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하면 떠오르는 러시아 작가 안톤 체홉, 그의 뒤를 잇는 단편추리소설 작가들이라고 하면 좀 심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러시아 특유의 문학적 정서가 어디가겠는가 싶어서 기대가 크다.
게다가 러시아의 일상의 미스터리를 표현한 작품들이라니 일본의 일상의 미스터리와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제목만 보면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패러딘줄 알겠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실제로 행방불명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있다.
그것에대해 말도 많은데 그 사건을 모티브로 쓴 작품이다.
아가사 크리스티 실종이 책에 등장하는 건 아니고 완전한 픽션이다.
흠... 어떨지 궁금하다.

아니 이 책이 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수록되었을까...
암튼 안보신 분들에게는 희소식같다.
이 전집을 모으는 분들께도 좋은 작품이 되겠고.
하지만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좀 그렇다.

컴파운드 아이라는 무기를 둘러싸고 벌이는 미스터리다.
정치가 연관되면 좀 꺼려지는데...
어떤 완성도 높은 정치 스릴러가 만들어졌는지 볼까...

소년범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시점이라 읽어볼만 하리라 생각된다.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범죄를 저지르고도 가벼운 벌만 받는 것이 괜찮을까를 묻고 있다.
그들에게 갱생의 의미는 무엇이며 이것이 반대로 피해자와 그 가족을 두번 울리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법이 더 큰 범죄자를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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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8-02-13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새해 복 많이~
세번째 책 반가운데요 ^^

물만두 2008-02-13 12:56   좋아요 0 | URL
몽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 책은 늘 반갑죠.

전호인 2008-02-13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과 함께 행복하세요 ^*^

물만두 2008-02-13 13:51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세요^^

미미달 2008-02-13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책 기대되네요. (방긋)

물만두 2008-02-13 13:51   좋아요 0 | URL
미미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셨쎄요?
저는 첫째, 둘째 다 기대됩니다^^

Mephistopheles 2008-02-13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트맨은....이건 전 책보다는 잭 니콜슨이 화들짝 떠오른다는..^^

물만두 2008-02-13 17:03   좋아요 0 | URL
잭 니콜슨의 젊은 시절이 적응이 안되더군요^^

보석 2008-02-1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3번에 눈도장 쾅!

물만두 2008-02-13 17:04   좋아요 0 | URL
눈도장만요^^ㅋㅋㅋ

프레이야 2008-02-13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트맨... 저, 이거 담아가요^^

물만두 2008-02-13 20:08   좋아요 0 | URL
네.^^

울보 2008-02-14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인사가 너무 늦었지요
제가 요즘 뭐가 바쁜지 ,,
인사도 마실도 많이 소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두님도 다른 님들도 모두 모두 궁금해하고 있답니다
만두님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즐거운 소식 전해주세요,,
음 세배드리는데 새뱃돈은 없어도 돼요,,ㅎ후

물만두 2008-02-14 15:07   좋아요 0 | URL
울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별 말씀을요.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세뱃돈은 당근 엄떠요~~~ㅋㅋㅋ

2008-03-06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6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7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8-03-07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방황하는 칼날 말입니다^^

물만두 2008-03-07 12:00   좋아요 0 | URL
재미나게 읽으세요^^
 
기적의 인간
심포 유이치 지음, 김난주 옮김 / 들녘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어머니가 자신이 떠나면 홀로 남겨질 이제 서서히 나아지고 있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그 뒤를 가쓰미가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기 직전 소생하고 다시 식물인간 판정에서 깨어나 기억은 모두 잃었지만 갓난아이가 태어나서 한 명의 어엿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가쓰미의 어머니가 적은 병상 일지를 통해 8년 동안 가쓰미가 어떻게 기적의 인간으로 다시 일어서게 되었는지를 알려준다.

작가가 심포 유이치인 만큼 어느 정도 미스터리에서 벗어난 방식일 거라고는 짐작을 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방법으로 인간의 본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 줄은 몰랐다. 가쓰미가 퇴원을 하고 자신의 과거, 학교를 졸업한 졸업장이 없다는 것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면서 서서히 작품은 가쓰미의 과거로의 여정을 따라가며 미스터리를 비로소 만나게 된다.

‘나’라는 인간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기억이다. 과거에 대한 기억, 그리고 그것을 함께 공유했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런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어떤 것이 요구될까? 그 기억을 함께 공유했던 과거의 사람들의 존재다.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과거의 자신을 기억해주는 가족, 친구, 이웃들. 가쓰미에게 가족이 없다. 기억을 잃은 뒤에 알게 된 사람들은 있다. 하지만 과거의 사람들은 없다. 그런 이유로 가쓰미는 자신의 과거를 찾아 떠난 것이다. 그 기억이 어떤 기억이었든지 간에 과거가 없는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니까.

