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사라질 날들을 위하여 - 수만 가지 죽음에서 배운 삶의 가치
오은경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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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들과 조금 더 잘 이별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가?"

​올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라도 시끄러웠지만 친구들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쓰러지셔서 수술을 받는 일들이 있었다. 내 경우에도 시부모님 두 분이 차례로 아프셔서 병원에서 함께 먹고 자면서 병간호를 해드렸었다. 사랑하는 부모님을 떠나보낸 친구들을 보니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이런 일들이 계기가 되어, 나에게도 닥칠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마음의 준비를 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 [언젠가 사라질 날들을 위하여]는 38년간 간호사라는 직업에 종사한 오은경 저자의 글인데, 가정 전문 간호사로서 환자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떠남에도 준비와 존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어떤 게 좋은 죽음일까?라는 질문에 저자는 "좋은 죽음은 역시 준비된 죽음이다"라는 해답을 던진다. 총 4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는 그녀가 간호사 일을 하면서 겪게 된 환자들의 마지막과 그 경험을 통해서 느꼈던 감정, 깨달음 등을 다룬다. 18쪽 "긴 밤, 죽음은 인사도 없이 찾아온다"라는 에피소드는 그녀가 임상 경험이 전무했던 시절 겪게 된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궁경부암 환자였고 암 덩어리가 척추와 다리를 눌러서 움직일 수 없었던 환자는 그녀에게 진통제를 부탁했고, 저자는 환자에게 진통제를 놓아주면서 뭔가 좋지 않은 예감을 느낀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그 환자는 수술을 받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고, 저자는 나이트 근무 때는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등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이때의 경험은 저자에게 큰 충격이었으나 본격적으로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된다.

​51쪽 "부디 평안하소서"에서는 그녀가 가정간호사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서 겪게 된 경험을 다룬다. 50대 초반의 간암 말기 환자가 수술을 받았으나 이미 암세포는 뼈에 전이가 되고 만다. 간 이식 수술이 성공을 거두었기에 환자의 남편은 아내가 좀 더 살길 기대했지만 죽음은 어느덧 그녀에게 성큼 다가오고 말았다. 그러나 집에서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목사님을 모셔서 예배를 드리는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죽음이었다. 그녀의 마지막 가는 길이 전혀 외롭지 않아 보였다. 60쪽 "침묵 뒤에 남은 침묵"은 위암 말기를 앓던 아버지를 떠나보낸 저자 개인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반년이 지나서 갑자기 몰려온 슬픔에 압도당하는 저자와 가끔 아버지 꿈을 꾼다는 그녀의 고백에 나도 같이 울컥하게 되었다. 그녀가 비로소 사랑하는 아버지와의 이별을 인정하는 순간인 것 같아서 더욱더 인상 깊은 장면이었던 것 같다.

​93쪽 "그 행려가 나의 곁에 오래 머물렀음을"에서는 저자가 시립병원에서 근무하던 당시의 경험이 소개된다. 시립병원 응급실에서는 주로 술에 취해 쓰러지거나 골절된 행려자와 노숙자를 치료하는 일이 일상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스스로를 내팽개치듯 살아가는 그들에게 화가 났다는 저자, 그러나 행려병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기구한 사연을 들으면서 저자는 '행려환자' 이전에 '사람'으로 그들을 대하게 된다. 저자뿐만 아니라 행려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여기서 일하고 나서야 비로소 간호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행려 병동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삶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그들에게서 삶을 배웠다는 저자. 오만함을 버리고 비로소 겸허해지면서 외로운 그들 곁에서 위로가 되어주고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는 저자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간호사들은 직업의 특성상 거의 매일 아픈 사람을 보고 그들을 돌보게 된다. 사명감 없이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저자는 곧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사례들을 많이 담았다. 젊을 때는 사회에서 명성을 날리던 사람이지만 아프고 병든 이후에는 가족들도 찾지 않는 외로운 사람의 이야기, 이미 주검에 가깝게 되었으나 마지막 가는 길에 아들이 올 수 있도록 연명 치료를 받았던 환자의 이야기, 그리고 자신이 죽은 뒤에 남겨진 가족들을 위로해 주는 사람의 이야기까지... 이 책에는 간호사로 일하며 저자가 겪은 다양한 환자들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누군가의 죽음은 본인뿐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에게도 슬픔과 고통을 남긴다. 그러나 평소에 어떻게 준비를 해왔냐에 따라서 "웰 다잉"을 이룰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들의 마지막을 함께 배웅하면서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나눈 한 간호사의 이야기 [언젠가 사라질 날들을 위하여]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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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공부 - 똑바로 볼수록 더 환해지는 삶에 대하여
박광우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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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밭은 경계선에서

