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마인드셋 - 노년내과 의사가 알려주는, 내 몸의 주도권을 되찾고 무너진 삶을 회복하는 법
정희원 지음 / 웨일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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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도 환경도 아닌 우리의 마음이 노화를 결정한다"

건강 정보, 루틴, 식단보다 먼저 마인드셋부터 시작하라

요즘 저속노화라는 주제가 사람들 사이에서 대단히 핫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저속노화 레시피나 저속노화법을 알려주는 의사 선생님의 릴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의 겉표지에 나오는 의사선생님의 얼굴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그만큼 이 책을 쓰신 선생님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 이 책을 쓴 분은 현재 서울 아산병원 노년내과에 계시는 정희원 교수님인데, 이 책 [저속 노화 마인드셋]은 단지 건강 루틴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내 몸의 주도권을 되찾고 무너진 삶을 회복하는 법"을 알려준다. 몸의 문제를 마음에서 찾는 내용이 많기에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요즘 내가 어떤 마음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했다.

병들고 아픈 상태로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금 천천히 늙고 병 없이 오래 사는 삶, 즉 무병장수가 인간들의 최고의 욕망이 아닐까? 사람들 사이에서 덜 늙고 싶다는 욕망은 넘쳐났지만, 그러나 현실은 늘 실패였다. 이 책은 실패의 이유를 의지력 부족에 두기보다는 애초에 회복을 허용하지 않는 마음의 시스템에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사실 우리는 운동화와 영양제를 사면서 동시에 건강을 사고 있다고 믿고, 과로와 수면 부족을 자기 관리라 착각하며 산다. 말하자면 피로한 일상에 "실천"이라는 짐까지 얹으며 지쳐가지만 정희원 교수는 회복은 또 다른 프로젝트가 아니라는 말을 한다.

책은 저속 노화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던 기존의 오해나 고정관념들을 바로잡는다. 저자는 "미래 자기 연속성"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하는데, 말하자면 우리는 미래의 나를 타인처럼 느끼기 때문에 현재를 쉽게 낭비한다고 한다. 결국 이는 건강의 붕괴로 이어진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미래의 나와 연결된 사람일수록 건강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실제 연구 사례도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저자는 "잡곡밥 같은 도파민"을 이야기한다. 책 읽기, 걷기, 글쓰기와 같은 잔잔히 분비되는 도파민의 힘, 즉 은은하게 오래가는 감각이 훨씬 더 건강에 좋은 효과를 부여한다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덜어내는 일"을 강조한다. 더 많은 영양제를 먹고 더 비싼 용품을 구매한다고 해서 건강을 지켜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덜어내라고 말하는 저자. 수면을 확보하고 스마트폰을 멀리하며 식사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일상이야말로 나를 건강하게 지켜내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귀찮아도 성실히 해내는 나 자신이야말로 건강을 지켜낸다는 사실을 짚어주는 저자. 그는 책의 마지막에 직접 실천하는 루틴들을 소개한다. 달리기, 악기 연습, 글쓰기 모두 몰입과 회복이 공존하는 활동. 이 활동들이야말로 저속 노화적 자기 돌봄의 핵심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 저속노화는 렌틸콩도 아니고 기능성 화장품도 아니다. 브라이언 존슨은 저속노화좌가 아니다. 저속노화는 삶이라는 나무이며, 마인드셋이다. "

이 책에서 제시하는, 삶을 "나무"로 비유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토양"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관점, "뿌리"는 삶을 운영하는 원칙, "줄기"는 나만의 시스템, "나뭇잎과 열매"는 일상의 습관들, 그리고 나무의 건강은 장기적 효과와 선순환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책을 덮고 나니 내 삶을 어떤 구조로 설계해야 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 책 [저속노화 마인드셋]은 이렇게 말한다. "몸의 근력보다 마음의 근력을 먼저 키워야 한다" 운동하기 싫은 날, 해로운 유혹이 다가오는 순간, 나를 꾸짖는 대신 돌아올 수 있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서 건강을 위한 나만의 속도를 되찾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저속노화 마인드셋]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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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리스크 매니지먼트 - 푸드산업 종사자라면 꼭 알아야 할 식품 안전과 위기 대응
박성진 지음 / 예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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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산업은 본질적으로

