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위로 - 매일 조금씩 마음이 자라는 반려식물 이야기
박원순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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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반려식물이 우리 삶에 줄 수 있는 일곱 가지 위로에 대한 이야기한다. 오랜 친구가 그리운 사람,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찾는 사람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사람, 집중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사람, 부담 없는 친구가 필요한 사람, 자존감을 높이고 싶은 사람, 혼자 지내는 사람이

그 대상이다.

식물이 우리에게 어떻게 위안을 주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자연스레 우리가 그 식물들을 어떻게 보살피고 가꿔야 하는지와 연결된다. 식물에게 물 주고 햇빛이 잘 드는지, 영양분이 모자라지는 않는지 등과 같이 신경을 쓰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들도 위안을 받는다는 놀라울 뿐이다.

저자에 따르면, 식물을 키우면서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대단히 많다고 한다.

첫째, 기다림의 미덕을 배운다. 둘째, 소소한 행복이다. 셋째, 마음이 편안해진다. 넷째, 일과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다섯째, 부담 없는 친구가 되어 준다. 여섯째, 자존감을 높여 준다. 일곱째,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우리에게 이런 선물을 건네 주는 식물. 신비로운 존재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책 속에서는 위로의 대상에 맞추어 식물들을 추천해 주고 있기에, 식물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서 자신과 맞는 식물을 찾아 키워 본다면 식물이 전하는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식물, <나를 포근하게 감싸는, 아프리칸 바이올렛>. 이 식물은 꼭 키워보려 한다.

아프리칸 바이올렛을 보고 있으면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다. 조용히 뜨개질을 하거나 묵주기도를 하고 계신 할머니 곁에 엎드려 책을 읽곤 했던 어린 시절 따사로운 오후 풍경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그건 아마 아프리칸 바이올렛이 마음에 온기를 불어놓기 때문일 것이다. 작지만 분명한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준다.( p72)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식물 각각의 고유한 특성에 대해 읽기 편하게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식물은 깊이 파고 들면 한없이 어려운 존재가 되어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식물들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제공해 주면서 독자가 식물들을 이해하기 편하게 글을 썼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마음에 드는 반려식물을 찜해서 키워보고 싶은 욕구를 가지게 되었다. 그런 독자들을 염두에 둔 것인가?

 

저자는 친절하게도 반려식물을 건강하게 키우는 법 이라고 하여 반려식물을 구입할 때 알아 두어야 할 것, 반려식물을 위한 기본 도구, 건강한 토양 레시피를 위한 재료, 반려식물의 병해충 관리, 반려식물의 영양 관리를 마지막 장에 기술하였다. (p195)

아쉬웠던 점이 한 가지 있다면 각 식물의 실제 사진이 실려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봤을 때, 이 또한 각각의 식물에 대해서 독자가 직접 검색을 해서 확인을 하게 함으로써 친근감을 주기 위한 저자의 의도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서 반려 식물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반려동물 못지 않게 식물들도 사람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수동적인 존재라고만 생각했던 식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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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까지 행복해봤니? - 네 마음이 반짝반짝 빛나는 곳으로 너를 데려다줄게
곽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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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기 전 잠시 생각해 봤다. " 나는 어디까지 행복해 봤지? " 그리고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비밀스러운 행복이란 뭘까 ? "

아이들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말하지 마라. 그러니까 이를 악물고 그 방향을 바라보며 노력만 하면 된다고 말하지도 마라.

(p. 37)

요즘 사람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르는게 당연해. 원하는 것을 꿈꾸는 법을 배운 적이 없으니까 부모도 학교도 생계를 잇는 법만 가르칠 뿐 사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아. "

" 무언가 가슴이 타들어가도록 원한 적이 있어? 한 점 의심 없이 내 것인 꿈 때문에 잠 못이루고 설레어봤어? 만약 아주 어릴때 그걸 배웠다면 넌 지금 지독히 운이 좋은거야. 지금 네가 열기 위해 발버둥치는 그문이 네 문이 확실해? "

엉뚱한 문의 열쇠 구멍에 맞추려고 나를 깎고, 비틀고 닳게 하다보면 정작 내가 꿈꾸던 주소에 처음부터 날 위해 만들어진 문 앞에 다다랐을 때 문을 열지 못하게 된다.“ (p. 186)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청소년기에는 학교에서의 정규 수업과 더불어 무수히 많은 학원 수업이라는 쳇바퀴 속에서, 대학을 준비하는 한 마리 다람쥐처럼 살아간다. 성인이 되어서는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일을, 하루 10시간 이상 , 지루한 시간을 견디며 해나간다. 이 모든 행동들이 스스로에게 행복하기 위해서! 라니.....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학교만 졸업하면 내 인생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른 채, 같은 하루를 반복하며 살아가야한다니... 이게 진정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서커스에서 조련받는 호랑이의 삶이 아닐지....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신발과 같아. 먼저 신발을 신어야 어디든 갈수 있지 않니? 불행한 채로 어딘가로 간다는 것은 맨발로 길을 떠는 것과 같아. 그 맨발로 얼마나 버티겠니? 조그만 자갈돌 하나만 밟아도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된단다.” (p. 44~45)

