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 - 루마니아의 소설가가 된 히키코모리
사이토 뎃초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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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편에 이르는 인디 영화를 본 힙스터면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히키코모리이자

독특한 외국어를 탐구하는 언어 오타쿠

굉장히 독특하고 이상한 책을 만났다. 일본에서, 그것도 방에만 틀어박혀있었다는 사람이, 일본어도 아니고 루마니아어로 소설을 쓰다니? 이게 과연 사실일까? 싶어 이 책이 너무 궁금했다. 이 글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사이토 뎃초’는 히키코모리에 오타쿠 기질이 풍부한 사람이다. 학창 시절, 강제로 하는 공부가 싫어서 우울감에 빠진 후, 그때부터 그는 방에 틀어박혔다고 한다. 외로움과 고독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영화 감상이 그를 루마니아에서 온 영화로 이끌었고, 루마니아 영화에 푹 빠져버린 그는 결국 루마니아어까지 섭렵하게 되는데...

와!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 있다니! 저자 “사이토 뎃초”의 지적 탐험이 펼쳐지는 광활한 세상에 던져진 기분이 들었다. 다소 경직된 일본이라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서 부모님에게 바퀴벌레 취급을 받아 가며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저자 “사이토 뎃초”,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그의 영혼과 공명하는 루마니아 영화와 소설을 만난 이후로 그의 인생은 180도로 바뀌게 된다. 이 책이 나에게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첫 번째, 외국어를 배우게 된 과정이 비슷했다랄까? 나는 학창 시절 팝송을 즐겨 듣다가, 우리말로 비슷하게 따라 부르다가, 결국 직접 가사를 알아내는 과정을 통해 영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이 사람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 세상과 내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일찍부터 좌절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저자는 자신만의 독보적인 세계를 만들어나간다. 이 길이 아니면 내가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리라..라고 외치는 사람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났다. 이뿐만 아니라, 꾸준함과 성실성도 본받을만하다. 언어를 유창하게 하기 위해서는 문법 공부에 단어 암기까지.. 아주 힘들고 지치는 과정을 다 견뎌내야 한다. 그 과정을 모두 이겨내고 루마니아어라는 낯선 언어를 마스터한 사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그러나 이 책이 재미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정적으로 몰두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스스로 실패자라고 생각했던 저자가 좋아하는 일에 푹 빠지게 되면서, 그는 영화 평론가를 넘어서서 루마니아어 소설가가 되는, 드라마틱한 성공 과정이 펼쳐진다. 저자 "사이토 뎃초"의 성공담을 보면서 느낀 건, 역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이 책에는 유독 마음을 파고드는 듯한 인상적인 문장들이 많았다. 40쪽에는 그가 본격적으로 루마니아 영화에 빠지게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영화 [ 경찰, 형용사 ] 가 소개된다. 그는 이 영화에 빠지게 된 요소로써 “언어”, “수사법”을 다루는 부분을 이야기한다. “ 즉 언어학적 통찰, 그것도 보편성보다는 루마니아 어의 독특함을 둘러싼 통찰이 풍부하다. 영화도 훌륭하지만, 루마니아어 그 자체에 푹 빠지게 되는 작품이다. ” 113쪽에는 루마니아라는 나라만의 독특함이 소개된다. 루마니아는 문학적 저변이 그리 넓지 않은 곳이라 사람들이 글쓰기와 돈벌이를 연결할 수 없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소설가를 겸업하고 있다는 나라 루마니아. “ 루마니아에서 소설 집필은 돈과 연결되지 않는다. 즉, 소설이라는 예술은 자본주의 논리 밖에 존재한다. ‘예술이 돈과 결탁하면 쓰레기가 된다’라는 고풍스러운 생각을 지닌 내게는 루마니아, 참으로 매력적이다.”

