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걷기
박산호 지음 / 오늘산책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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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낯선 세상에 스스로를 호명하며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우리는 바쁘게 살아가다가도 문득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그뿐만 아니라,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남들과 비슷한 속도로,

비슷한 보폭으로 걷기 위해서 무진 애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 <다르게 걷기>는 똑같이 걷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한 책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며 살 것인가?"

이 책은 이렇게 단순하지만, 아주 중요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저자 박산호씨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10명의 전문가를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일과 삶"에 대해 아주 깊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고

그 결과, 진정성 있는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특수청소 전문가, 지식 큐레이터, 인권 조사관, 고고학자, 그리고 웹 소설 작가 등등

이들은 모두 자기만의 전문 분야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욱더 발전하기 위해서 아주 정직하게 노력하고 실천해온 사람들이었다.

분야가 다르기에 개성이 천차만별이지만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사람"과 "연결"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성공 스토리를 따라가기보다는

자신만의 "보폭"과 "속도"로 정직하게 자신의 길을 만들어간다는 점이었다.

나에게 나를 구원할 힘이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는 기자 김지수

나라는 존재가 언젠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용수 스님

인생에서 큰 시련을 겪고도 묵묵히 견뎌내는 이들을 생각한다는 지식 큐레이터 전병근

독자가 원하고 즐기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감각이 중요하다는 웹 소설 작가 최영진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화려한 성공담보다는 "정직한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아주 소탈하고 담담하게, 실패하고 흔들리고 고독했던 시간들을 풀어낸 사람들.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묘한 위로를 받게 된다.

느리지만 안정된 보폭, 즉 "다르게 걷기"를 통해서 자신만의 세계를 쌓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내가 나만의 답을 만들어갈 수는 있다.

젊은 시절에는 특히 불투명한 앞날 앞에서 큰 불안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

이 책은 이런 분들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말하기보다는

"똑같이 걷지 않아도 되니까 너만의 길을 천천히 만들어봐."라고 말하는 듯하다.

삶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 [다르게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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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억 번째 여름 (양장) 소설Y
청예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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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내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지키고 싶은 사람은 늘 하나였다."

한없이 슬프고 또 너무나 아름다운 소설 [일억 번째 여름]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미미족의 절망과 열등한 미미족을 향한 두두족의 경멀과

혐오가 아주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소설. 그러나 그러한 폭풍 같은 감정이 휘몰아치는

가운데에도 이 소설은 "우리"를 향한 연대감과 사랑의 꽃을 강렬히 피워낸다.

소설 [일억 번째 여름]은 신인류인 미미족과 두두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구가 멸망한 이후 구인류는 사라졌으나 그들이 남긴 DNA 덕분에

신인류가 탄생하게 되고 그들은 새로운 행성에 정착하게 된다.

그러나 자연에 가까운 미미족은 인공적인 삶과 문명을 이룬 두두족에게 착취를 당하며 살아간다.

미미족 족장인 주홍은 강한 체력 덕분에 에너지 채집자가 되고

고대 언어를 읽을 수 있으나 신체가 매우 약한 이록의 다리 역할을 담당한다.

냉혹한 두두족 족장인 아버지와 미미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록은

주홍의 등에 업힌 채 고대 언어가 새겨진 동굴 "콜로나"를 다니며

그들의 미래를 책임질 정보를 수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일억 번째 여름이 곧 다가온다는 징조의 어둠꽃이

가득 피어난 현장을 보게 되는 주홍과 이록... 그것은 곧 미미족의 멸망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말.... 그 시간을 늦추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주홍과

동시에 마지막 콜로나에서 아버지가 원하는 "궁극의 원천"을 찾아낸

이록의 모습이 동시에 오버랩되는데......

여름은 반복되고, 에너지를 얻기 위해 자연재해가 끝없이 지속되며,

에너지를 수집하는 자와 그들을 착취하는 자들이 있다.

"일억 번째 여름" 이 오면 낡은 한 종족은 반드시 멸망한다는

고대 예언이 전해 내려오는 상황. 말하자면 약하고 열등하고

문명을 이루지 못한 채 살아가는 미미족이 곧 멸망한다는 의미.