 

 

세상은 호락호락 하지 않다. 현대사회에 던져진 우리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무한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생활 속에서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찾아 나선 행복이 과연 진정한 행복일까? 우리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우선 물질적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물질적 행복과 진정한 행복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할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 우리는 스스로 행복해본 만큼만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단다 "

정말 공감가는 말이다. 미래의 어느 순간에 행복해질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누려야 한다. 설법으로 유명하신 법륜 스님이 말씀하신 적이 있다. 행복이 뭔지 묻는 청중에게 한 마디 하셨다. " 괴롭지 않은 게 행복한 겁니다 " 단순 명쾌한 이 진리를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할 것 같다. 행복이란 멀리 있는게 아니라 지금 내가 누리는 평안함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행복이란, 그걸 찾겠다고 이리저리 날뛰다가 독버섯을 삼키거나 덫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 누리는 안온하고 평안한 마음자리라는 것을.(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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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옥을 살아가는 거야
고바야시 에리코 지음, 한진아 옮김 / 페이퍼타이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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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에서 분리된 저자가 다시 일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삶의 희망을 찾아내기까지의 감동 실화 "

아무 탈 없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게... 어쩌면 제일 어려운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에겐 아무렇지 않은 나날들이, 다른 누군가에겐 지옥처럼 느껴질 수 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게 인생이다. 사실 행복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삶이 지옥같이 느껴지는 순간들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더더군다나 이 책의 주인공처럼, 자살 미수만 해도 여러 번이었던 사람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싶으면서도 동시에, 그 누구보다도 잘 살고 싶었기 때문에 오히려 죽고 싶었던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글의 주인공인 고바야시 에리코가 자꾸만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이유가 너무나 궁금했다. 책을 읽어보니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린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앞이 보이지 않았던 미래... 에로만화 잡지의 편집자로 근무했던 그녀는, 거의 매일 야근에 시달려 파김치가 된 채 쓰러져 자기 일쑤였지만, 12만엔이라는 박봉에 시달려야만했다. ( 우리나라 돈으로 120만원? -- 나중에 보니까 그녀의 월급은 기초생활수급비와 맞먹었다 --- 살아남기에도 부족한 금액 )

 

 

불우한 가정환경과 왕따에 시달려야했던 어린 시절도, 그녀의 우울증을 증폭시킨데 한 몫을 한 것 같다. 부모님은 그녀가 어릴 때 이혼을 했고 아이들은 그녀를 밀치거나 넘어뜨리는 등 집요하게 괴롭혔다. 그런 경험으로 인해서 커서도 낮은 자존감과 정서불안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 사실 현재의 삶이 좀 힘들어도 정서적으로 안정이 된다면 그럭저럭 버티며 살아갈 수 있는데 말이다.

 

 

몇 번의 자살이 미수로 끝난 뒤 , 그녀는 재기를 꿈꾸지만 이쪽저쪽 구멍이 쑹쑹 뚫린 사회시스템이 잘 뒷받침해주지 않는다. 치료를 위해 다녔던 클리닉 에서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려 하고, ( 약을 팔기 위해 전혀 다른 진단을 내린다. 부원장이란 사람은 외제차 몰고 다닌다 ) 당분간 일하기 힘든 그녀가 기초 생활 보호 대상자가 되었을 땐, 곱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에 또다시 상처를 입게 된다. 상황은 악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낫는 듯 낫는 듯 낫지 않는듯한 그녀의 상태... 마지막으로 자살 시도를 한 후 그녀는 클리닉에서 주관하는 데이케어에 더 이상 나갈 수 없는 신세가 되지만,, 오히려 그것이 전화위복이 된다. 벗어나고 싶었던, 기초생활수급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 일거리가 생긴 것이다.

 

