 이름을 알아내는데만 세달 걸려주심. 스웨덴에서 1967년 1993년에 영화화되엇음.

2.The man who went up in smoke ( 1966)

3.The man on the Balcony (1967)

스톡홀름의 공원에서 살해된 어린 소녀.두 명의 목격자가 있는데 한명은 한마디도 협조하려들지 않는 냉혈한인 강도. 그리고 다른 한명은 세살난 소년.

4.The Laughing policeman (1968)

웃는 경관

 

 

5. The Fire Engine that disappeared (1969)

경찰감시하의 아파트가 폭파된다. 테러리즘? 암살? 혹은 그저 실수?처음으로 등장하는 조직범죄, 지하세계와의 싸움. 군발트 라르손의 활약이 있다고 한다!

6. Murder at Savoy (1970)

7. The Terrorists

8. The Abominable Man

9. Cop Killer ( Their a Martin Beck Police Mystery ;9)

Cop Killer 라니 에드 맥베인의 'Cop Hater' 경찰혐오자를 연상케 한다.

그나저나 6권부터 9권까지는 순서도 모르겠고, 아마존에서도 절판이다. 쩝.

10. The Locked Room

몇번째 시리즈인지 알 수 없다. Cop Killer 가 Maj Sjowall 혼자 쓴걸로 되어 있는걸 보면 1975년에 Per Wahloo 가 죽고나서 쓴 것 같기도 한데

The locked room은 또 두 사람이 공저로 되어 있다. 영문판으로서는 가장 최근에 나왔다. 어쨌든 있으니깐 일단 쇼핑카트로

시리즈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당췌 모르겠다. 이 책이 7번째 시리즈라고 하는 리뷰어가 있다.

 

angelus novus
마틴 벡Martin Beck은 제 전공이라. 쿨럭. 스웨덴 사람들이 읽는 추리소설 읽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참 많이도 읽습니다.
페르 발뢰Per Wahloeoe와 마이 셰발Maj Sjoewall 부부의 공저인 마틴 벡 10부작은 <범죄소설en roman on ett brott> 이라는 부제를 공유합니다. 1965-1975년 사이에 발표되었고,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Roseanna, 1965 로즈애너
2 Mannen som gick upp i rök, 1966 연기로 올라간 남자
3 Mannen på balkongen, 1967 발코니의 남자
4 Den skrattande polisen, 1968 웃는 경관
5 Brandbilen som försvann, 1969 사라진 소방차
6 Polis, polis, potatismos!, 1970 사보이살인사건(원제: 경찰, 경찰, 으깬감자!)
7 Den vedervärdige mannen från Säffle, 1971 세플레에서 온 추악한 자
8 Det slutna rummet, 1972 잠긴 방
9 Polismördaren, 1974 경찰살인범
10 Terroristerna, 1975 테러리스트
60-70년대 스웨덴 사회의 문제점까지 고스란히 작품 속에 녹인 것으로도 유명한 이 걸작들의 주인공 마틴 벡은 인간적인 면에서도 매력적이지요. 늘 피곤에 절어 있으면서도 할 일 다 하는. 저 중에 두 편 정도 원어로 훑었던 기억이 납니다. 동료 렌나트 콜베리와 군발드 라숀도 개성 강한 인물이군요. 여러차례 영화로도 만들어진 작품들도 있고. 1990년대 말에 영화로 만들어진 벡 시리즈는 기존 10부작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벡의 이미지에 잘 맞는 스웨덴 배우 페테르 하베르와, 사격과 격투에 능한 군발드를 연기하는 미남 스웨덴 배우 미카엘 페슈브란트의 연기로 깊은 인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같은 스웨덴 작가 헤닝 망켈의 발란데르 형사 시리즈의 원조격이 아닌가 하는. - 2005-06-12 03:4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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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5-06-12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는 추리소설 많이 읽었었는데 그러고 보니 안 읽은지 꽤 되네요.
함 읽어볼까...근데 사논 책이 절 부르네요. 그래도 함 눈독을 들여놨으니 언젠가 읽겠죠?

2005-06-14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