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드(BUILD) 창조의 과정 - 애플의 시대를 연 '아이팟의 아버지'가 말하는 창조의 본질
토니 퍼델 지음, 엄성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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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제품은 비타민이 아니라 진통제와 같다.

당장 없으면 못 살 것 같은 제품이어야 한다.”

[빌드]를 쓴 토니 퍼델은 애플사에서 아이팟과 아이폰을 만든 팀을 이끌었던 장본인이고, 이후에는 네스트 온도조절기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책은 그의 개인적 경험을 담은 자서전이자 모범적인 비즈니스 방법을 담은 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미 알려진 것처럼 전문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신뢰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천재적인 엔지니어에서 세심한 관리자 그리고 카리스마 있는 기업 CEO까지 토니 퍼델이 창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토니 퍼델, 이분이 바로 그 유명한, 사람들이 못 사서 안달인 아이폰과 아이팟을 만든 주역이다. 띠지에도 "스티브 잡스도 감히 거스를 수 없었던 최고의 엔지니어가 시대를 정의하는 제품을 만들었다"라는 말이 적혀있다. 두 제품 다 혁신을 나타내는 일종의 표식과도 같고, 한 시대를 이끈 장본인들이기에 나는 이분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굉장히 궁금했다. 그는 미시간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졸업하고는 애플의 분사 기업인 제너럴 매직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엔지니어, 발명가, 디자이너, 기업인 및 투자자로, 아주 카멜레온 같은 변신을 거듭하며 본인의 경력을 쌓아온 것으로 보인다.

이 책 [빌드]는 토니 퍼델이 회사 생활을 경험하고, 또 자신의 회사를 이끌면서 경험한 모든 일들로부터 그가 배우고 학습하고 깨닫게 된 지식과 아이디어들이 총망라된 백과사전 같은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은 다음과 같이 총 5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 당신 자신을 만들어라 / 2부 : 당신의 경력을 만들어라 / 3부 : 당신의 제품을 만들어라 / 4부 : 당신의 기업을 만들어라 / 5부 : 당신의 팀을 만들어라 / 6부 : 최고경영자가 되어라. 아무 걱정 없이 천재 엔지니어들과 제품을 만들었지만 실패만 거듭했던 시절부터 기업을 사고파는 전문 투자자까지, 실로 광범위한 비즈니스 전략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폰이나 아이팟과 같은 시대를 이끈, 혁신적인 제품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너무나 명백히 알 수 있었다. 41쪽에는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스마트폰의 할아버지 (?)쯤 되는 기계인 "매직 링크"라는 제품이 있는데, 이 기계에는 이메일 기능, 다운로드 가능한 앱, 각종 게임, 비행기표 구입 등등 인터넷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가능했다. 76쪽, 77쪽 각각에는 필립스 벨로라는 제품과 니노가 소개되는데, 작은 컴퓨터나 태블릿 PC의 초기 형태로 보였다. 점점 제품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폰이 탄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좋은 제품을 만들었지만 판매에 족족 실패한 토니 퍼델은 제품 제작뿐 아니라 마케팅 분야나 심리 통계학 및 브랜딩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단히 놀라웠던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토니 퍼델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전문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학습한다. 진정한 리더의 자세란게 이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앞부분은 새로운 제품 만들기, 그리고 여러 회사들을 거치면서 작은 아이디어를 확장하여 제품화하기 등등. 작은 씨앗에 불과하던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제품으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아주 열정적으로 펼쳐진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뒷부분은 토니 퍼델이 관리자로서 경험한 인간에 대한 관찰력이 두드러지는 내용이 소개되고, 그가 경영자가 되면서 인재 경영이라던가 비즈니스에 대해 보다 큰 시야를 가지게 되는 내용이 나온다. 끊임없는 아이디어 교환, 인격적인 발전, 새로운 것을 창조하겠다는 열망,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카리스마 등등 토니 퍼델에게서 나는 많은 긍정적인 면모를 배울 수 있었다. 이 책 [빌드]는 물론 창업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긴 하지만, 자신의 인생에 "혁신"을 불러오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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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피
나연만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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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죽인 범인의 시체가, 내 눈앞에 있다.