지적 유희를 즐기고 싶다면, 오늘 이 책으로!! 섬세한 평론가이자 소설가인 "사이토 뎃초"의 눈으로 들여다본 루마니아의 영화 그리고 문학 세계는 그야말로 예술 그 자체였고 매우 아름다웠다. 경찰이 등장하고 범죄자를 때려잡는 그런 영화에서 언어와 수사법을 다루다니... 진짜 상상도 못 해본 세계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왜 루마니아 문화 그리고 언어에 빠지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우울하고 외로웠던 대학생 시절.. 잿빛이었던 그의 세상은 10년이 흐른 후 루마니아가 가져다준 무지갯빛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그를 이끌고 있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었다. 한 개인의 지적 탐험, 지적 유희의 정점을 본 기분이 들었던 책 [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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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 최성락의 돈의 심리
최성락 지음 / 월요일의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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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박을 차거나 돈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돈을 아는 지식'의 힘이 필요하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Money Talks"라고 하는 영어 속담도 있듯이, 돈이 큰 힘을 발휘하는,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시대와 사회에 살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요즘은 모두가 돈! 돈! 돈! 을 외치고 있고, 신을 모시던 제단에 "돈"이 놓여있는 듯하여서 좀 씁쓸하긴 하지만, 어쨌든 우리의 삶이 욕망에 의해서 움직이고, 그 욕망이 돈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문제는, 돈의 흐름과 같은 금융 지식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다. 그리고 돈과 관련된 심리에 빠삭한 사람도 드물다. 이럴 때 책 [돈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와 같은 책이 큰 도움이 될 듯 보인다.

누구나 많은 돈을 벌고 풍족하게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으리라. 이 책 [돈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돈과 자본의 앞에서 인간의 심리가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한마디로 말해서 돈을 어떻게 하면 잘 벌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돈"이란 것의 본질에 대한 성찰과 "돈에 대한 심리"를 제대로 알게끔 도와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굉장히 설득력 있는 책이라고 느꼈는데, 그 이유는 다양하고 풍부한 실험과 그 실험의 결과를 제시하고 있는 점이다. 말하자면, 매우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서 돈과 그 돈을 다루는 인간의 심리라는 것의 본질을 파악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우선 우리가 평소에 궁금하게 생각했던 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실험이나 여러 통계 자료 등을 통해서 매우 세세하고 정확하게 알려준다. 예를 들자면, 1장 돈이란 무엇인가?에는 <성과급을 많이 받으면 더 열심히 일할까?>라는 질문이 등장한다. 물론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돈은 단기적으로는 사람을 열심히 일하게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큐브 맞추기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 중 돈을 받은 대상자들은 금방 큐브 맞추기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다고 한다. 돈을 받게 되면서 그 활동이 노동으로 느껴졌다는 것. 그러나 여기서 얻은 깨알 같은 지식은 바로 : 돈은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 일을 열심히 하도록 한다는 것.

2장 : 돈과 행복에서는 돈과 독립성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돈에 대한 인식이 강한 사람들과 돈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돈에 대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더 넓게 확보하고, 다른 사람과의 거리도 더 멀게 벌렸다는 것. 돈에 대한 인식을 하기만 해도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고 혼자서도 충분히 잘 살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실험 결과에 대해서 약간 다르게 생각하는 게, 입만 열면 "돈, 돈, 돈" 하는 사람들이 혼자만 잘 살고 이기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라기보다는 더 불안해하고 앞으로 다가올 돈 문제에 대해 민감한 사람들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 이 의견에 더 공감이 감 ) 사실 나도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집에서 커서 그런지 항상 나가는 돈에 민감한 편이다. 나의 무의식에 대해서도 한 번 더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이 책의 소제목은 "큰돈을 품으려면 마음의 힘부터 키워라!"라고 되어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거대한 파워를 가진 돈을 다루기 위해서는 돈의 속성 그리고 돈으로 향하는 우리의 심리가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의문점을 제시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돈의 본질에 대해 들여다보게 해준다. "1억 원짜리 수표를 지갑에 넣고 다니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복권 고액 당첨자 3000명을 조사해 보니," "보통의 월급쟁이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 등등과 같은 상당히 호기심이 생기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얻으면서 나는 조금이나마 돈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더 논리적이고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금융 가이드 서적 [돈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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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인생 - 다정한 고집과 성실한 낭만에 대하여
문선욱 지음, 웨스트윤 그림 / 모모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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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없이 사랑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것을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에세이가 이렇게 재미있을 일인가? 평소에 잘 안 읽는 에세이 장르를 읽게 되었고, 그저 그런 에세이 중 하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발칙한 책 좀 보소. 조곤조곤 속삭이다가 친구 눈물 콧물 쏙 빼도록 웃기는 괴짜 베프 같다. 지나온 삶의 궤적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책인데, 가끔 가다가 굉장히 웃기는 반전 유머를 빵빵 터트린다. 아마도 저자가 친구들 사이에서 개그캐를 맡고 계시지 않을까 싶다. 90년 생인 작가님은 아직 젊으시지만 음악, 건설업, 3D 아티스트 등 다양한 직업군을 거쳐왔기에 거기서 얻은 경험 덕분에 유머감각이 단련된 것인가? 싶기도 했다.

