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컨티뉴 - 직장을 잃고 이혼도 했는데 저승사자를 만나 부자가 되었다
최해직(권영신) 지음 / 노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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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과거와 미래 사이

"지금 여기"에서 펼쳐지는

철학적이고도 세속적인 수업

그저 그런 자기 계발서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 책 <죽어도 컨티뉴>는 현대인에게 성공의 길을 알려주는, 아주 세속적인 책인 듯하면서도 삶의 비밀, 혹은 진리를 깨우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내용도 독특하지만 형식도 대단히 독특한 책이다. 주인공 "해직"은 삶에서 실패라는 실패는 모두 경험한다.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고 이혼을 하는 등 고통의 시간을 겪게 되지만 결국 극복을 하고 새로 만난 여자 친구 "윤저" 와 미래를 꿈꾸며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죽어버리게 되고 저승사자를 만나게 되는 해직... 그가 알게 될 삶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을 쓴 저자 최해직 혹은 권영신씨는 실제로 직장을 다니다 해고를 당하고 빚만 남은 삶을 재정비하기 위해 독서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책에서 얻은 여러 아이디어를 생활에 적용한 지 6개월 만에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살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되었고 "최해직책추천"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여 독자들과 독서와 경험담을 나누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이 책은 어느 정도는 실화에 기반하여 ( 저승사자를 만나는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 작성된 게 아닐까 싶다. 이 글을 쓴 저자의 필명도 최해직, 글의 주인공도 최해직이니까.

이 책은 급성 심장사로 저승사자를 만나게 된 해직이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신, 인간, 세상, 그리고 삶에 대한 비밀을 풀어가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저승사자가 약간 성질이 괴팍한 인물 (?)로 등장하는데 ( 사사건건 해직에게 시비를 건다 ) 한편으로는 굉장히 츤데레 같기도 하다. 해직이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윽박지르고 꼽을 주지만 결국 자신이 알고 있는 인간과 삶에 대한 비밀을 낱낱이 알려준다. 그가 주장하는 것을 간단 요약정리해 보면, 인간은 개인인 동시에 전체의 일부분, 즉 이 세상과 우주를 관장하는 신의 일부분이라는 사실. 그러나 신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 있고 현실을 창조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생각"이라고 설명한다. 이 부분은 " 우리는 바다에서 떨어져 나온 물방울 " 이라고 비유한 것을 통해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최해직" 만이 주인공은 아니다. 실제로 신인 듯한 사람이 등장한다. 때는 서기 3172년 이미 사람들은 나와 너 구분 없이 모두가 전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모두가 조화롭게 살아간다. 주인공 영신은 언젠가부터 불쾌감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강렬한 감정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영신이 살아가는 미래에는 감정 상쇄기가 있어서 강하게 올라오는 감정을 0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삶이 너무 지루하다고 느낀 영신은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서 인간 "나"를 만들게 된다. 그런데 아이가 크면서부터 "에고"라는 것, 즉 "자아"를 형성하게 되면서 전체 중의 일부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나" 그리고 이기적 욕심이 앞서는 "나"를 주장하게 되는데....

이 책 <죽어도 컨티뉴>를 읽는 동안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다양한 책들이 있었다. 성공과 부를 끌어당길 수 있다고 했던 책 <시크릿>을 비롯하여 명상을 강조했던 다양한 불교 철학서 그리고 먼 미래의 인류를 상상했던 많은 SF 소설들....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만 하지 어떻게 그 성공을 이뤄냈는지는 잘 모를 수가 있는데, 이 책에는 "거울" 이라던가 "마음 그릇"과 같은 이론들을 통해서 세세히 설명하고 있다. 일단은 내면 성장을 이뤄낸 사람들만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사실은 부자가 되는 것만이 종결점이 아니라는 것. 여기서 저승사자는 물리학 이론 까지도 끄집어내는데, ( 원자는 중간에 핵이 있고 전자가 계속 돌고 있다 등등 ) 우리 주위에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가득하고 내가 어떤 빛 ( 무채색이냐 무지개색이냐 )을 스스로 띄느냐에 따라서 끌어당기는 에너지가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설명한다.

이 책은 자기 계발서 같기도 하고 철학서 같기도 하고 또 물리학을 다루는 과학서 같기도 하다. 하지만 어려운 개념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쉽고 재미있다. 최해직과 저승사자의 티키타카뿐 아니라 영신이 창조해낸 시뮬레이션 게임 속 아이의 성장 과정과 그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독특한 형식과 내용을 가진 <죽어도 컨티뉴>를 성공하고자 하는 이 땅의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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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무법자
크리스 휘타커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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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절로 나게 하는 감동적인 드라마와 숨을 멈추게 만드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놀라운 결말!