그리고 남겨진 메시지

피비린내가 나는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도무지 머릿속을 알 수 없는 괴물 같은 사람들... 소설 [돼지의 피]는 아무도 없는 컴컴한 골목을 혼자 걷는 듯한 공포를 안겨주는 소설이다. 금방이라도 누군가가 뒤를 덮칠 듯한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숨통을 옥죄는 서스펜스가 대단하다. 뿐만 아니라 상황 묘사도 뛰어나다. 영화를 보는 듯, 장면 하나하나가 살아있다고 할 수 있다. 섬뜩한 분위기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이 최고인 소설 [돼지의 피]

일찍이 엄마와 이혼한 아버지 광욱과 준우는 함께 돼지 농장을 운영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질병으로 하나하나 쓰러져간 돼지들,, 돈을 벌기보다는 땅을 파서 돼지를 묻기 바쁜 나날들이었다. 세월이 흐른 후, 준우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펜션을 운영하던 엄마가 안치호라는 남자의 손에 살해된 것. 준우는 장례식장에서 배다른 누나 준서를 처음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안치호를 붙잡은 박한서라는 형사가 장례식을 찾아와서 준서에게 명함을 건네주는데, 이것은 훗날 준서가 경찰이 되는 계기가 된다.

준서도 그랬겠지만 준우는 일편단심 안치호가 석방되기만을 기다렸다. 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안치호가 석방되어 집으로 돌아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준우는 그곳으로 직접 찾아가서 그에게 공격을 가한다. 하지만 노련한 범죄자인 안치호에게 도로 약 공격을 받아 기절하는 준우. 한참이 흐른 뒤 깨어난 준우는 자신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믿기 어려운 사실과 안치호가 죽었다는 더 믿기 어려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모든 상황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놓은 미지의 인물은 준우의 핸드폰 일정에 사체 처리를 하라는 말까지 남겨놓았고, 이후에도 여러 인간쓰레기들을 처단한 후 준우에게 사체 처리를 맡기게 되는데...

일종의 "처단자"와 같은 인물인 이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돼지의 피]는 한마디로 "죽여주는" 소설이다. 이 말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소설 자체가 엄청 재미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소설 속에서 엄청나게 많은 "죽음"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질병이 퍼지는 족족 죽어나간 돼지를 땅속에 묻는 준우의 아버지 사광욱,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반려동물을 위한 화장장을 운영하게 된 사준우, 펜션을 운영하다 살해당하는 엄마와 준우가 기절한 사이 발목이 잘린 채 죽어버린 안치호.... 그리고 이 소설의 또 다른 중심을 차지하는, 아라뱃길에서 발견된 수많은 시신들과 그 사건을 일으킨 범죄자.... 음울한 죽음의 분위기가 내내 맴도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두 개의 다른 사건들을 잘 엮어서 보여준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숨 막히는 살인과 시체 처리가 펼쳐진다. 그런데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독자들을 이야기로 강렬하게 끌어들인다. 하필이면 인간쓰레기들만 죽어나가는 상황... 이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고, 또 아라뱃길에서 발견되는 장기가 그대로 있는 몸통 시신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걸까? 소설의 중간쯤 다다르게 되면 아라뱃길 사건의 범인이 노골적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 괴물 같은 자를 누가 어떻게 발견하고 잡을 수 있을까? 인간의 심리를 꿰고 있으면서 동시에 잔인함마저 갖추고 있는 이 귀신같은 자를... 그리고 그는 준서, 준우 남매와 어떤 운명으로 얽혀있는 것일까?

서스펜스 그 자체에 섬뜩한 스토리라인까지.. 그리고 시종일관 음울한 죽음의 냄새를 풍기는 소설 [돼지의 피]. 스릴러와 미스터리 둘 다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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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 나비클럽 소설선
김세화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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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물의 정석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읽은 소설 중 정말 손에 꼽히는 작품이에요!! 구성이나 캐릭터 설정 등등 여러 면에서 완성도 완전 높아요. 사회파 미스터리나 경찰 수사물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진짜 재미있으니 빨리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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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 나비클럽 소설선
김세화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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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바란 것은 구원이 아니라 단 3학점이었다."