가쓰미는 8년 전의 과거의 가쓰미와 8년 후의 가쓰미로 나누어 봐야 할 것인가가 고민이 되긴 했지만 인간은 어떤 일을 겪지 않아도 세월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변한다. 본성은 변하지 않는 거라고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너무 매정하게 된다. 심포 유이치가 말하려고 하는 것에서 한참을 벗어나게 되는 것 같다.

기적이라는 말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기적이라고 하기보다는 그저 명이 다하지 않아 살아갈 날이 남아 있기에 소생한 것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똑같은 상황에서 누구는 회복하고 누구는 회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니 현대 의학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 기적이라고 말하는 거라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조물주께서 모든 인간을 공평히 만드신 거라면 기적이란 말은 불필요하고 아니라면 조물주께서 불공평하다는 말이 되니 선택은 자유다.

기적이라는 것은 소생이 아니다.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이 하려는 것을 행하는 것을 뜻한다. 그것이 기적인 것이다. 가쓰미가 기적의 인간인 것은 마지막에서 자신과 마주하고 자신을 되찾을 용기를 냈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참 답답하게 전개되는 작품이기도 했고 마지막에서는 뭐라고 할까 이건 좀 이상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래도 끈기 있게 가쓰미를 따라가게 만들어 결국 가쓰미에게 동화되게 하는 작가의 힘, 이것이 미스터리이자 기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것은 단순한 의미를 넘어서 인간이 인간에게 선사할 수 있는 인간애, 인류애의 한 방식, 인간 구원의 기적이라고 받아들이고 싶기 때문이다. 정말 작가의 이름에 걸 맞는 기적 같은 휴먼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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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3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13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08-02-13 19:08   좋아요 0 | URL
그...이틀에 한 권이면..일년에 182.5권을 읽는다는...
한 달에 15권...그게 바로 엄청난 숫자라니까요, 만두님! =_=
혹시 서재에 몇천 권 아니 몇만 권 있는거 아닙니까.(웃음)

물만두 2008-02-13 20:06   좋아요 0 | URL
작년에 243권 읽었답니다^^
백수라서 가능해요~
몇천권은 아니고 2천권 못되게 있을 겁니다^^ㅋㅋㅋ

인조인간 2009-10-21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어어어억.....

물만두 2009-10-21 19:44   좋아요 0 | URL
???
 
악의 심연 뫼비우스 서재
막심 샤탕 지음, 이혜정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마지막 책을 덮는 순간, 아니 악의 심연 속에서 범인을 알게 된 그 순간, 토머스 해리스의 한니발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이렇게 끝났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들의 침묵> 이후로 그보다 더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스릴러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작가조차도 자신의 후속편으로 절대 능가할 수 없음을 알려줬으니까. 하지만 악의 삼부작을 들고 혜성처럼 등장한 막심 샤탕이라는 프랑스 작가가 그것을 해냈다.

한 여자가 머리 가죽이 벗겨진 채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뉴욕은 연쇄 살인 사건에 휩싸이고 그 한 가운데 남편의 실종으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경찰 애너벨 오도넬이 조슈아 브롤린의 파트너격으로 등장해서 그와 함께 잔인한 악마들을 잡으러 다닌다. 하지만 그때마다 경악을 금치 못한 사태에 직면하게 되고 번번이 범인은 자백도 받지 못하게 총격전으로 사망한다. 점점 범인에게 다가가는 조슈아 브롤린과 그것에 대비하는 범인은 독자로 하여금 오금이 저리는 스릴을 안겨주고 공포의 롤러코스터를 타게 만든다.

1편인 <악의 영혼>은 조슈아 브롤린이라는 인물을 선보인 정도였다. 그가 인간에 대해 고독하고 슬픈 감정을 지니게 되는 과정을 담아내는데, 악의 영혼을 보여준 것뿐 아니라 조슈아 브롤린이라는 영혼을 좀 더 깊이 있게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면 2편인 이 작품은 1편에서 벗어나기 위해 실종자 전문 사립탐정이 된 조슈아 브롤린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악의 깊이는 어느 정도일지를 보여주는 제목 그대로 <악의 심연>으로 들어가서 파헤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압권은 기적의 궁전으로 들어가서 그 안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정말 무섭고 오싹하지만 왠지 진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비 지향의 물질 만능주의인 현대 사회를 악의 심연으로 묘사한 이 작품은 그 끔찍하고 섬뜩함에도 불구하고 SF 소설에서 볼 수 있는 미래 사회의 암울한 분위기를 현실, 현대 사회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조슈아 브롤린과 범인의 말은 현대 사회가 내려가고 있는 한없이 깊은 악으로 대변되는 절망의 늪을 보여준다. 그것을 막심 샤탕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 배경으로 가장 어울리는 뉴욕을 배경으로 말이다.