소설 <나의 작은 무법자>는 기존의 범죄 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총 6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고 다소 서사적 호흡이 긴 소설이긴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도저히 손에서 떼어낼 수 없는 완전한 페이지 터너이다.

주인공 더치스는 아직도 과거에 겪은 비극 때문에 생긴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엄마 스타와 하늘의 천사처럼 착하고 천진난만한 꼬맹이 동생 로빈을 지키기 위해서 매일 스스로를 무법자라 세뇌하는 다소 터프한 십 대 소녀이다.

보호자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엄마

알코올 중독에 가깝고 거의 삶을 버린 듯한 엄마를 기꺼이 돌보는 더치스. 거칠고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강한 의지를 가진 소녀이다. 엄마의 자리가 거의 비어있다고 해도 무방하지만, 엄마의 청소년 시절 친구였던 경찰서장 워크가 가족 주변을 맴돌며 더치스와 로빈을 돌봐준다.

그러던 어느 날, 청소년 시절 음주 운전으로 스타의 여동생 시시를 사망하게 만든 엄마의 옛 친구 빈센트 킹이 30년의 복역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비록 죄인이지만 이미 죗값도 치렀기에 옛 친구 워크는 그의 귀환을 온몸으로 환영하고 스스로 자해를 하여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빈센트를 보면서 과거의 실수에 대해서 30년간 그가 얼마나 반성을 했고 큰 고통을 겪었을지 짐작하는 워크.

그러나 그가 귀환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더치스의 엄마 스타가 집에서 갈비뼈가 부러진 상태로 사망한 채 발견되고, 그 옆에서 빈센트도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된다.

스타의 여동생 시시의 죽음에 대해서 스스로를 벌하면서 30년이나 감옥에서 지내야 했던 빈센트

워크는 절대로 그가 저지른 일이 아닐 거라 믿으며 스타의 주변을 탐색하게 되고 평소에 스타의 주변을 얼쩡거리던 한 남자의 소행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는데.....

이 책은 정말 아련하게 심장을 때리는 듯한 눈물겨운 드라마가 있다. 엄마가 죽고 난 후 외할아버지 헬에게 맡겨지는 더치스와 로빈. 로빈은 쉽게 마음을 열지만 더치스는 외할아버지에게 온갖 상스러운 욕을 하면서 가족으로 받아들여지기를 거부한다. 자신을 무법자라고 칭할 만큼 스스로의 주위에 단단한 벽을 치는 더치스. 그녀가 나는 너무 안쓰러웠다.

한편 워크는 청소년 시절에 스타, 빈센트와 함께 어울렸던, 한때는 연인이었으나 지금은 남이 되어버린 변호사 마사와 아슬아슬한 선을 지키며 스타를 살인한 혐의로 구치소에 갇힌 빈센트의 결백을 밝히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가혹한 운명"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는 정말 운명의 장난 혹은 잔인한 운명에 의해서 결국 불행한 결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불운한 사람들이 진짜로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목숨걸고 투쟁한다. 비록 엄마를 지키지는 못했지만 천사 같은 꼬맹이 로빈을 지키기 위해 삶을 사는 듯한 무법자 더치스 래들리... 과연 그녀는 로빈을 지켜낼 수 있을까?

돌이킬 수 없는 과거, 사랑과 증오, 운명적인 만남과 실수 그리고 오해와 용서...... 이 소설 <나의 작은 무법자>에는 감동적인 드라마가 있다. 독자들은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다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진행 덕분에 손에 땀을 쥐기도 할 것이다.

가슴 아픈 사연에 울고 있다가 다시 한번 주먹을 불끈 쥐는 더치스와 함께 주먹을 쥐게 되는 꿀잼 소설 <나의 작은 무법자>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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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의 49재 - 2024 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아사히나 아키 지음, 최고은 옮김 / 시공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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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닫지 못할 뿐, 모두들 붙어 있고

모두들 뒤엉켜 있다


책 <도롱뇽의 49재>는 정말 독특하고 깊이가 있는 소설이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고 있는 듯하다.

사람은 과연 독립적인 개체가 맞는가? 혹시 거대한 전체의 일부분은 아닐까?

인간이란 개체로 존재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여서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하는 듯한 책 <도롱뇽의 49재>


주인공 슌과 안은 누구든지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그 결합 쌍둥이이다.

그러나 신체의 일부분 ( 머리나 허리 등 )만 결합된 다른 케이스와는 달리

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한 몸이지만 어쨌든 갈라져 있고

두 개체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붙어 있다.

마치 이야기 속의 아수라 백작과 같은 모습이랄까?


그러나 슌과 안의 케이스보다 더 쇼킹한 게 있다면

바로 큰 아버지 몸에서 기생했던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어릴 적 영양 상태가 너무 부실해서 병원을 찾은 큰 아버지의 부모님은

아이의 몸속에 쌍둥이 형제들이 이쪽 저쪽에 붙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나는 죽은 채로, 나머지 하나는 살아 있는 채로.


