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전설 세피아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세피아의 사전적 의미는 ‘서양화에 쓰는 채색의 하나. 오징어의 먹물에서 얻어지는 짙은 갈색으로, 주로 수채화에 쓴다.’ 이다. 또한 ‘수채화와 펜화에 쓰이며 그림자를 흐리게 하는 데도 쓰인다. sepia라는 말은 그리스에서 라틴으로 전해져 잉크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을 노스탤지어 호러라고 부르기에 찾아본 것이다. 마치 흑백 사진을 보는 것 같고 흐려지는 내 그림자를 되돌리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아련한 향수와 추억과 오래된 집념과 집착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진다.

<올빼미 사내>는 어린 시절 동네마다 있었던, 도시에서 도시로 전해지던 아이들끼리 오싹한 이야기를 믿던 전설을 자신 스스로 만들어 그 전설이 되고 싶어 한 사람의 이야기다.

우리 어린 시절에도 이런 이야기는 하나쯤 있었다. 학교마다 있던 유관순 누나 초상화에 얽힌 이야기며 밤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 걸어 다닌다는 이야기, 조금 뒤 아이들에게는 홍콩 할매 귀신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 이야기는 그저 이야기에 지나지 않고 나이가 들고 나면 추억담이 된다. 하지만 누군가 한 명쯤은 그런 이야기를 진짜로 믿고 진짜로 만들어 추억이 아닌 사실을, 거기다 주인공은 자신이고 싶어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을 수도 있다. 추억이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모두에게 그저 한번 생각하고 웃고 마는 그런 지난 이야기는 아닐 테니까. 어쩌면 주인공은 그런 것이 아쉬웠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잊혀 진다는 것이.

<어제의 공원>은 방금 놀다가 헤어진 친구가 죽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열 살 어린 소년이 친구와 함께 놀던 공을 놀던 공원에서 줍자 다시 시간이 어제로 돌아간 것을 알고 어떻게든 친구를 살리려 애쓰지만 일이 점점 커져버렸던 기억을 그 공원에서 이제는 나이가 들어 아들과 함께 놀던 중 회상하는 이야기다.
아무리 애를 써도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으니 그저 그때까지의 시간만이라도 소중히 간직하고 기억하자고 작가는 작품 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노스탤지어 가득한 가슴 찡한 이야기다.


<아이스 맨>은 어린 시절 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보았던 갓파를 얼려 보여준 이상한 버스와 그 버스로 자신을 이끈 어린 소녀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던 소년이 어른이 되어 그 버스를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다.
황순원의 <소나기>의 변형으로, 호러 소나기처럼 느껴진 작품이다.


<사자연>은 한자로 死者緣쯤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맞나 모르겠다. 스무 살의 나이에 죽은 한 남자의 일기가 책으로 묶여 나온 것을 어렸을 때 우연히 접하고 그 남자에게 사랑에 빠져서 화가가 되었다는 한 화가가 취재하러 온 자유기고가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가장 노스탤지어 호러라는 말, 아니 나는 공포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렸을 때의 순수했던 마음이 섬뜩한 집념으로 변하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월석>은 지하철을 타고 어떤 아파트를 지나게 되면 꼭 자신이 해고했던 남자와 똑같은 남자가 서 있는 것을 보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다.
추억이라는 것이 때론 죄책감으로 밀려올 때도 있다. ‘어버이 살아실제 섬기기란 다하여라. 어버이 가신 뒤엔 애달다 어이하리’ 라는 정철의 시조만 웅얼대다 우린 모두 후회하는 삶을 결국은 살게 된다. 잘했든 못했든 세상에 효의 끝은 없는 법이니까. 하지만 적어도 정말 못할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부모님이 자식을 원망이야 하시겠냐마는 어렸을 때 자식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남들보다 힘차게 뛰어가시던 부모님 뒷모습 하나쯤은 가슴속에 있을 것이다. 정말 딱 한번만이라도 부모님을 위해 앞서 뛰어가며 애쓰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달 밝은 밤, 달 속에서 미소 짓는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 돌아보고 싶은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새빨간 사랑>을 읽고 미스터리적인 면이 참 좋았었는데 이 단편집의 단편들은 그 단편들보다 더 좋다. 색깔이 확실하고 공통점이 분명해서 약간 따로 국밥처럼 여러 가지가 섞인 느낌이 들었던 <새빨간 사랑>에 비해 질적으로 높은 퀄리티를 주게 될 것이다. 거기에 <새빨간 사랑>의 엽기적인 면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독자들도 이 작품은 읽기에 좀 더 수월할 것이다. 호러 노스탤지어지만 그래도 우리의 향수를 자극한다는 것은 덜 엽기적으로 다가갈 테니까 말이다.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이제 <꽃밥>을 봐야겠다. 이 작가는 단편의 대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지금도 대가라고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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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1-19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세피아색이라는 말을 봤을 때 진한 갈색을 떠올렸는데
원래 의미 덕에 세피아 차는 진한 갈색이 많이 팔려
길거리에 진한 갈색 차가 많았던가요?