마지막까지 나 자신으로 살아 있는

'웰다잉'을 이야기하다"

말기 암, 파킨슨병 명의 박광우 교수가 전하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오늘의 죽음 상상

우리는 죽기 바로 직전까지도 "죽음"이란 게 도대체 뭔지 알지 못한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오직 삶만을 누릴 뿐... 죽음은 터부시되고 되도록 멀리하려고 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그러나 삶과 죽음은 공존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아이들이 태어나고 사람들은 죽는다.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어 왔지만 우리가 그것을 깨닫고 있지 않을 뿐.... 가는데 순서 없다는 말도 있듯이,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삶을 누리는 만큼, 죽음에 대한 대비를 계속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을 이 책 [죽음 공부]가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신경외과 전문의인 박광우 교수님이다. 주로 암 말기 환자나 파킨슨병에 걸린 환자들을 치료하시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죽음이란 우리가 영화나 소설에서 보는 우아하고 차분하게, 남은 사람들과 작별하는 순간이 절대로 아니라고 한다. 죽음은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찾아오는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 실제로 이 책에는 저자가 담당한 여러 환자들의 사례가 소개된다. 주로 암 말기의 환자와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의 케이스가 소개되는데, 암세포가 신경이나 뇌로 퍼지며 마비 현상이나 호흡 곤란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문의가 쓴 글인 만큼, 이 책에는 실로 다양한 환자들의 사례가 소개되는데, 생각보다 충격적인 내용들이 많았다. 우선 의외로 병원 치료를 거부하고 대체 의학에 의존하는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55세의 나이에 유방암을 진단받은 한 여성은 현대 의학을 불신한 탓에 면역 치료나 대체 치료를 받게 되지만 결국 암이 척추로 퍼지게 되면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그리고 혼자 맞이하는 죽음도 많았다. 80세의 한 남자는 젊은 시절 아내와 딸을 버리고 자유롭게 살았으나 나이가 들어 뇌질환으로 인해 의식을 잃는 지경에 다다른다. 그러나 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해 줄 사람을 끝끝내 찾지 못하게 된다. 모두들 비슷하게 맞이하게 되는 죽음이지만 그 마지막이 사람에 따라 참으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건강하게 곁에 있어줄 것 같은 배우자가 아프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는 유독 아픈 배우자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아내나 남편의 이야기가 많다. 뇌교 출혈이라는 질환 때문에 42살의 젊은 아내가 호흡과 사지가 마비되는 현상을 겪게 된다. 그녀를 위해 지나치게 노력을 하는 남편을 보면서 오버 페이스가 아닌가..라며 걱정을 했다는 저자. 보통 스스로를 갈아가면서 배우자를 돌보는 사람들의 경우, 그 노력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결국 남편의 불굴의 의지 덕분에 조금씩 몸을 가눌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되는 아내. 삶을 향한 그들의 의지를 지켜보면서 저자는 부정적이었던 자신의 태도를 반성한다. 혹시라도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배웠다.