살아 있던 동생은 형의 몸에서 열 달을 더 살면서

형이 누려야 할 영양분을 더 빨아먹었고

그리하여 몸이 허약한 채 태어난 큰 아버지는

평생을 여러 질병에 시달리다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큰 아버지의 장례식이 이야기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데, 슌과 안이 장례식에서 경험하게 되는

기묘한 환상은 이 이야기에 있어서 주제를 크게 드러내는 요소라고도 볼 수 있다.


슌과 안은 겉으로만 보면 한 사람이 맞지만

이들은 서로 다른 감정과 의식을 가진 존재이고

그것은 책의 서술을 통해서도 뚜렷이 구분된다.

주로 왼쪽을 담당하고 이성적이고 철학적인 안과

오른쪽을 담당하고 있고 다소 감정적이고 본능적인 슌

그러나 서술 내내 안이 말하는가 싶다가도

어느새 자고 있던 슌이 깨어나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술에서의 한 기법인 "마블링"처럼 이들은 뚜렷이

독립된 개체로서 존재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뒤섞이면서

슌은 안에게, 안은 슌에게 감정적, 의식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위에서 이야기한 장례식의 기이한 체험도

이 소설의 큰 주제를 건드리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끊임없이 분열하고 경계를 두는 존재

생과 사를 가르고 너와 나를 구별하고

물질과 정신을 구분하는 존재이긴 하나...

분열은 잠시뿐, 우리는 음과 양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끊임없이 순환하고 죽고 다시 태어나는 존재라는

이야기를 하는 듯한 소설 <도롱뇽의 49재>


" 깨닫지 못할 뿐, 모두들 서로 얽혀 있다.

지가만의 몸, 자기만의 생각, 자기만의 기억, 자기만의 감정

같은 걸 소유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많은 것들을 서로 공유하고 있어서

독점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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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는다는 것의 역사 - 우리는 왜 목욕을 하게 되었을까?
이인혜 지음 / 현암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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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에 몸을 담그고, 때를 밀고, 비누칠을 한다.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씻게 된 이유!

이 책 [씻는다는 것의 역사]는 "목욕"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인류의 문화, 생활상을 이야기한다. 한때 코로나가 전국을 강타한 이후로는 대중목욕탕 이용이 많이 줄어들긴 했으나 우리나라는 언제나 청결을 가장 중요시했고 현재도 대중들은 찜질방이나 대중목욕탕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청결만을 목적으로 목욕탕을 찾지는 않는 것 같다. 몸이 피로하고 찌뿌둥하다고 느낄 때도 사우나나 찜질방을 찾는 것이 사실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우리 인류의 목욕 문화는 과연 어떠했을까? 종교와 같은 다른 이유로 목욕을 하진 않았을까?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목욕"이라는 주제의 세계 문화, 함께 탐구해 보자.

우선 이 책은 크게 3개의 파트로 나뉜다. 1부 <세계 목욕의 역사>에서는 고대부터 최근까지 세계 각 주요 지역의 목욕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21쪽 <테르마이, 뜨거운 곳>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로마의 대중목욕탕 "테르마이"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내 생각에 이곳은 현재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찜질방 형식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목욕이 일상의 일부였던 로마에서는 테르마이에서 개인적 친분을 쌓았을 뿐 아니라 음식을 구매해서 먹기도 했다고 한다. ( 찜질방에서 먹는 달걀과 식혜는 꿀맛 ) 그러나 기독교가 도입되면서 금욕주의가 생기고 신체적 쾌락을 죄악시함에 따라 유럽의 공중목욕탕은 결국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개인적으로 독특하게 다가왔던 목욕 문화가 바로 이슬람식 목욕 문화인 "하맘"인데, 이는 유럽에 '튀르 키 예식 목욕' 혹은 '터키탕'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코란에 기록된 무슬림의 기본 의무 중 하나가 바로 '살라트'라는 것인데 불결함을 없애는 절차인 '우두'가 포함되는 의식이다. 우리나라 목욕 문화와 다른 점은 바로 뜨거운 탕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목욕 의례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빌기 위함이다. 이외에도 핀란드의 국민들이 토요일마다 즐긴다는 사우나도 한번 경험해 보고 싶은 문화이다. 이파리가 달린 자작나무 묶음인 비타를 두드리며 건강을 기원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사우나는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2부와 3부는 각각 <한국의 목욕 문화> 와 <공중목욕탕과 현대 한국 사회>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의 목욕 문화가 과연 어떠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고려 시대에는 남녀 구분 없이, 그리고 부끄러움 없이 모두 훌훌 벗고 함께 시냇가에서 목욕을 했지만 조선 시대에는 성리학이 들어오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목욕을 했다는 사실. 그리고 왕들의 목욕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선조 ( 아직까지 욕을 먹고 있는 왕 )의 경우 임진왜란이 막바지에 이른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온천을 가겠다고 떼를 썼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관리하는 사복시에서 선조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했다고 하니 우리나라는 왕의 명령이라도 옳지 않은 일에는 저항했음을 알 수 있었다.