늘 꾸준한 님의 리뷰 잘 읽고 갑니다.

물만두 2008-01-19 10:17   좋아요 0 | URL
저는 세피아색이 뭔색인지를 몰랐어요^^;;;
 

드디어 다카무라 카오루의 전설적인 데뷔작을 보게 되었다.
오오~ 기대 만땅이다.
제목 그대로 금괴탈취를 계획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과연 기대만큼 만족스러울지 아니면 넘 늦게 읽었다고 생각하게 될지...
읽어보면 알게 되겠지.

국내 작가들의 SF 단편집이 나왔다.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떤 작품일지 궁금하다.
환타지보다는 정통 SF였으면 하는 마음인데 봐야 알겠다.

샐러리맨에서 탐정사무소를 차린 남자와 조수가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미스터리를 맡아 풀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일상의 미스터리가 유행이니만큼 이 작품도 재미있을 것 같다.

금융계의 부실 은폐 커넥션을 파헤친 금융미스터리
제2회 다이아몬드 경제소설 대상
미스터리상이 아니고 경제소설상이라니 좀 그렇지만 그래도 미스터리인만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작품이다.

셰익스피어를 위조해 18세기 영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위조범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의 실화를 소설화.
지금도 세익스피어가 진짜 인물일까로 떠들썩한데 그 세익스피어를 위조한 사람이 있었다니
그것은 세익스피어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에 대한 반증같다.
그림 위조 실화는 봤지만 문학 위조라니 역시 세익스피어라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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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브라운 2008-01-18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선계단의 앨리스...재미있을 것 같아요 ^^ 웬지 코델리아가 생각나네요

물만두 2008-01-18 10:05   좋아요 0 | URL
저두요^^

보석 2008-01-18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관심도서 보며 저도 항상 신간을 체크합니다.ㅎㅎ 관심 분야가 비슷한 덕분에 항상 도움 받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물만두 2008-01-18 10:06   좋아요 0 | URL
뭘요. 저도 님께 도움받고 있는걸요^^

2008-01-21 15: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1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넷 2008-01-23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듀나의 단편 '대리전'은 대리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는데, 저기에 또 포함되어 있다니 놀랍네요. -_-;;; 이거 뭐 약간 농락당하는 기분이...;

물만두 2008-01-23 10:17   좋아요 0 | URL
그래서 듀나의 책을 사려다 망설였더랬습니다.
예전에도 나온 책이 중복된 작품이 많다고 그랬거든요.
또 그런 모양입니다. 헐...
 
설탕 쿠키 살인사건 한나 스웬슨 시리즈 6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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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가 크리스마스 포트락 파티 겸 한나가 마을 사람들의 레시피를 모아 출판하려는 요리책의 요리들을 시연하는 파티장에 마을 사람들이 모였다. 때마침 막내 여동생까지 와서 세자매가 모인 가운데 살인의 전조가 나타난다. 이혼한 전부인은 전남편의 시어머니와 다정하게 나타나고 그 전남편은 새 아내와 등장한 것이다. 사람들이 수근 대는 가운데 노먼은 요리와 사람들을 찍기에 여념이 없고 눈 폭풍이 와서 사람들은 고립되고 만다.

김전일식으로 말하자면 클로즈드 서클이 된 것이다. 그리고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피해자는 눈에 띄던 라스베이거스에서 온 누군가의 새 아내였고 발견자는 물론 한나였다. 여기에 아카가와 지로의 세 자매 탐정단을 연상시키듯이 한나의 세자매가 의기투합해서 사건을 해결한다. 한나의 지휘를 받고. 마이크는 수사 사무실까지 마련했지만 주인공이 한나인 까닭에 경찰에 걸맞지 않게 아무런 일도 못하고 거들먹거린 꼴이 되고 말았다.