재능 있는 스릴러 작가다. 1편을 볼 때는 왜 프랑스 작가가 미국을 배경으로 스릴러 작품을 쓸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만큼 스릴러의 배경으로 적합한 곳이 없다는 생각에 작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스릴러도 소비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공포를 느낄 수 있어야 스릴러로써 제 몫을 하는 것이라면 미국이라는 나라, 그리고 다양한 인종과 절대적 소비지향국이고 그런 것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이곳, 그 중심인 뉴욕만한 곳도 없을 것이다.

3편이 무척 기대된다. 마지막 암시 때문에 더욱 궁금해진다. 조슈아 브롤린을 1편과 다른 모습으로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낸 그가 3편에서는 어떤 모습의 조슈아 브롤린, 그리고 어떤 우리 사회의 악을 보여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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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2-12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55, 총 306465 방문
333333 캡쳐를 잊지 않기 위해 한 번 해봤어요.
설 명절 잘 보내셨죠?
저도 어찌 어찌하다 보니 시간이 가버리더군요.
건강하시고,지금처럼 자주 이야기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물만두 2008-02-12 13:1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승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보석 2008-02-12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물만두님 리뷰에 항상 끌립니다. 책임지세욧! 또 보관함으로 슈슝..ㅜ_ㅜ

물만두 2008-02-12 14:08   좋아요 0 | URL
저 닉네임 바꿀까봐요.
삐끼만두로요^^ㅋㅋㅋ
보시는게 남는거라는거 아심서~

도넛공주 2008-02-12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만두님의 리뷰 제목만으로도 베스트셀러가 될 것 같아요!

물만두 2008-02-13 10:43   좋아요 0 | URL
그랬으면 좋겠네요^^

soyo12 2008-02-12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많이 끌리네요. 매번 산 책부터 다 읽어야지 하면서도 계속 끌리는 것들이 나와요.^.~

물만두 2008-02-13 10:4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러고 있습니다. 밀리고 못보고 또 사고요 ㅜ.ㅜ

hopeing 2008-02-15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0^
책정보 보다가 서재까지 오게됬네요~
악의심연.1편인 악의영혼 안보고 보면 힘들까요? 좀 걱정되네요. ^^
리뷰잘보고 갑니다*

물만두 2008-02-15 18:36   좋아요 0 | URL
힘들다기 보다는 주인공에 대한 몰입이 좀 힘드실겁니다.
시리즈니까 악의 영혼을 보시면 좋은데 2권이라 좀 그러시다면 이 책을 보시고 1편을 보시던가요.
 
나선계단의 앨리스
가노 도모코 지음, 장세연 옮김 / 손안의책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나이가 들어서라도 자신이 꿈꾸던 일을 잊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 아니 꿈을 지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럽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어린 시절 꿈꾸던 꿈에서 멀어져 생활인이 된다. 세상의 몇 사람이나 자신이 꿈꾸던 삶을 살고 있을까. 그리고 만족할 수 있을까. 읽는 내내 탐정 사무소 소장 니키를 보며 생각했다.

나이 오십, 직장에서 정리해고의 일원으로 1년간 유급 상태를 유지하며 창업을 하게 도와준다고 하자 재빨리 어린 시절 꿈꾸던 탐정 사무소를 차렸다. 그는 홈즈와 같은 탐정, 아케치 고고로 같은 탐정을 꿈꾸며 아무도 찾는 이 없는 신장개업한 사무소에서 꾸벅꾸벅 졸며 꿈까지 꾸고 있었다. 그러다 깨어보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여자 아이가 고양이를 안고 들어와서 탐정 조수를 시켜달라고 한다. 거기에 처음 맞은 손님의 사건을 이름도 비슷한 아리사가 해결하고 나니 완전 콤비가 되고 말았다.

모두 7편의 단편이 등장하고 7개의 소소한 일상적인 사건이 등장하는 일상의 미스터리다. 하지만 이 각각의 작품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작은 에피소드를 일상에 적용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예를 들면 <나선계단의 앨리스>편에서는 이런 말이 나온다. 사건에 대한 비유로서 38쪽에

   
  니키는 문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하트의 여왕이 생각났다. 걸핏하면, "이 자의 목을 쳐라!" 라고 명령하는 하트의 여왕은 아마도 몰랐을 것이다 - 목이 잘린 자는 그걸 끝으로 죽어버린다는 것을.  
   

 

<뒤창의 앨리스>에서는 74쪽에

   
  세상에는 얼마나 여러 가지 부부가 있는 것일까? 진실을 덮어 숨겨 버리는, 사소한 허세와 약간의 거짓말.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세 명의 정원사 같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려고 하얀 장미에 열심히 빨간 페인트를 칠해 대던 트럼프 정원사들.

