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벽선사의 전심법요·완릉록 해설
황벽 지음, 나영석 해설 / 하움출판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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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뚜렷하게 특정 종교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루하루 생활을 잘 하고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잘 지켜나가면 그뿐이라는 생각을 하고 산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힘들 때 스님들의 법문을 들으면서 마음을 달랬고, 성당에 나가서 울면서 천지를 다스리는 그분께 기도를 올렸었다. 유독 힘들 때만 종교를 찾았었다니 나도 참 간사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불교는 종교라기 보다는 일종의 철학이자 수행이라는 생각을 좀 했었는데, 이 책 [황벽선사의 전심법요 완릉록 해설]에서 그런 부분을 말해주는 것 같다. 부처님의 상을 모셔놓고 숭배하는게 불교가 아니라 내가 부처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게 요점인 듯.

이 글을 쓰신 저자 나영석님은 대학 시절부터 줄곧 깨달음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가정을 이끌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재가 수행자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해오신 것으로 보인다. 퇴직 이후 본격적으로 독서와 명상을 통한 자기 수양을 통해 제2의 삶을 살아내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왜 유독 황벽선사의 책들을 해설하겠다는 마음을 품은 걸까? 서문에 그런 내용이 실려있다. [의식혁명]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영성가인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가 쓴 책에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영성가들의 책이 소개되었는데, 의식 수준이 가장 높은 단계에 속한 인물들 중에 황벽선사의 책이 있었다는 것. 그 전의 번역본이 다소 아쉬운 점이 있어서 이번에 본격적으로 해설을 하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전심법요와 완릉록에 나오는 내용이 우선적으로 실려있고 그에 대한 저자의 해설이 덧붙여져 있는 형식이다. 솔직히 말해서 불교에 대한 지식이 전무할 정도인 나로서는 다소 난해한 내용이긴 하지만 우선 [전심법요]에 실린 핵심을 이야기하자면, 여기서는 "한마음"과 "상" 그리고 "경계"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한마음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그 마음, 즉 개인의 "나"라는 마음인 "에고"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우주 만물을 아우르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한마음"이란 "개인적인 마음과 일반적인 마음의 근원인 동시에 그것들을 자신안에 내포한 것으로서 전지,

전능, 보편하여 절대적 진리에 부합하는 무한차원의 절대인 절대의식, 혹은 순수의식"이라고 한다.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나는 이 대목에서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을 보라"라는 성철 스님이 남기신 말을 떠올릴 수 있었다. 161쪽 완릉록 해설 부분에서 "마음이 곧 부처이고, 무심이 곧 도이다"라는 문장을 읽게 되었다.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부처님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만물의 이치를 깨달은 마음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생각을 움직이고 감각을 사용하여 분별심을 내는 것, 즉 상대와 나 주관과 객관 등을 구분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마음 자세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깨닫지 못한 중생인 내가 이 책에 담긴 넓고 깊은 지혜를 제대로 알기만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 휩쓸리며 살다보면 이것 저것 부딪치고 성난 마음이 일어나곤 하는데, 그렇게 일어나는 분노나 어리석음을 조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예전에 신실한 불교 신자였던 친언니의 소개로 단기 수행자로 절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삶을 나누기도 하고 본인이 느끼는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감정의 찌꺼기를 덜어내는 시간을 가졌었다. 당시에는 내가 너무 어렸던 탓에 나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함께 수행을 했던 아저씨와 아줌마들은 어두웠던 마음을 다 털어내고 밝은 얼굴로 집으로 돌아가셨던 기억이 난다. 그분들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깨달음"이라는 것과 "에고가 사라진 참 마음"을 조금이라고 느끼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지금 문득 든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들 - 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참 나의 그림자일 뿐이다, 무심이란 에고의 마음이 없는 것, 성불이란 육체를 가진 나를 없애고 절대의식으로 머무는 것-은 실제로 깨달음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가지고 명상 등을 통해 수행에 전념하는 분들에게 주어지는 보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에게는 다소 어렵지만 지혜로 가는 길목에 조금 들어서는 느낌을 안겨준 책 [황벽선사의 전심법요 / 완릉록 해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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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곳을 보는, 화가 - 내 몸을 살리는 치유의 힘을 그리다
한명호 지음 / 한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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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책을 많이 읽으면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의학 공부를 많이 하면 건강하게 장수하는가?