너무 급조해서 출판된 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약간 시시했다. 설마 이게 다는 아니겠지 했는데 그게 다였다. 뭐, 시리즈니까 기복이 있는 건 이해하겠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했다. 이런 뻔한 이야기에 독자와 공감대도 형성하지 못하고 아무리 코지 미스터리라고는 해도 엄연히 미스터리물인데 너무 설렁설렁한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레시피는 어디 있나 찾아봤더니 설마 이렇게 두꺼운데 라고 내가 생각한 것이 어리석었다는 듯이 뒤의 삼분의 일을 레시피가 차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으니 사이사이에 넣기도 고민 됐겠다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니지만 약간 속은 느낌도 든다. 지금까지 본 한나 스웬슨 시리즈 가운데 가장 별로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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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01-17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초부터 살인사건이라서 섬뜩할 듯 한데염. ㅎㅎ

물만두 2008-01-17 10:53   좋아요 0 | URL
음... 이건 약관데요^^ㅋㅋ

이매지 2008-01-17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뒤로갈수록 힘이 빠지는 건가요.
나름 기대하고 있었는데. 쩝.

물만두 2008-01-17 12:20   좋아요 0 | URL
저도요. 급실망했습니다.
그래도 시리즈니까 다음을 기대합니다.

가넷 2008-01-17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래도 계속 나오는 모양이네요.^^; 앞에 두권 보고는 안보고 있는데...;

물만두 2008-01-17 16:56   좋아요 0 | URL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시리즈는 그런 맛에 보는 거죠^^

Kitty 2008-01-18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크리스마스 특집판으로 일부러 레시피 많이 넣어서 기획한 책으로 알아요.
다음 시리즈부턴 괜찮겠죠 뭐 ^^ 번역판도 꾸준히 나오네요~ 저도 모으는 중 ^^

물만두 2008-01-18 10:04   좋아요 0 | URL
어쩐지 그런거 같았습니다^^:;;

soyo12 2008-02-15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시피가 너무 많아서........
저처럼 요리 안하는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실망적이었습니다.

설마 설마 하다가 이렇게나......하......^.~

물만두 2008-02-15 10:33   좋아요 0 | URL
저두요~
 
나는 전설이다 밀리언셀러 클럽 18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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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들로부터 공격을 당하며, 고독하고 소외된 채 살아가는 남성”을 작가는 1950년대 작품들의 주제라고 말했다고 작품해설을 보면 나와 있다. 이것은 비단 <나는 전설이다>뿐만 아니라 수록되어 있는 단편 중에서도 볼 수 있는 특징이다.

1950년대란 어떤 시대이기에 작가가 이런 남성을 주인공으로 만들게 된 것일까? 그 시대는 바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시대다. 전쟁의 공포가 아직도 남아 있고 남자라는 이유로 전쟁에 참가를 강요당하고 그 끔찍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작가에게 편집증처럼 달라붙어서 이런 작품들을 쓰게 만든 것이다. 그들 중 가장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위치에 있던 중산층의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피할 수 있는 선택이 없고, 그렇다고 절망하기에는 행복이 남아 있는 계층이 바로 중산충이기 때문이다.

시대 배경은 1970년대다. 핵전쟁이 있었고 세균전까지 벌어져 모든 사람들이 흡혈귀가 되어버리고 자신만이 감염되지 않은 채 혼자 남아 외롭게 사투를 벌이는 것이 <나는 전설이다>의 내용이다. 흡혈귀가 된 친구가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미칠 것 같아 술과 담배로 참고 지내지만 결코 자신이 흡혈귀가 된다거나 자살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쩌면 살아남은 인간이 자신 혼자만은 아닐지도 모르는 희망 때문이다.

