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속에 숨겨진 진실이라니...
제목도, 표지도, 출판사 정보도 입맛당긴다.
그나저나 위대한 개츠비를 안 읽어봤으니 우야꼬 ㅡㅡ;;;

다구치-시라토리 콤비 시리즈 제 3탄으로 그들이 하야미 리베이트사건 조사를 위해 다시 뭉쳤다.
<나이팅게일의 침묵>과 동시에 전개되는 독특한 작품이니 두 작품을 동시에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소리소문없이 요코야마 히데오의 단편집이 또 나왔다.
다섯편이 수록된 단편집인데 뭐 작가 이름만으로도 읽기에는 충분하다.

일본의 작가가 소련을 배경으로 쓴 현대사 속의 미스터리물이자 개를 중심으로 한 역사 소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태평양전쟁에서 21세기 체첸 항쟁까지의 20세기를 인간이 아닌 개의 역사로서 재구축했다. 이념에 인생이 휘둘린 한 사내의 복수극과 개의 역사를 통해 인간의 어리석은 현대사를 보여준다.
이런 소재를 일본 작가가 쓰면 왜 기분이 이상해지는 지...
도대체 어떻게 썼는지 궁금하다.

만화 <강력 1반>의 원작이다.
만화를 먼저 봤다.
하지만 요코야마 히데오의 작품인데 원작을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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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놀이
크리스토프 하인 지음, 박종대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내 머리에 떠오른 것은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였다. 한마디로 역겨운 주인공의 말도 안되는 궤변을 듣고 있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그 얘기 중간 중간에 하는 말들, 예를 들면 야바위꾼과 국가가 공익사업으로 벌인 로또에 대해서 하는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 엄마께서 자주 쓰시던 말씀이 생각났다. "주둥이만 살아가지고는..." 딱 이 주인공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아니 글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그렇게 좋아한다는 당구의 당구공이라고 해줄까? 암튼 진짜 얄미운 밉상, 재수 없는 주인공이 등장한 것만은 분명하다.

이 책은 범인이 변호사에게 구치소에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그 속에 작가는 범인의 어린 시절, 변호사가 되기까지, 다시 정치인이 되고, 범죄를 저지르기까지를 상세하게 쓰고 있다. 범인은 나폴레옹과 자신이 저지른 일을 자주 비교한다. 나폴레옹이 전쟁을 일으켜 이웃나라를 정복한 것은 그에게 놀이였고 그가 질 줄 뻔히 알면서도 러시아로 진격한 것 또한 놀이꾼으로써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듯이 자신이 저지른 살해는 놀이꾼이 살아남기 위한 정당방위라고 피력하고 있다.

범인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로렌스 샌더스의 <제1의 대죄>와 가타무라 가오루의 <마크스의 산>이 생각났다. 내 머리로 이해하기 힘든 범죄 동기, 아니 범인의 머릿속에 범죄를 저지를 때마다 이 책에서 범인이 놀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들도 놀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너무 사는 게 지루해서 자살하고 싶은데 자살을 하는 것보다 살인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 하고. 범인의 말대로라면 평범한 노예일 뿐인 나로써는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가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것은 풍자이자 블랙 유머이다. 인간인 우리는 왜 사냐고 묻는 것이다. 시간을 살해하고 재능을 살해하고 다른 것에 노예처럼 목매여 진짜 자신의 인생에서 진정한 놀이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쓴소리를 하는 것이다. 좋은 약은 입에 쓰듯이 독하게 쓰다. 마지막 반전에서 경악할 수도 없을 정도로 지독하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이해한 건 아니지만.

독일 범죄 소설은 이런 블랙 유머와 자신의 뇌에 충격을 받는 느낌을 주거나 토하고 싶을 정도로 독자를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다. 그런 점이 프랑스 범죄 소설이나 영미권 소설, 일본 소설과 다른 독일만이 가지고 있는 딱딱하면서도 투박한 느낌을 주면서 서서히 진가를 알아가게 만든다. 뒤렌마트나 쥐스킨트, 귄터 쿠네르트를 생각나게 해줘서 좋았다. 간만에 썩 괜찮은 독일 냄새가 나는 범죄소설을 읽었다. 그리 유쾌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나는 여전히 뭐라고 말을 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그 말을 하자니 범인이 "나폴레옹은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여도 뭐라고 안그러면서 왜 나만 뭐라 그러는 건데?" 이러면 할 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전쟁은 벌어지고 있고 거기에서 많은 사람들은 죽고 있고 무기를 사고 팔고 개발하는 중이다. 그런 것을 지지하는 자를 선거로 뽑기도 한다. 한 사람을 죽이면 살인자지만 전쟁에서 몇 만명을 죽인 자는 영웅이라는 말도 있듯이 이런 모순을 안고 여기에 법률로 정면승부를 거는 자에게 논리로 이길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래도 그 놀이, 그 완전한 놀이라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