저자가 화가라고 해서 그림과 관계된 책인 줄 알았는데, 내용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 이 책은 인간의 몸을 타고 흐르는 기와 혈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장기의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몸과 마음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남의 것을 빼앗고 싶어 하는 심리를 갑자기 가지게 되는 사람은 신장과 방광이 약해진 경우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동료 의식을 갑자기 가지게 된 경우는 심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자세하게 몸과 마음의 상관관계를 설명해 준 책은 처음인 것 같다.

이 책을 쓴 한명호 님은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여 현대화랑 소속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한다. 그러던 와중에 창의적 수행에 대한 열정이 생겨서 동양 의학과 철학을 깊이 탐구하여 국제 중의사 자격증을 획득하셨다고 한다. ( 역시 남다른 지식을 갖추고 계신 이유가 있었다! ) 나이가 좀 더 들어서는 말기 암 등 중증 질환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극복하게 되면서 질병에서 벗어나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이 책은 몸 안에 있는 여러 장기들 - 심장, 간, 폐, 장, 신장, 방광 등등 - 이 약하거나 너무 강한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신체적 문제나 심리적 문제를 짚어준다. 나의 경우 위에 다소 문제가 있고 신장과 방광이 약한 편이라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읽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의 몸은 기와 혈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기란 눈에 보이지 않는 모든 에너지이고, 혈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에너지라고 한다. 어쩐지 일반 병원에 가면 짚어내지 못하는 몸의 문제를, 한의원에 가서는 명쾌하게 짚어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는 아마도 기의 문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혈에 비해서 기가 왕성한 사람은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고 현실에서 얻을 수 있는 결과가 적다고 하시는데, 나의 이야기 같아서 뭔가 공감이 되었다. 그에 반하여 혈이 많은 사람은 현실적인 대가를 추구하는 경향이 많다고 하는데, 신랑이 그런 편이라, 서로 반대라서 만났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2부에는 본격적으로 질환과 증상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나이가 들어서 똥배가 자꾸 나오는 이유는 위가 쳐지는 현상, 즉 위하수 때문인데 특히 냉기가 가득 차는 경우 그렇다고 한다. 여름이라도 냉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 평소에 신장, 방광이 약하기 때문에 이쪽을 집중해서 보게 되었는데, 신장 방광에 기가 부족하면 자주 소변을 보게 되고 혈이 부족하면 종아리가 당기고 발목이 아프다고 한다. 완전 내 증세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읽고 있는데, 신장, 방광에 문제가 있을 때 심리적으로는 물건을 더 싸게 에누리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더해진다고 한다. 이거다! 완전 내 얘기네 ㅋㅋ 라면서 읽다가 냉커피를 특히 조심하라는 이야기에 조금 우울해졌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이지만 내 몸에는 독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끊어야 살겠다 싶었다.

예전부터 심리적 문제가 신체적 문제와 별개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 책 [보이지 않는 곳을 보는 화가]를 읽고 그 생각이 옳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일단 질병이 발생을 하게 되면 원래대로 몸을 회복하기까지 많은 돈과 시간이 들 수 있다. 이 책 3부에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음식이나 약에 대해서 소개된다. 운동을 하기보다는 소식을 하는 편이 좋고, 비만하게 된 사람은 기가 허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경우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앞으로 다이어트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건강하게 살아감에 있어서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고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주 양질의 좋은 정보가 많이 실려있는 책 [보이지 않는 곳을 보는,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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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죽음을 기원한다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5
엘리자베스 생크세이 홀딩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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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부터 남자들이 죽고 못 살던 마법 같은 존재"