현대에 이르러 경제가 성장하고 인구가 증가하게 되면서 한국에도 아파트라는 새로운 주거 양식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1961년에 온수 보일러가 등장하면서 집 안에 욕실을 갖춘 경우도 생겼으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중목욕탕을 자주 이용했다. 3부에는 공중목욕탕의 요금 분쟁, 공중목욕탕 이용 예절, 집은 아니지만 마치 집과 같은 포근함을 가진 찜질방에 대한 소소한 에피소드들 위주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수건을 훔쳐 가는 사람들, 속옷 빨래 금지 등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코로나 이후로 찾지 않은 목욕탕이 문득 그리워졌다. 청결, 종교, 그리고 휴식 등 다양한 이유로 목욕탕을 찾는 전 세계의 사람들. 우리나라는 사우나와 찜질방 등 여전히 공중목욕탕의 형태를 갖춘 시설을 즐기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온 세상의 다양한 목욕 문화를 살펴본 재미있는 인문학 서적 <씻는다는 것의 역사>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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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돈 되는 책 만들기 - 1인출판.독립출판.자가출판 성공필독서
본조박 지음 / 읽고싶은책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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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독서에만 멈추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내 책을 가지고 꿈을 한 번쯤은 꿔봤을 것이다. 예전에는 "내 책 소유"로 가는 길의 진입장벽이 다소 높았다. 특정 주제에 맞는 글은 쓸 수 있다 하더라도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는 결국 특정 출판사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는 없는 노릇이었던 것. 출판사에서 거절당하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기술의 발달 등으로 독립 출판사를 소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혼자서도 책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살려서 본인의 책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본조박씨는 20년 이상 출판계에 몸담아온 베테랑 전문 출판인이다. 이 책 <나 홀로 돈 되는 책 만들기>를 통해서 기획부터 제작, 유통,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출판의 모든 과정에 대한 해박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질적 지식을 전달한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독자들에게 3가지를 약속하고 있다. 일단 이 책을 통해서 첫걸음을 내디는 작가에게는 출판에 대한 노하우를 전달하기. 출판에 대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에게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기. 마지막으로 1인 출판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성공으로 가는 확실한 길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책의 표지나 크기도 심상찮아 보인다. 들고 다니기 쉬운 작은 크기와 얇은 두께 그러나 뭔가 고급스러워 보이는 표지에 내용의 핵심을 분명히 전달하는 제목. 이 책의 저자가 아마도 출판업계에 오래 있어본 경험이 있기에 책 디자인도 엄청 깔끔하게 보이도록 제작한 느낌이다. 책 구성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총 5부로 나뉘는데, 우선 독자들이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1부는 기획 단계를 다루고 있다. 말하자면 어떤 것을 주제로 책을 쓸 것인가? 어떤 독자를 중심으로 글을 쓸 것인가?처럼 책에 대한 아이디어와 콘셉트 위주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2부부터는 책 내용보다는 형식과 홍보 등에 관련된 이야기가 중심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시각적 자극에 매우 약한 편이라서 책 표지 디자인도 내게는 꽤 중요하다. 그리고 종이의 질이나 글자 크기 등도 내게는 책을 고르는 중요 조건에 속한다. 같은 주제의 책이라도 읽기 편한 쪽을 고르게 되는데, 이 책에 인쇄 형식, 종이 종류 등 제작 실무에 관한 내용이 A부터 Z까지 아주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실무 작업을 지나게 되면 정말 중요한 내용, 즉 책의 브랜드화와 독자 소통과 같은 마케팅에 대한 글이 등장하는데, 요즘처럼 입소문이 빠른 시대에는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 작가가 직접 독자들과 댓글 등을 통해서 소통을 하는 것도 괜찮은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든다.

5부에는 <출판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앞으로 출판계가 어떤 식으로 크게 변화할지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인공지능과 같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지금과는 사뭇 다른 출판의 세계가 펼쳐지지 않을까라고 저자는 예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이 생겼다. 블록체인 기술은 중재자 없이 저자와 독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한다. 갈수록 개인화되고 파편화되어가는 사회에서는 이런 식의 출판이 더욱더 발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책 1권을 만들기 위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1인 출판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겠다는 생각도 든다. 작고 가벼운 책이지만 출판에 대한 매우 핵심적이고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좋은 책 <나 홀로 돈 되는 책 만들기>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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