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렉스'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추리소설.
다 알려주는게 무슨 추리소설인지 모르겠지만 다 아는 이야기니까 그걸 추리소설로 재구성했다는 이야기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고전의 대부분, 살인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다 추리소설적 요소가 있게 마련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그렇게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다시 보게 된다.

이언 매큐언의 새 작품이 나왔다.
속죄 이후로 나는 다른 독자들과는 반대로 점점 작가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눈길은 간다.
미스터리가 아닌 것 같지만 속죄와 비슷하면서 다르다고 하니...

‘미스터리 야!’ 시리즈는 ‘영 어덜트’를 대상으로 한 들녘출판사의 새로운 레이블이다. 그 첫 주자로 소개되는 『타임캡슐』은 기억을 캡슐에 가둔 중학생들의 이야기다. 10년 전 중학교 졸업 기념행사로 타임캡슐을 묻었던 여섯 명의 멤버, 그들에게 기묘한 편지가 배달되며 『타임캡슐』은 시작된다.
서술 트릭이라고? 제목은 SF적인데 미스터리라니 기대가 크다.
출판사의 시리즈도 덩달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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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8-03-26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랑 3권인가요???ㅎㅎ
항상 많은 책을 소개해주시는 님이시라~.^^;;;
넘 반가봐요~.
오늘 혜경님과 승연님 만났는데 만두님 좋아하신다고들해서
저두 님 생각이 났더랬어요~.^^;;;
'미스터리 야'는 딸아이를 위해 기대해 볼께요~.

물만두 2008-03-27 11:20   좋아요 0 | URL
보통은 두권입니다^^
혜경님, 승연님 만나셨군요.
좋은 말씀 많이 하시고 만두는 드셨어야죠~^^
따님을 위해 출판사가 좋은 책 많이 출판해줬으면 저도 좋겠어요~
 
클레오파트라의 꿈 - 간바라 메구미의 두 번째 모험 간바라 메구미 (노블마인) 2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간바라 메구미 끝까지 헛다리만 집는구나. 클레오파트라는 꿈인걸까? 아니면 냉동실의 귤인 걸까? 냉동실의 귤이 뭐냐고? 책에 나오는 얘기다. 가즈미가 메구미에게 하는 옛날 이야기. 옛날 어느 동굴에서 냉동된 귤을 발견했는데 절대 녹이면 안된다고 했단다. 그래서 그걸 발견한 사람의 후손들이 냉동귤을 대대손손 지키다가 가게 냉동실에 넣어놓는 상황까지 오게 됐는데 그게 녹는 순간 지구의 모든 얼음들이 녹았다나 어쨌다나 그런 이야기다. 그러니까 호기심에 무언가를 건드리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건 그렇고 끝까지 추측만 하게 만들고 모험같지도 않은 메구마의 모험에 사실이라면 무지 위험하겠다는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 이런 나라가 옆에 있으니 얼마나 불안하겠냐고. 화려한 과거의 전적이 있으니 사실이 아닐까 싶은 걱정이 앞선다. 작품 내용은 제쳐두고서.

간바라 메구미가 유명하긴 유명한 모양이다. 쌍둥이 여동생을 잡아서 집으로 데려오라는 엄명을 받고 찾아 온 H시에서 뜻밖에 감시자를 만나게 되니 말이다. 거기다가 여동생 가즈미까지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하지만 메구미도 사실 전적으로 동생만 찾으러 온 건 아니니까 할 말은 없다. 그가 찾으려는 '클레오파트라'라는 건 뭘까? 알기도 전에 알려줄 사람의 부고를 접하다니 심히 의심스러운 상황인데 그가 바로 여동생의 불륜남이었다니 더욱 놀라운 상황이다.

간바라 메구미의 직업이 밝혀진다. 무슨 헌터란다. 해드 헌터도 아니고 제약회사에 근무하니 거기에 이익이 되는 헌터라는 얘기다. 직업은 심히 마음에 안든다. 그런 직업이기 때문에 전설이라든가 루머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고 그의 유명세가 워낙 강해서 그가 뜨면 다른 사람들도 모이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다가 일본인들이 쇠고기를 먹은 지가 얼마 안됐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이해가 됐다. 이건 그냥 나만의 생각일 뿐이다. 간바라 메구미가 끝까지 자신의 생각이라며 설을 풀듯이 말이다. 클레오파트라는 독으로 죽었다고 한다. 그런 클레오파트라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죽지 않는 독? 아니면 함께 죽는 독?