누군가 내게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물어본다면 똑같이 살았을 것 같다고 대답할 것 같은데, 이 책 [저스트 인생]의 작가님도 그럴 것 같다. 겉으로 보면 온화한데 주관이 매우 뚜렷한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형적인 외유내강의 사람.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꿈인 음악 이야기부터, 맵고 매웠던 군대 이야기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잠시 뛰어들었던 건설업까지 아주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군대에서 있었던 이야기와 한샘 바스 엔지니어 ( 욕조 설치하는 사람 ) 로 일했던 경험 이야기였다.

엄마를 지켜주기 위해 강한 남자가 되고자 해병대에 입대한 저자. 그러나 군대는 불합리한 조직 문화로 가득했고, 그는 그런 환경을 납득할 수가 없었다. 선임의 폭력에 저항한 이후 모두의 따돌림을 받게 되는 저자. 나는 이 대목에서 진짜 공감을 많이 했다. 개인으로 있으면 누구보다 건강한 정신을 가진 한국인들인데, 조직만 만들면 이상하게 조직 속 좀비가 되는 느낌... 끝까지 굽히지 않았던 그의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한샘 바스 건설업자로 일했던 경험도 참 재미있었다. 사수가 되면 700만 원 가까이 돈을 벌 수 있으나, 새벽 4시에 출근하고 새벽 2시에 퇴근해야 하는 강행군에 입이 딱 벌어진다. 그리고 그 와중에 조용히 공사를 하라고 하는 (?) 화려한 진상 고객에 대한 깨알 같은 디스 유머도 재미있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저자의 개그 감각이 남다르다. 적재적소에 재미있는 농담을 잘 생각하는 듯. 책을 읽다가 몇 번 빵빵 터졌었는데, 예를 들면 30쪽에 엄마가 갑자기 쓰러지신 불행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 불행은 별생각 없이 출근길 만원 버스에 올랐을 때 찾아오는 급똥 신호처럼 다가온다 "라고 묘사하는 저자.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곧 폭발할 듯한 장과 방광을 느껴보신 분들은 다 알 듯한 그 갬성 ^^. 그리고 54쪽 " [데미안]을 선물하자니 꽤 미안하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물어볼 바에 감바스나 먹으러 가자 할 것 같다. [동물농장]은 일요일 오전 9시에 하는 짜파게티 같은 TV프로그램일 뿐이다. 막내 작가 이름이 조지 오웰이던가." 뭔가 언어유희에 능한 마법사 같은 느낌?!!!

내가 평소에 에세이를 잘 읽지 않는 이유는 감성이 너무 과하다거나 내 취향에 안 맞는 글이 좀 있기 때문 . 그러나 이 책 [저스트 인생]은 완전 내 취향이다. 삶을 좀 아는 한 젊은이의 담백하고 웃기는 에세이라고 하면 될 듯. 약간 건조한 글 사이사이 빵 터지는 유머가 숨어 있다. 옛날 과자 중에 건빵과자라고 있었는데, 과자 사이에 숨어있는 별사탕 찾으면서 먹는 재미가 깨알 같았다. 이 책도 그렇다.. 깨알 같은 유머... 요즘 세상이 워낙 험악해서 제정신 차리고 살기가 참 힘든데, 이 와중에도 선한 의지를 지켜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참 존경스럽다. 그런데 저자가 그러한 사람인 듯.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경험으로부터 배우고, 힘든 가운데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 [저스트 인생]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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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먀콘 프로젝트 -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우수상
허관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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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에 다섯 개의 은하계가 솟아오르면 노아의 방주가 뜨리라!"

