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 임팩트
에스테반 마르틴.안드레우 카란사 지음, 김현철 옮김 / 예담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스페인이 낳은 건축가 가우디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다는 그가 설계한 건축물들이 지어지고 있다는 피카소와 더불어 스페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건축가다. 그가 전차 사고로 사망한 것을 소재로 해서 <다빈치 코드>와 같은 팩션을 만들고 있다.

책을 보면서 내내 <다빈치 코드>가 참 여러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이제는 팩션 하나 정도는 어느 나라에서건 나와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지만. 그런데 그 작품들이 좋으면 다행인데 대부분이 기독교적인 면을 강조하거나 기사단이 등장해서 예수님의 성물을 지킨다는 내용이거나 비밀을 풀어간다는 이야기라 정말 식상해서 못 봐주겠다.

가우디의 암살을 목격하고 가우디의 뒤를 이어 어린 소년이던 히벨은 자신들이 지키던 것을 비밀 장소에 감추고 죽기 직전 자신의 손녀인 마리아에게 그것을 찾으라고 이야기한다. 이제 가우디를 암살했던 사탄 숭배자 집단은 다시 히벨을 살해하고 마리아와 남자친구 미겔이 비밀을 찾으면 가로 채기 위해 그들은 놔두고 주변인들만을 살해하기에 이른다. 미겔은 수학자답게 수학적 지식으로 자신들에게 시간이 얼마 없음을 알고 비밀을 풀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

가우디의 건축물들이 사진으로 수록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건축물에 따라 비밀을 풀어가는 이야기 구조로 되어 있는데 그게 아쉽다. 또한 스릴이 너무 후반에 치우쳐 있어서 용두사미로밖에 볼 수 없다. 처음 시작은 무척 거창했는데 결과가 빠르고 쉽게 풀렸다. 싸움은 맥없이 끝났고 마리아의 친구와 그 나이 많은 남자친구, 일본 야쿠자는 뭔가 보여줄 것 같게 만들더니만 도대체 왜 등장한 건지 존재 이유가 약하고 재미가 반감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분량만 길었지 내용은 재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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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8-02-18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의 리뷰를 읽다 보면, 물만두님은 점수 주는 것에 후하신 것 같아요.^^

물만두 2008-02-18 13:47   좋아요 0 | URL
그건 다 아시는 사실이구만요.
별 3개 이하는 거의 드물구요.
사요나라님은 제 별 3개는 다른 분 별 1개와 같다는 말씀을 하셨답니다^^
읽을 수 있음에 3개 이하는 잘 안되더라구요.
3개는 점수로 치면 60점이잖아요^^;;;
 
베르메르 VS. 베르메르
우광훈 지음 / 민음사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베르메르 전시회를 기획하던 중 네덜란드에서 베르메르의 미공개작을 보게 된 한국인이 그 그림이 진품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것을 최초로 공개한다면 전시회는 대성공을 거둘 것이다. 하지만 위작의 가능성도 있다. 그 그림을 가지고 있던 이가 베르메르 위작으로 유명해진 가브리엘 이벤스였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으로 그 그림을 가지고 있는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작품은 시작된다.

이제 작품은 가브리엘 이벤스의 행적을 따라가게 된다. 그가 화가가 되기 위해 입학한 미술 학교에서 진부한 작품, 눈으로만 그림을 그리는 이로 매도당하고 그 시대의 유행, 대중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교수들뿐 아니라 평론가들에게까지 외면당하면서 어쩔 수 없이 돈 때문에 그리고 어느 정도는 복수의 한 형태로 위작에 가담하게 되기까지, 그리고 그가 나치에게 베르메르의 그림을 판 매국노로 붙잡혀 법정에서 논란에 휩싸이는 마지막 대단원까지 독자가 눈 돌릴 틈을 주지 않고 한 사람의 일생에 매달리게 만든다.

나는 현실이 가브리엘을 위작의 길로 몰고 갔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세상에 수많은 무영 화가들이 있지만 그들 모두가 위작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위작은 그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논리로도 대중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안타깝다는 마음과 이해할 수 있다는 것과 용서할 수 없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기 가브리엘의 마음의 변화를 나타내는 극명한 두 문장이 있다.
274쪽에서 처음 베르메르의 작품을 위작할 때 그의 마음은 이러했다.