이 책의 영어 제목은 The Death Wish이고, 말하자면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는 죽고자 하는 혹은 남을 죽이고자 하는 마음이 숨어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인 듯하다. 한마을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 사건, 그러나 한 번도 경악할 만한 죽음은 곧바로 다른 여성의 죽음으로 이어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게 되는데.... 말이나 행위를 통해서 다른 이의 무의식을 자극하여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심리적으로 연약한 사람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되는데... 아슬아슬한 심리적 서스펜스를 잘 구현해낸 클래식 추리소설

[나는 너의 죽음을 기원하다] 속으로 들어가 본다.

주인공 델란시는 연상의 부유한 아내 조세핀에게 의존해서 살아간다. 아내를 사랑하고 있긴 하지만, 질투와 의심이 심해서 그가 하는 행동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잔소리를 늘어놓는 아내의 존재에 대해서 그는 다소 부담스러워한다. 가끔은 자존심이 지나치게 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화가인 친구 로버트 화이트 스톤의 집에 놀러 간 델란시는 친구의 입을 통해 믿기 어려운 고백을 듣게 된다. 부유한 러프 씨 댁에 놀러 온 젊은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하는 로버트 그러면서 덧붙이는 충격적인 고백.. " (로버트의 아내) 로절린드가 속상해? 난 방금 생각하고 있었어. 그녀를 진짜 죽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이야."

소설 [나는 너의 죽음을 기원한다]는 1900년대 초에 쓰인 심리 스릴러이다. 그래서인지 완전히 잔인하거나 선혈이 낭자한 장면이 묘사되지는 않는다. 이 소설도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던 여성들의 죽음을 다루고 있긴 하나 그 죽음을 세세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 죽음을 둘러싼 인물들이 마음속으로 겪는 심리적 갈등이나 인간관계를 주로 다룬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남을 지배하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땐 보통 부유하거나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가스라이팅에 능한 사람, 혹은 자신도 모르게 남의 무의식 혹은 의식을 좌지우지하여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사람을 다룬다.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파트너의 단점이 세세하게 보이기도 하고 현실적인 문제에 짓눌리기도 한다. 남편과 아내가 가진 심리적인 문제 때문에 잦은 싸움에 휘말리기도 하는 게 결혼의 현실이다. 그래서 살다 보면 서로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실제로 서로를 죽이는 경우가 있는가?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있어서도 안될 일이기도 하고 자주 있지도 않다. 결국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은, 그 사이에 치명적인 트리거, 즉 방아쇠가 될 만한 일이 있기 때문이고, 그 방아쇠는 다양하겠지만 돈, 여자, 혹은 정신적 문제.. 등등이 아닐까?

범죄라고 여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 뛰어난 실력의 형사나 탐정이 활약하는데 이 이야기 속에는 특이하게 냉정함을 잃지 않는 한 젊은이가 등장한다. 휴라고 하는 이름의 이 청년은 사건의 당사자 곁에서 날카로운 추리력을 발휘하며 하나하나 해결하는 역할을 맡긴 하는데... 글쎼 치명적인 매력 앞에서 과연 그 추리력이 얼마나 갈지 궁금하다. 역시 인간관계가 문제다!! 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클래식 추리 소설 [나는 너의 죽음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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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월급 받고 살고 있습니다
정환정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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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가 농업의 그리고 농촌의 전부는 아니다!