내가 지금 작가에게 반항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 쳇~ 그나저나 우리는 흔히 일상을 살면서 지옥이니 전쟁이니 노예니 하는 말들을 스스럼없이 쓴다. 그런데도 막상 정곡을 찌르는 말을 들으니 은근히 화가 나는 것에 비애감을 느낀다. 그나저나 편지 두 통으로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니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이런 편지를 받은 변호사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 그 이어지는 이야기가 궁금하다. 속편이 나와서 변호사와 정면대결을 벌이는 것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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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형제가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그들의 엄마는 아이들에게 강박적으로 집착한다.
어느날 아이들중 뤼네르가 악몽의 정체를 파헤치려고 하는데 이들 앞에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백년 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가...
미스터리인지, 환타지인지  경계는 모호하지만 백년에 걸친 미스터리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전염병, 좀비, 대재앙이라는 세기말적 소재가 종합적으로 들어 있는 작품이다.
인터뷰 형식으로 좀비에 맞서는 인간들의 정치를 풍자하고 있다.
미국, 중국, 북한까지 등장하는데 흠...
인간이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 같은 작품인 것 같다.

잠깐 회사 동료를 위해 좋은 일 한번하려고 공금에 손을 댓다가 감옥이냐, 스파이냐의 길에서 스파이를 선택한 뒤 자신을 스파이로 만든 자와 그것도 모르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회사 대표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된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하던지, 그의 앞날이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는데 어떤 결말이 나올지 궁금하다.
이 책을 읽기전에 하이 크라임스를 빨리 찾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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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위한 독서클럽
사쿠라바 가즈키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사쿠라바 가즈키의 <아카쿠치바 전설>은 작년 내가 읽은 최고의 일본 소설이었다. 미스터리를 내심 기대했던 내게 미스터리보다 더한 것을 안겨준 작품이었기에 이 작품에도 약간의 미스터리와 그보다 더한 보석이 있으리라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성마리아나 학원의 백년에 걸쳐 일어나는 학생회가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 정사가 아닌 야사만을 기록하는 있는 듯 없는 듯 서쪽의 붉은 벽돌 건물에 둥지를 틀고 있는 클럽으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독서클럽이 적은 학교를 휩쓸고 간 다섯가지 사건을 단편처럼 써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단편마다 한 권의 책을 정해 그 책 내용과 교묘하게 맞게 설정하고 있다. 독서클럽 회원들의 눈을 통해 바라본 학교와 학생들의 모습이니 책과 오버랩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작가는 그것을 잘 융화시키고 있다. 그 점을 보는 것도 이 책이 가진 매력 중 하나다.

처음은 6월마다 뽑는 여학교 축제의 왕자 선발대회에 야심가이지만 못생겼다는 이유 하나로 학생회에 들어가지 못한 독서클럽 부장 아자미가 베니코를 왕자로 만들기 프로젝트를 꾸미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가 여학교 다닐 때는 이런 일은 없었지만 나름 남학생같은 여학생이 있었고 그 아이를 동경하는 아이들이 있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남자 선생님을 좋아하는 심리와 같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요즘 남학교에서는 반대로 예쁜 여자 선발대회를 한다고 하니 어디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은 비슷한 것 같다. 거기에 학교라는 작은 울타리에서도 권력과 서열이 존재하고 편가르기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곳이 결코 세상과 다른 별개의 곳이 아님을 알려준다. 이슈에서 벗어나긴 하지만 그 축소판임에는 분명한 곳이라고.