그런 힘겹고 고독한 사투는 계속되고 그는 이제 좌절과 분노의 경지를 넘어서 체념과 수용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자신만 살아 있다고 해서 인류가 다시 복원되는 것도 아니지만 낮에는 햇볕을 피해 잠자는 흡혈귀를 찾아 처치하고 다니고 흡혈귀를 없앨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의학 서적을 보고 밤의 흡혈귀 공격의 피해를 복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마지막 장에서 주인공은 ‘이제 나는 전설이야.’하고 생각하며 끝을 맺는다. 그것이 신화와 종교의 탄생을 연상시켰다. 누군가에게 두려움을 주거나 받들어지는 이는 정상인이 아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정상이란 책에서 주인공이 생각하는 것처럼 다수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무엇이 되었든 소수는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바꿔 말하면 소수, 단 한 명이 남았다는 것은 다수가 된 이들 사이에서 그가 전설이 될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에서 아내와 아이를 잃고 고독과 맞서고 흡혈귀와 맞서 싸우다 스스로 전설이 된 남자의 사투를 다룬 이 작품을 공포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말해버리기에는 작품의 스케일이 크다. 단순한 공포소설이 아닌 작품이고 또한 흡혈귀가 등장한다고 공포소설은 아니다. 물론 인간 고독의 내면의 공포와 단 한명의 인간만이 남은 인간 멸종에 대한 공포라는 측면에서 보면 엄청난 공포겠지만 그것은 단순한 장르적 의미가 아닌 인간존재론까지 이어지고 있는 작품의 성격상 이런 단순한 획일화는 독자에 대한 배려도, 작품과 작가에 대한 예의도 아니므로 쉽게 규정짓지 않았으면 한다.

단편들 중에서는 <루피 댄스>가 역시 <나는 전설이다>와 비슷한 면을 보이고 있다. 3차 대전이 일어난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평범한 네 명의 대학생 가운데 순진한 주인공이 루피 댄스를 보러 가는 내내 엄마의 말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그렇지만 혼자 있기 너무 외로워서 탈선을 감행한 결과가 너무도 섬뜩하게 그려지고 있다. 50년대 중산층 남성이 <나는 전설이다>의 주인공이라면 50년대 순진한 중산층 대학생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 이 작품이 아닌가 싶다.

작가들 사이에서도 살아있는 전설이 된 리처드 매드슨의 작품은 정말이지 장편, 중편, 단편 그 어떤 것도 빠지지 않는 대가의 작품들이다. 전설이 될지언정 스스로 파멸하지 않는 그가 만든 주인공들에게서 오늘을 살아가는 위태로운 우리를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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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1-16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대문 사진 보고 한참을 웃었잖아요.^^
넘~ 귀여우세요.
전 이 책은 못 보고, 영화만 봤어요.^^
영화와 책은 조금 다른 것 같군요.

물만두 2008-01-16 15:2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예전에 선물받고 찍은 사진 재사용중입니다^^
책이 훨씬 낫습니다.
책을 보세요~

순오기 2008-01-18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만 봤고, 아이들은 어제 책이 와서 세놈이 다 봤어요.
책이랑 영화랑 다 좋다누만요~ㅎㅎ

물만두 2008-01-18 16:25   좋아요 0 | URL
오,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었나봅니다.
대단하네요.

핑크팬더 2008-03-23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전설이다 란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마지막에 가서야 알게되더군요. 이 책을 통해 sf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담으로 본 책이 두개골의 서였는데 짐 다잉인사이드 주문한 상태네요. 나중에 여력이 된다면 이 작가의 줄어드는 남자도 한번 보고싶네요.

물만두 2008-03-24 10:18   좋아요 0 | URL
SF 매력있는 장르죠. 줄어드는 남자 꼭 보세요^^
 
외딴집 - 상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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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는 작가는 시대물이든 현대물이든 잘 쓰는 모양이다. 어떤 작가는 단편을 더 잘 쓰고 어떤 작가는 장편을 더 잘 쓰고 어떤 작가는 시대물만 쓰고 어떤 작가는 현대물만 쓰기도 하는데 미야베 미유키는 그 모든 것을 다 잘 소화하는 보기 드문 대가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 작품을 읽고 더욱 작가에게 반했다.

때는 에도 시대, 마루미 번이라는 작은 지방에 에도에서 귀향을 오는 이가 있어 시끌시끌하다. 사람을 여럿 죽인 악귀라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갑자기 호가 기거하고 있던 이노우에가의 아가씨가 돌아가시는 일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모두 독살이라고 범인도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가씨의 죽음은 심장병에 의한 급사가 되고 호가 본 것은 환상이라고 말한다. 이를 믿지 못하기는 어부 마을 출신으로 여자 히키테가 되고자 하는 우사도 마찬가지고 아가씨를 연모하던 하급관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입을 다물기로 한다.

