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우 타이베이 - 2025~2026년 최신판, 완벽 분권 follow 팔로우 시리즈
장은정 지음 / 트래블라이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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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여행에 푹 빠졌을 시기에 아시아 국가들을 집중적으로 여행한 적이 있다. 일본, 홍콩, 대만 그리고 싱가포르... 이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던 곳은 바로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인데, 특히 타이베이가 여행하기에 참 좋은 도시라는 생각을 했었다. 거리에는 K-pop이 흐르고 사람들이 매우 친절했다. 물가도 그리 높지 않았고 교통편이 좋아서 돌아다니기에 아주 편리했다는 느낌이 아직 남아 있다. 섬이라서 그런지 날씨가 변덕스러운 점은 좀 불편했지만 북적대는 야시장 덕분에 재미있었다는 기억이 있다.


다시 한번 대만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여행 가이드북인 "팔로우 타이베이"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일반적인 가이드북에 비해서 좀 얇은 편인데, 그래서인지 들고 다니기에 매우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날씬한 책이 또 2권으로 나뉘어져 있다. 1권의 타이틀은 "최강의 플랜북" 인데, 여행을 준비할 때 꼼꼼하게 읽어보면 좋은 부분이다. 타이베이 명소, 꼭 가봐야할 맛집, 쇼핑을 위한 장소 등등 테마 여행 버킷 리스트에서부터 베스트 코스가 소개되어 있고 여행자들이 궁금해할만한 질문이 총정리 되어 있다.


1권에서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점은 바로 다양하고 생생한 음식 사진들이다. 여행은 어떻게 보면 식도락의 재미를 위해서라고도 볼 수 있다. 현지의 맛있는 음식과 음료를 맛보기 위해서 일부러 가는 여행객도 있는 걸 보면 진짜 그러하다. 보기만 해도 입맛이 도는 사진들이 실려 있는데, 한 종류의 음식이라도 여러 다른 버젼이 소개된다. 예를 들자면 "우육면" 섹션에서는 대표 선수 "융캉우육면"에서부터 신기한 "토마토 우육면"까지 다채롭고 다양한 사진들의 향연이라고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타이베이 야시장에 대한 부분과 타이베이 카페 투어 등 젊은이들을 공략한 듯한 섹션도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2권의 타이틀은 "타이베이 실전 가이드북" 이다. 이 부분은 실질적으로 여행할 때 그때그때 참고할 수 있는 정보들로 가득 차 있다고 볼 수 있다. 최신 여행 이슈, 교통, 명소, 맛집, 쇼핑 정보와 깊이 있는 문화해설 그리고 현지밀착형 꿀팁으로 가득하다. 특히 좋았던 점은 지도 QR코드 활용법이 나오는데, 세상 참 좋아졌음을 느낀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여행자들이 해야할 일 - 입국, 입국 신고서 작성, 시내로 가는 법 등등 - 이 잘 정리되어 있고 타이베이 MRT 노선도와 한눈에 볼 수 있는 타이베이 전체 지도도 실려있기 때문에 따로 지도를 챙기거나 할 필요가 없다. 얇고 가벼운 책이지만 이 가이드북만 있으면 타이베이 여행을 알차고 실속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가이드북은 2024년 10월까지의 정보가 실려있다고 한다. 아주 최신 정보이기에 가이드북에 실린 식당을 찾아갔는데, 이미 폐업하고 없는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 예전에 내가 경험했던 것 ) 물론 기존의 가이드북과 비슷한 면이 많긴 하지만, 내가 특히 좋았던 부분은 바로 타이베이에 대해서 여행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총정리한 부분이었다. 타이베이에 가면 좋을 시기 ( 더우니까 10월 중순에서 2월 중순이 좋다고 함 ) 에서부터 여권을 분실했을 시에 대처법 ( 경찰서로 가거나 타이완 내무부 이민서 방문) 과 몸이 아파 병원에 가야할 상황 등등 긴급한 일이 발생했을 때 대처법도 나와 있다. 타이베이 여행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구입해서 꼼꼼하게 들여다봐야할 바로 그 책인 [팔로우 타이베이]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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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모험 클래식 리이매진드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소피아 마르티네크 그림, 민지현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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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사고와 논리, 그리고 빈틈없는 관찰로