   
  하지만 가브리엘은 그대로 재현할 생각이 아니었다.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자신만의 기법과 표현을 그림 속 어딘가에 은밀히 집어넣고 싶었다. 베르메르가 생전 즐겨 사용하던 회화의 기법은 그대로 노출하되, 자신만 알 수 있는 암호나 기호 같은 것을 어느 한곳에 배치해 둘 생각이었다. 그것은 새로운 베르메르의 탄생과 발견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고, 작가와 비평가 사이에서 벌일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게임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방 282쪽에서는 그 마음이 달라진다.

   
  불온성.....
그렇다. 이제 베르메르의 그림을 바라보는 가브리엘의 시선 속에는 예전에 찾아볼 수 있었던 거장에 대한 호기심이나 존경심 같은 것은 일절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비평가들을 어떻게 속여 넘기고 얼마의 가격에 팔려 나갈까 하는 속된 계산뿐이었다. 이제 가브리엘은 자본의 논리에 힘없이 갇혀 버린 초라한 환쟁이에 불과했다. 늘 푸르게 빛나던 지고한 이상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껍데기만 남은 매미처럼 허상을 향해 울어 대고 있었다.
 
   

 
이 작품은 비단 그림에 한정된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다. 소설가는 그림을 소재로 이야기하면서 창작을 하는 모든 이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순수문학의 실종에 대한 애도하는 마음은 가브리엘이 시대에 따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화풍만을 고집하는 것이 결국 그의 몰락을 가져온 것에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뒤 사람들이 당대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베르메르의 작품을 찾는 것에서 대중의 변덕스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전시회를 밀어붙이듯이 자신의 소신을 밀어붙여 나아가야 한다고 웅변하는 듯이 보여 진다. 그 뒤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더라도 말이다.

대중없이 그 어떤 작품도 존재할 수 없다. 대중은 곧 돈이다. 인간은 돈 없이 살 수 없다. 그 옛날 화가들도 자신만의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다. 모두 자신의 후원자가 좋아하는 것을 그렸고 대중에게 박수 받을 희곡을 써서 무대에 올렸고 음악을 작곡했다. 물론 비슷한 재능의 사람이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했을 것이다. 그것은 인생이라는 드라마가 담당하는 부분이고 창작하는 이는 베르메르가 되든지 가브리엘 이벤스가 되든지를 선택해야 한다. 전자는 죽을 때까지 가난하게 살다 간 화가지만 후대에 인정받은 이고 후자는 돈을 위해 영혼을 판 이다.

베르메르를 이렇게 그의 위작을 만든 가브리엘 이벤스를 통해 조명한 작품은 드물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독특한 작품이지만 우리나라 작가가 이렇게 세세하게 그의 행적을 담아낼 수 있었다는 것에 놀랍고 기쁘다. 마치 사토 겐이치의 <카르티에 라탱>을 봤을 때 일본 작가가 남의 나라 역사도 자신들 손으로 떡 주무르듯이 주무르는 것이 참 부러웠는데 이제는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안심이 된다.

미술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선구자가 있으면 추종자도 있고 그래서 한 유파를 형성하고 다시 새로운 것에 밀려나가며 새로운 사상과 가치관, 시대상을 반영하듯 모든 창작은 어떤 형태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거기에 무엇을 담아내서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그 생각과 판단, 흐름을 공유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한 평론과 대중의 유연함이 공유할 수 있는 많은 인재를 보유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 작품은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마지막까지 우리가 과연 무엇을 보고 느껴야 하는 지를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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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특수청소부라고?
이런 일은 보통 다른 나라에서는 해주던데 우리나라는 아니고.
하지만 경찰이 할 수는 없을테니까 이런 직업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말하자면 사건 현장의 종료후 청소를 말한다.
그런 그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굼금하다.

미 대통령의 임기종료 시점을 1년 앞두고 일어나는 고도의 정치적 음모와 그 음모의 중심에 선 살인사건, 그리고 정부의 숨겨진 비리를 다룬 작품.
우리나라 대통령 임기종료에 맞춰서 절묘하게 나왔구만.
정치 스릴러는 기피하는데 시기가 시기인지라 보면 좀 속이 시원해질까, 아니면 더 답답해질까?
궁금해서라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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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8-02-1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링> 삽화가 예쁘네요. 이제 전 물만두님을 삐끼만두님이라고 부르겠어요!