도시 사람들은 모르는 '시골에서 잘 사는 법'

나의 경우 현재 시부모님께서 농사를 짓고 계시는데, 그래서 언젠가는 나와 남편이 물려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도시에서만 자랐고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상황. 가끔 일손이 많이 부족할 때 도와드려 본 적이 있는데, 너무 힘에 부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아무리 젊어도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좀 더 기계화된, 스마트화된 농법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이 책 [시골에서 월급 받고 살고 있습니다]를 읽게 된 이유는, 그냥 제목에 끌렸기 때문이다. 몇 년 후면 나도 시골에 들어가서 살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농사 외에 다른 밥벌이가 있을지가 궁금했다. 저자는 농립 식품기술기획평가원, 줄여서 '농기평'이라고 하는 기관에서 계간지 취재를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농촌으로 들어와 살게 된 저자는 농사로도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주제로 고민했고,

반드시 농사만이 돈벌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내가 유심히 읽게 된 장이 바로 3장 [당신도 할 수 있는 농사로 월급 받기]와 4장 [지원을 통한 확장, 경영으로의 도전]이었다. 실로 다양한 이력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시골에서의 인생 2 막을 준비했고, 치열한 시도 끝에 성공을 거둔 이야기가 나왔다.

46쪽 "수학 학원 강사의 오이 농사 도전기"에는 수학 강사로 오랫동안 일한 염동일 대표의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 시도한 농사를 그럭저럭 성공하긴 했으나 뭔가 2% 모자란다는 생각을 하게 된 그는 정확한 데이터에 입각한 농법을 시도하고 직거래를 시도하는 등 좀 더 획기적인 방법을 시도하여 생산량과 소득 증가에 성공하게 된다.

이외에도 56쪽에 등장하는 조혜진 대표의 열정과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별 경험 없이 단지 동물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흑염소 사업에 뛰어든 조혜진 대표. 새끼들이 질병으로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교수님께 거의 매달리다시피에서 근처 대학에서 흑염소 마이스터 과정을 수강하게 된다. 이제 흑염소 마스터가 된 그녀는 흑염소 고기 밀키트나 흑염소 진액 등의 상품을 대히트 치면서 성공을 거둔다.

100쪽에 나오는 김솔비 대표는 인간의 몸에 좋지 않은 농약을 덜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살균효과가 있는 구리와 해충을 쫓아내는 효과가 있는 유황 등을 통해서 병충해를 막는 비료를 개발하게 된다. 이외에도 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을 통해서 인간이 면역력을 높이는 부분에 착안하여 프로바이오틱스를 이용해 땅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도 연구하여 제품을 만든 김솔비 대표. 그녀가 가진 젊은 에너지로 농업을 바꿔나가는 모습을 보니 참 기특하고 더 큰 성공을 거두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아직도 우리 농촌은 기계화 스마트화가 덜 되었고 일손 부족이나 날씨 등의 외부 상황의 영향을 너무 크게 받는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좋고, 태양이 쨍쨍하면 그대로 좋아야 하는데 항상 그 반대의 결과가 등장하니 아쉬울 뿐이다. 앞으로 실제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 입장에서 나는 가끔 공상을 해본다. 그냥 농사에서 그치지 않고 스마트 팜이 나 더 나아가서는 농산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지은 모습을. 우연히 만나게 된 책이지만 이 책 [시골에서 월급 받고 살고 있습니다]는 나의 그런 공상이 단지 공상으로만 끝나지 않고 현실로 귀결될 수 있으리라는 작은 희망을 안겨주었다. 시골에서 살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정보로 가득한 책 [시골에서 월급 받고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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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린 아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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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히게 꼬여있는 범죄 사건을 풀어보는 재미도 있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아주 보편적인 인간사에 푹 빠져볼 기회도 있는 캐드펠 시리즈. 이번에는 8번째 이야기 [귀신들린 아이]를 읽게 되었다.   이번에는 특히 가족 간의 사랑과 미움, 질투와 열등감 등등의 이야기가 나와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이렇게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었을까?  진짜 엘리스 피터스 작가가 천재적인 영감의 소유자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다른 어떤 시리즈보다도 더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던 [귀신들린 아이]