전 세계의 독자들을 사로잡은 명작 추리소설에

현대적인 색감과 감성을 불어넣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추리소설인 "셜록 홈스 시리즈" 중 초기 단편작을 모아놓은 "셜록 홈스의 모험"을 만나보았다. 이 책 [셜록 홈스의 모험]은 양장본에 종이 질도 매우 매끄러워서 튼튼해 보이고 페이지가 잘 넘어가서 읽기에 쉽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부분은 바로 삽화가 그려져있다는 점이다. 오리지널 스토리는 모두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만큼, 이렇게 현대적이고 세련된 그림들이 더해지니까 좀 더 입체감 있고 신선한 느낌이 부여되는 듯했다.


단편들이 원래 좀 그렇긴 하지만, 특히 이 단편집에 실린 12편의 이야기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셜록 홈스 만의 추리 능력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날카로운 관찰력에 뛰어난 추론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홈스. 본격적으로 단편들을 읽기 전에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어봤는데, 아서 코난 도일이 실제로 자신의 스승이었던 조지프 벨이라는 사람을 모델로 했다는 것에 놀랐다. 말하자면 실제로 셜록 홈스와 비슷한 사람이 살아있었다는 말씀!! 그렇다면 둘도 없는 친구이자 조수인 왓슨 씨는 누구를 모델로 한 걸까?


재미있었던 단편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우선 첫 번째 단편이었던 <보헤미아 스캔들>에서는 보헤미아 지역 출신의 한 신사가 홈스에게 사진 한 장을 되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한다. 홈스는 그의 겉모습과 목소리만 듣고도 그가 보헤미아 지역의 왕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파악한다. 예전에 바르샤바에서 한 젊은 여성과 가까이 지냈던 왕. 그런데 왕실의 여인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왕에게 그 젊은 여성이 함께 찍은 사진으로 위협을 가한다고 하는데... 과연 홈스는 사진을 찾아올 수 있을까? - 홈스 못지않게 관찰력이 뛰어나고 명민한 여성에게 뒤통수를 맞는 홈스가 재미의 요소!


두 번째 단편인 <빨강 머리 연맹>에서 전당포를 운영하는 제이비즈 윌슨 씨는 최근에 고용한 능력 있는 직원의 손에 이끌려 빨강 머리 연맹의 회원으로 가입한다. 거기서 시키는 대로 하면 약간의 용돈을 벌 수 있기 때문. 그러던 어느 날 사무실의 문이 잠겨 있고 빨강 머리 연맹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 닳고 해어진 바지의 무릎 부분만으로도 모든 것을 파악하는 홈스. 경찰이 무능해 보이는 것은 기분 탓? 세 번째 단편 <신랑의 정체>에서는 나도 금방 범인을 파악하긴 했다. 역시 돈이 문제다. 가족들 마저 구렁텅이에 빠뜨리게 만드는 탐욕이란!!


"홈스는 특이하게도 서로 상반되는 성격의 소유자였는데, 그 두 가지가 번갈아 나타났다. 나는 종종 그가 극도의 정확함과 치밀함을 보이는 것이 어쩌면 때때로 시적이고 사색적인 감성에 휩싸이는 자신에 대한 반작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게 극심한 정서의 변화는 그를 지독한 무기력 상태와, 에너지가 용솟음치는 상태를 오가게 했다."


홈스를 바라보는 왓슨의 시각에서 그를 염려하면서도 존경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각각의 작품이 완결되기 때문에 순서에 상관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든 사소한 단서만으로 의뢰인의 정체를 파악하는 능력과 복잡해 보이는 수수께끼를 단순화 시키는 그의 사고력이 빛난다. 무엇보다도,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매우 다채로운 색감에 독특한 흡인력을 가진 삽화들이 각 단편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듯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모르게 자꾸 뭔가에 대해서 추리하려고 하는 것 같다. 디테일에 신경 쓰게 되고 아무 관련 없을 것 같은 사건들의 관련성을 짚게 되고 등등등 .. 나도 셜록 홈스의 날카로운 추리 능력을 닮아가는 것일까? 디자인과 삽화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빠져든 책 - [셜록 홈스의 모험]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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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 - 세상의 기준에 좌절하지 않는 어른의 생활법
양승렬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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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만났다는 것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면 흔들리지 않을 줄 알았지만, 웬걸 인생은 가끔 태풍을 선사하고 우리는 나무처럼 이리저리 흔들린다. 일단 흔들릴 때 흔들리더라도 꺾이지 않을 지혜와 여유가 필요한 이때... 우리는 과연 어디서 그런 지혜와 여유를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이 책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를 만나게 되었다. 공자의 말씀이라고 하니 다소 어렵게 다가오는 책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하루에 1개씩 좋은 생각을 얻어 가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책이고 좋은 그림이 곁들어져 있으니 두뇌뿐만 아니라 눈마저 즐겁다.