물만두 2008-02-15 14:52   좋아요 0 | URL
네. 전 미스터리전문삐낍니다^^
 
게놈 해저드
쓰카사키 시로 지음 / 프리즘 / 2000년 2월
평점 :
품절


 

책 뒷장에 이렇게 쓰여 있다. ‘숨 막히는 스피드와 절묘한 반전의 미스터리 사이언스 스릴러’ 스릴러 빼고는 다 맞는 얘기다. 그리고 마지막을 읽고 나면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이 작품은 1998년 산토리 미스터리대상 독자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일본에는 참 미스터리상이 많기도 하다. 독자상을 수상한 만큼 당시 작품에 대한 인기를 알 수 있다. 지금 읽어도 십년이라는 세월을 느낄 수 없는 탄탄한 작품이다.

도리야마 도시하루는 알파기획이라는 회사에 근무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꿈은 만화가지만 스토리텔링이 약해서 지지부진하지만 그림은 그런대로 잘 그려 상도 수상한 적이 있다. 그 덕에 취직도 하고 결혼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늦게 귀가를 해 보니 이상하게 초들이 켜져 있고 불은 들어오지 않는 상태에서 아내는 살해당해 있었다. 거기에 경찰이라고 찾아온 남자들과 전화로 그들이 경찰이 아님을 알리는 남자, 죽은 아내가 친정에 있다면 자신의 목소리로 걸어 온 전화 등 갑자기 한꺼번에 일이 벌어지는 바람에 남자는 기겁을 하고 도망을 치는데 누군가 자신이 전화하려는 공중전화에 총까지 쏘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때 그를 구해준 사람이 프리랜서 작가 오쿠무라 지아키다.

누군가에게 쫓기고 자신의 집을 잘못 찾고 수첩을 잃어버렸다고는 하지만 자기 집 전화번호도 기억을 잘 못하고 엉뚱한 곳에 전화를 건다. 더 이상한 건 분명 존재했던 아내의 시체가 사라진 일이다. 도대체 이 남자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남자는 왜 자꾸만 기억이 깜박깜박하고 죽은 아내와 살아있는 아내는 또 무엇일까? 아내를 살해한 사람은 누구일까? 그 둘은 진실에 한발 한발 접근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사이언스 미스터리다. 확실히 과학적 지식을 바탕에 두고 쓰고 있다. 거기에 본격 추리소설을 사용해서 트릭과 범인을 찾게 만드는 이중 장치를 독자에게 선보이며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작품이다. 거기에 마지막 대 반전은 인간이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발견해서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다.

절판된 점이 가장 아쉽다. 다시 개정판이나 새로 선보여도 좋을 작품이다. 빠른 속도감, 과학적 지식과 전개는 SF 소설로 봐도 손색없고 거기에 본격 미스터리의 마지막까지 범인과 단서를 찾는 집요함과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인간애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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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2-15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 리본 두 개를 머리에 꽂고,보라색 옷 입은채 넙죽 절하는 저 여인네가 님 맞습니까?
올해에는 복 엄청 많이 받고 부자되겠어요.
늘 한결같은 님의 리뷰 잘 읽었어요.
가끔씩 여기 들어오면 편안해진답니다.
건강하세요.

물만두 2008-02-15 12:56   좋아요 0 | URL
넵~
감사합니다^^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꽃밥 - 제133회 나오키상 수상작
슈카와 미나토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960, 70년대 오사카를 배경으로 작은 사연 하나쯤 있을 법한, 이제는 나이든 어른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는 내용으로 꾸며진 단편집이다. 일관성 있게 배경을 오사카로 한 것이 흥미롭다. 오사카에는 재일동포들도 많이 산다. 그래서 한국인, 그 당시에는 조센징이라고 불렀겠지만, 아이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대부분이 오사카의 허름한 뒷골목이 배경이다. 아마도 추억이란 그런 곳에 대한 것이 더 가슴에 많이 남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런 곳이라야 어린아이에게도 사연이 있을 테고 말이다.

<꽃밥>과 같은 사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동생을 꼭 데리고 다녔고 그러다 버스에서 종점까지 간적도 있었다. 동생이 전생 이야기를 한다면 나는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지만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어린 오빠의 마음은 이해가 갔다.

