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부로 양복점
가와세 나나오 지음, 이소담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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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할아버지와 10대 남학생의 발칙하고도 사이다같은 통쾌한 이야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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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 피할 수 없는 내 운명을 사랑하는 법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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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내가 아는 니체는 삶을 지향하는 철학자이기 때문이죠. 지금 니체가 살아남아서 강연을 다닌다면, 삶이 힘들어서 살기 싫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 살아야 한다. 고난과 고통을 즐기면서. 살아있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어쩌면 위험한 철학자일수도 있습니다. 그는 무사안일한 삶, 안전하다못해 권태로운 삶을 부정하기 때문이죠. 마치 아이처럼 순간순간을 즐기고 모험에 뛰어들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을 멈추고 순간에 집중하라 ".

[ 사는 게 힘드냐고 - 니체가 물었다 ].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이신 박찬국 교수님이 쓰신 ‘ 니체 ’ 사상서입니다. 그의 철학은 방대해서 한 눈에 모든 것을 이해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자면, “ 힘에의 의지 ”, “ 초인 사상 ”, “ 신은 죽었다 ”.. 등등이 아닐까? 싶습니다.

역시 철학자들은 일반인들이 애매모호하게 생각하고 있던 부분을 명확하게 표현할 줄 아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사고의 깊이와 넓이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습니다. 이 책에는 공감가는 대목이 너무나 많았지만, 우선 " 행복한 인간 " 에 대해서 니체가 언급한 부분에 큰 공감이 갔습니다.

“ 진정한 의미에서의 ‘행복한 인간’은 고난과 고통이 없기를 바라지 않고, 그런 것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평정과 충일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행복의 반대는 비애나 고통이 아니라 내적으로 빈곤해지고 생명력이 쇠퇴한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 우울증입니다 ”

한국에 점집이 이렇게 많은 이유가 뭘까요? 저마다 사연 없는 사람 없습니다. 고난과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 한숨쉬며 사는 사람들이,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점집을 많이 찾습니다. 언제쯤 편안해지는지 알기 위해서죠. 하지만 “ 니체 ” 는 선언하고 있습니다. 체력과 정신력을 키워서 이겨 나가라구요. 고통과 고난의 삶 속에서 너털웃음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인간이라고 합니다. 너무나 공감이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또한 공감이 갔던 부분은 “ 아이처럼 인생을 살아라 ” 라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선언하였습니다. “ 인간의 정신은 낙타의 정신에서 사자의 정신으로, 그리고 사자의 정신에서 아이의 정신으로 발전해가는 것” 물론 경우에 따라 어떤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낙타나 사자의 정신 단계에 머무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인격의 완성은 바로, 아이처럼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죠.

낙타의 정신 : 사회의 가치와 규범을 절대적 진리로 알면서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정신

사자의 정신 : 기존의 가치와 의미가 무너진 상태에서 ‘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결여된 상태가 이어짐.

아이의 정신 : 인생을 유희처럼 사는 상태. 어린아이들은 놀이를 할 때 ‘ 왜 이 놀이를 해야 하지? ’ 라며 의미를 묻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이의 정신으로 사는 사람들은 인생의 의미를 묻지 않는다.