일본이 배경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정신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뉴스에서는 연일, 조현병이나 우울증에 시달리던 환자들이 저지른 범죄를 대서특필하고 사람들은 혹시나 피해를 입을까봐 전전긍긍한다. 주인공처럼, 정신 장애가 문제가 되어 취업 등에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일본에서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특히, 신체적 장애보다 정신적 장애에 대해서 쉬쉬한다. 경쟁이 심해지고 나날이 팍팍해져가는 삶에서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마음의 병인 우울증. 왜곡된 시선보다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탄탄한 시스템 구축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당당히 장애를 이겨내고 홀로서기에 성공한 주인공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몇 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살고자 하는 의지를 키워나간 그녀가 너무나 대견했다. 약하디 약한, 뿌리 뽑혔던 묘목이, 사회에 다시 뿌리를 내리는 것을 보는 느낌이었다. 심한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었으나,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다시 재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인 것 같다. 안타까웠던 것은, 치료와 복지 시스템이 많이 허술했던 부분이었다. 일본의 사례이긴 하나.. 한국도 별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 어쨌건,, 본인만의 삶의 속도와 라이프 스타일을 되찾은 그녀를 보는게 너무나 즐겁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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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 권여선 장편소설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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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의 노란색이 상징하는 ˝ 질투 ˝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가제본을 읽었어요. 아름다웠던 한 여학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고 미워했던 남은 사람들의 상처를, 강렬하게 그려내려간 작가의 필력에 감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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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린
오테사 모시페그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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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가사를 조금 바꿔봤다. 책 읽는 내내,,,, 이 노래 가사가 머리에 맴돌았다. 희한하게도 나는 책을 읽다보면 내용과 관계되는 노래가 머릿속에 맴돈다. 격정적인 하루하루를 보내던 20대 젊은 아일린을 묘사하기에 매우 적절한 가사가 아닐까? 싶다. 표정없는 무뚝뚝한 얼굴 ( 그녀는 데스 마스크라 부른다 ) 아래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분노를 감추고 살았던 아일린. 그녀의 젊은 시절은 우울과 몽상 그리고 분노로 점철된 하루하루였다.


이 책은 삶에 여유가 생긴 노년의 아일린이 자신의 젊은 날을 돌아보며 쓴, 일종의 회고록같은 책이다. 수십년 전의 일을 다루다보니, 별로 좋진 않았더라도, 기억 속에 남는 결정적인 시기를 포착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간의 뇌는 신기하게도, 행복했던 시절보다는, 힘들고 억울하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두운 시절을 더 잘 기억해낸다. 노년의 아일린은 정신적으로 아팠던 젊은 날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포착해서 실타래 풀듯 술술 풀어놓는다.


사실 젊은 날엔 격한 감정에 휘둘리기 쉽지만,,,,, 주인공 아일린의 분노와 자기 혐오는.... 정도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처마에 매달린 고드름에 찔려 죽거나, 아버지 앞에서 권총 자살을 하는 상상을 하는 아일린. 그녀를 저렇게 뒤틀리게 만든 것의 정체는 무얼까? 궁금했다. 책 읽기 좋아하는 명민한 ( 내가 보기에는 ) 그녀가 왜 자기 혐오라는 끔찍한 병에 걸리고 만 것일까?...


그녀의 공상 사이사이에 가끔씩 등장하는 젊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언니처럼 예쁘거나 발랄하지 않은 아일린에게 가해지던 정신적 학대가 보였다. 지하실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다친 아일린을 못 본 척하고 문을 닫아버린 어머니와 주섬주섬 다친 몸을 끌어올려 숨 죽인 채 누워있던 어린 아일린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왜곡된 자화상을 가진 젊은 아일린을 만든 정체가 조금씩 이해가기 시작했다. 우울과 분노, 욕망과 좌절, 몽상과 초라한 현실에 둘러싸여,, 폭발하기 직전의 모습으로 살아가던 젊은 아일린의 정체가.....


20대의 아일린은 무어헤드라는 청소년 교도소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다. 친구가 별로 없는 그녀 곁에는 매일 술을 친구 삼아 살아가는 알콜 중독자 아버지가 있다. 어머니는 예전에 돌아가셨고 언니는 고향을 떠나버린지 오래이다. 자신을 대놓고 무시하는 아버지의 명을 거역도 못하면서 꾸역꾸역 술 시중을 들면서 살고 있는 아일린. 즐거움도 없고 의미도 없는 삶이다. 자신의 존재 가치가 제로인 이 고향에서의 삶에서 출구를 찾고 싶어하는 아일린. 자살충동과 살인충동을 일으키는 아버지 곁을 과연 아일린은 떠날 수 있을까? 마음 먹었다가도 다시 주저앉고 마는 이 쳇바퀴같은 삶에서 아일린이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

아일린은 수줍음많고 내성적이지만 동시에 거칠고 분노로 가득차있다.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 우울함과 동시에 자기 혐오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그녀.....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이상하게 그녀의 어두운 매력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삶에 빛과 어둠이 있다면, 아일린은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어둠이 오래 지속되지 않기를 바랄 뿐.

친구가 없는 아일린이 1인칭 화자로 서술하는 소설. 그런데 지루하지 않고 꽤 재미있었다. 속사포처럼 자신의 불행을 쏟아내는 아일린. 그러나 그녀의 불행이 진짜 불행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감추려고 하지 않는 그녀의 태도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건조한 문체로 남 얘기하듯 불행을 이야기하는 태도 때문이었을까? 만약 영화로 만든다면, 개성 강한 여배우가 아일린 캐릭터를 연기해야 할 것 같다. 데쓰 마스크,,, 즉 무뚝뚝한 표정 아래 많은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20대 젊은 날의 신경증과 불안, 그리고 자기 혐오를 재기발랄한 문체로 표현한 [ 아일린 ].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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