최근 거의 매일 지구 곳곳에서 들려오는 대재앙의 소식을 듣게 된다. 호주에서 일어난 거대한 산불 사건과 미국 어느 주에 휘몰아친 태풍으로 인해 사람들과 동물들이 죽어나간다. 그러나 어느새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사라지고,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하는 안일한 기운만 사람들 사이에 남아있는 듯하다. 소설 [오이먀콘 프로젝트]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위험 수준을 초과하여 결국엔 몇 억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인류 멸종을 눈앞에 둔 미래 어느 시점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스케일이 크고 박진감이 넘쳤던 소설 [오이먀콘 프로젝트] 속으로 들어가 본다.

미래의 어느 시점, 지구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12년 전 해양 속 이산화탄소가 대량 배출되어 한계치인 450ppm을 넘기게 되었고, 이에 따라 언론은 곧 수십억이 사망할 거라는 절망적인 기사를 보도했다. 백악관은 과학기술정책 자문 회의를 열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집하여 대책 마련을 하려고 했으나 후버 박사라는 미스터리한 인물이 나타나 기득권자들이 인류를 기후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다며 맹비난한다. 그런 그가 기후 변화 전문 그룹인 IPCC의 의장인 된 후, 백악관을 비롯하여 그 어느 누구도 기후 변화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그런데 그로부터 6년 후, 맨해튼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이 물에 잠기고, 자연재해 등으로 한 해에만 6억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서 UN을 중심으로 한 선진 79개국이 인류의 지속 생산 가능 전략으로 오이먀콘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이 녹게 되면 오이먀콘 분지가 점차 인간이 거주하기에 적절한 장소로 변모하게 될 거라고 전문가가 예측했기 때문. 그런데 오이먀콘 지역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 관측소를 두고 지구 대기를 감시하던 GAW (Global Atmosphere Watch, 지구대기감사) 의 전문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과연 멸종의 위기를 앞둔 지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20년 넘게 기상청에 근무했던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기후 위기를 다루는 부분이 아주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지금 기후 변화로 실질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나라들이 뉴스에 보도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책 뉴스가 잘 들려오지 않는다. 이 책에서도 과학자들의 논리적인 접근은 개무시하면서 뭔가 있어 보이는 사기꾼의 가스라이팅에 속는 정치인들의 어리석음이 그려진다. 소설 [오이먀콘 프로젝트]의 주요 인물은 GAW에 속한 전문가인 엠마와 블루워터 소속의 용병인 KG1이다. 엠마는 전문가들이 암살단에게 살해를 당하던 시점에 그 장소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살인 용의자로 몰리게 되고, KG1은 근육이 수축하는 파킨슨병에 걸린 상태에서도 근육 완화제를 삼켜가면서 엠마를 위험에서 구하고 그녀를 보호하게 되는데.....

이 책은 일단 그다지 많은 설명이 없이 시작한다. 조금씩 사건의 진상을 드러내는 소설이기에 갈수록 더 재미가 있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많은 정부 기관과 그 속에 소속된 요원들에게 카메라가 클로즈업 되면서 시작되는 첩보 영화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유도 모른 채 암살단에게 쫓기는 엠마와 용병이 있고,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처리하는 시스템 GCHQ (Government Communications Headquarter, 영국 정보통신본부)에 소속된 제이콥이 소개된다. 그리고 백악관에는 권력의 중심인 더글러스 대통령과 실제 권력 핵심인 에릭 국장이 활약한다. 전 세계를 배경으로 짜임새 있는 구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은 GAW 전문가들이 죽어나가는 상황과 시베리아 오이먀콘에서 벌어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음모가, 어떤 긴밀한 연관 관계가 있을 거라는 힌트를 주면서 전개되는데, 극한의 기후 상황을 가진 오이먀콘에서 펼쳐지는 절체절명의 액션, 즉, 암살단과 엠마와 용병 커플 사이의 쫓고 쫓기는 액션 활극이 진짜 볼만하다. 그리고 작가의 묘사력도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하얀 눈 밭이 그려지고, 시베리아 정령인 늑대 하울링이 진짜로 귓가에 닿는 기분이랄까? 생각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소설이었다.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SF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인 [오이먀콘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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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온 걸 환영해! - 십 대가 알아야 할 AI미래과학 이야기 비판적 사고력 시리즈
캐스린 휼릭 지음, 마르친 울스키 그림, 김현진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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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킬 10가지 방법을 탐색할 준비가 되었나요?