나는 지금 어떤 단계에 와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이 글을 쓰신 박찬국 교수님은 본인의 정신 단계의 변화를 예시로 들어주면서 “ 니체 ” 의 이 주장을 쉽게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는 초, 중학교 시절에는 낙타의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2시간 이상 서서 종교 단체의 의식을 치르고 무식하게 공부를 했습니다. 그야말로 부모님과 종교 단체의 규칙을 성실히 따른거죠. 그러다가 고등학교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삶의 허무감을 느끼며 부모님과 선생님께 반항함과 동시에 사회의 모든 규칙에 대해서 냉소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오고 인생의 의미를 찾는 태도를 버리고 나서는 아이처럼 인생을 살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 중에서,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가 있습니다. 니체는 디오니소스적인 삶을 찬양합니다. 그는 ‘ 우리가 앞으로 섬겨야 할 신은 춤출 줄 아는 신’ 이라고 말합니다. 니체가 말하는 디오니소스신은 어떤 인격적인 신이 아니라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세계 자체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니체가 ‘ 초인 ’ 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이렇게 파괴와 창조, 승리와 기쁨과 패배의 슬픔이 반복되는 이 세계를 웃으면서 긍정하는 자이고 ‘ 춤추는 디오니소스처럼 ’ 너털웃음을 터뜨리면서 이러한 세계의 한가운데서 환희에 차 춤추는 자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내가 뜻하지 않게 고난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고난 앞에서 고통에 시달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무너지려는 자신을 붙들기 위해서는 강한 자아가 필요합니다. 맞서 싸우려는 정신, 이겨내려는 정신, 맞서 이겨나갈 수 있는 강한 체력.... 니체라는 철학자가 주장하는 부분입니다. 실제 그도 인생을 통해 많은 고통에 시달렸으나 ( 그의 책을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음, 실패한 루 살로메와 연애, 평생 두통과 위통에 시달림, 말년엔 정신병에 걸림 등등등 ) 그는 결코 자신의 운명이나 인생을 부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자세로 자신의 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하죠. 읽으면 읽을수록 고개가 끄덕여지는 니체 철학서.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 대한 올바른 지침을 제시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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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할 지도
김성주 사진.글 / 카멜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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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_ 할 지도] 는 오월 어느 날, 지중해 어딘가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작가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작가는 지금 여행 중입니다그는 배를 타고 이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즉 다른 말로 하면, 크루즈 여행이죠.


크루즈 여행..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 보는 여행 아닐까요? 

[어쩌면_할 지도] 는 책의 시작부터 독자들을 설레게 하는 글귀와 사진들이 가득차 있습니다.

[ 어쩌면_할 지도] 의 이 밑줄 _ 은 읽는 독자에 따라서 다양하게 표현이 되겠지만, 나만의 밑줄은 어떤 글로 채우면 될까?.. 고민해보았습니다.


한 번을 산다는 것은 하루를 산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나는 일생(一生) 못지 않은 일생(日生)의 무게를 보았다.”(p18)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단 한번의 인생을 선물받게 됩니다. 그리고 하루 24시간이 동등하게 주어집니다살아가다보면 우리는 매일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지겹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똑같은 일상은 없습니다.

오늘의 점심 메뉴 선택,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회의, 내 블로그를 찾아와 주는 사람들..

조금씩의 변화 속 일생(日生)을 즐기는 것이 훗날 멋진 일생(一生) 을 만들지 않을까요?

“이만큼 시간이 지나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것은 이제야 피사를 찾은 것이라네. 내겐 지금 나와 같은 버스를 기다리는 자네의 젊음이 얼마나 아름다워 보이는지 몰라.(p64)

나 역시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갑자기 여행을 떠나요 라는 노래 가사가 문득 생각이 나네요.

체력과 시간, 능력이 된다면 젊은 시절부터 여행을 통해 나를 재발견 해 보고 후회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여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준비물은 역시나 떠나는 것 자체에 있다.”(p79)

“여행은 그 안에 미숙함이나 서투름 같은 풋내 가득한 의미들을 품고 있기에 누구에게나 아름답다.”(p175)

“내가 생각하는 여행과 만남의 가장 큰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p221)

처음 떠났던 여행을 생각해 보세요. 일단 어딘가로 떠난다는 생각 자체에 기분이 좋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몇 박 며칠을 고생해서 여행계획을 준비 할 것이고, 계획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힘들게 걸어다녔을거에요첫 여행인지라 미숙하고 서툴렀겠지만 그것조차도 좋은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을 거에요.

누군가에게 여행이란 달콤한 휴식, 선물, 휴가로 다가오고, 누군가에게는 도전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현실도피나 탈출의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각자의 인생에서 여행이 다른 의미로 간직되어지지 않을까요?

나중에 이 책에서 소개되었던 나라와 도시로 여행을 하게 된다면, 작가가 들렀던 공원이나 카페 등을 찾아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여행이 거울 속에 비친 자아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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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서 만난 세계사 라임 틴틴 스쿨 13
손주현 지음 / 라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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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 인간과 동물 간의 관계를 풀어놓은 세계사 이야기책이다. 사실 인간과 동물 간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논란 거리 투성이다. 역사를 통틀어서 인간과 동물은 친구 관계이기도 했으나 지배자, 피지배자 관계를 이어온 것이 사실인 것.


