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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자비의 시간 1~2 세트 - 전2권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5월
평점 :
정의의 이름으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인 [자비를 위한 시간]
법정 드라마의 천재 존 그리샴 작가가 그의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다.
<타임 투 킬>, <속죄나무>를 이어 제이크 브리건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세 번째 시리즈 [자비를 위한 시간]은 그야말로 독자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법정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드루 갬블이라는 16살 소년이 있다.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할 정도로 엄마를 무참히 폭행해 온 그녀의 남자 친구 스튜어트. 아들인 드루는 스튜어트가 술에 취한 틈을 타, 그를 쏘아 죽였고 곧바로 사형이 가능한 살인 혐의로 체포된다. 아무런 변명도, 방어도 하지 않은 채 입을 다물어버린 소년.
보수적인 백인들이 모인 작은 마을인 클랜턴에서
백인을, 그것도 경찰관을 쏘아 죽인 16세 소년은
공공의 적이 되었고 아무도 그의 편에 서려 하지 않는다. 그러는 와중에 이 무게를 나눠 짊어지게 되는 인물이 바로 양심적인 변호사 제이크 브리건스. 평소 마을 사람들과 잘 지냈던 그는 이 사건을 맡은 것만으로 온 동네의 미움을 사게 된다.
그러나 사람이 어디 잘 변하는가?
그는 늘 그래왔다. 돈도 없고 명성도 부족하지만
그에게는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따뜻한 심장이 있다.
거기에 옳고 그름을 확실히 구분하는 정의로움까지...
이 소설은 법정 드라마이지만 작가는 독자들을 단순 법적 쟁점만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로 끌어들인다. 드류와 그의 가족이 겪은 절망, 제이크가 품은 책임감, 동료들과의 유대 그리고 판결의 무게가 클랜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큰 울림을 일으킨다.
특히 이번 작품은 [타임 투 킬]에서 다루던 인종 문제와는 다소 다른 갈등의 축을 가지고 있다. 미성년자의 범죄, 가정폭력, 사형제도의 윤리성 등 독자들에게 더욱더 민감하게 다가올 만한 현실적인 문제를 던지면서 책은 우리에게 법과 자비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묻고 있다.
이야기는 초반부터 독자들을 몰입하게 만든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사건 전개, 생생하게 묘사되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 독자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매우 감정적인 상황들.... 가난과 절망을 몸에 이고 지고 살아온 싱글맘과 아이들 그러나 그들의 비참한 삶은 외면받았었고 보수적인 백인 사회에서 그들은 그저 큰 죄를 저지른 이의 가족일 뿐...
소설에 약간의 단점이 있다면, 중반 이후 재판 시작까지의 전개가 다소 느리고 법적인 설명이 너무 세세하다는 점 그리고 법정 장면에서는 마치 슈퍼히어로처럼 제이크의 존재감이 폭발하는데 반하여 검사가 지나치게 무능하다는 점 등이 있다. 현실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작품의 완성도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법이라는 차가운 심장이 언제나 정의를 말하지는 않을 때,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이 과연 무엇일지 묻는 이야기 [자비의 시간] 이 책은 아주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긴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깊이 있게 스며드는 이야기이다. 그리샴을 사랑하는 이에게는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운 소설일 것이고 그렇지 않은 이에게도 수준 높은 법정 드라마를 선사할 책 [자비의 시간]
"자비를 말하고 있으나 동시에 가볍지 않은 법의 무게를 이야기하는 소설 - 자비의 시간"
*출판사 협찬으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