 
   

 

<안뜰의 앨리스>의 110쪽에서 111쪽에 걸쳐서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하얀 여왕이 말했죠."

멍하니 먼 곳을 보는 시선으로 아리사가 말했다. "자신은 아침을 먹기도 전에 말도 안 되는 일들을 여섯 개나 믿기도 했다......모든 것은 연습하기 나름이다, 라고."

 
   

 
초보 탐정 니키에게 들어오는 의뢰는 작고 사소한 것들이라서 니키는 매번 이번에는 좀 더 그럴싸한 사건이기를 바라지만 열쇠 찾기, 바람 안 피운다는 증거 조사하기, 실종된 개 찾기, 지하실에서 울리는 전화의 비밀 캐기, 심부름 시키는 아내의 이유 조사, 갓난아기 돌보기, 마지막에 아리스의 비밀 캐기까지 있다. 하지만 이들 각각에는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것들, 즉 감정이 들어 있다. 인간의 냄새가 난다. 그래서 이런 일상의 작은 미스터리들이 각광받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된다.


거기다 이 작품처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하면서 읽을 수 있다면 어떤 영화에서 에니메이션 속의 인물들이 현실에 나타난다는 것과 같은 재미도 함께 느끼게 될 것이다. 후속편이 있다고 하는데 후속편도 보고 싶다. 세상에 사람은 많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적용시킬 작은 사건들은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 그리고 삭막한 현실이 앨리스가 빠진 이상한 나라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 모두 앨리스가 되는 거니까 생각만으로도 재미있다. 하지만 나는 니키 탐정이 더 귀엽다. 오십이 되어도 니키 준페이처럼 꿈이 남아 있어 그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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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짱 2008-02-11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하는 만두님, 설 명절 잘 보내셨나요?

저는 과식으로 배가 뽈록해졌습니다.^-^

올 한해 건강하시고 언제나 기운 잃지 않는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알라딘을 지켜달라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만두님, 소리없이 님을 좋아하는 많은 분들을 대신해서 새해 인사 전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건강하세요.

물만두 2008-02-12 10:10   좋아요 0 | URL
털짱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야 늘 바람앞의 등불이지만 그 등불 꺼지지 않게 조심하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님도 건강하세요.

Koni 2008-02-12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드디어 나왔군요!

물만두 2008-02-12 15:59   좋아요 0 | URL
나온지 한달은 되었구만요^^
 
천사의 잠
기시다 루리코 지음, 오근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13년 전에 말도 없이 사라진 사랑했던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된 소이치는 당황하게 된다. 이미 잊고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있었음에도 무언가 석연찮은 이상함에 이끌려 소이치는 히후미의 주변을 맴돈다. 그러다 그녀의 두 번의 결혼과 남편이 모두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맨 처음 남편이자 에마의 아일랜드 남편의 죽음에까지 의심을 하게 된다.

13년 전의 일을 회상하는 소이치의 회상 장면과 현재, 히후미가 회상하는 장면과 현재가 교차하고 그러는 가운데 에마의 이야기가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것처럼 쉴 수 있게 만들면서 추리소설이 가진 트릭이라는 점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만든다. 빠르고 쉽게 전개되고 읽히는 가운데 천사의 잠은 어느새 끝이 났다.

처음에는 어떤 의학적 미스터리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봤지만 조금 보다 보니까 금방 어떤 트릭을 사용한 것인가는 간파하고 말았다. 하지만 왜라는 점이 끝까지 눈 돌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작품이 첫 번째 트릭으로 독자를 안심시키고 두 번째 결정적인 반전으로 뒤통수를 친다고나 할까. 하지만 두 번째는 조금 미스터리적으로는 심심했다. 미스터리를 떠나서는 있을법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래도 러브 스토리도 아니고 미스터리 멜로도 아니고 잘 나가다가 끝마무리가 그럴 수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면서도 하늘과 땅이 뒤바뀌는 대 반전은 아니었다.

제 14 회 아유카와 데츠야상을 수상한 장편 미스터리는 <밀실의 레퀴엠>이지 이 작품이 아니다. 마치 이 작품이 상 받은 작품인 냥 뒷장에 쓰고 있는데 수상 작가의 작품이라고 하면 그나마 낫지 완전히 독자를 현혹하는 상투적 수법이다. 고쳤으면 좋겠다. 그리고 의학 미스터리라고 보기보다는 의학적인 내용이 가미된 미스터리이다. 이 작품을 의학 미스터리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 병이 등장한다고 의학 미스터리는 아니니까.

괜찮게 봤지만 약간 부족한 작품이다. 선전을 그렇게 할 거였으면 <밀실의 레퀴엠>을 출판하는 게 더 낫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미스터리 외적인 면에서는 볼만한 작품이다. 의학 미스터리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았더라면 더 볼만했을지도 모를 작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좋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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