오늘날엔 동물에 대한 복지에 대해서 관련 법규가 많이 강화되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사각지대가 많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얼마 전 한 동물보호단체 대표가 동물의 안락사 논란 중심에 서기도 한 것처럼 말이다.


아주 옛날엔, 인간이 동물의 세계에서 다른 덩치가 크거나 우월한 위치의 동물보다 서열상 낮은 단계에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직립보행을 하게 되고 자유로운 두 손을 이용하여 도구를 만들게 되면서 동물의 먹이 사슬에서 한 단계 위로 성큼 올라서게 된다.


p33) 인간 말고는 그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먹이 이외의 용도로 이용하지는 않는다.


인간도 예전 부족사회에서는 동물을 숭상하고 신성한 존재로 여겼으나, 문명의 발달은 인간으로 하여금, 점차 도구로서의 동물에 집중하게 만든다. 동물을 통해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으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인간은 그들을 노동력, 전쟁의 선봉장, 동물서커스, 장식품, 일개 유흥거리로 전락시키고 그들에게 자유를 박탈해 버린다.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들을 제외하면, 평소에 동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기 때문에, 어릴 적에 동물원에 갈 때면, 어떤 동물부터 볼까 생각하며 설렜던 기억이 있다. 근데 생각해보니, TV 의 ″동물의 왕국‶ 이란 프로그램에서 드넓은 초원에서 그들만의 생존법칙에 따라 살아가는 동물의 모습을 봤던 것이 떠올랐다. 동물들은 그들만의 세상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동물을 천시하고 자신의 이익에 따라 이용해먹기만 하는 인간의 이기심에 화가 났다. 우리는 동물에게 무언가를 강요할 권리가 없다.


인간이 동물을 이용한 사안 중에, 민감한 상황의 나라간의 관계개선에 특정 동물들이 이용된 사례가 있었다. 그런 식으로 동물이 이용된 것이 대해서는 그게 그다지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동물 입장에서 본다면 그것도 달갑지만은 않다.

현대의 인간은 동물과 진짜좋은 친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동물의 5대 자유를 한번 살펴보자.

1. 몸마름, 배고픔, 영양실조로부터의 자유

2.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3. 고통, 부상,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4.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

5. 공포와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인간의 행복이 아니라 동물의 행복을 생각하고 존중해주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동물이 어떻게 사는지 정 궁금하다면 요코하마의 동물원처럼 영상만 봐도 족하다!


친구를 한자풀이 하면 친하게 예전부터 사귄 사람이다. 태곳적에 인간이 동물들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처럼, 현대의 인간들도 군림하려는 자세가 아니라 동물의 진정한 친구로 지내려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 나도 인간이지만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동물에게 가해진 인간의 잔인함은 결국 동물뿐만 아니라 결국은 인간 스스로를 해치는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이제는 동물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소리 높이는 공생의 관계에 대해서 심히 생각해 볼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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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방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3
다니자키 준이치로 외 지음, 김효순 옮김 / 이상미디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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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방. 제목으로 쓰인 표제작 [ 살인의 방 ] 을 비롯하여 여러 단편들이 담긴 단편집이다. 첫번째 단편집이었던 [ 세 가닥의 머리카락 ]에 비해서 스토리의 완성도가 많이 높아진 느낌이다. 사실 [ 세 가닥의 머리카락 ] 의 경우엔 서양의 추리물을 그대로 번안한 것들도 있었으니 비교하기가 좀 그렇긴 하다.    [ 살인의 방 ] 을 읽고 나서 이 시리즈 전체를 구비히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일본 추리 소설 역사의 발자취를 이어가는 책들이라 생각하니 더 갖추고 싶은 욕심이 든다. 그래서 두번째 책인 [ 단발머리 소녀 ] 를 구입해버렸다. 일단 3권 득템.

역시 표제작 [ 살인의 방 ] 의 작품성이 두드러진다. 추리 소설의 특징인 트릭과 반전을 충실히 이용한 작품이다. 책의 주인공을 속였을 뿐 아니라 독자까지 앙큼하게 속여버린 문제작. [ 살인의 방] 으로 한번 들어가보자.

