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는 확실한데, 마음이 불편하다. 책말미에, ‘술장사를 너무 낭만적으로 표현한 건 아닌지 염려되며 이 책을 읽고 누군가 술집을 운영하는 것이 재미있겠다고 생각할까봐‘(p 210) 저자는 걱정하시던데 내가 읽기에는 전혀-_-;
현실적으로 가감없이 잘 쓰셨다고 해야겠지. 책에 등장하는 인물과 상황들에 대해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절절한 미움과 좌절, 분노가 느껴져서 읽는 동안 솔직이 무서웠다. ㅠㅠ;
소나기를 구경하는 것과 맞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것에 동의하며.. 내가 그간 다닌 수많은 술집의 사장님들이 나를 너무 미워하지 않길 바란다. ㅠㅠ ‘술과 안주 외에는 아무것도 내게 바라는 것이 없던 고마운 손님‘ (p 205)으로 기억되었으면. (찔린다-_-;)
다행스럽게도, 책이 마무리될 즈음에는 뭔가 마음이 풀어지신 듯 느껴졌는데, 아니나다를까 좋은 변화를 계획 중이라는 얘기. 한편으로는 아쉽다. 종로에 있다는, 엘피로 록음악을 틀어주는 바텐더가 있는 술집에 나도 한 번 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맥주를 (많이;;) 마시고 주인을 짜증나게 하지 않으며 영업시간 끝났는데 딱 한 잔만 더.를 외치지도 않고 계산을 확실히 한 후, 책을 내밀고 사인을 받는 상상을 했었는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