우리는 어떻게 최상의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요?

우리가 SF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는 이유는 재미도 재미지만, 우리의 미래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점쳐보기 위함이 아닐까? 하루하루 기술은 발달하고 있고, 로봇, 인공지능, 대체식품 등등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개선할 수 있는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 책 [미래에 온 걸 환영해!] "십 대가 알아야 할 AI 미래 과학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 한마디로 인공지능이 우리의 현실을 어떤 식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지라는 매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청소년들을 비롯한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책이다.

이 책에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아마도 궁금해할 10가지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로봇, 인공지능, 순간 이동, 우주도시, 대체 식량 그리고 영생 등등등 SF 장르물을 한 번이라도 읽었거나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픽션이 아니고 일종의 과학 에세이 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우리가 활용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예를 들자면, 순간 이동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순간 이동을 위해서는 인간의 몸을 제일 작은 단위인 쿼크 입자로바꿔야 하는데, 그러려면 태양보다 더 뜨거운 열이 필요하고, 설사 쿼크 입자로 바꿨다 하더라도 그 와중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 책은 일반책의 2배가 넘는 크기인데, 그래서 그런지 크기가 다양한 삽화가 실려있다. 아무래도 현재 우리가 가지지 못한 미래의 기술을 설명해야 하는 만큼, 아이들이 이해를 잘하기 위해서는 삽화가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우선 [1장 : 어디에나 있는 로봇]에는 미래의 삶에 로봇이 어떻게 활용될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어릴 적에 그냥 막연하게 내 숙제와 집안일을 대신해 주는 로봇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 관련 내용이 나온다. "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집안일하는 보조 로봇 아이디어는 좀 허무맹랑해요" (20쪽 로봇 공학과 학생 엘리자베스 헌터의 말) 인간을 닮은 로봇보다는 인간의 감독이 전혀 필요 없는 스마트 가전이 좀 더 미래의 현실에 가까울 거라는 말씀.

[2장: 순간 이동]에서 앞에 얘기했던 것처럼 인간의 순간 이동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그보다 조금 덜 매력적이지만 그래도 많은 흥미진진한 모험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홀로그램"이다. 증강 현실이라고도 불리는 이 기술 덕분에 우리는 집 안에서도 킬리만자로산을 등반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3장: 우주에 있는 도시]에서는 미래의 인류가 화성에서 살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한다. 비록 방사선에 취약하다는 점 (화성에는 막아줄 자기장이 없음)과 공기와 물의 부족이라는 약점이 있긴 하나, 테라포밍 (행성의 환경을 지구와 비슷하게 바꾼다는 이론)과 인간의 몸을 유전적으로 조작 혹은 로봇의 몸으로 바꾼다는 대체 아이디어 덕분에 가능하게 들리기도 한다.

이 책 [미래에 온 걸 환영해!]는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 과학의 진면모를 미리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학습 도구이자 좋은 읽기 자료라는 생각이 든다. 무려 10가지 주제 아래 여러 과학 기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고, 풍부한 삽화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이 좋은 교육 도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조건 과학 기술의 장점만 나열하거나 옹호하고만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 그러나 확장 현실의 사실적인 환상에는 까다로운 윤리적 문제가 따라와요. (...) 사람들은 이러한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 반드시 싸워야 할 거예요." (31쪽) 이 책은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사생활 침해 등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윤리적 문제들이 있음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미래를 이끌어나갈 우리 다음 세대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미래에 대한 매력적이고 경이로운 상상력으로 가득한 과학 책 [미래에 온 걸 환영해!]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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