주인공 다카하시는 작가이다. 또다른 주인공인 다카하시의 친구, 소노무라는 약간 기벽이 있는 괴짜이다. 책의 표현을 충실히 담아내자면, 그는 제멋대로 구는 정신병 환자이다. ( 다카하시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듯 ).   그는  이상한 흥분 상태에 사로잡혀 다카하시에게 전화를 하고는 다짜고짜 건너오라고 한다. 소설을 집필하느라 짜증이 날만큼 나 있는 다카하시. 안 그래도 폭발 지경인데 남의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소노무라의 태도에 진절머리가 난다. 그런데 뒤이어서 밝히는 소노무라의 예언에 귀가 솔깃하다. 그의 예언은 과연 무엇일까?

살인의 방이라니, 제목이 자극적이다. 자극적인 제목만큼 내용도... 잔인하다! 어딘가에서 살인이 벌어질 거라는 정보를 입수한 소노무라. 돈도 많고 시간도 많은 한량 소노무라는 친구 다카하시를 데리고 살인이 발생할 방으로 구경을 간다. 긴가민가하면서 따라간 다카하시는 어떤 허름한 방에서 실제로 살인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조그만 구멍으로 엽기적인 행각을 지켜보며 덜덜 떠는 주인공들... 혹시나 들킬까봐 찍소리 하나 내지 못한다.

그런데 이 문제아 소노무라 같으니.... 살인을 지켜본 것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엽기적인 살인 행각을 벌인 여성과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가지고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소노무라는 무슨 생각일까? 살인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울리기 시작하다니... 마음 속을 알 수 없는 소노무라. 급기야 살인자였던 여성의 손에 죽고 싶다는 편지를 다카하시에게 남기고는 자신의 죽음을 지켜보러 오라고 하는데....

도대체... 이 무슨 시츄에이션인지.... 살인행각을 지켜보는 것에 만족 못 하고 스스로 죽음까지 택하는 소노무라. 활동 사진 ( 지금의 영화 ) 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소노무라가, 영화를 지켜보듯, 살인 행각을 지켜본 것은 그나마 이해가 가지만, 그 영화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선택을 하다니... 어이없는 독자의 눈앞에 이 이야기는 앙큼한 반전의 카드를 들이댄다.

이외에도 인상적이었던 작품, [길 위에서] 는 한 마디로 길 위에서 일어나는 두 주인공들의 대화만으로 모든 것을 유추해낼 수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유가와라는 이름의 평범한 회사원이다. 그의 눈앞에 나타난 사람은 다름아닌 사립탐정.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주인공인 유가와의 신원조사를 하러 왔다는 이야기를 한다.

유가와는 전 부인을 병으로 잃고 새 부인과 함께 새로운 삶을 준비 중에 있다. 전 부인을 너무나 사랑했지만, 이미 가버린 사람은 어쩔 수 없으므로 현재 만나는 사람과 결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유가와.

그러나 길을 걸으면서 유가와와 사립탐정이 나누는 대화가 심상찮다. 사립탐정은 실타래처럼 얽키고 설키어 있었던 실타래를 살살 풀어나간다. 어떤 실타래인고 하니, 유가와의 전 부인의 죽음에 관련된 " 의혹 " 이라는 " 실타래 " 이다. 물론 전 부인의 죽음의 원인 제공자는 " 유가와 " 이다. 사립탐정은 유가와가 어떤 교묘한 방법으로 부인을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 하나하나 짚어나간다. 그리고 반박하는 " 유가와 " 의 입을 틀어막아버린다. 논리와 증거로써... 그들의 종착지는 사립탐정의 사무실,,, 거기에 전 부인의 아버지가 기다리고 있다. 얼굴이 파랗게 질려버린 유가와 앞에.

살인의 방은, 1권에 비해 한층 세련되어진 추리 소설 단편들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독자의 허를 찔러버린 [ 살인의 방 ] 과 대화만으로 범인의 자백을 받아내는 [ 길 위에서 ]. 스릴과 반전으로 인한 재미가 톡톡하다. 쉽게 읽히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옛날에 쓰여진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스토리 구성도 탄탄한 편이다. 다른 단편들도 독특한 재미가 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시리즈가 너무나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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