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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와 폐허의 땅
조너선 메이버리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좀비들로 부터 안전한 마운틴 사이드에 살고 있는 주인공 베니는 이제 15살이 되었다.
15살이 되고 10주안에 직업을 찾지 못하면 배급을 못받게 되기때문에 4주 안에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 했다.
좀비로부터 안전한 잠금쇠를 고치고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열쇠공 수습생부터, 시체들의 땅의 경계에 철조망을 점검하는 담장 점검원, 마을과 농작지를 둘러싸고 있는 몇백 킬로미터의 담장을 관리하는 담장 기술자, 좀비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카펫 코트 판매원, 멀리서 오는 좀비를 관찰하는 감시원 등 자신이 할만한 일을 다 지원해봤지만 도통 마음에 차는 일을 찾지 못했고, 결국 마을에서 제일가는 좀비 사냥꾼으로 이름날리는 자신의 형의 수습생으로 들어가게 된다.
베니의 형인 톰과는 사이가 좋지 못했다. 베니가 존경하는(?) 다른 좀비 사냥꾼들처럼 자신의 모험담을 떠벌리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자신의 눈에는 지극히 평범해보이는 형의 영웅적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고, 자신을 계속 아이 취급하는 형의 태도가 항상 베니는 못마땅했다. 물론 좀비의 세상이 시작된 첫번째 날에 대한 의문과 부모님을 버리고 떠나온 형의 행동이 베니의 어린 가슴속에 응어리 져있어서 형과 도통 마음터놓지 못하는 사이가 되어버렸고 오해를 풀 시간도 없었다. 그러다 좀비사냥꾼의 수습생으로써 베니의 훈련이 시작되고 형의 일을 직접 경험하기위해 마을 밖으로 나가게 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된다. 무분별하게 좀비를 사냥하는것이 아닌 사명을 가지고 일하는 톰의 일에 대한 이야기와, 베니가 수집하는 좀비 카드에서 발견된 사라진 소녀의 카드를 둘러싼 마을의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고, 베니의 절친 닉스의 어머니 제시의 죽음과 닉스의 실종이 엮이면서, 사라진 소녀 라일라의 행방, 어린아이들을 납치해 데러간다는 게임랜드에대한 의문들로 이야기는 정점으로 향해가고 있었다.
아포칼립스의 세계관이 마음에 들었다. 요즘 시국에 뭔가 어울리는 장르 같았다.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기 시작한 첫째날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쌓여있었지만, 그게 세계관에 어울리는 설정이 아닌가 싶었다. 주인공 베니는 18개월에 첫째날을 맞이했고, 상당히 어렸지만 꽤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설정이었다. 그렇게 그 기억으로 많은 내용이 엇갈리고 풀리는 열쇠가 되었고 마지막까지 베니의 기억으로 많은것을 풀어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의 이복형 톰은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이었다. 자신의 동생에게 자신의 직업을 갖게하고 싶지 않지만 원한다면 언제든 가르쳐줄 용의가 있는 뛰어난 좀비 사냥꾼, 좀비에 대해 괴물이라는 시선 대신, 그들도 언젠가는 사람이었다는 시선을 가진 따뜻한 심성의 인물이었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그에게 언제나 나쁜 세력들은 존재했고, 주변인들이 그들에게 위협받고 사건에 개입되면서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사라진 소녀에 대한 추적과 베니가 존경했던 진짜 사냥꾼의 추악한 진실, 그리고 풋풋한 첫사랑의 이야기도 한스푼 담겨 있어서 여러면에서 흥미롭게 내용을 꽉 채운 소설이었다는 감상평을 남기게 했다. 그리고 마지막이 영화의 한 장면 같았는데, 진짜 좀비 사냥꾼으로 다시 살아갈 베니를 위해 톰이 형제로써 함께 좀비 사냥꾼이 아닌 아들로써의 예를 갖추기위해 기다려온 일이었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던것 같다.
좀비 이야기였지만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이야기보다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철학적 대사들이 많았던것이 기억에 남는다. 요즘 시대에 꼭 한번쯤 다시 생각해볼 이야기들이 많았던 소설이라고 생각이 들어 주변에 많이 많이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