저자가 책에서 소개한 여러 사례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언제 내 곁을 떠날지 모른다,라는 사실이었다. 갑작스럽게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들의 황망한 눈빛이 보이는 듯했다.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너무나 두렵지만 평소에 조금씩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죽음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포가 늙으면 언젠가는 더 이상 분열하거나 성장하지 않고 소멸로 가는 게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니까. 생명이 태어날 때는 모두가 축제의 분위기에 휩싸인다. 아이가 생일을 맞으면 돌잔치도 치르고 시끌벅적하다. 그러나 탄생이 있으면 당연히 죽음이 있는 법. 죽음을 기쁘게 맞이하는 방법도 좀 생각해 봐야겠다 싶다. "웰 다잉"이라는 문구에 대해서 깊이 있는 고민을 하게 도와준 책 [죽음 공부]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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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찍지 마세요 마음을 꿈꾸다 8
탐신 윈터 지음, 이은숙 옮김 / 꿈꾸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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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로드되지 않는' 일상을 찾으려는 십 대 소녀의 유쾌한 반란

우리는 SNS, 즉 소셜 네트워크가 범람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람들은 반려동물이나 취미 혹은 가족과 관련된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고, 인기 있는 영상 덕분에 구독자들을 모으기도 한다. 유튜브의 발달로 인해서 개인 방송이 인기를 얻는 추세이긴 하나 문제는 원하지 않는 노출로 인해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의 모습을 찍어서 방송으로 내보내는 부모들은 아이들의 허락을 받고 찍는 걸까? 책 [나를 찍지 마세요]를 읽다 보니 방송을 업으로 삼고 있는 부모들 때문에 고통을 겪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찍지 마세요]의 주인공 에바는 활발하게 SNS 채널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문제는 에바가 사생활 보호를 전혀 받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님에 의해서 채널에 등장하게 된 에바...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에바는 수영장에서 슬라이드를 타다가 수영복이 엉덩이에 끼인 영상이라던가 첫 생리를 하게 된 소식 같은, 너무나 사적인 삶을 부모에 의해서 노출당하고 만다. 독자들도 사춘기를 겪어봤으니 알겠지만 감수성이 가장 예민할 시기에 감추고 싶은 부끄러운 일들이 드러나게 된다니... 너무나 화가 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에바는 불만을 토로한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반항을 해보지만 그 어떤 방법도 고집스러운 부모님의 의견을 꺾지 못한다. 그러던 중 에바의 학교로 캐리스라는 한 여학생이 전학을 오게 된다. 다들 슬금슬금 피하는 가운데, 자청해서 캐리스에게 학교 소개를 해주겠다고 손을 든 에바. 이후 대화를 나눠봤을 때 의외로 캐리스와 마음이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된 에바는 그녀에게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게 된다. 그런데 캐리스는 이전 학교에서 해킹의 문제를 일으켜서 제재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이건 기회다! 싶은 생각이 든 에바는 캐리스와 함께 부모님이 운영하는 SNS 채널을 해킹하려는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책 [나를 찍지 마세요]는 청소년 소설답게 전체적으로는 굉장히 경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로 이어진다. 그러나 돈과 명예에 대한 욕심으로 에바를 전혀 보호해 주지 못하는 부모님 탓에 에바가 느끼는 고통이 페이지 너머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에바는 방송을 강요하는 부모님 탓에 시험을 망치고 친한 친구와도 어색한 관계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일부 아이들의 놀림거리로 전락하게 된다. 아무리 부모라도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할 순 없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사 아이들을 마치 도구처럼 이용하는 것은 비난받아야 마땅한 일!! 에바의 부모뿐 아니라 이렇게 방송 활동을 하는 모든 부모들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의 프라이버시는 마땅히 존중을 받아야 한다.

캐리스의 해킹 실력 덕분에 에바 부모님이 운영하는 채널에 이상한 영상이 ( 식인상어 등장 등등 ) 올라간다거나 아니면 에바의 영상들이 갑자기 삭제가 된다거나 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어떤 일이 발생해도 에바 부모님의 의지를 꺾을 순 없어 보이는데.... 과연 에바는 캐리스의 도움으로 모든 난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세상이 변하고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방송으로 내보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물론 좋은 점이 더 많지만 사생활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 방송을 타게 된다면?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십 대 청소년이라면... 한창 예민한 시기인 만큼 감추고 싶은 비밀도 많을 터.. [나를 찍지 마세요]는 개인 방송이 일반화된 지금, 한 번쯤 꼭 읽어봐야 할 중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듯하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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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돕는 법 -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리더의 7가지 도움 원칙
에드거 H. 샤인 지음, 김희정 옮김 / 심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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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리더의 7가지 도움 원칙