두번째 작품은 성 마리아나 수녀님의 실종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학교가 세워지기 전 프랑스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미스터리한 수녀님의 실종 사건은 정사에서는 정말 다루기 어려운 이야기고 야사로써의 가치가 높은 이야기다. 무엇보다 독서클럽이 왜 학교의 야사를 쓰고 있는 지를 알려준다. 과연 수녀님은 감쪽같이 어디로 사라지신 것일까? 미스터리한 구조도 좋았고 특히 프랑스의 20세기 초의 풍경과 그 시대를 간결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세번째 작품은 1980년대 후반 귀족 자녀들로 구성된 학생회에 반기를 들고 전복을 꾀한 거품 경제로 탄생된 졸부 자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변화의 물결에서 늘 고요하고 도도하게 변하지 않고 있던 학교의 전근대적인 귀족과 서민이라는 지배구조가 위기를 맞는 것으로 바깥 세상과 전혀 단절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정말 <기묘한 손님들>이었을까? 학교 학생들이 더 기묘한 아이들같이 느껴진다.

네번째 작품은 21세기로 넘어와서 직접적으로 독서클럽과 관련있는 이야기다. <기묘한 손님>들은 간접적으로 관여한 사건이었다면 말이다. 독서클럽에서 얌전히 있던 화족출신 아가씨가 로커가 되는 이야기다. 그리고 친구가 자신의 사랑을 배신했다고 노래하고 있다. 우리들의 여고시절 우정은 어쩌면 우정보다는 좀 더 사랑에 가까웠을지 모르겠다. 동성끼리만의 학교생활이라는 것은 이런 사랑보다는 멀지만 우정보다는 가까운 느낌을 남기는 것 같다. 남자는 의리로 여자는 혈육의 정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다섯번째 마지막 이야기는 백주년을 맞아 남녀공학을 앞두고 맞이하는 마지막 학교 축제와 그 마지막 해에 무너질 위기에 쳐한 건물에서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독서클럽 회원이 쫓겨나고 부겐빌레아를 남기고 수녀님들에게 빼앗긴 물건을 찾아다주는 마지막 왕자를 그리는 이야기다. 그리고 맨 앞에서부터 이어지는 독서클럽 회원들의 현재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매번 독서클럽지에는 본명이 아닌 코드네임으로 글을 쓰는 이가 따로 있다.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책만 읽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학교라는 무대를 떠나서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좋아하는 이들이 추구하는 모습일 것이다. 그들은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난 이도, 누군가의 조종을 받으며 본 모습을 잃어가는 이도, 희망을 잃어버린 이도, 쫓겨난 이도, 꿈을 꾸던 이도, 마지막 남은 이도 아닌 그저 그들만의 오늘을 사는 이들이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마저 읽고 싶은 소박한 소망을 품고 사는 나같은...

백년 동안의 여학생들의 모습은 거의 달라진 점이 없이 그려지고 있다. 세상은 변하지만 기본적인 것은 언제나 그다지 변하지 않는 법이라는 것처럼. 마지막 페이지에서 마지막 독서클럽지를 쓰며 남긴 '소녀여, 그리고 청년이여, 영원하라! 세상이 아무리 변하더라도, 시궁쥐처럼 계속 달려라. 티끌이 되어 사라질 그날까지. 슬퍼도 씩씩하게 서로 도우며 살아라.'가 이 책의 제목이 왜 청년을 위한 독서클럽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온다 리쿠의 학원물과는 다른 학원 소설을 접한 느낌이다. 온다 리쿠가 어둡고 더 미스터리하다면 사쿠라바 가즈키는 밝고 덜 미스터리하면서 학원 소설 자체에 집중하는 느낌을 준다. 비교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나이가 들어 다시 만나 똑같은 독서 클럽을 만들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라면 싫지만 그래도 가끔 그립다. 여고시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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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8-06-18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고시절 저도 그립네요..
학교 뒷동산에 올라 폭풍의 언덕을 생각하며,
팔벌리고 캐서린을 불러보곤 했었는데 ^^

저랑 하시죠 독서클럽 ^^*

물만두 2008-06-18 19:12   좋아요 0 | URL
헤헤헤 저는 여고시절에는 로맨스소설만 읽었답니다^^
클럽은 바둑부였구요.
낭만적이셨네요.
뒷산에서 송충이 잡던 기억밖에 없는데요 ㅜ.ㅜ
후훗~

Koni 2008-06-19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굉장히 재미있겠어요. 저의 여고시절은... 그냥 굉장히 평범했어서, 이런 이야기에 더 혹하는지도 모르겠어요.