우선 책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우선 지은이는 모터사이클을 좋아하여 직업으로 선택하셨다는 양승렬씨이다. 모터사이클과 같은 다소 활동적인 교통수단과 공자의 유교사상이라니?? 다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저자는 머리말에서, 어릴 적에는 세상을 원망했지만, 20대에 만난 [논어]의 몇몇 구절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었다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책 속에는 64개의 문장과 조선의 그림들이 실려있고, 하루에 1개씩 그날의 키워드가 제시된다. 우선 그림을 보고 느낌을 정리한 후 저자의 설명을 읽어보면 진한 여운이 따라온다. 그림들의 경우 대중에게 다소 덜 알려진 그림들이 소개되는데 하나같이 강렬한 메시지가 있다.

몇몇 인상에 깊이 남았던 구절과 그림을 이야기해 보자면, 우선 36쪽의 키워드 "말과 다른 행동은 관계를 망친다"이다. 제시된 그림의 제목은 [오수 삼매]이고 스님이 깜박 졸고 계시는 듯한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수련을 해야 하는 스님의 경우 엄격한 규율에 따라 생활을 해야 하기에 낮잠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와 관련된 공자의 가르침인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못 하고, 오물이 섞인 흙으로 쌓은 담장은 매끈하게 다듬을 수 없다"라는 문장도 언행일치를 강조한다. 뛰어난 말재주를 가진 제자의 말이 그의 행동과 일치하지 않음을 꾸짖으며 그에게 실망을 한 공자가 하신 말씀이라고 한다. 우리 속담에도 "빈 수레가 요란하다"라는 표현이 있듯, 사람들은 대체로 말보다는 사람의 행동을 보고 판단하는 편인 듯하다.


61쪽의 키워드 "자신만의 생각이 없으면 '나'도 없다"라는 구절은 진정한 배움이 무엇인가?라는 주제에 대한 공자의 가르침이다. 배움과 사고의 적절한 균형을 강조한 공자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사리에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라며 배움과 생각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기본적 요소임을 강조한다. 공자는 줄곧 인성이 먼저고 학문이 나중이라고 얘기하셨다고 하는데, 이 글의 저자도 '조국을 팔고 동포들의 피로 자신의 배를 불렸던 친일파들 대부분이 지식인'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 한다. 한국 최고의 대학을 나오면 뭐 하나... 법대를 나오고 박사학위를 따면 뭐 하나... 인성이 더해지지 않은 지식은 그냥 쓰레기일 뿐이다.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판치는 세상에 공자의 말씀은 그야말로 보석이다.

뒤로 가면 갈수록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화가들, 김홍도, 신윤복, 정선 등등의 그림들이 소개된다. 다재다능하지만 중인의 신분으로 욕심 없이 살았던 김홍도는 239쪽 [포의 풍류도]와 같은 그림을 통해서 유유자적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했고 이는 가난을 걱정하지 않는 군자를 키우길 원했던 공자의 평소 신념과 일치했다. 259쪽 [주유청강] 즉, 맑은 강의 뱃놀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통해서 신윤복은 덕보다 미인을 좋아하는 사람을 풍자한다. 이는 본능에 이끌려 미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덕에 자연스레 이끌리지 않는 점을 개탄한 공자의 마음을 표현한 듯하다.