"리더십이란 구성원이 목표를 성취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 책은 조직심리학의 대가, MIT 슬론 경영 대학원 석좌교수 에드거 샤인이 50년 동안 연구한 효과적인 도움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50년 넘게 한 분야만 전문적으로 연구해 온 저자의 작품답게 아주 수준 높은 리더십에 대한 글이 적혀있다. 글이 많이 어렵지 않고 리더가 조직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에 맞게 서술된다. 의사, 변호사, 컨설턴트, 선생님, 등등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건 누군가를 도와주는 입장에 처한 사람이면 읽어야 할 책이고, 그뿐만 아니라 조직에 속해있거나 반드시 다른 사람들과 일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면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은 우선 "모든 관계는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시작된다"라는 커다란 명제 아래 서술된다. 다시 말하면 타인와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서부터 우리는 도와주고 도움을 받는 역학을 이루어내고 리더란 남들에게 효과적으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여야한다는 말이다. 총 9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1장 : 도움이란 무엇인가? 라는 편에서는 우선 "도움"이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고 궁극적으로 도움이 지향하는 바를 밝혀낸다. 2장 :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도움 편에서는 경제, 문화 그리고 사회라는 맥락 속에서 도움이 어떻게 규정되는가가 제시된다. 신뢰가 쌓여야 더 많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문구를 통해서 결국 우리가 공동체 속에서 신뢰를 쌓으려고 노력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3장 : 빠지기 쉬운 도움의 함정 편에서는 도움을 주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불균형을 다룬다. 도움을 받는 사람은 위상이 떨어지면서 취약한 상태가 될 수 있고, 도움을 주는 사람은 권력을 쥐는 상태가 된다.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를 그냥 막연히 받아들이지 않고 의식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있다. 4장 : 도움을 잘 주는 법 편과 5장 : 한층 더 깊은 도움 관계를 만드는 방법 편에서는 도움 주는 사람이 알아야 할 다섯 가지와 도움 구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다섯 가지가 나오는데, 서로가 잘못된 역학 관계에 빠지지 않도록 서로에 대한 관련 정보가 잘 공유되어야 하고 따라서 잘 소통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6장 :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 편에서는 실제로 도움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에 대해서 다룬다. 실제로 발생한 다양한 사례를 기반으로 서술된다. 예를 들어서 사례 1에서는 아내가 저자에게 차 한 잔을 부탁하는 상황이 그려진다. 그녀의 도움을 아예 무시하거나 아니면 도와줄 수 없다는 식으로 반응을 하게 되는 것은 적절한 대처법이 아니라는 것과 그녀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 진짜 차를 원하는지 아니면 대화를 원하는지 등등 )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보는 식의 올바른 대처법도 소개된다. 이외에도 비효율적인 회의를 효율적으로 바꾸는 법과 실패할 뻔한 동료를 돕는 법과 같은, 조직 속에서 도움이 되는 법 등등이 제시된다.

마지막 9장에는 가장 효과적으로 돕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도움 리더십"에 대한 최종 요약이 서술된다. 공동체 일원이라면 도움 요청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옳긴 하나 자신의 내적 갈등에도 귀를 기울이고 돕지 않는 쪽도 선택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도움의 일곱 가지 원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자는 진정으로 도움 주고받기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도움을 줄 사람과 받을 사람 모두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어느 쪽으로도 권력이 기울어져서는 안 된다. ( 관계에 균형이 잡혀야 한다는 말 ) 도움을 주는 사람은 적절한 도움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효과적인 도움은 순수한 질문으로 시작된다는 등등 실로 귀를 기울여볼 만한 내용이다. 조직 속에서 리더가 이미 된 사람이나 혹은 앞으로 리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면 자신과 팀의 발전을 위해서 꼭 읽어봐야할 책인 [리더의 돕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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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세계 -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곤충들의 비밀스러운 삶
조지 맥개빈 지음, 이한음 옮김 / 알레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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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의 안부를 물을 때 비로소 세계는 살아 숨 쉰다!"