클레오파트라의 꿈은 우리가 쫓는 꿈과 같다. 일부러 독사에게 물려 죽는 방법을 택한 클레오파트라의 꿈은 이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린 과거의 영광을 마지막까지 가져가고자 했던 것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비록 사실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말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클레오파트라처럼 꿈을 꾼다. 자신의 업적을 이루기 위해, 성공을 위해, 꿈을 지키기 위해 실체도 없는 것을 쫓아 다닌다. 지금도 우리는 그러고 있다. 작가는 아마도 그런 인간의 모습을, 그로 인해 잃어버린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 실체없는 것의 정체는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시무시했다.

그나저나 간바라 메구미가 <메이즈>에서는 마음에 들었는데 여기서는 그저 그렇다. 성격 까칠하고 냉정할 것 같고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옆에 있으면 무지 피곤할 것 같은 스타일이다. 네가 미쓰루에 대해 한 말 정말 맘에 안들었어~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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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7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27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래의 이솝우화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1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호시 신이치의 작품을 읽다보면 이런 작품 누구는 못 쓰나?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토끼와 거북이 경주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있어 토끼가 잠을 잤다느니 하는 얘기말고 여러버전으로 거북이의 꾀를 표현하고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베짱이는 유명한 뮤지션이 되어 돈을 더 많이 벌었다더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니 새로울 것도 없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내 동생이 피카소 그림을 보면서 늘 저렇게는 나도 그리지 하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말이다. 호시 신이치가 썼기 때문에 이야기가 블랙 유머로 하나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아주 짧은 이야기도 있고 조금 긴 이야기도 있고 아하~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이야기도 있고 아니 이게 뭐야~ 하게 만드는 이야기도 있다. 그 모든 이야기는 공통점은 비틀어 사회 다시 보기다. 인간의 생각은 모두 거기서 거기다. 그런 생각을 어떻게 적절하게 공감하게 쓰느냐가 작가의 능력이다. 그리고 먼저 쓰는 자에게 우선권은 주어진다. 그런 면에서 호시 신이치는 역시 탁월한 작가다.

어떤 글도 그는 쓸 수 있는 작가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뭐든 줘봐~ 내가 못 쓰는 글이 있나. 뭐 이런 무대포적인 느낌도 든다. 그게 매력이다. 이솝우화를 비튼게 좀 마음에 걸렸는지 뭐라 궁시렁거린다. 사실 오늘날 이솝우화대로 사는 건 아이들도 안하는 일이 되어버렸는걸. 그건 그냥 고전이고 권선징악이 늘 들어있는 전래동화와 같다. 그래도 이솝우화는 영원할 거니까 작가가 걱정할 일이 아니고 작가는 자기 작품 걱정만 하면 된다. 좋아하는 사람은 무지 좋아하게 만들고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지게 만드는 작가니까 말이다.

그럴 수도 있겠다. 인간도 동물도 물건도 세상 모든 것이 지쳐 기력을 잃어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지구가 말이다. 그래서 힘들어 하는데 아직까지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그러다 어느 날 모두 과로사하거나 축 늘어져 고갈된 모든 것들을 그저 멍한 눈으로 꺼져가는 눈으로 바라보게 될지도 모른다. 빙하가 녹고 있다는데도 꿈쩍도 안하고 아마존이 파괴되고 신경 안쓰잖아. 우린 지금 자폭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호시 신이치는 그걸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으리란 것 또한 그도 알고 있겠지.

요소 요소 정곡을 콕콕 찔러서 아프고 때론 실소하게 만들고 씁쓸하게 만들고 허무하지만 나는 놈 위에 뛰는 놈 있다는 것이 이솝우화나 신데렐라 이야기의 다른 버전의 새로운 교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스터리와 SF라는 장르를 넘나들며 사회를 읽어내고 그것을 독자에게 호시 신이치 우화로 만들어 읽게 만드는 탁월한 작가다. 아마도 몇 백년이 지나면 호시 신이치 우화를 우리의 후손들이 이솝 우화처럼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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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8-03-25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호시 신이치 좋아해요. 문장이 간결해서 일어공부할 때 많이 읽기도 했구요.
맨 마지막 줄을 읽고 나면 뭔가 띵-하고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

물만두 2008-03-25 14:06   좋아요 0 | URL
그게 매력이죠^^
 
아름다운 거짓말 모중석 스릴러 클럽 14
리사 엉거 지음, 이영아 옮김 / 비채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느닷없이 어느 순간 자신의 인생이 바뀌게 될 때가 있다. 자신이 생각지도 못하던 방향으로 자신의 인생이 흘러가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보게 될 때가 있다.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로 내가 바뀐 것처럼 그럴때가 있음을 안다.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때 리들리의 생각처럼 조금만 시간이 어긋낫더라면 어땠을까? 아니 그 아이를 보고도 못 본척 했다면? 그 아이를 구하는 장면이 사진에 찍히지 않았다면? 그 기사가 텔레비전에 나가지 않았다면? 하지만 일은 그렇게 되고 말았다. 그것이 리들리의 운명의 한 획을 긋는 것이라는 듯이 너무 쉽게 인생이 뒤집어졌다.