애스플리 가문의 둘째 아들인 열아홉살 메리엣 에스플리가 수도사가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성 바오로 성 베드로 수도원을 찾아온다.  날카로운 관찰력의 소유자 캐드펠은 아버지와 아들이 수도원에 들어서는 동작만 보고도 그들이 별로 끈끈한 부자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반드시 수도사가 되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메리엣.  그러나 단순한 사건으로 피를 흘린 수사를 보고 지나친 공포에 질리거나, 밤마다 악몽을 꾸며 소리를 지르는 날이 반복되자 주위 수도사들의 근심은 나날이 더해져간다.  과연 저 아이가 진정한 수도사가 될 자질이 있는 걸까?



한편 윈체스터 주교좌성당 참사위원인 엘뤼아르가 친히 슈루즈베리에 들르게 되는데,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극도로 분열한 잉글랜드를 구해낼 계획을 세운 헨리 주교가 그의 가신 중의 한 사람인 피터 클레멘스 수도사를 북쪽 지방의 영주에게 파견을 보냈다는 것.  그런데 북쪽 지방의 영주들은 주교의 사절을 만나보지 못했다고 전했고, 그 이유는 바로 클레멘스 수도사가 중간 어디에서 실종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알고 보니, 클레멘스 수도사는 자신의 먼 친척인 레오릭 에스플리의 영지에 하루 묵은 다음날 종적이 묘연해졌고, 레오릭 에스플리는 바로 수도사가 되겠다고 온 메리엣의 아버지였던 것....   



분명히 수도사가 될 자질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러기엔 너무나 야성적이고 열정적인 성격을 숨기지 못한 메리엣) 메리엣이 왜, 어떻게 수도원에 들어왔을까? 궁금해하던 수도사들은 마침 밤마다 악몽을 꾸고 소리를 지르는 메리엣의 정체를 파악한답시고 그의 거처로 들어가서 방안을 수색한다.  로버트 부원장의 오른팔이자 들쑤시고 다니며 훈계하기 좋아하는 제롬 수사는 메리엣이 감춰놓고 있었던 붉은 빛의 머리 타래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등잔불에 태워버린다.  바로 그 순간, 메리엣은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는 제롬 수사를 덮쳐서 그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는데...  과연 메리엣이 그 타래를 감추고 있었던 이유과 성직자의 목을 조른 그의 미래는? ( 대단히 통쾌한 장면이었다 사실 ㅋㅋ )



다시 한번 캐스펠의 진정으로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한 시리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수도원에 들어오기 전에 전쟁에도 나가봤고, 뱃사람으로 일도 해봤다.  많은 일을 겪어봤고, 또 많은 감정을 느껴도 봤기에 젊은이의 허물과 단점을 감싸주고, 다친 마음을 회복도 시켜줄 수 있는 능력이 있지 않겠나 싶었다.  반면 부모가 자식보다 더 성숙하지 못한 경우도 많이 봤는데, 메리엣의 아버지인 레오릭이 그런 경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 잘난 자식들만 아끼는 부모들이 있다.  그런데 나중에 보면 부족하고 못난 자식이 부모를 제대로 섬긴다는 사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만 이또한 인생이 보여주는 진실이 아닌가? 하는 생각.   어쨌든 대단히 풍부하고 감동적인 인간사 이야기가 나오는 시리즈이다.



아주 사소한 단서만으로도 사건의 해결점을 찾아내는 우리의 영웅 캐드펠, 이번에도 아주 훌륭하게 사건을 해결한다.   캐드펠 시리즈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악인은 고쳐쓸 수 없고, 그들은 오래가지 못하며, 자기 꾀에 쉽게 빠진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리석고 어리석도다... 라는 말이 또 한번 나오게 만든 시리즈였다.  다음 편에도 또 어떤 이야기가 등장할까?  가면 갈수록 기대되는 흥미진진한 추리소설 캐드펠 시리즈.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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