경찰 미스터리의 정석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타오]를 읽었다. 저자 김세화 선생님이 30년 이상 기자 생활을 하셔서 그런지 서술 자체가 굉장히 사실적이고 현장감이 넘친다. 마치 모래에서 바늘을 찾듯, 단서가 매우 부족한 사건의 범인을 찾아야 하는 경찰들의 고생스러운 하루하루가 가감 없이 펼쳐지기도 한다. 플롯 자체도 탄탄하지만 ( 굉장히 짜임새 있다 )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배치라던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방식도 너무 좋았다. 진짜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면서 읽은 소설 "타오" 속으로 들어가 본다.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K 대학 후문 근처 이슬람 사원이 있는 골목에서 누군가가 괴한에게 공격을 당한다. 피해자는 K 대학 소속 권윤정 교수. 이슬람 사원에 숨어있던 괴한은 망치를 들고 그녀에게 덤볐다. 다행히 망치가 빗나가게 되고 비명소리를 들은 이웃 주민이 모습을 드러내는 바람에 다행히 범인은 도망을 간다. 조사 결과, 동네 주민들은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했지만 권윤정 교수가 무슬림을 대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 방향은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사람들 쪽으로 맞춰지게 된다.


그러나 이혼과 맹장수술 등등 힘든 시간을 겪느라 몸 추스를 새가 없었던 오지영 형사 과장이 제대로 사건 수사에 뛰어들기도 전에, 이번에는 K 대학 운동장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비가 오던 날, 대학교 운동장을 돌던 한 여성이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하게 된 것. 피해자는 변호사였던 윤미라라는 여성이고, 그녀 역시 무슬림들을 지지하는 쪽이었다고 하는데.... 비가 오는 날에 벌어진 미스터리한 연쇄 사건, 한 명은 살아남았지만 불행히도 다른 한 명은 죽고 말았다. 그러나 그녀들이 가진 공통점이 있었으니, 깐깐한 원칙주의자에 무슬림들을 지지하였다는 것... 과연 범인은 누구란 말인가?


예전에 김세화 작가님의 소설 [기억의 저편]을 읽었고, 그때 이야기에서 가정된 범인에 대해서 계속 궁금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정말 수준 높은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책 [타오]는 정말 완성도가 높다. 나 스스로가 형사 과장 오지영이 된 심정으로 그녀와 함께 사건을 추적했는데, 형사라는 직업은 아무나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CCTV도 많고 과학이 많이 발전해서 수사 과정이 쉬울 거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천만의 말씀. 형사들은 이 동네 저 동네로 발품을 발면서 사람들 하나하나 면담하고 조사하면서 그렇게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은근히 화가 났다. 우선 무조건 기사를 자극적으로 내보내려고 하는 일부 몰지각한 기자들과 종교를 내세워서 나쁜 짓만 골라 하는 종교인들 그리고 최종적으로 정부 관리들.. 유학생 받기만 하고 처우 개선이라던가 이런 부분 신경 안 쓰나? 진짜 읽고 있자니 마음이 답답했다. 각계각층이 참 골고루 썩어있다...라는 말과 함께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소설 [타오]는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살인 사건과 그것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서 욕망으로 부글부글 끓는 우리 사회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충실히 실현하는 자들이 갑이고, 그들이 을의 피를 쪽쪽 빨아먹는다. 참으로 이기적이고 잔인한 인간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야기 서술뿐 아니라 캐릭터 설정도 굉장히 개성 있고 재미있는 소설이다. 솔직히 어린이 목소리를 가진 이지혁 형사가 너무 안쓰러웠다. 제발 복식호흡을 배우길 바랄뿐. 이 책은 경찰의 수사 과정을 매우 꼼꼼하게 보여주고, 언론과의 미묘한 경쟁 관계 등등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런 종류의 사실적인 정통 수사물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책 [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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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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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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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시리즈는 매우 완성도높은 역사 추리소설이다. 전쟁으로 인해 피해받는 민초들의 고통이 페이지 너머 생생하게 전해진다. 추리소설이라서 사건을 해결해보는 재미도 있고 풍부한 인간사를 만나볼 기회도 있다. 날카로운 추리력에 따뜻한 마음까진 캐드펠 수사의 활약을 꼭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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