높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

한 번의 위기로도 흔들릴 수 있는

식품 브랜드와 식품

요즘에는 먹거리의 안전과 신뢰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진다. 이런 시점에서 식품 산업에 종사하거나 외식업을 운영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 있는데, 바로 이 책 <푸드 리스크 매니지먼트>이다. 저자 박성진 씨는 30년 가까이 식품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고 현재는 대학 강단에서 식품 위생과 품질 관리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리스크는 피할 수 없지만,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가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우고, 고민해 온 기록을 하나로 묶은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식중독이나 음식 속 들어있는 이물질 같은 사고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공급망 불안, 기후 변화, 원재료 가격 상승, 법적 규제, 식품 테러, 악성 리뷰, 블랙 컨슈머 등등 이 모든 것이 "푸드 리스크"에 포함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실제 사례를 통해서 이러한 리스크가 어떻게 기업의 존립을 위협하는지도 보여준다. 예를 들자면, 덴마크에서 불닭볶음면이 너무 맵다는 이유로 리콜 통보를 받게 되었는데, 신속한 대응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설득을 통해서 다시 리콜이 해제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사전에 위기 예방을 시스템화하였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파트로 나뉜다. 우선 파트 A의 제목은 "리스크 매니지먼트"이고 식품 안전, 공급망 리스크, 정치 경제적 위협 등 외식업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리스크를 정리하여 이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파트 B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인데,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언론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객 상담 운영을 어떻게 할지 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우는 법을 알린다. 마지막으로 파트 C는 "리스크 리빌딩"으로서 위기를 겪은 이후에 조직과 브랜드를 어떤 식으로 복구할 것인가를 다루는 부분이다. 단순한 수습이 아닌 신뢰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춘 채로, 시스템 리빌딩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이름있는 브랜드가 위생 문제나 커뮤니케이션 실패 때문에 처참히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뉴스를 통해서 목격해왔다. 사실 외식업이나 식품 관련 사업을 하다 보면 쌓인 문제가 터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문제가 회복 가능한 작은 파장이 될지, 아니면 브랜드 자체를 무너뜨리는 커다란 문제가 될지는 리스크 관리에 달려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위기를 통해서 많은 기업들이 무너지지만 어떤 기업들은 위기를 통해서 오히려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저자는 식품 리스크는 완전히 제거할 순 없지만, 철저한 준비와 시스템 구축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식품업이나 외식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정말로 존경심마저 들었다. 음식에 벌레나 이물질을 집어넣고 보상을 요구하는 블랙 컨슈머는 어쩌면 작은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로 다양한 문제들이 폭탄처럼 도사리고 있었다. 이 책은 그러한 다양한 리스크를 체계화하고 대응하고 회복하는 생존 매뉴얼이다. 브랜드가 위기에 처했을 대 어떻게 하면 신뢰를 재구축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지 전략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음식 산업에 관련된 위기 위주로 대응 방식을 제시하고 있긴 한데, 사실 모든 산업에 다 적용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식품업에 종사하는 분들, 혹은 위기 대응이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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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자비의 시간 1~2 세트 - 전2권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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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이름으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인 [자비를 위한 시간]

법정 드라마의 천재 존 그리샴 작가가 그의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다.

<타임 투 킬>, <속죄나무>를 이어 제이크 브리건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세 번째 시리즈 [자비를 위한 시간]은 그야말로 독자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법정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드루 갬블이라는 16살 소년이 있다.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할 정도로 엄마를 무참히 폭행해 온 그녀의 남자 친구 스튜어트. 아들인 드루는 스튜어트가 술에 취한 틈을 타, 그를 쏘아 죽였고 곧바로 사형이 가능한 살인 혐의로 체포된다. 아무런 변명도, 방어도 하지 않은 채 입을 다물어버린 소년.