물만두 2008-06-19 10:15   좋아요 0 | URL
저두 그랬어요^^

BRINY 2008-06-20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땡기네요

물만두 2008-06-21 13:40   좋아요 0 | URL
읽어보세요^^
 
피의 고리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
제롬 들라포스 지음, 이승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프롤로그에서 한 가정이 등장한다.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딸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는 엄마, 그런 엄마를 말리는 아빠, 그리고 귀를 틀어막고 떨고 있는 아이. 그리고 갑자기 그들에게 누군가 찾아온다. 엄마를 쏘고 다시 아빠를 쏘고 쥘리앵은 그것이 호랑이라고 생각했다. 이어 한 남자가 기억상실증에 걸려 병원에서 깨어난다. 노르웨이의 끝에서 빙하 사이에 끼어있던 함선에서 카드늄 상자를 찾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그는 잠수부였다. 사람들은 그를 나탕이라 불렀다. 그런데 깨어난 그에게 이상한 사람이 접근을 한다. 목숨의 위협을 느낀 그는 병원을 빠져나가 자신의 집이 있는 파리로 가서 기억 찾기 여행을 시작한다. 단서는 팩스 한 장, 그가 의뢰한 17세기 필사본의 번역에 대한 도서관장에게서 온 것이었다.

나탕은 기억을 찾기 위해 이탈리아, 다시 노르웨이, 콩고, 이집트까지 여러 곳을 다닌다. 나탕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누구인가, 자신이 무슨 일을 했던 사람이기에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진짜 노르웨이에서 있었던 일은 무엇이고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정체는 무엇일까로 하나의 개인의 삶에서 거대한 인류의 삶이라는 것과 맞닿게 되는 흐름을 독자가 따라가게 하고 있다.

기억을 잃었다는 것은 대단한 공포다. 자신을 알아보는 가족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 앞에서 자신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령같은 이였음을 인정하기는 힘들다. 여기에 엘리어스의 필사본의 번역에서 밝혀지는 과거의 잔인함은 마치 나탕의 앞날을 예고하는 것 같아서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무언가 섬뜩한 거대한 것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탕과 함께 하면서 그가 만나는 사람들이 과연 믿을만한 사람인가를 생각하게 되면서 스릴은 시작된다. 그가 보는 것, 그가 겪는 것, 인간이 저지른 잔인한 일들, 앞으로 벌어질 음모, 그리고 나탕이 되찾을 기억 속에 무엇이 있을지 독자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롤러코스터와 같은 스릴러에 마음을 빼앗긴 것을 느끼게 된다. 시각적인 면에서 느껴지는 빙산들을 헤치고 가는 작은 배, 청각과 촉각적인 면에서 느껴지는 아프리카의 음습하고 어두운 땅굴 속으로 들어가는 나탕의 모습, 후각적인 면에서 걸쭉한 피냄새로 공포에 떨게 하는 마지막 장면, 그리고 모든 것이 정지된 듯 모든 감각을 마비시키는 마지막 나탕의 모습은 오감을 아니 육감을 총 동원해서 느끼게 만드는 이 작품의 스릴러적 매력이다.

<이 정교한 소설은 완벽한 허구이자 불편한 진실이다.>라고 뒷 장에 써 있다. 이 말 그대로다. 읽어보면 허구인 이 소설 속 이야기가 어쩌면 사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될 지 모른다.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소설 속 이야기들은 역사적 사실이나 바로 얼마전 있었던 어느 나라 사람들이 겪은 참혹한 사실이다. 불편한 것은 그것을 우리가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아닐까... 과연 피의 고리는 무엇인지 작가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전직인 르포 작가로써의 이력을 담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진짜 긴장감과 프렌치 스릴러의 매력은 마지막 백 여장에서 드러난다. 거기에 진정한 모든 진상인 악의 고리가 된 피의 고리와 함께 그것을 끊으려고 애를 쓰는 나탕의 마지막 싸움이 처절하게 벌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의 대미는 이 작품이 왜 영미권 스릴러와 차별되는 프렌치 스릴러라고 불리게 되는 지를 알려준다.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의 박진감 넘치는 작품은 아니지만, 신성 막심 샤탕의 흡입력 강한 작품은 아니지만 프랑스만의 독특함은 진하게 보여주는 프렌치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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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08-06-18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요즘 프랑스 스릴러 굉장하죠..^^ 모르던 책인데 담아두어야겠습니다!!!서평보니까 꽤 끌리네요...^^

물만두 2008-06-19 10:16   좋아요 0 | URL
프랑스 스릴러가 대세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