[논어]는 현대인들에게는 다소 고리타분하거나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이 책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는 수준 높은 그림과 함께 기본적인 가치관을 회복하고 공동체 의식을 갖출 수 있게 도와주는 공자의 가르침이 간결한 키워드로 제시되기에 매우 흥미롭고 읽기에 편하다. 논어를 좀 더 간편하고 쉽게 알아보고 싶고 동시에 조선의 풍부한 그림들을 감상하길 원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책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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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속의 대리님
이상민 지음 / 서랍의날씨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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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내 꿈속에 나타나는 대리님

그녀가 내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가끔 우리는 악몽을 꾸기도 하고 어떨 때는 절대로 깨고 싶지 않을 정도로 환상적인 꿈을 꾸기도 한다. 어쨌든 꿈은 꿈일 뿐, 깨고 나면 우리는 현실로 돌아온다. 그러나 만약에 꿈이 현실과 닿아있다면? 현실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메시지가 꿈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면?

이 책 [잠자는 숲속의 대리님]이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일반적인 꿈은 깨고 나면 없어지는 반면, 주인공 백현은 꿈속에서 자신을 인식할 수 있고, 연속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자각몽을 꾸게 된다. 과연 그가 이런 꿈을 꾸는 이유는 뭘까?

주인공 문백현은 게임 회사를 다니고 있다. 능력은 없고 자신만 부려먹으려는 팀장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화병이 나는 현실 속 회사원이다. 불행하게도 (?) 능력이 있어서 다른 상사들 뒤치다꺼리에 바쁜 스타일이랄까?

그런데 그는 언젠가부터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축축한 안개가 드리워진 깊은 숲속, 어두운 동굴과 에메랄드빛의 연못이 반짝거리는 이세계로 떨어지는 백현. 그는 7개의 숲이 있는 판타지 세계에서 식인 드래곤을 만나 싸우게 되고, 그러던 어느 날 일곱 번째에 해당하는 숲속에서 집채만 한 늑대로 변한 드래곤을 만나게 되는데....

엄청난 덩치의 늑대에게 쫓기는 백현을 도와주는 존재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선설아 대리? 현실에서는 아무런 친분이 없는 선 대리가 백현이 꾸는 판타지 꿈에 나타났다?! 그것도 드래곤에게 쫓기는 그를 위해서 검을 휘두르는 전사로 등장한다. 그러나 꿈에서 깨어나면 선 대리는 그냥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일 뿐...

왜 그녀가 7개의 숲을 거치는 내내 그와 함께 드래곤과 맞서 싸우는 것일까? 생생한 꿈 덕분에 어느덧 선 대리에게 호감을 느낀 백현이 현실에서도 그녀에게 다가서 보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곁을 항상 맴도는 누군가가 있다. 꿈에서 나온 늑대처럼 매서운 포식자의 눈빛을 하고 있는 남자.... 그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

판타지 소설 [잠자는 숲속의 대리님]은 게임 속 세상을 표현한 듯한 판타지 세계로 떨어지는 자각몽을 꾸는 한 회사원의 이야기이다. 보통은 깨고 나면 흔적도 없이 흩어지는 게 꿈이지만 백현이 꾸는 꾸는 현실처럼 생생하고, 드라마 시리즈처럼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꿈속에 나오는 존재들 - 드래곤, 너구리, 곰, 그리고 여우 등 - 이 백현이 회사에서 만나는 존재들과 어느 정도의 접점이 있다.

이 책의 재미 포인트가 바로 이 지점이다. 꿈에서 일어나는 어떤 사건은 현실에서도 발생한다. 어쩌면 백현이 꾸는 꿈은 현실 속에서는 미처 전달하지 못한 누군가의 강력한 신호 혹은 메시지일 수 있는 것.... 과연 누가 왜 백현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걸까?

이 책 [잠자는 숲속의 대리님]은 판타지 장르이지만 일종의 추리 소설 같은 느낌도 있다. 다음에 어떤 사건이 발생할지 궁금하게 만들고, 꿈속 사건이 현실에서 또 어떻게 드러날지 궁금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또한 꿈 속 판타지 세계에서 펼쳐지는 백현과 선대리의 액션이 완전 화려하다!

궁극적으로는 선설아 대리와 문백현 주임이 현실에서 어떤 식으로 얽힐 것인가?를 궁금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흥미진진!! 그뿐만 아니라 약방의 감초같은, 익살스러운 엑스트라들도 있어서 재미있다! 꿈이 과연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일까? 또 다른 "나"가 활동하는 평행세계가 꿈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게임이나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 [잠자는 숲 속의 대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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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언어 - 삶과 죽음의 사회사, 2024 아우구스트 상 수상작
크리스티안 뤼크 지음, 김아영 옮김 / 북라이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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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죽음으로 내몰고

절망에 이르게 하는가?”