보수적인 백인들이 모인 작은 마을인 클랜턴에서

백인을, 그것도 경찰관을 쏘아 죽인 16세 소년은

공공의 적이 되었고 아무도 그의 편에 서려 하지 않는다. 그러는 와중에 이 무게를 나눠 짊어지게 되는 인물이 바로 양심적인 변호사 제이크 브리건스. 평소 마을 사람들과 잘 지냈던 그는 이 사건을 맡은 것만으로 온 동네의 미움을 사게 된다.

그러나 사람이 어디 잘 변하는가?

그는 늘 그래왔다. 돈도 없고 명성도 부족하지만

그에게는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따뜻한 심장이 있다.

거기에 옳고 그름을 확실히 구분하는 정의로움까지...

이 소설은 법정 드라마이지만 작가는 독자들을 단순 법적 쟁점만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로 끌어들인다. 드류와 그의 가족이 겪은 절망, 제이크가 품은 책임감, 동료들과의 유대 그리고 판결의 무게가 클랜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큰 울림을 일으킨다.

특히 이번 작품은 [타임 투 킬]에서 다루던 인종 문제와는 다소 다른 갈등의 축을 가지고 있다. 미성년자의 범죄, 가정폭력, 사형제도의 윤리성 등 독자들에게 더욱더 민감하게 다가올 만한 현실적인 문제를 던지면서 책은 우리에게 법과 자비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묻고 있다.

이야기는 초반부터 독자들을 몰입하게 만든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사건 전개, 생생하게 묘사되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 독자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매우 감정적인 상황들.... 가난과 절망을 몸에 이고 지고 살아온 싱글맘과 아이들 그러나 그들의 비참한 삶은 외면받았었고 보수적인 백인 사회에서 그들은 그저 큰 죄를 저지른 이의 가족일 뿐...

소설에 약간의 단점이 있다면, 중반 이후 재판 시작까지의 전개가 다소 느리고 법적인 설명이 너무 세세하다는 점 그리고 법정 장면에서는 마치 슈퍼히어로처럼 제이크의 존재감이 폭발하는데 반하여 검사가 지나치게 무능하다는 점 등이 있다. 현실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작품의 완성도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법이라는 차가운 심장이 언제나 정의를 말하지는 않을 때,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이 과연 무엇일지 묻는 이야기 [자비의 시간] 이 책은 아주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긴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깊이 있게 스며드는 이야기이다. 그리샴을 사랑하는 이에게는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운 소설일 것이고 그렇지 않은 이에게도 수준 높은 법정 드라마를 선사할 책 [자비의 시간]

"자비를 말하고 있으나 동시에 가볍지 않은 법의 무게를 이야기하는 소설 - 자비의 시간"


*출판사 협찬으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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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를 만들 수가 없어서요
강진아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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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해 보이는 겉모습,

그러나 이상 심리를 가진 사이코패스

잘 눈에 띄지 않는 그림자처럼

일상의 그늘 속에 숨어 사는,

사이코패스의 이야기 <진짜를 만들 수가 없어서요>

서늘한 눈빛, 야무진 손끝

냉정하지만 차분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감추어진 잔인함과 야만성

이 책은 감정을 깡그리 잃어버린 채

오직 생존 본능만을 가진 채 살아온 한 여성을 조명한다.

주인공 차경은 어릴 적 부모를 잃은 후

할머니와 함께 힘들게 살아왔다.

고등학생 차경은 미술도 공부도 모두 잘하는

여러모로 매우 우수한 학생

그러나 친구 도희의 유혹에 빠져서

그녀가 써버린 학원비를 충당할 위조지폐를

제조하기 시작하는데....

평범한 사람들은 선을 넘는 행위, 즉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두려워하고 죄의식을 분명하게 가진다.

그러나 가끔 아무런 죄책감이나 두려움을 가지지 않은 채

종횡무진 선을 넘나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차경이나 도희와 같은 인물들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 둘은 약간 다른 색을 가지고 있다.