<도까비의 밤>은 지금도 남아 있는 서글픈 우리가 끌어안지도 못하는 생생한 이야기라 더 가슴이 아팠다. 재일동포로 그 시절을 살아가고 또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이야기는 단지 이야기만이 아닐 테니까.

<요정 생물>은 어린 시절 순수함을 한 순간에 잃어버리게 된 여자 아이의 서글픈 이야기다. 요정 생물을 산 뒤 행운이 따른다고 믿었지만 그것도 잠시 엄마가 집을 나가서 집채 커다란 코인로커에 버려져 할머니 병 수발에, 몸이 불편한 아버지 수발, 거기다 원치 않는 결혼까지 하게 된 여자의 슬픈 이야기였다. 이런 이야기가 그때나 지금이나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회상의 이야기로 느낄 수 없어 더욱 씁쓸했다. 코인로커의 아이들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참 묘한 세상>은 제목처럼 유머러스한 작품이다. 인생이 다코야키라고 말하던 삼촌의 어이없는 죽음과 장례를 치르는 소년이 아이러니한 인생을 경험하게 되는 정말 어이없을 정도로 묘한 이야기다. 하지만 뭐, 살다보면 그런 일이 너무 많으니 묘하다기보다는 인연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지 싶다.

<오쿠린바>는 그 동안 읽었던 슈카와 미나토의 공포 작품에 가장 근접한 작품이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고통 없이 떠날 수 있게 해주는 오쿠린바라는 대대로 전해져 오는 여자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직업을 어린 나이에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다. 주문만 외우면 저세상으로 편하게 보낼 수 있다니 마지막 주인공이 나이가 든 지금 그 주문을 외우고 싶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이 이야기를 소재로 공포 작품 한편 써도 좋을 것 같다. 데스노트스러운 작품으로.

<얼음 나비>는 일본뿐만 아니고 우리에게도 있었던 그 시절 돈을 벌어야 했던 누나, 언니의 이야기다. 그런데 주인공이 왕따를 당하는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일본도 인도처럼 카스트제도 비슷한 것이 있어서 천민이 남아 있다고 들은 기억이 있는데 그런 이들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아이누족도 차별을 받았다고 하지만 무대가 오사카니까 아닐 것 같고 부락민이라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슈카와 미나토의 작품답지 않은 어린 시절 향수와 그리움을 자극하는 슬프면서 자그마한 동화 같은 작품들이었다. 동화도 잔혹동화도 있고 배드엔딩도 있는 거니까 지금 생각해도 가슴 아픈 이야기들, 조금은 무서운 이야기들, 쓸쓸한 이야기들, 아름답고 예쁜 이야기들이 마치 여러 가지 나비들이 마음속으로 날아드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이야기들을 읽으며 내 어린 시절도 생각할 수 있었기에 좋았다.

꽃밥이라... 예쁘다. 나 어릴 적에는 빨간 벽돌 갈아서 깨진 그릇에다가 흙 담고 고춧가루라고 뿌리고 밥이라고, 반찬이라고 하며 놀았는데 그때 난 왜 꽃으로 밥을 하며 놀 생각은 못했을까. 그래도 그런 흙밥도 지금 생각하면 정겨움 가득한 우리 시대 이야기니 소중하고 예쁘다. 어린 시절 뽑기에서 별모양을 잘 떼어내다가 별 꼬리 하나 잘려나가 침으로 붙이려고 애를 쓰다가 속상해서 입에 넣고 씹어 먹을 때 입안에 퍼지던 설탕의 달콤함과 소다의 쓴 맛이 함께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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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4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마지막 문장에 필이 확~ 꽂히는데요.
오늘 아침엔 햇살이 눈부시네요~ 이 햇살을 소꿉놀이 꽃밥을 만들던 그 시절의 소녀들에게 보내고 싶어요. 빨간 벽돌 갈아서 놀았던 물만두님께도~ ^^ 따사로운가요?

물만두 2008-02-14 11:30   좋아요 0 | URL
햇살이 안보이네요^^;;;
찾아주신 님 덕분에 따사롭습니다~

Koni 2008-02-14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찡한 책이었어요.

물만두 2008-02-14 18:50   좋아요 0 | URL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