우리는 함부로 '자살'이라는 단어를 올리기 힘들어한다. 사회적으로 터부시되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아마 다양하지 않을까? 구성원이 죽음을 택함으로써 인구가 부족해지는 현상을 막으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종교적인 의미에서는 신이 준 육체를 함부로 대하는 행위를 막기 위함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자살이라는 단어의 무게가 무거운 만큼 앞으로는 더 많은 토론과 분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안락사나 조력 자살과 같은, 시스템으로 들어올 수 있는 죽음에 대해서도 다루어 볼 시점이 왔다.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티안 뤼크는 스웨덴 출신의 정신과 의사이자 교수이다. 어릴 적 리즈 고모의 자살을 경험하기도 했고, 스스로 죽기를 원한 환자들을 많이 만나본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이 분은 "자살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데 있어서 대단히 신중하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 앞에서 함부로 "인권"을 들먹이지 않는다고 할까? 오히려 자살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 이 글을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죽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유들 - 우울증과 같은 정신병, 성폭행의 후유증, 테러에서 혼자 살아남은 사람의 고통 등등 - 을 사례로 들면서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해서도 얘기하지만 최대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기 위해 노력한다.

"자살"에 대한 철학 에세이라고 볼 수도 있고, 인문 교양서나 심리학 저서라고 볼 수도 있는 이 책은, "자살이 왜 인간의 동반자가 되었는가"라는 주제에 대해서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상당히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자살이 어쩔 수 없는 인간 존재의 현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자살자와 가까웠던 사람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또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다루고 있다. 예를 들자면, 자살로 사망한 18세 소년의 아버지인 외르얀은 아들의 죽음으로 고통받기보다는, 삶을 끝내기로 선택한 그의 관점이 되어 보기로 결심한다. 그는 쉬쉬하기보다는 자살을 담론으로 삼는 쪽이 아이들의 죽음을 방지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데, 굉장히 통찰력 있는 생각이라고 느껴졌다.

이 책에는 실로 다양한 자살의 사례가 보고된다. 이유 없이 삶을 끝내기로 한 16세 소년 요한의 사례부터 명예롭게 죽기를 선택하는 일본 사무라이의 할복 문화까지... 이 모든 사례들은 우리가 도저히 삶을 받아들일 수 없고, 삶에서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으며, 고통만이 가득하다고 느낄 때 죽음을 택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시대와 문화에 따라 자살의 문턱이 더 높고 낮을 뿐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나 이 책에서 내가 제일 흥미롭게 보게 된 부분이 바로 6장 : 자기 죽음에 대한 통제이다. 이 장에서는 요즘 들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 즉 안락사 혹은 조력 자살이라는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데이비드 구달이라는 교수의 조력사에 대한 이야기로 이 장을 시작한다. 구달은 104세라는 나이에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행복한 죽음을 맞이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저자가 안락사나 조력사에 대한 찬성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입장은 보다 신중하다. 어떤 정신병은 완치될 수 없기에 죽음이 허락되어야 한다던가 쉬운 죽음을 선택하게 만드는 자살 기계와 같은 것에 대해서 저자는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쪽이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149쪽 "나는 이러한 경험을 도려내고. 그 모든 세월을 뒤로한 채 다른 사람이 죽도록 하는 데 동참할 수 없다. 나는 내 길을 택해야 한다. 내 길은 사람들이 치명적인 약물을 발견하도록 돕는 게 아니다. 나는 삶의 편에 설 것이다." 죽음으로 가는 길을 쉽게만 만들 수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저자.

이 책은 함부로 단정 짓지 않고, 자살에 대해 한쪽으로 기울어진 의견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다각도로 분석하고 살펴보고 신중히 고민해 보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정신병 환자들을 치료해 본 경험을 가진 의사로서, 충분히 치료가 될 수 있는 사례들도 보고하고 있고, 되도록 삶을 택하는 쪽으로 사람들을 유도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자살 문제가 두드러진다. 다리 난간을 높이는 것 같은 얄팍한 대책 말고, 좀 더 깊이 있는 분석과 토론으로 원인부터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문제에 대한 깊은 사고와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이 통찰력으로 가득한 책 [자살의 언어]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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