우리나라처럼 정치적으로 중앙 집중이 아닌 쇼군과 지방 번의 영주로 정치적으로 나뉘었던 일본에서는 이런 일이 있기 쉬웠을 것이다. 이런 정치구조라면 누구나 한번쯤 모반을 꿈꾸고 계기를 틈타 잠재되어 있던 사악한 마음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어떤 형태로 꾸미느냐와 그것을 어떻게 일찍 알고 방어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윗사람들의 정치적 생각은 아래에서 고생하는 백성들에게는 부당한 음모의 희생과 먼지와 같은 희생과 파리처럼 어느 때 죽어도 상관없는 존재일 뿐이다. 정치의 형태는 다르지만 정치란 원래 그런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는 맨 아랫사람에게 희생만을 강요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마치 계급 사회인 냥 아닌 척 하면서 휘두르고 휘둘리고 있다.

세상에 정치가 있는 한, 인간이 존재하는 한, 아니 법칙이 존재하는 한 이것은 사라지지 않을 희생이다. 그 희생을 알면서 하기도 하고 모르면서 강요당하기도 하는 것이 民이라는 이름의 우리네들인 것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천진난만한 호를 따라 눈물을 흘리게 한다. 정말 잔인하다. 호처럼 살 수는 없다. 그런 마음을 먹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 또한 호의 천진함을 이용한 눈가림뿐이지 않는가. 세상은 달라지지 않고 이런 작품을 읽고 눈물만 흘리고 그러면서 어쩌면 지금과 이렇게 다르지 않을 수 있는지 마치 청나라를 배경으로 한 <영혼을 훔치는 사람들>을 읽고 있는 느낌도 들고 지금 우리 정치를 보는 것도 같아서 씁쓸했다.

호의 의리와 도리를 저버리지 않는 마음과 우사의 도전 정신과 책임감은 이 작품의 백미다. 이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미야베 미유키의 사회파 미스터리를 진정으로 읽었다고, 안다고 말하고 싶다면 반드시 이 작품도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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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1-1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시대물이었어요? 참 미미여사 여러가지고 팔방미인입니다그려... 요즘 머리아픈 책만 내리 읽었더니 미미여사가 잠시 그리워지네요. 다음 도서관에 가면 이 책이 대출이 안되고 남아있어 줄려나요? ㅎㅎ

물만두 2008-01-14 11:48   좋아요 0 | URL
저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제 동생은 별로라고 하더군요^^;;

전호인 2008-01-14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오랫만에 들어와 봅니다.
그동안 정신없이 지내느라 님의 서재에 소원했던 점 이해해 주실 꺼정? ㅋㅋ

물만두 2008-01-15 10:03   좋아요 0 | URL
새해라 바쁘셨죠?
당근 이해하죠.
제 서재는 언제나 오셔도 됩니다^^

보석 2008-01-15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사놓고 어째 손이 가지 않아 미루고 있었는데..오늘 당장 읽어야겠습니다. 전 초반에 일본 직위 설명이랑 이런 거 보고 질려서..(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이거 몰라도 책 읽는 덴 상관 없겠죠?;

물만두 2008-01-15 10:04   좋아요 0 | URL
저도 그거에 질렸는데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상권에서 약간 진도가 느리지만 하권에 들어서면 진도 팍팍, 진가도 마구마구 드러납니다.

도넛공주 2008-01-15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대물이라서 안 읽었는데...역시 작가의 힘이네요.

물만두 2008-01-15 12:03   좋아요 0 | URL
전 시대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독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지더군요^^;;;

paviana 2008-01-15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요즘 저녁밥은 잘 드시나요?
저희 엄마는 배구 보시느라 저녁밥도 6시전에 먹기 시작해요.
만두님 어머니는 배구를 보시나요? 아님 농구?
갑자기 우리집이나 만두님 집이나 비슷할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물만두 2008-01-16 10:20   좋아요 0 | URL
공중파에서는 스포츠 안하던데요?
울 엄니는 컴퓨터로 고스돕을 하시지요^^;;;
밥은 당근 6시에 잘 먹고 있습니다.

BRINY 2008-01-2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 여사 시대물이 더 정이 느껴져서 좋더라구요. 현대물은 너무나 리얼해서리.

물만두 2008-01-21 18:43   좋아요 0 | URL
저는 처음 읽었는데 대가는 뭘 써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