오직 살아남기 위해서 뜨거운 여름을 견디고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자연재해를 감내하는 미미족 사람들

이러한 고통의 순간에도 그들은 특별한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연대하며 마지막 용기 한 방울까지 짜내어 길을 떠난다.

이들이 만약 나의 후손이라면 꿈속에 나타나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고 싶은 심정...

이 책을 읽는 와중에 왜 최근 있었던 계엄 사태가 떠오르는지...

응원봉을 그 누구보다 높이 쳐들었던 우리의 아들, 딸, 이웃들의

환한 미소와 희망을 담은 눈물이 막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울컥하게 되는 소설.

"우리에게는 반드시 살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

“희생이란 용감한 사람들의 특권이야. 우리는 지키는 사람들이란다.”

“같이 있어야 우리는 완벽해져.”

생존을 위해 혈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서로를 향한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덮고 나서도 한동안 마음의 먹먹함은 지속되었다.

주홍, 이록, 백금, 연두 그리고 일록....

이들이 다시 만난 계절과 우리가 다시 만난 세계가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문학적 서사의 유려함과

아포칼립스가 가진 장르적 재미를 동시에

가진 대단히 완성도 있는 소설 [일억 번째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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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불 속에서 콘텐츠로 월급 번다 - 딱 한 번만 팔면 계속 팔리는 콘텐츠 비즈니스의 비밀
보스언니(조경진)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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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나는 콘텐츠를 팔고 경제적 자유를 샀다!

평범한 주부가 집에서 혼자 억대 연봉을 벌 수 있었던

콘텐츠 비즈니스 노하우

바야흐로 온라인을 통해서 돈을 버는 세상이 왔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다들 전자책이니, 인스타그램이니 해서 짭짤한 수익을 거둔다는데... 중요한 것은 도대체 어떻게? 너무나 부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던 나. 그러던 와중에 나는 우연히 만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이불 속에서 콘텐츠로 월급 번다>는 제목은 그야말로 솔깃하다. 잠든 사이에도 통장에 돈이 찍힌다니..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 팔지 않아도 팔리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6주 완성, 누구나 따라 하는 첫 수익 만들기 프로젝트 - <나는 이불 속에서 콘텐츠로 월급 번다>로 들어가본다.

평범한 주부에서 억대 연봉까지....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보스 언니의 시작도 우리와 크게 다르진 않았다. 남편이 해외로 발령을 받은 뒤 아프리카에서 육아에만 전념하던 그녀는 부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후 온라인 강의를 론칭한다. 6개월이라는 시간을 들여 정성스럽게 준비했건만 수익은 ‘0원’. 냉혹한 현실 앞에서 무릎을 꿇었을 법도 하지만 저자는 ‘완벽한 상품’을 준비하기보다는 ‘상품을 살 고객’을 모으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의 구성은 아마도 비즈니스 왕초보를 위한 단계인 듯한 <level 0 – 비즈니스, 일단 한번 시작해 보면 안다!> 에서부터 <level 4 – 꾸준한 성장, 나를 브랜드로 만드는 시간>까지 총 5단계로 구성된다. 이 단계를 찬찬히 거치면서 저자는 고객 유입 – 찐 팬 확보 – 자동 수익화 구조라는 알짜배기 비즈니스 전략을 제시한다. 6주 안에 1만 원 벌기 → 잠재 고객 100명 모으기 → 찐 팬 100명 만들기 와 같은 식으로 각 레벨별로 미션이 주어져서 차근차근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탄탄한 사업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책이 마음에 확 꽂혔던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그냥 두루뭉술하게 “하면 된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이 아니라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온라인 사업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하나하나 단계별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구조적인 책이다. 각 단계별로 해야 할 일, 어떤 도구를 사용할지, 그리고 반드시 피해야 할 실수 등이 잘 정리가 되어 있으므로 그대로 따라만 해도 실행이 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사업의 왕초보도 꼼꼼히 읽고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사업이 이루어지는 책이랄까?