경이로운 존재들로부터 배우는 협력, 번영, 배신, 멸종의 수수께끼

꿀벌이나 나비가 없다면 식물들은 수분 활동을 더 이상 하지 못할 것이고, 식물들이 점차 사라지게 되면서 이 세상도 멸종에 다다르고 말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곤충이나 벌레가 별로 싫지 않았고 그들이 살아가는 시스템이나 몸 구조 등이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전문적인 시각으로 곤충들에게 접근한 책 [숨겨진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지은이 조지 맥개빈은 영국의 저명한 생물학자이자 곤충학자, 탐험가, 자연계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존경 받는 학자라고 한다. 오랫동안 B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약해오셨다고 하는데 언젠가 한번쯤은 TV에서 만나뵌 분이 아닌가?싶기도 했다.

이 책은 한마디로 곤충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곤충의 창의적 행동을 분석하고, 곤충이 처한 위험을 살펴보고, 곤충에 관해 일가견이 있는 다른 일곱 학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곤충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 생명체의 80퍼센트를 차지하지만 여전히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분류되지 않은 수많은 무척추동물인 곤충의 미스터리를 밝히고, 그들이 처한 위험을 살펴보고, 그들의 안녕을 살피는 일을 이 책을 통해서 하고 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일곱 학자와의 대화편인데, 저자인 조지 맥개빈만큼이나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1장: 파란 초호의 생물들 편에서는 주로 이 땅에 곤충들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곤충들이 어떻게 이렇게 풍부해질 수 있었는지를 다루고 있다. 산소가 생기면서 다세포 생물의 증가로 처음 생겨난 곤충들은 몸이 가볍고 방수가 되는 겉뼈대로 덮여 있어서 살아남기 좋고 엄청난 번식능력을 자랑한다고 한다. 제2장 : 탁월한 몸 편에서는 특히 곤충의 경이로운 몸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소개된다. 탁월한 갑옷, 즉 단단한 겉뼈대는 바깥세상으로부터 곤충을 보호하고 작은 몸집 덕분에 살아갈 장소를 찾기가 쉽다. 이외에도 초감각이 있어서 인간이 볼 수 없는 것을 본다든가 놀라운 번식 속도 등도 소개된다.

제3장: 피라미드를 짓는 법 편에서는 생태계에 있어서 곤충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가 소개된다. 수가 엄청나게 많을 뿐만 아니라 식물, 균류, 다른 동물과 드넓게 상호작용을 하는 곤충은 자연 세계의 작동 메커니즘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 먹이사슬이라는 피라미드에서 곤충은 바닥층에 속해있는데, 포식자들의 엄청난 식욕을 위해서는 번식이 왕성한 곤충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6장 : 삶 이후 편에서는 거대한 재활용 공장이나 다름없는 지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즉, 생물권에 있는 물질의 양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으므로 계속 재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저자는 죽어서 부패하는 시체 위에 알을 낳고 분해되는 생물을 먹으면서 살아가는 구더기를 통해 곤충이 이 역할을 얼마나 잘해내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BBC에서 오랫동안 다큐멘터리를 진행해온 저자답게 이 책은 객관적이지만 경쾌한 문체로 쓰여있다. 곤충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루는 백과사전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지식으로 채워져있다. 더군다나 그냥 곤충에만 초점을 맞추었다기보다는 생태계와 지구의 안녕을 도모하는 생물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라는 악재에 맞서고 있는 현대인이 꼭 읽어야 할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곤충의 생태계 적응, 먹이, 짝짓기 습관 등등뿐 아니라 자연 서식지 파괴나 생물 다양성의 상실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 소중한 자연 세계를 지키고 있는 곤충들을 위해서 우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알려주는 좋은 책 [숨겨진 세계]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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