도희가 일반인보다 약간 더 진한 색깔을 가진 인물이라고 보면

차경은 색깔이 진하다 못해, 아예 회색 혹은 검은색으로 변해버린 듯한 느낌? 이 있다.

강진아 작가의 전작인 "mymy"에서도 느꼈지만

저자는 어딘가 심하게 고장이 난 듯한 인간 군상을 잘 그려낸다.

한마디로 뇌에 이상이 왔다거나 심장에 이상이 와서

잘못을 해도 감정적으로 전혀 타격이 없는 인간들..

이런 모습을 굉장히 잘 그려내는데

스스로 평범하다고 자부하는 독자인 나는 책을 읽으면서

마치 절벽에 서 있는 듯한, 혹은 외줄타기를 타는 듯한

불안감과 압박감을 계속 느낄 수밖에 없었다.

살아야겠다는, 출세하고 말겠다는 강한 생존본능으로

똘똘 뭉친 차경.. 그러나 인생은 마치 물속에서 허우적대는 듯한

그녀의 다리를 꽉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데....

사람을 절벽 끝으로 몰아넣는 듯한

굉장한 서스펜스 그리고 마치 먹잇감을 노려보고 있는 듯한

야수의 서늘한 눈빛이 동시에 느껴지는 흥미진진한 소설

<진짜를 만들 수가 없어서요>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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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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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보존에 관한 전 지구적 동참을 호소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탐험가 엔리크 살라의 역작!

우리는 자연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자연이 우리에게 얼마나 깊은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선 놀랄 만큼 무지하다. 책 [자연 그대로의 자연]은 해양 생물학자이자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청정 바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엔리크 살라가 집필한 책인데,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그동안 외면해온 자연의 목소리를 대중들에게 들려주고자 한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명확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자연을 보호하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다"라는 메시지.

저자는 원래 바닷속 조류를 연구하던 학자였다. 그러나 연구 과정에서 자신이 쓰고 있는 논문의 내용 대부분이 "생태계의 붕괴"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때부터 그는 자연을 기록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연을 지키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그는 책상에 앉아서 과학에 대해서 쓰는 사람이었다가 이제 야생의 최전선을 직접 누비는 탐험가가 된다. 이 책은 그간의 현장 경험, 생태학의 기본 개념, 그리고 우리가 매일 무심코 저지르고 있는 환경 파괴의 실태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먹이 그물, 생물 다양성, 기반 종과 핵심 종, 에너지 흐름, 생태계 연쇄 반응 등과 같은 전문 용어를 사용하지만 독자들이 충분히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쉽게 전달한다.

책 속 내용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단순히 자연을 보호하자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내버려두는 것만으로도 생태계가 회복될 수 있고 그 와중에 인간에게도 경제적 이득이 돌아올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즉, 자연을 위한 선택이 인간을 위한 선택이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한때 전체 인류의 생존을 위협했던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 바이러스가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동안, 인간이 야생을 침범했을 때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를 경고한다. 생태계에 대한 무지와 무지는 결국 이런 불행한 사태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하겠다.

엔리크 살라는 과학자이지만 단지 데이터로만 경고하고 있지는 않다. 그는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던 경외감과 겸손을 되찾자고 말한다. 우리의 삶이 지구라는 시스템에 얼마나 의존적인가, 그리고 이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수많은 실험과 사례,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의 의견에 따르면 우리는 한때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에 맞먹는 속도로 종을 멸종시키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생물 다양성의 감소가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 책은 생태계를 복원했을 대 경제적 이익이 상당하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 방향성까지 제시한다.

이 책은 조용한 어조로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당신은 이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제 깨어있어야 한다.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 우리가 지지하는 정치적 선택, 우리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한 문장... 이 모든 것이 '자연'에게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이제는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논리와 감성, 과학과 윤리, 데이터와 영성을 같이 담고 있고, 자연이야말로 우리를 존재하게 한 터전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엔리크 살라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지구가 우리를 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지구라는 집을 지키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철학적이면서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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