콘텐츠가 돈이 되는 구조, 나도 만들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책에서 읽은 문장 한 구절을 소개하고 싶다. “ 당신의 소소하고 작은 일상이 돈이 된다 ”라는 문장이 바로 그것이다. 화려하고 거창하지 않아도 돈이 된다는 말이다. 실례로 모닝콜을 해주거나 함께 스쾃을 하는 채널로도 돈을 버는 사례가 소개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소개되고 있으니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특히 나만의 콘텐츠가 있어서 온라인으로 수익화를 하고 싶은 분, 그리고 경력 단절로 인해 경제 활동이 잠시 멈추어져 있는 주부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 <나는 이불 속에서 콘텐츠로 월급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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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기다려온 구원자는 바로 당신입니다 - IFS가 전하는 행복한 커플의 심리학
리처드 슈워츠 지음, 권혜경 옮김 / 싸이칼러지 코리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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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로맨스는 결코 당신을 구원할 수 없다"

이 책 <당신이 기다려온 구원자는 바로 당신입니다>는 단순한 심리학 이론서가 아니고 여러 사례를 들면서 커플의 관계가 무너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해결 방법을 아주 통찰력 있게 제시한다. 커플의 친밀감을 방해하는 요소들은 여럿 있을 수 있는데, 이 책은 주로 우리가 양육 시절에 받을 수밖에 없었던 내면의 상처에 초점을 맞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그건 너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네 안에 아픈 부분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따뜻한 책이다.

이 책은 IFS (International Family Systems) 즉, 내면 가족체계라고 하는 심리치료 모델을 바탕으로 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바로는, 우리 모두는 어린 시절의 상처, 버려졌던 기억, 억눌린 감정들로 구성된 "부분들"을 품고 살아간다. 고통을 안고 있는 부분인 "추방자" 그리고 그들을 보호하려 애쓰는 "매니저" 가 있다. 예를 들어서 누군가에게 너무 의지하거나 갑자기 벽을 치고 도망치듯 멀어지는 행동들이 다 내 안의 "추방자"와 "매니저"가 벌이는 감정의 교환일 수 있고, 이 책은 그런 복잡한 내면의 대화를 이해하고 그 흐름을 온전히 인정할 수 있게 도와준다.

관계 초반에는 모든 것이 아름답고 마법 같아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이 갑자기 폭발하고 사랑이 식어가게 되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을 아주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설명해 준다. 특히 상대방에게 끌리는 감정이 "사랑"이라기보다는 과거의 상처를 반복하려는 내면 아이의 반응일 수 있다는 지적은, 관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180도로 바꿔준다. 따라서 이 책은 단지 나와 같은 일반 독자들뿐 아니라 관계 치료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상담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이 책은 사랑과 관계, 즉 커플 개개인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듯싶다가도 자본주의, 가부장제, 이성애 중심 문화가 우리의 관계 기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통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상적인 관계라고 여겨온 많은 커플의 관계가 사실은 억압적 구조 속에서 길러진 결과임을 보여주고 있고, 그 환상에서 벗어날 때 관계는 비로소 해방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책. 무엇보다도 이 책은 상대가 나를 구원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고 내 안의 다양한 자아를 내가 직접 돌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시 말하면 이 책은 관계 속의 나뿐만 아니라, 나라는 존재 자체를 더 깊이 이해하고 돌보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이 책 [당신이 기다려 운 구원자는 바로 당신입니다]는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당신 안의 모든 자아는 소중하다" "당신의 상처를 구할 사람은 당신 자신뿐이다" "건강한 관계를 서로를 구속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아를 맞이할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등등.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지만 자꾸만 상처가 더 커져가고 관계가 무너져가고 있다고 느낄 때, 관계 속에서 느끼는 감정이 너무나 혼란스러울 때, 반드시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 힘든 연애와 결혼 생활에 대한 해답이 필요한 사람들, 내면의 불안, 과민함, 회피 성향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심리 상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당신이 기다려온 구원자는 바로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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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새의 일일 - 이 망할 게으름이 나를 구원할 거야
큐새 지음 / 비에이블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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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망하지 않는 선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미루는 게 미덕이 되는 세상을 꿈꾸는

선천적 회피형 인간, 큐새의 유쾌하고 명랑한 일상 기록!