'네가 내 딸이니?' 부모님 멀쩡히 살아계시고 평범하고 행복하게 자란 리들리에게 이 무슨 날벼락같은 말일까? 부모님은 장난친 거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여기기엔 보내온 사진 속 여자가, 자신의 엄마라는 여자가 너무 자신과 닮았다. 제시라는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여자가. 살해당했다는 여자가. 여기에 윗층에 이사 온 남자와 갑자기 사랑에 빠지는 일까지 일어난다. 그 남자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자신의 아버지라는 남자를 만나러 가서 그 남자가 살해당하고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떠나게 만든 남자를.

평범한 여자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녀가 무슨 뇌관을 건드렸기에 살인과는 거리가 멀었던 여자에게 살인에 연관되는 일이 일어나는 걸까? 믿고 의지했던 부모님을 믿을 수 없는 건 무슨 까닭일까? 그녀의 마약중독자 오빠는 왜 맥스 삼촌의 프로젝트 얘기를 물어보라고 한 걸까? 자신을 위협하는 이들은 누굴까? 평범한 리들리는 정체성의 혼란과 위협과 사랑이라는 세가지 스릴을 한꺼번에 맞이하고 있다.

독특한 구성의 작품이다. 간단할 것 같은 평범한 여자의 인생이 한순간에 스릴러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잘 표현하고 있다. 거기에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면을 적절히 섞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인간의 정체성, 뿌리가 흔들리는 일을 스스로 겪고 이겨낼 수 있는만큼만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제목이 아름다운 거짓말이다. 살다보면 어울리지 않는 것을 어울리게 보아 넘겨야 하는 법이고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은 놓아버릴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화해와 용서, 정의와 응징이라는 것보다 어떤 것도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고 때론 알면서도 지나치게 넘친 것도 봐줘야 하기도 한다는 사람살이에 대한 이 이야기는 이런 스릴러도 있다는 면을 보여주는 것같아 좋았다. 물론 그 안의 것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지만. 뉴욕을 무서운 밤거리, 폭력의 거리가 아닌 사람이 사는 거리로 그리려지고 있다. 이 작품을 보며 사람이 사는 뉴욕, 평범한 뉴욕을 본다. 그러면서 그 안을 감성적이고도 현실적인 스릴러로 포장한 작가의 솜씨가 놀라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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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8-03-24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빵빵한 님의 서재, 그리고 읽고 싶게 땡기는 글...
변함없는 님의 글을 보며 님의 안부를 보고 갑니다...
그래도 메뉴마다 붙어있던 new 글씨가 보이지 않아,,,고개 살짝 갸우뚱하구요~~~ㅎㅎ
봄 빛이 가득한 날들입니다..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고..늘 해피하고 많이 웃으시며 그렇게 지내시길 빌어봅니다~~~

물만두 2008-03-24 13:59   좋아요 0 | URL
씩씩하니님
제가 작년부터 왠만하면 리뷰만 올립니다. 관심도서랑요.
급체력저하로 독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주말에는 쉽니다구요^^
님도 건강하고 행복한 봄맞이하세요~

보석 2008-03-24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새로운 시리즈가 나왔군요.^^

물만두 2008-03-24 15:26   좋아요 0 | URL
나왔습니다. 괜찮은 스릴럽니다^^
 

해고 전문회사의 슈퍼 사원인 무라카미 신스케가 구조조정 후보사원들과 벌이는 직장 사수 공방전이다.
소재가 독특하다.
사회 분위기에 맞는 작품인데 쿨하다고 한다.
해고와 구조조정을 쿨하게 보라고?
마치 반어적으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보고싶다.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변호사 뵈를레는 어느 날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극히 평범한 한 중년 남자를 당구 큐대로 쳐서 살해한다. 그는 방금 죽인 남자를 끌어안고, 동요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외치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까지 한다.
이 남자 사이코패스일까? 아니면 사회가 낳은 기묘한 악의 산물일까? 문제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색적인 범죄소설이라니 땡긴다.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가 20권이 나왔다.
호시 신이치의 작품은 너무 짧아서 가벼운 듯 보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블랙 유머를 느낄 수 있다.
미스터리와 SF 장르를 넘나들며 이렇게 짧은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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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8-03-24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공, 이제는 신간 쫓아가기도 힘들어요. 헥헥..

물만두 2008-03-24 16:31   좋아요 0 | URL
미툽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