내가 워낙 만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작가님의 성향이 나와 비슷한 것 같아서 흥미진진하게 읽어보게 된 만화책 <큐새의 일일> 부제가 "이 망할 게으름이 나를 구원할 거야 "이다. 나 역시 미루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기에 이 "게으름"에 대한 작가님의 의견이 실린 만화가 너무나 궁금했다. 그림체도 약간의 여백 (?) 이 있는 듯하고,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황당한 사건이나 부끄러웠던 실수담 등이 유쾌하게 묘사된 만화들이라 너무 좋았다. 작가님과의 거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이렇게 살아도 괜찮아,라는 일종의 "신경 안정제"를 선물받은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중 하나는 <독일 지하철에서>였다. 독일로 유학을 간 주인공 큐새. 같은 기숙사에 머물고 있던 친구들과 지하철을 타고 연말 파티장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누가 그녀의 손에 폭죽을 들려줬고, 룰루랄라 받아든 큐새. 그러나 갑자기 누군가 그녀가 들고 있던 폭죽에 불을 붙였고... 지하철 안에서 미친 듯이 폭주하는 폭죽과 그것을 노려보는 다른 사람들.. 큐새는 당황한 채 짧은 독일어로 "Ich (나는) bin (이다) nicht (아니다)"를 외친 뒤, 너무 억울해서 Scheisse (똥)이라는 욕까지 문장 끝에 덧붙인다. 즉, 그녀는 "나는 똥이 아닙니다"를 큰소리로 외친 셈.

이외에도 <팬티가 이상한 만화>에서는 나름 보수적인 작가님이 T 팬티를 입은 것처럼 만천하에 알려졌다는 게 너무 재미있었고, <맨발 쇼핑>은 역시 이 정도로 엉뚱해야 창작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에피소드였다. <파멸의 개미와 베짱이>와 <부라자 교훈>은 작가의 어머니가 작가의 자녀인 수림에게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낸 만화인데, 모전여전이랄까? 어머니의 유머감각이 그대로 작가 큐새에게 내려왔구나 싶을 정도로 아주 재미있었다. 어머니의 crazy 한 상상력을 작가님이 물려받은 느낌.

작가님의 자녀 수림과의 일화를 그린 만화들도 있는데 예를 들어서 <쌍쌍바>에서 수림은 꿈에서 어린 큐새를 만나 아주 신나게 놀다가 쌍쌍바까지 나눠먹게 된다. 꿈의 끝부분에서 어린 큐새는 수림에게 사이다 크림이라는 과자를 나눠먹자는 이야기를 했고, 현실에서 큐새는 과자를 나눠먹으며

마음속으로 이런 고백을 한다. "너가 내 반쪽을 채워줬듯 나도 너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자식 다 키운 만화>에서는 "설렁탕"으로 아재 개그를 연발하는 수림이가 너무 귀여웠고, <울고 싶어진 밤과 어떤 위로>에서 부모만이 알 수 있는 자녀로부터 받는 진정한 위로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만화책 <큐새의 일일>은 보통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겪을 만한, 여러 황당한 에피소드들을 아주 재미나게 만화로 풀어내었다. 어린 큐새가 고드름을 신나게 먹고 나서 배가 아팠던 이유는? 지하철에서 어르신께 자리를 양보했던 큐새가 당황했던 이유는 뭘까? 평범한 일상 이야기이긴 한데 끝부분에서는 다소 내용을 비트는 듯한 "반전" 이 등장하기도 한다. 약간 추리소설 (?) 기법이라서 이런 부분 덕분에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주로 작가님 본인의 경험담을 담았는데, 특히 자녀인 수림과의 에피소드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뭔가 뭉클하기도 하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감과 깨알 같은 개그감으로 충만한 만화책 <큐새의 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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